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36)
136
이번 이란과의 경기를 준비하며 우리팀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경기가 잘 풀릴 경우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대표팀이 원체 그런 경향이 있지만 이번 이란전은 준비 기간이 많이 부족했다.
중국전 이후 회복 훈련을 해야하고, 서울에서 이란으로 이동하고, 보조 경기장 문제로 훈련 일정이 미뤄지고.
다른건 그렇다쳐도 이란의 치졸한 방해에 하루를 공친게 컸다.
나름 영상 분석과 토론으로 훈련을 대체하긴 했지만… 역시 직접 몸으로 하는 것만은 못하지.
어쨌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중국전에서 효과를 봤던 쓰리백 기반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는데, 이란은 중국보다 훨씬 강한 전력을 지닌 상대. 게다가 장소도 그 아자디 스타디움이 아닌가.
대표팀의 쓰리백은 전적으로 내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는 전술이라 내가 부진하면 팀의 경기력도 확 떨어진다.
중국과는 차원이 다른 전력의 상대이다보니 내가 이란 수비에 막히거나, 높은 고도의 경기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헤맬 경우를 대비한 준비를 꽤나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헛수고였던 것 같다.
4-4-2로 나온 이란 선수들의 수비 라인 사이.
오늘도 역시 쓰리백의 중앙으로 출전했지만 미드필더마냥 앞으로 튀어나와 플레이 메이킹에 참여하는 윤혁 선배에게서 공을 건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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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잡기 무섭게 세 방향에서 포위해오는 이란 선수들의 재빠른 압박은 꽤 매서웠다.
그러나 나 하나를 압박하기 위해 3명의 선수가 참가했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이란 진영 어딘가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
때마침 시기적절한 오버래핑으로 측면을 파고드는 좌측 윙백 설요한 선배의 움직임에 이란의 오른쪽 미드필더가 딸려나가자 그 공간이 일순 텅 비었고,
“배찬식 선배!”
EPL에서 활약하는 대표팀의 기존 에이스 배찬식 선배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이를 놓칠리 없었다.
세 명의 압박 사이에서 요리조리 공을 움직이며 볼을 키핑하던 내 패스가 자유로운 배찬식 선배를 향한다.
빈 공간에서 아무런 제지없이 공을 잡는 배찬식 선배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이란 선수들이 재빨리 압박에 들어가고, 약속된 패턴에 따라 선수들이 일제히 움직임을 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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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공격수가 일제히 우측으로 달리고, 공격에 참여할 것처럼 반대쪽 중앙 미드필더가 침투해온다.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이란 선수들이 움직이고, 그 사이 배찬식 선배는 오프 더 볼의 달인답게 교묘한 위치에서 이란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뒤늦게 뒤에서 달려드는 이란 선수가 있지만 앞을 막아서고 있는 이란 선수가 달려들지 않고 못 견딜 거리. 그러면서 동시에 공을 빼앗기지 않을 미묘한 거리감.
아군의 움직임은 분명 이란 선수들을 일순 현혹시킬만큼 현란했지만 반대로 공을 빼앗기면 그만큼 역습에 취약한 공격적인 모습.
짧은 순간 고민하던 이란의 측면 수비수가 배찬식 선배를 향해 재빨리 달려들고, 앞뒤로 이란 선수의 압박을 받은 배찬식 선배가 금방이라도 볼을 빼앗길 것 같은 위험한 순간.
“이쪽!”
순간적인 스프린트로 날 마크하는 이란 선수를 따돌리며 비어있는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든다. 훈련에서처럼 내 발밑을 향해 정확하게 전달된 패스.
부랴부랴 쫓아오는 이란 선수가 날 따라잡기전, 아주 짧은 시간.
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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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공을 이어받아 패널티 박스를 파고들자 이란 센터백이 접근해왔지만 이마저도 가벼운 턴으로 제치고나니 남은 건 골키퍼 뿐.
양 손을 아래로 뻗고 자세를 낮춘 골키퍼가 바짝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가랑이 사이로 정확하게 공을 차넣었다.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는 골키퍼였지만 이미 지나간 공은 무심하게 굴러 골라인을 넘어 철렁, 골망을 흔든다.
* * *
“이야아아!! 골!! 골입니다!! 홍민준 선수의 선제 득점!!”
“유기적인 팀플레이와 홍민준 선수의 개인 기량이 합쳐진 완벽한 골입니다!!”
원정 서포터즈에게 배정된 일부를 구역을 제외한 8만에 달하는 관중으로 가득 찬 아자디 스타디움이 침묵에 빠져들었다.
전반 9분.
예상과는 달리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던 이란을 상대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던 한국 대표팀의 화려한 패스 플레이로 인한 골이었다.
“선수들의 움직임과 패스 연계가 무척 좋았어요! 리플레이를 보시면 윤혁 선수가 미드필더 진영까지 올라와 패스 경로를 만들어주고, 홍민준 선수에게 패스를 해주죠? 오늘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이어나가던 홍민준 선수가 이때만큼은 볼을 끌며 이란 선수들이 접근하길 기다렸다가, 이렇게. 배찬식 선수에게 연결해줍니다.”
“와~ 3명의 압박 속에서도 뺏기지 않고 연결해주네요.”
