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17)
117
시즌이 끝나자마자 귀국해서 휴식을 취하고, 미국 여행을 다녀오고, 계약 협상을 하는 동안 2달 가까운 시간이 흘러 어느덧 7월.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7월 1일에서 2일 사이에 시작된 유럽 주요 리그의 여름 이적 시장은 최대어 가브리엘 멘디의 PSG 이적을 기점을 우후죽순 이적설을 쏟아냈다.
오피셜부터 온갖 찌라시가 뒤섞인 축구 기사에 내 공식 오피셜이 올라온 것은 최종적으로 계약을 확정한 7월 5일 저녁. 분데스리가 이적 시장이 열리고 고작 4일이 지나서였다.
구단의 적극적인 자세 덕분에 빠르게 진행된 계약 협상은 어제부로 최종 승인이 났고, 마지막 절차인 서명을 위해 곧장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는 호텔이 아닌 집으로 향했다.
도심지에 약간 벗어난 한적한 교외 지역. 부유층이 거주하는 비싼 동네에 위치한 마당딸린 커다란 2층 주택이 나와 오하린, 윤다예가 거주 할 집이었다.
임대 시절, 만약을 대비해 집을 알아보던 오하린과 윤다예가 여러가지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가져 만든 찜 리스트 최상단에 위치한 곳답게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저택이다.
계약 조건 중 하나로 계약 기간동안 거주할 집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구단이 수락했고, 원하는 목록을 순위별로 정리해 구단에 넘긴 게 고작 2주 전인데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그 사이 벌써 집을 구해놨더라.
우리가 도착하기 전 미리 청소를 해놨는지 새것처럼 깔끔한 내부에는 필요한 가구가 모두 준비되어 있었고 덕분에 짐 정리는 금방 끝날 수 있었다.
마이 홈… 엄밀히 말하면 구단 소유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반납해야 되지만, 어쨌든 계약 기간동안은 마이 홈에서의 만족스러운 첫날밤을 보내고 구단으로 향했다.
“반갑네. 올해에도 자네와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야.”
“저야말로 구단의 배려에 감사합니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머금은 감독님을 비롯해 구단 임원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핵심 선수로 구단 메디컬 팀의 꼼꼼한 케어를 받았기에 내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시스템을 중요시하는 독일인들답게 이적 절차에 따라 메디컬 테스트는 꼼꼼히 진행됐다.
신체 능력을 측정하고, 건강 상태를 살피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될수록 메디컬 팀의 웅성거림이 커졌다.
“신체 능력이 훨씬 좋아졌군! 휴가 기간에 오히려 운동에 전념한건가?”
“특정 영역이 아니라 신체 전반적인 능력이 모두 뚜렷하게 상승했어. 10대 유소년도 아니고, 20살이 넘은 선수가 이럴수가 있나?”
검사를 진행하며 거듭 감탄하던 메디컬 팀이 최종 결과가 요약된 보고서를 가져오자 감독님과 임원들이 입을 떡 벌린다.
“아니… 이 무슨? 제대로 측정한거 맞나?”
“확실합니다. 저희도 의심스러워 여러번 측정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더군요.”
“허어… 전반적인 신체 능력이 급상승했군.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신체 능력에는 타고나는 것과 노력으로 키울 수 있는게 있다.
물론 모든 능력의 상한선은 재능의 영역이지만, 그래도 후천적인 노력으로 올릴 수 있는 부분 중 가장 큰 건 체력.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가장 큰 격차가 체력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것처럼 아마추어도 재능을 타고난 특정 부분에선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할 수 있어도, 체력만큼은 프로를 따라갈 수 없다.
그렇기에 프리 시즌에 모든 팀이 체력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기도 했다.
반면 반응속도나 최고 속력, 가속력 등은 훈련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폭이 좁은 분야다. 특히 성장기인 10대 시기도 아니고, 성장기가 끝난 20대 선수에게선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진정 재능의 영역.
“허어… 밸런스야 커진 키에 익숙해지며 좋아질 수 있다지만…”
그러니 이런 반응이 당연하지.
기대하던 반응에 흐뭇하게 웃으며 준비한 대사를 읊었다.
