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35)
135
『압도! 중국을 상대로 7:0 화려한 골잔치가 열리다!』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중국과의 경기.
대표팀은 지난 오만전에서 깜짝 등장했던 쓰리백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결과는 7:0 대승.
결과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중국을 압도한 대표팀의 경기력이었다.
첫 쓰리백이 등장했던 오만전에서도 승리를 거뒀지만 당시 대표팀은 저조한 경기력으로 질타를 감내해야 했지만 이번 중국전의 쓰리백은 달랐다.
시종일관 중국을 상대로 화려한 공격을 선보이며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대표팀.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이제 갓 데뷔전을 치루던 어린 선수 홍민준(21. 프랑크푸르트)이 있었다.
지난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 아시아 역대 2번째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을 은메달로 이끈 홍민준은 이번에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소집된 어린 선수.
데뷔전을 치루는 대표팀 막내 홍민준은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photo 헤트트릭을 완성하는 홍민준)
경기 후 김귀종 감독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선수”라며 극찬했고, 경기의 해설을 맡았던 조태식 해설위원은 “차기 대표팀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전 국민을 향한 홍민준의 화려한 쇼케이스 무대!”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편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이란으로 이동해 최종예선 10차전을 준비하게 된다.』
* * *
중국전 승리는 예상한바였다.
지난번 중국을 상대로 패배했다지만 그거야 불운 때문이고, 이번 중국전을 준비하면서도 모두가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설마 7:0 대승이 나올거라곤 감독님도, 선배들도 심지어 나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감독님의 공격적인 변형 쓰리백이 잘 먹혀든것도, 내가 엄청난 활약을 펼친것도 맞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선수들의 자포자기.
나중에 들어보니 중국은 우리를 이기고, 10차전 비교적 손쉬운 상대인 우즈벡을 이겨 조 2위로 올라갈 기대를 했단다.
근데 막상 까보니 초반부터 오지게 얻어맞으며 5골, 6골 차이가 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 가서는 의욕을 잃고 우르르 무너지더라.
그래도 4골차까지는 소림 축구에 빙의해서 살인 태클이라도 날리더니, 이건 뭐 프로 의식이 없는건지.
어쨌든 중국전 대승은 대표팀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세는 기세고, 분위기 자체는 심각했는데 다음 상대가 바로 최종예선 B조 1위를 지키고 있는 이란이기 때문.
중국전 승리로 6승 1무 2패 승점 19점을 획득했지만 이란 역시 9차전에서 승리하며 승점 20점 고지에 올라서며 여전히 승점은 1점 차이.
마지막 경기인 최종예선 10차전 이란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유지될수도, 바뀔수도 있는 상황이니 중국 따위를 이겼다고 좋아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겪은 2패가 중국과 이란임을 고려해보면, 중국에 설욕했으니 남은 건 이란 뿐.
축구를 기준으로 대대로 한국과 악연이 깊은 이란이 상대인만큼 선배들의 분위기는 비장했다.
뭐… 선수단 분위기를 좌우하는 고참과 에이스 선수들이 그런거에 무심한 선수들이라면 달랐을수도 있지만, 현재 한국 대표팀의 고참과 에이스 라인은 모두 승부욕과 프로 의식이 투철한 선수들.
특히 대표팀 에이스를 맡고 있는 EPL 듀오 배찬식 선배와 유만기 선배는 의욕에 불타오르고 있었는데
“이번엔 진짜 꼭 이긴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제발 한 번만 이겨보자.”
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단 한 번도 이란 원정,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겨본 적이 없단다.
아이고~ 아무리 지옥의 원정이라지만 대표팀 데뷔하고 한 번을 못이기다니.
속으로 고개를 내저으며 의욕에 불타 훈련에 참여하는 선배들을 슬슬 피해 숙소로 돌아가는데 윤혁 선배가 은근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얌마. 너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무승이 언제부턴지 아냐?”
“그걸 제가 어케 알아요.”
“와~ 이 자식 이거 아주 애국심이 부족하네. 무려 1974년이다, 1974년.”
“애국심은 무슨. 저 군대까지 갔다왔거든요? 군필자에요, 군필자.”
