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12)
112
갑작스레 결정된 미국행이지만 사실 장소가 중요한 건 아니다.
이번 미국행으로 달성하려는 목적은 평소에도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 그걸 미국 여행에 절묘하게 엮었을 뿐이다.
이번이 아니라도 계기만 있었으면 어떻게든 움직였을 문제들이니, 마침 미국행이 좋은 계기가 된거지.
‘그렇다해도 미국행 하나도 몇 개의 문제를 해결하는거야. 좀 쩔었다.’
머리 아프게 하는 고민들 때문에 도움이 될까싶어 평소에도 찔끔찔끔 지능을 올리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기술】
[개인기 75] [드리블 70] [트래핑 75] [숏패스 55] [롱패스 50] [슛팅 45] [프리킥 42] [헤더 38] [태클 32]【정신】
[시야 55] [예측력 50] [판단력 65] [집중력 56] [오프더볼 60] [공간마크 45] [침착성 52] [리더십 40] [팀워크 44]【신체】
[주력 65] [가속력 65] [밸런스 65] [민첩성 65] [반응속도 79] [파워 61] [점프 49] [지구력 59] [회복력 68]【히든】
[천재성 48] [매력 95] [지능 50 ▶ 60]【신장 182.7cm|72kg】
【보유 포인트 64P】
다음 시즌을 대비해 포인트를 모으는 중이라 다른 스탯은 건드리지 않았지만 지능에는 그간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었다.
일단… 독일어 배우는 게 너무 힘들었으니까.
한국어도 어려운데 외국어라니. 그나마 어릴때부터 자주 접해 익숙한 영어도 아니고 생판 처음인 독일어? 아, 어렵지.
그래도 처음엔 괜찮았다.
독일어 선생님이 이런 일에 익숙해서 그런지 가르치는 법을 알더라고.
초기에는 당장 훈련하고 경기를 뛰어야하니 축구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 위주의 실전 교육이었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축구 용어조차 못 외울까. 게다가 축구 용어는 의외로 비슷해서 어렵지도 않았고.
예를들면 미드필더도 독일어로 Mittelfelder고, 핸드볼도 hand 혹은 Handspiel, 아웃은 aus 이라고 한다.
발음에 약간 차이가 있을 뿐, 독일어를 몰라도 듣자마자 알 수 있는 단어들. 게다가 축구 선수라면 의외로 독일의 축구 용어에도 익숙하다. 대표적으로 게겐프레싱이 독일어 아닌가.
물론 영 매칭이 안 되는 게 더 많긴하지만 처음 이런 단어를 배울 때 ‘할만한데?’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 훈련장이나 경기 중에 바로바로 배운 단어를 써먹을 수 있다보니 성취감이 생기더라.
그렇게 초반엔 빠르게 나가던 진도가 얼추 급한 불을 끄고 나니 급격히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내가 하루종일 독일어만 붙잡고 있을수도 없고 말야. 난 바쁜 몸이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훈련하고, 집에 오면 저녁 먹은 뒤 잠깐 쉬다가 하린이랑 열심히 운동하면 잘 시간.
독일어를 배우는 이유가 빠르게 적응해서 활약하기 위함인데, 공부한다고 훈련을 줄이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렇다고 나 하나보고 독일까지 따라온 하린이와의 밤일을 줄일 수도 없다. 그게 내 성장의 핵심인데. 겸사겸사 나랑 하린이 하는거 보면서 자위 삼매경인 다예한테도 미안하고 말야.
결국 독일어 공부는 얼마없는 내 자유시간을 줄여서 하는건데 진도는 지지부진하지, 성과는 초기처럼 바로바로 보이지 않지… 그래서 지능 스탯이 도움이 될까 싶었다.
…물론 이런 이유만으로 지능을 올린 건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독일어 배우기 어렵다고 지능 올리는 건 말도 안 되지.
더욱 큰 이유는 종종 찾아오는 그 ‘이상한 감각’에 대한 고민.
잡힐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 그 감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까 고민하다 조금씩 올리다보니 어느새 60이 됐다.
‘솔직히 올리면서도 뭐가 바뀐지 몰랐는데 달라지긴 했…나?’
이번 미국행에 골치거리를 묶어 한 방에 해결한걸 보면 머리가 좀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기억력이나 습득력이 좋아진건 알겠는데, 단지 그뿐. 생각이 깊어지거나 달라졌다는 느낌도, 머리가 확 트였다는 느낌도 없어서 체감이 잘 안 됐다.
‘근데 애들 반응보면 달라진거 같기도 하고.’
얼마전, 하린이와의 질펀한 섹스가 끝나고 도란도란 후희를 즐기고 있을때였다.
나른하게 내 무릎을 배고 있던 녀석이 돌연 노려보는게 아닌가.
“왜?”
“분해.”
갑자기!?
“뭐가?”
설마 나보다 먼저 간다고 이러진 않을테고.
“지금도 봐. 예전이었으면 여기서 내가 먼저 뻗었느니, 정력이 강하니, 테크닉이 어쩌지 나불거렸을텐데. 달라졌어.”
“우리 하린이, 이건 또 무슨 참신한 소릴까. 오빠는 이해가 안 가네.”
“…변했어.”
젠장.
설마 그거냐?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 어쩌구니 하는 그 지랄맞은 사랑확인? …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전엔 답답할 정도로 멍청하고, 짜증날 정도로 눈치가 없었는데… 바보스러움이 사라졌어.”
…전혀 아니었다.
“너무 분해. 그 멍청함이 윤다예 때문에 고쳐진다는 게.”