“훌륭한 개인 트레이너 덕분입니다.”
“트레이너라고요? 대체 어떤 분입니까!”
궁금하지?
이런 믿을 수 없는 마술을 부린 트레이너라면 구단에 영입하고 싶지?
“이쪽 여성분입니다.”
“…….”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는 윤다예를 가리켰다.
응~ 안 돼~ 내 전용 트레이너야.
“이렇게 젊은 여성분이… 아, 실례. 제가 동양인의 나이를 구분하지 못해서… 동양인들은 다들 어려보이니까요. 허허.”
“실제로 어립니다.”
“과연. 이 분도 천재였군요! 운동생리학자나 피트니스 코치로 유명한 사단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실수를. 혹,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제 소속입니다.”
“……??”
하여간 재미없는 독일놈들. 농담이 먹히지 않는구만.
“업계의 특정 팀이나 단체 소속 아닙니다.”
“그, 그렇군요. 아! 그렇다면 최근 운동 생리학으로 유명한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이나 미국 하버드 피로 연구소에서 공부하셨나요?”
“한국대 소속입니다.”
“한국대…? 실례지만 들어본 적이 없군요. 알려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죠. 한국에서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교입니다.”
“오오! 한국의 최고 명문! 역시! 박사 학위 논문을 알고싶군요! 전공은 역시 생리학이겠죠? 아니면 의학?”
“경영학과입니다.”
“…….”
대화가 이어질수록 점점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여가던 윤다예의 귀끝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실례지만 나이가…?”
“저랑 동갑입니다. 아, 참고로 학부생이고요.”
“…….”
“하지만 누구보다 제 신체에 알맞은 식단과 커리큘럼을 짤 수 있는 트레이너입니다. 실제로 휴가 기간 동안 식단 조절과 훈련으로 성과를 얻었고요. 결과가 증명해주지 않나요?”
“그…렇군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
뭐 어쩔건가. 진짜 내 신체 능력이 말도 안 되게 성장는데.
【기술】
[개인기 75] [드리블 70] [트래핑 75] [숏패스 55] [롱패스 50] [슛팅 45 ▶ 55] [프리킥 42] [헤더 38] [태클 32]【정신】
[시야 55] [예측력 50] [판단력 65] [집중력 56] [오프더볼 60] [공간마크 45] [침착성 52] [리더십 40] [팀워크 44]【신체】
[주력 65 ▶ 72] [가속력 65 ▶ 72] [밸런스 65 ▶ 72] [민첩성 65 ▶ 72] [반응속도 79] [파워 61] [점프 49] [지구력 59] [회복력 68]【히든】
[천재성 48 ▶ 65] [매력 95] [지능 60]【신장 182.7cm|72kg】
【보유 포인트 131 ▶ 0P】
다음 시즌을 대비해 6개월이 넘게 모아놨던 포인트에 미국 여행에서 본의 아니게 모은 막대한 포인트까지, 무려 131포인트를 투자했다.
많이 고민했다.
이 수많은 스탯 중 무엇을 올려야하는지.
일단 ‘천재성’을 올리는 건 기정사실이었지만 얼마나 올리지도 문제였고, 다른 스탯은 무엇을 올릴지도 고민거리였다.
프랑크푸르트 이적을 결심하고 나서는 어차피 내 위주의 전술을 쓰는 팀인만큼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잡았지만, 역시 어떻게 포인트를 분배할지가 또다른 고민이었고.
무수한 고민 끝에 우선순위를 정했다.
첫번째는 그 ‘기묘한 감각’.
내 몸값을 올리는데는 꾸준한 활약도 필요하지만 ‘고점’이 중요했다. 난 아직 유럽식으로 21살의 유망주.
기복이 있는 건 이해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유망주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고점’.
한 번의 슈퍼 플레이가, 한 번의 엄청난 고점이 유망주의 포텐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인만큼 그 ‘기묘한 감각’이 필요했다.
어차피 기복은 포인트를 모을수록 줄어드는 상수이니, 내 입장에선 무엇보다 기대의 최대치를 높이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과감하게 2/3를 천재성에 투자했다.