“지랄. 훈련소 3주 갔다와놓고.”
“선배도 3주 땡이잖아요.”
“됐고. 1974년이라고.”
“에이~ 거짓말. 뻥치시네.”
“뻥? 선배한테 뻥?”
“아~ 언제는 친한 형처럼 대하라면서요!”
“어쭈? 후배가 말대꾸?”
헤드락을 거는 윤혁 선배를 피해 도망치는데, 뒤에서 윤혁 선배가 소리친다.
“야! 검색해봐!”
…이게 왜 진짜?
정말이었다.
대표팀의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무승은 무려 1974년 9월부터 이어진 기록.
“헐… 뭔 60년 가깝게 못 이겼냐.”
황당해서 폰을 보며 입을 벌리고 있는데 슬쩍 다가온 윤혁 선배가 속살거린다.
“어때. 이번 경기 이기면 무려 60년 징크스를 부수는건데. 한국 대표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회 아니냐?”
“대표팀… 역사?”
“그래 임마. 잘 생각해봐. 무려 1974년이야. 그때부터 내려오는 무승 징크스라고. 근데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긴다? 와~ 상상만해도 죽이지 않냐?”
…기록이라.
그래. 무릇 역대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선 기록이 중요한 법이지.
“선배. 빨리 훈련하러가죠.”
경기를 3일 앞두고 이란에 입성했다.
경기가 열리는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은 무려 해발 1,273m의 고지대에 위치한 경기장.
중국전을 치뤘던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고도가 겨우 53m고, 63빌딩이 264m, 그 높다는 대관령이 832m인데 아자디 스타디움은 무려 1,273m다.
치악산 정상은 되야 1288m이니, 이건 뭐 산 꼭대기에서 축구하는 격이나 다름없는 높이.
거기에 약 8만에 달하는 관중의 일방적인 야유 속에서 경기를 치뤄야하니 원정팀의 무덤이란 별명이 괜히 생기는게 아니구나 싶다.
실제로 경기장 적응을 위해 연습을 할 때 평소보다 유난히 몸이 무겁고 숨이 차는걸 느꼈다.
‘와 씨… 여기서 어떻게 90분을 뛰냐.’
순간적인 움직임이 중요한 내 입장에선 미묘하게 반응이 늦고, 움직임이 굼떠지는 경기장 환경이 그야말로 최악이라 할 수 있을 정도.
게다가 체력이 좋은 편도 아닌 내가 여기서 평소처럼 뛰다간 중간에 퍼질게 분명하다.
“쓰읍… 이란 새끼들 유치한 건 여전하네.”
아자디 스타디움 적응을 위한 시간이 끝나고 훈련을 위한 보조 구장을 가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이게 그라운드야 풀밭이야.
“여기서 대체 어떻게 훈련을 하라고!! 당장 항의해!!”
훈련장 상태를 확인한 코칭 스탭과 축협의 항의에 이란 축협은 훈련장을 바꿔주긴 했다.
문제는 그 사이 벌써 하루가 지났다는 것.
가뜩이나 훈련 시간이 부족한 대표팀인데, 이따위 치졸한 장난으로 전술 훈련을 할 시간이 더더욱 부족해졌다.
“진짜 생각할수록 씹새기들이네. 선배. 꼭 이기죠.”
이런 치사한 새끼들한테 질수는 없지.
“너 솔직히 말해봐. 기록 때문에 그러지?”
“…아뇨? 제가 고작 명예욕 때문에 이러는것같아요? 전 그저 우리 대표팀을 치사하게 괴롭히는 이란의 행태에 분노해서—”
“응 안들려.”
* * *
한국과 이란의 최종예선 10차전 시작 1시간 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한국과 이란의 조별예선 10차전이 열리는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입니다! 저는 캐스터 김기훈.”
“해설을 맡은 박광서입니다.”
“아~ 오늘 조 1위를 가르는 중요한 경기가 준비되고 있어요. 우리 대표팀, 지난 중국전 대승으로 기세가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김귀종 감독이 보여준 공격적 쓰리백의 엄청난 화력으로 무려 7골을 넣으며 시원하게 골잔치를 벌였죠.”
