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26)
126
알렉스 리차드는 후반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발목을 돌리고 있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36살에 된 몸은 예전같지 않다.
문득 날짜를 떠올렸다.
어느덧 33년 9월. 계약의 끝이 머지 않았다.
알렉스 리차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모나코와의 계약이 끝난다.
‘올해까진 버티자.’
남은 계약 기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물론이다.
알렉스 리차드는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
그것이 모나코라는 구단에 특별한 애정이 있어서라거나, 프로 의식이 투철해서는 아니다.
‘젠장. 구단이 이적을 방해하지만 않았어도 이따위 개고생 대신 편하게 드러누워 있는건데.’
3년 전, 한창 마지막 전성기를 불태우던 33살.
스타팅 라인업에 중앙 미드필더로 표시되지만 실상 수비 라인 앞, 미드필더 라인 뒤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알렉스 리차드였다.
그럼에도 후방 빌드업부터 중거리슛을 통한 골까지.
그야말로 공수 만능의 활약으로 모나코를 리그 준우승에 챔스 8강에 진출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니, 과거 첼시 시절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다시금 EPL 구단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첼시에서 뛰며 적응도 문제없고, 엄청난 활약으로 실력도 증명된 그를 향한 EPL 구단의 막대한 연봉을 앞세운 구애에 시즌이 끝나자마자 구단에 이적 요청한 알렉스 리차드였지만 구단은 그의 요청을 단호히 거부했다.
모나코 입장에선 당연했다.
첼시에서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어마어마한 연봉에 무려 5년이란 장기 계약을 맺은 핵심 선수 아닌가.
5년의 계약 기간 중 겨우 2년이 지났는데 이적을 추진하는 행태가 못마땅했지만 팀의 핵심을 쉽게 팔 순 없는 노릇.
그때부터 알렉스 리차드와 구단의 갈등은 시작됐다.
이후 매년 이적 파동을 일으키며 구단을 난처하게 만든 알렉스 리차드였지만, 엄연히 계약 기간이 남은 이상 구단이 판매 불가를 선언하면 이적은 불가능한 법.
그렇게 계약 만료를 앞둔 지금까지왔다.
‘이번이 내 프로 마지막 계약이다. 빅 사이닝을 노려봐야지.’
구단을 위해서 혹은 투철한 프로 의식으로 이 악물고 경기에 임하는게 아니다.
계약 만료를 앞둔 지금, 마지막 계약에서의 한 방을 위해서.
오랜 프로 생활로 혹사 당한 몸은 이미 몇 년전부터 비명을 질러오고 있었다.
그래도 식단을 조절하고, 컨디셔닝 훈련과 적절한 휴식 병행했으면 조금 나았겠지만 알렉스 리차드는 성실과는 거리가 먼 선수.
타고난 재능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을 뿐, 그의 몸은 이미 전성기를 훌쩍 지나 완연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었다.
더 이상 자랑하던 빠른 발과, 반응속도를 보여줄 수 없다.
전날 술을 마시고, 섹스를하며 밤을 지새워도 경기장만 들어서면 쌩쌩하게 제 컨디션을 내던 몸은 이제 언제 최선의 컨디션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
그러나 올해까진 버텨야했다.
12월이면 보스만 룰을 통해 다른 구단과 개인 협상이 가능하고, 내년 6월이면 계약만료로 FA, 자유계약 신분으로 이적이 가능하니까.
계약만 하고나면… 드러누워도 계약에 서명을 하고나서 드러누워야 한다.
‘그러니까 이 애송이를 꺾어놔야지.’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다.
요새 핫한 유망주. 그것도 돌파력 좋기로 유명한 선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최근 몸상태에 의구심을 보이는 구단들을 설득할 수 있을터.
노련한 선수라면 지금 몸상태로 힘들었을테지만…
‘마침 주심 배정도 나에게 웃어주는군.’
경합에 관대한 주심의 성향, 그리고 단순한 패턴의 어린 선수라는 조건이라면 가능하다.
실제로 경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 경기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거친 경합에도 카드는커녕 구두 경고조차 하지 않은 주심의 모습에, 그리고 도발에 면역이 없는지 금방 발끈하는 어린 녀석의 반응에 알렉스 리차드는 진심으로 웃었다.
‘플레이 패턴이 단순하니 어려울 것도 없어. 운이 좋군.’