두번째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눈에 띄는’ 능력.
정신이나 전술적인 부분은 나중에 올려도 된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신체 능력처럼 ‘눈에 보이는’ 부분은 나이가 들어 급상승할 수 없는 분야이기에 그렇다.
선수가 경험이 쌓일수록 신체 능력은 떨어지는 대신 정신적 능력이나 전술적 안목은 성장하는 법이다.
그러나 나이들면서 되려 신체 능력이 상승한다? 그것도 매년 큰 폭으로?
그게 오히려 이상한거지.
그래서 가장 눈에 띄는 신체 능력부터 올리기로 하고 나머지 1/3을 투자했다. 내 플레이 스타일 상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고.
거기에 슛팅.
팀의 사정상 주 득점원이 될텐데, 내 별명 중 하나가 ‘홍난사’인 것처럼 슛을 난사하는 것에 비해 득점력이 부족했으니까.
* * *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 감독, 단장과 나란히 앉아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진, 악수하는 사진, 홈구장에서 유니폼을 들고 있는 소위 ‘옷피셜’이라는 사진까지 찍고 나서야 모든 절차가 끝났다.
남은 건 구단간의 공식적인 이적 마무리 절차뿐인데, 이건 내가 신경쓸거없고.
무사히 계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조용하던 윤다예가 분노 서린 어조로 물어왔다.
“그런 자리에서 날 놀리니 재밌어?”
“뭐?”
“아주 즐거워 보이던데. 그렇게 날 망신주고 싶어서 데리고 다닌거야?”
뭔가 아주 큰 오해를 한 모양이다.
“내가 왜 그런짓을 해?”
“모르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 어릴 때 내가 공부 좀 하라고, 멍청하다고 그래서 그래?”
음… 이제와 고백하건데 솔직히 어릴적의 내가 멍청한 사실이었지.
“설마. 그런 유치한 짓을 내가 왜 하냐.”
“너 유치하잖아.”
“아닌데?”
윤다예의 옆자리에서 빤히 노려보는 오하린의 시선에 얼굴이 따가웠다.
“그런게 아니라 진짜 네가 필요해서 그래.”
“거짓말하지마. 내가 뭐가 필요한데!”
“네가 해주는 밥먹고, 네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안정돼. 운동 선수한텐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는거 알지? 실제로 너 없을 때 부진하다가, 네가 있으니까 제 실력이 발휘되잖아.”
내 개인 트레이너라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다.
실제로 윤다예가 해주는 밥 먹으면 심신이 안정되고, 윤다예의 자위를 떠올리면 흥분되니까 참 트레이너 맞네.
“그러니까 다예야. 이참에 나랑 계약하자.”
“…계약?”
“응. 내 전담 트레이너해줘.”
“웃기지마. 그런 건 전문가한테 맡겨.”
“어떤 전문가도 너보단 못하지. 너 없으면 나 망해.”
“…….”
너 없으면 망하다는 말에 윤다예의 얼굴이 발갛게 익으며 입꼬리가 꿈틀거린다.
“진짜?”
“응! 진짜! 너 없으면 망해!”
“…흐.”
움찔거리는 입꼬리를 숨기듯 고개를 돌리는 윤다예의 달아오른 귓볼을 보며 불끈 주먹을 쥐었다.
좋아.
이걸로 윤다예도 내거 확정.
팔짱을 끼고 썩은 표정으로 그 꼴을 바라보던 오하린이 참지 못하고 발길질을 했다.
“악!”
구단과의 계약이 확정된 이후, 매일같이 오전에 훈련장에 나가서 늦게까지 훈련하며 휴가를 보냈다.
다른 선수들이 휴가를 즐기는 동안 맹훈련에 열중하는 내 모습은 빠르게 지역 언론을 탔고, 금방 한국까지 번졌다.
훈련과 더불어 이미지까지 잡으며 휴가 기간을 보내고, 하나 둘 선수들이 휴가에서 복귀하며 프리 시즌을 맞이할 즈음.
분데스리가 일정이 발표됐다.
우리팀의 1라운드 상대는 분데스리가의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