“박광서 해설위원. 이번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캐스터의 물음에 해설위원이 메모해둔 종이를 보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대표팀의 우세속에서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를 알 수 있나요?”
“네. 지난 이란에게 패배했을 땐 대표팀 전력이 최상이 아니었습니다.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두 선수, 배찬식 선수와 유만기 선수가 부상으로 빠졌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두 선수는 물론이고 홍민준 선수와 윤혁 선수까지 선발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 EPL에서 뛰는 배찬식 선수와 유만기 선수는 다들 아는데, 홍민준 선수와 윤혁 선수는 어떤 선수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래전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해온 배찬식과 유만기를 모르는 축구팬은 없다.
그러나 대표팀 경기만 찾아보는 라이트 한 축구팬이라면 홍민준과 윤혁이 낯설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대표팀에 데뷔한지 얼마 안 되는 선수들이니까.
“두 선수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습니다. 홍민준 선수는 21살, 윤혁 선수는 22살의 대표팀 막내 라인이지만 실력만큼은 아주 뛰어나죠. 특히 온 더 볼에 능한 테크니션 홍민준 선수와 플레이 메이킹에 능한 윤혁 선수의 합류로 대표팀의 점유율 플레이에 힘이 실릴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던 중 현지 중계 카메라가 아자디 스타디움을 비췄다.
“빈 자리가 없군요.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78,116명의 수용 인원을 가득 채웠다고 합니다.”
“아자디 스타디움의 무서움은 유명하죠. 그래도 과거와는 달리 여자의 출입도 허용되서 좀 나아졌죠?”
“그렇습니다. 2019년 10월 월드컵 예선에 39년만에 여성 관객 출입을 허용한 아자디 스타디움인데요. 당시엔 8만의 관중석 중 3천500장, 약 4%만 여성 관중에게 개방되었는데 2033년 9월 현재는 8천석, 약 10%를 개방했다고 합니다.”
8만의 남자들이 내지르는 야유보단 그래도 여자가 섞여 있는게 부담이 덜하다.
그렇게 말을 주고받던 중, 현지 중계 카메라가 관중석의 한 여자를 포커싱했다.
“오! 테니스 여제 윤희연 선수군요. 윤혁 선수를 응원하러 왔나봅니다.”
“윤희연 선수와 윤혁 선수는 스포츠 스타 남매로 유명하죠.”
특유의 테니스 스커트에 말총 머리를 한 윤희연이 싱글벙글 웃으며 팝콘을 먹다 옆자리를 향해 팝콘을 내민다.
그걸 따라 옆으로 움직이는 카메라 화면에 또다른 여자가 드러났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썼지만 화려한 금발이 도드라지는 미녀의 자태를 숨길 수 없는 법.
“와! 미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유명한 육상 스타 엘레나 스튜어트 선수네요!!”
“윤희연 선수와 정답게 팝콘을 나눠먹는 모습이 친밀해 보이는군요.”
“그러고보니 엘레나 선수는 홍민준 선수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죠?”
“아~ 그렇네요. 한때 SNS에 홍민준 선수 사진으로 도배한걸로 유명해졌죠. 시즌 시작 전 홍민준 선수가 부모님을 모시고 미국 여행을 떠났을 때 가이드를 자처했다고 들었습니다.”
한 움큼 팝콘을 쥔 엘레나가 그걸 다시 옆으로 전달한다.
또다시 따라가는 카메라 화면.
“응? 이분은… 아아! 그렇네요! 홍민준 선수의 에이전트군요.”
“아아. 홍민준 선수와 같이 사진에 찍히며 미모의 에이전트로 유명해진 분이죠.”
엘레나에게 받은 팝콘을 다시 옆에 나눠주는 미모의 에이전트.
“어라? 이분도 꽤 낯이 익은데… 그렇군요. 홍민준 선수의 개인 트레이너군요.”
“미모만 출중한게 아니라 실력도 출중하다고 들었습니다. 홍민준 선수의 슬럼프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유명하죠.”
또다시 옆으로 이동하는 카메라.
“이분은… 미모의 관중인가요.”
“흠흠. 오늘따라 미모의 관중이 많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