후반전에도 몇 번 살살 긁어주면 퇴장유도까지 가능할터.
이번에도 공을 잡고 드리블 자세를 잡는 녀석을 보며 어깨를 들이밀던 알렉스 리차드는,
“…응?”
드리블이 아닌 패스를 보내고 미꾸라지처럼 자신과의 경합을 피하고 달려나가는 상대의 뒷모습에 벙쪘다.
‘착각인가? 플레이 방식이… 바꼈잖아.’
* * *
전반전이 끝나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녀석에게 자꾸 막히는 이유가 뭘까?
일단 흥분으로 시야가 좁아졌다.
축구는 11명의 동료가 함꼐 뛰는 팀 스포츠임에도 열받아서 오프 더 볼 움직임도, 전술적 움직임도 잊고 오직 녀석을 박살내겠단 생각에 사로잡혀 쓸데없는 정면대결을 고집했다.
뭐, 원래 내 플레이 스타일이, 팀 전술이 그런 면이 있긴 하다.
측면에서 최대한 1:1 상황을 만들어 내 돌파를 통해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건 맞지만… 그것도 전술적 움직임이 기반이 되야지, 지금까지 난 혼자 날뛰지 않았나.
이래서야 욕먹어도 싸다.
감독님한테 한 소리 들어도, 팀원들이 비난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녀석의 노련함에 당한거다.
인종차별이든 뭐든 경기장에서 상대 선수의 신경을 긁기 위해 입터는건 워낙 흔한일이다. 심판과 카메라에 잡히지 않도록 상대를 도발하는건 어느정도 허용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교묘하게 상대를 도발시키는 플레이는 알음알음 팀의 베테랑 선수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게다가 녀석은 단순히 도발만 잘하는게 아니라 수비도 잘했다. 아무리 흥분했다지만 내 플레이를 다 읽었다는듯 막아내는 수비력은 과연 베테랑다운 노련함.
“홍. 좀 진정됐어?”
“아. 미안, 치차로. 전반에 너무 흥분했었어.”
“괜찮아. 홍은 익숙하지 않을테니 그럴 수 있지.”
“응? 익숙?”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치차로가 뜬금없는 말을 했다.
“그야 아까 그 녀석처럼 맘먹고 거칠게 나오는거 말야.”
“아냐. 나도 꽤 익숙해.”
“아닐걸~?”
뭔 소리야.
나같이 빠르고 테크닉 좋은 선수를 막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거친 플레인만큼 나도 꽤 당해왔는데.
“아냐. 홍은 어려보이는데다 예쁘게 생겼잖아. 게다가 딱보면 뭔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그런게 있어서 상대 선수들이 홍을 상대론 덜 거칠다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다고.”
무슨 헛소린가 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도날드 쿡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음. 그런 면이 있지.”
“아니… 대체 뭐가 그런데요?”
“아무래도 상대가 유망주라면 거친 플레이를 주저하게 되는데… 솔직히 널보면 10대 중반의 예쁘장한 소년으로 보이니까 말이야. 원래라면 남자가 예쁘장한 얼굴이면 짜증나서 거칠게 다뤘을텐데, 이상하게 넌 그럴 수 없단 말이지. 그래서 훈련때도 조심하게 되는 면이 있어.”
190이 넘는 거구의 흑인 도날드 쿡의 부연설명에 머리가 띵해졌다.
그게 뭔 개소리야.
“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들 똑같네? 사실 홍의 얼굴을 보면 태클하는게 좀 미안해져. 아, 난 게이가 아니니까 그렇게 보지말라고!”
동료들의 말이 황당했지만 단체로 거짓말하는 것도 아닐테니 진짜라는건데…
‘매력 때문이군.’
처음엔 단순히 외모가 바뀐거라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차츰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호감도를 증폭시켜주는 느낌.
‘그러니까 외모 95의 영향으로 거친 플레이를 비교적 덜 겪었다는 건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운이 좋았던거다.
본래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빠른 선수를 상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비 중 하나가 거친 플레이니까.
메시나 네이마르가 괜히 파울에 시달린게 아니다.
특히 네이마르는 리그앙 진출 이후 엄청난 피파울과 부상에 시달렸다. 나름 이를 극복하고자 적극적인 파울 유도를 하다 헐리우드 액션까지 진화했지만.