“놀라운 볼키핑 능력이에요.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도 좋았어요. 설요한 선수가 측면을 파고들며 이란 선수를 끌어들이고, 배찬식 선수가 드리블하는 척 이란 선수를 끌어들인 빈 공간을 순간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홍민준 선수가 파고들었죠.”
이어지는 리플레이를 보며 감탄하던 해설위원의 옆에서 무언가 살피던 캐스터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아~ 홍민준 선수의 득점으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무려 4,355일만에 골맛을 보는군요. 지난 2021년 10월 13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그룹 4라운드 이란전 손흥민 선수의 선제골 이후, 무려 4,355일만에 기록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골입니다!”
“그간 한국팀이 아자디 원정에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왔죠?”
“그렇습니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맞대결 이후 오늘 홍민준 선수의 득점이 있기까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터뜨린 선수는 고작 3명. 이영무와 박지성, 손흥민 선수뿐이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2009년 2월 12일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골을 터뜨리고, 만 12년 8개월 후 손흥민 선수가 2021년 10월 13일에 골을 넣었죠.”
“아, 정말… 이란의 아자디 원정, 그동안 너무 어려웠습니다. 오늘, 여기서! 원정 무승의 한을 풀어야 합니다, 우리 선수들!!”
뽕이 차오른 캐스터가 사자후를 터뜨리고 있을 때, 현지 중계 카메라가 뜬금없이 관중석을 비췄다.
골을 넣은 홍민준이 한국팬에게 배정된 원정 서포터석으로 달려가 손을 흔드는 모습에 미친듯이 환호하는 관중 사이, 유독 눈에 띄는 미녀 5인방이 있었다.
“네에… 참 예쁘네요, 우리 관중들.”
“크흠. 무척 바람직한 광경입니다.”
* * *
이란 새끼들, 지들 실력이면 날 제어할 수 있을거라 믿었나보다.
어림없지.
확실히 날 향한 재빠른 압박이나 덩치를 앞세워 밀고 들어오는 강도높은 경합은 위협적이긴 하다. 내가 드리블 돌파를 고집했다면 말이다.
8만에 달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의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기세를 되찾았는지 내가 공을 잡아 이란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든다.
앞뒤로 달려들던 맹렬한 압박은 가벼운 패스로 금방 무력화됐다.
이번 경기, 나는 평소처럼 공을 오래 소유하는 플레이 대신 원터치 혹은 투터치 패스로 간결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압박을 해도 한 두번의 터치만에 패스로 연결하니 제대로 압박이 될리가 있나.
기본적으로 중원에 아군 선수가 많아 패스 경로가 다양했기에 비교적 패스 센스가 부족한 내 원터치 패스로도 쉽게쉽게 연계를 이어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란 녀석들의 견제가 지나치게 나에게 쏠려있는 것도 우리팀 연계가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는 이유였다.
날 막겠다고 주접을 떨어봐야 통하진 않고, 오히려 날 견제한다고 우리팀 선수들이 자유로워지니 패스가 원활할 수 밖에.
뒤늦게 우리팀 전술을 눈치챈 이란 감독이 고래고래 고함을 치자 녀석들의 움직임이 바뀐다.
내가 공을 잡아도 한 명의 마크맨이 압박을 가해올 뿐, 나머지 녀석들이 물러서 아군 선수를 마크하기 시작한 것.
“오. 이럼 나야 좋지.”
열심히 측면을 넘나드는 설요한 선배나 EPL에서 단련된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이란 선수들을 귀찮게 만드는 배찬식 선배의 움직임에 이리저리 엉킨 이란 진영.
고작 한 명으로 날 마크한다면… 그냥 돌파하지 뭐.
이번에도 패스로 이어갈거라 예상했는지 거리를 두고 경로 차단에 주력하는 이란 선수를 향해 순간 스피드를 살려 파고들어갔다.
흠칫 놀란 이란 선수가 발을 뻗지만,
툭.
가벼운 트래핑으로 넓게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내 그대로 이란 진영을 파고든다.
내 드리블과 함께 대표팀 선수들이 준비된 움직임을 보였다.
패스 플레이를 이어가다 날 향한 이란 선수들의 압박 강도가 낮아지면 최대한 넓게 그라운드로 흩어져 드리블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어렵지 않은, 아주 간단한 약속된 패턴이었기에 일사분란하게 좌우로 흩어지는 대표팀 선수들.
패스 플레이에 번번이 농락당했던 이란 선수들 역시 반사적으로 대표팀 선수들을 따라 움직이니 순간 공간이 넓어지며 내가 드리블 할 공간이 생겨난다.
달려드는 이란 선수를 피해 측면으로 공을 몰고가다보니 패널티 박스 외곽.
사방을 포위하고 압박해오는 이란 선수들을 피해 툭, 측면 구석에 위치한 설요한 선배에게 공을 내준다.
공을 받은 설요한 선배는 한번의 트래핑으로 자세를 잡고,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란 선수들이 나에게 쏠린 사이 반대쪽 넓은 공간을 파고드는 아군을 향해.
* * *
『60년 징크스가 깨지다!!』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 무승 기록, 마침내 끝나다!!』
『호쾌한 3:0 승리. 경기력은 더욱 유쾌.』
『아자디 스타디움에 나타난 미국의 국민 여동생 엘레나 스튜어트! 과연 그 이유는?』
『미모의 홍민준 사단. 에이전트와 개인 트레이너가 20대 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