“…….”
“그 애가 온 뒤로 바뀌는 걸 보니까… 역시 나 혼자로는 안 되는게, 그게 너무 분해.”
지능을 올린게… 이렇게 된다고?
그리고 얼마뒤.
“왜 사람 얼굴을 기분 나쁘게 힐끔거려.”
“이상하네.”
윤다예가 묘한 표정으로 날 힐끔거리는 꼴에 물었더니,
“그 여자는 대체 어떻게 널 바꿔놨을까.”
“그게 무슨 개소리냐.”
“네 절망적인 아둔함은 누구도 고칠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무슨 수로 고친거지.”
또냐.
씨발… 나 바보 아니라고!
“짜증나. 내가 그걸 고치려고 얼마나… 이렇게 쉽게…!!”
분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이를 악 문 윤다예는 혼자 씨근덕거리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아리까리하던 지능에 대한 확신은 두 사람의 반응으로 확신이 생겼다.
그렇군.
체감은 안 되지만, 지능 올린게 영향이 있긴 있나보네.
지금까지 날 바보 취급해왔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반박하려다 말았다.
차라리 잘 됐나? 지능 스탯 높인 걸, 두 사람이 알아서 서로의 영향이라 오해해주니까.
그래. 이렇게라도 서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잘 지낸다면, 결국 최종 승리자는 두 사람을 거느린 내가 아닐까.
* * *
미국에 도착하자 엄청난 환영인파 따위는 없…어야 되는데…? 왜 있냐?
좀 잘 나간다지만 이럴때일수록 착각하면 안 된다. 난 기껏해야 바르셀로나에서 실패하고 독일 2부 리그에서 기량을 증명한, 이제야 ‘유망주’ 딱지를 벗어나는 수준이니까.
이것은 내 실제 실력과 꼭 들어맞는게 아니다.
축구 선수가 이적할때도 트랜스퍼마켓에서 매긴 ‘시장가치’와 실제 이적액수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나.
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난 아직 증명이 필요한 선수라는거다.
아무리 2부 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어도 1부 리그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영향이 컸다. 2부와 1부는 다르니, 2부에서 활약한 선수도 1부에서 빌빌거릴 수 있는 것이 축구판이니까. 실제 그런 선수도 많고.
게다가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한 기간은 고작 반 시즌.
이것만으로 국내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었지만, 온갖 스포츠가 활성화 된 미국에서는 축구팬 정도나 알아보는 정도에 불과하다. 주변 반응만 보고 슈퍼스타라도 된 냥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괜히 생기는게 아니지.
세계적으로 볼 때, 아직 나는 ‘증명’이 더 필요한 선수였다.
그렇기에 미국에 입국해도 환영인파 따윈 없어야 하는데… 있었다.
하나는 의외로 한류에 빠진 여자들이 내 외모만 보고 팬이 되서 공항까지 찾아온거고.
또 다른 하나는,
“민준~ 너무 보고 싶었어!”
반갑게 달려와 안기는 엘레나를 따라온 어마어마한 인파.
그도 그럴것이 엘레나는 미국의 국민 여동생이라 불릴 정도의 셀럽. 바로 슈퍼 스타였으니까.
해맑게 웃으며 와락 안기는 엘레나를 안아주었다.
음… 오랜만에 맡는 엘레나의 향기. 벌써부터 아래가 불끈불끈…하면 안 되지.
“나도 보고 싶었어 엘레나. 근데… 이게 다 뭐야?”
“응? 뭐가?”
아무것도 몰라요하는 표정으로 웃는 모습에 순간 넘어갈 뻔 했지만.
“두 분 무슨 사이신가요!!”
“처음 만남은 어디였죠?”
“꾸준히 SNS로 연락했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그간 단순히 친구 사이라고 변명해오셨는데, 정말 친구가 맞습니까? 너무 친밀해보이는데요?”
…아니 난 SNS 계정도 없는데 무슨 연락이야 연락은.
애초에 그냥 폰으로 연락하면 되는데 뭔 SNS.
게다가 친구 사이라고 변명? 변명이라고 말하는것부터가 안 믿는다는거잖아.
과연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
기레기들이 미친듯이 몰려들어 아주 지랄염병을 떨어댄다.
더 환장하는건 날 보겠다고 모인 팬들과 엘레나를 보겠다고 모여든 팬들이 이럴리없다면서 광분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거 괜찮냐. 어디서 총 맞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여기까진 괜찮다.
여긴 미쿡이니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끼리 포옹 정도야 할 수 있고, 그간 친한 친구가 됐다고 변명을 해뒀으니 바쁜 엘레나가 날 마중나올 수도 있지.
근데… 근데 팔짱은 좀 아니지.
아니.
프리덤의 나라 아메리카에선 친한 이성 친구끼리 팔짱을 낄수도 있을…려나? 어쨌든 팔짱… 그래, 그거까진 변명할 수 있다.
근데… 근데 보란듯 팔짱에, 손깎지를 끼고 행복하다는 듯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대는 엘레나의 행동은… 아무리봐도 사랑에 빠진 여자라고밖에 할 수 없는 모습이잖아.
‘젠장. 일났다.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도 데려간다고 미리 말해놨는데…! 소개시켜주겠다고 말해놨는데 여기서 이런 짓을…!!’
분명하다.
이건 계획적이다.
순진무구하게 웃으며 날 바라보는 엘레나의 미소가 일순 썩소처럼 보인 건 착각일거다.
…아. 그나저나 등뒤가 따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