그에비해 확실히 나는 부상을 걱정할만큼 거친 플레이를 거의 겪어보지 않았다.
리그의 차이도 있겠지만, 매력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증거.
또, 나는 이제 겨우 프로 2년차.
그것도 1년차엔 전반기를 바르셀로나에서 단 3경기, 그것도 엄청나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니 실질적으론 프랑크푸르트 임대 후의 후반기와 올해뿐이다.
올해래봐야 이제 시즌 시작 1달 정도가 지났을 뿐이니, 풀타임으로 치면 아직 프로 1년차나 다름없으니 분석도 부족하고 저평가를 받기도 하겠지.
선수라도 거친 플레이를 좋아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지, 정말 거칠게 경합하는게 좋아서 하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 거친 플레이는 상대만 아픈게 아니라 본인도 아프다. 똑같이 피륙으로 이뤄진 인간인데 어찌 상대만 다치고, 나는 다치지 않겠는가.
그러니 날 상대로 거친 플레이를 하는 선수도 드물었고, 혹 거칠게 나와도 실력 차이가 크면 통하지 않는 법이다.
실력이 밑바탕이 되야 거친 플레이도 제대로 할 수 있지, 축구가 격투기도 아니고 막무가내로 들이대면 카드캡터가 될 뿐이지.
진짜배기 실력도 있으면서 거칠게 나오는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2부 리그에서 간간히 거칠게 나오던 선수 정도는 파울 유도로 카드를 먹이거나, 그를 역이용해 돌파할 수 있었고.
아마… 뮌헨이나 도르트문트를 상대할 때 상대 수비수들이 거칠게 나왔으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쪽은 신사적인 선수들이라 경합엔 적극적이어도 거칠진 않았는데.
“자, 후반전 시작이다! 고작 1골 차이다! 나가서 역전하자!”
듣는둥 마는둥 하프타임 내내 생각에 잠겨있었더니 벌써 후반 시작 직전.
어쩐다. 지금 원인이 문제가 아니라 대책이 중요한데.
‘몸싸움에 스탯을 투자하는건…’
역시 그건 최후의 방법으로 놔두자.
경기중에 하프타임 이후 갑자기 변하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테니까.
‘테크닉? …아냐. 녀석을 상대로 유의미한 차이를 내기엔 포인트가 부족해.’
개인기나 트래핑, 반응속도를 올리려면 ‘천재성’이 부족하다고 뜬다.
그말은 ‘천재성’부터 올려야 나머지 스탯도 올릴 수 있다는건데… 얼마나 올려야할지도 의문이고, 그렇게 히든 스탯에 투자하고 나면 포인트가 얼마나 남을까.
“홍. 너무 걱정하지마. 우리가 있잖아.”
“그래. 내가 그 수염쟁이를 막아주마.”
생각에 잠긴 채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으니 치차로와 도날드 쿡이 위로를 해왔다.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주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
‘맞아. 왜 혼자 해결하려고만 했지?’
축구는 팀 게임이다.
꼭 나 혼자 상대를 뚫어야 득점할 수 있는게 아니라, 11명의 팀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팀 게임.
【기술】
[개인기 75] [드리블 70] [트래핑 75] [숏패스 55 ▶ 60] [롱패스 50 ▶ 60] [슛팅 55] [프리킥 42] [헤더 38] [태클 32]【정신】
[시야 55 ▶ 60] [예측력 50] [판단력 65] [집중력 56 ▶ 60] [오프더볼 60] [공간마크 45] [침착성 52 ▶ 60] [리더십 40] [팀워크 44 ▶ 55]【신체】
[주력 72 ▶ 73] [가속력 72 ▶ 73] [밸런스 72 ▶ 73] [민첩성 72 ▶ 73] [반응속도 79] [파워 61] [점프 49] [지구력 59] [회복력 68]【히든】
[천재성 65] [매력 95] [지능 60]【신장 182.7cm|72kg】
【보유 포인트 43 ▶ 0P】
적당히 조절하며 신체 능력만 올리며 월드컵을 대비해 모아둔 43포인트를 패스 능력과 정신 능력에 투자했다.
“치차로. 도날드. 알베르토.”
그라운드로 나서며 나지막하게 세 명을 불러모았다.
“이번엔 조력자 역할을 맡을테니, 세 사람이 적극적으로 골을 노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