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43)
143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듯 축구 역시 스피드가 빠른 선수를 선호한다.
하지만 축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빠름은 일반적인 기준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100m 기록보단 보다 짧은 20, 30m의 기록이 중요하다거나.
그라운드는 넓지만 한정된 공간.
그것도 아군과 상대를 포함해 22명의 선수가 나눠쓰는 의외로 빡빡한 공간에서 아군 패널티 지역에서 상대 패널티 지역까지 전력질주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이런 기회는 드물다.
그렇기에 축구에서 중요한 스피드란 일반적으로 의미하는 ‘최고 속력’보단 ‘얼마나 빠르게 최고 속력에 도달할 수 있는지’다.
흔히 폭발력이라 부르는 그것.
바로 관중들의 눈앞에서 지금 펼쳐지는 장면같은.
“오오오!”
“빨라!!”
오늘 경기를 맞아 만석을 이룬 도이체 방크 파르크의 관중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팀이 오랜만에 진출한 유럽 대항전. 그것도 본선 진출을 결정짓는 경기가 홈에서 열리는데 열정이라면 어디에도 지지않는다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독수리 군단Die Adler이 가만있을리 없었다.
당연히 경기장은 프랑크푸르트의 열렬한 팬들로 만석을 이루고 있었고, 근래 팀의 최고 선수로 떠오르는 홍민준의 간단하지만 치명적인 치고 달리기에 홈팬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달려! 달리라고!!”
“그대로 가서 골을 넣어버려!!”
중앙선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부터 시작된 홍민준의 치달은 순식간에 모나코의 선수들을 뿌리치며 패널티 박스로 향했고, 마지막 보루이자 모나코의 핵심 알바로까지 제쳐버렸다.
엄청난 속도에 이은 엄청난 스탭 오버에 그 몬타나 알바로마저 균형을 잃고 휘청이며 무너지고, 홈팬과 원정팬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켜보는 순간 터진 강렬한 왼발 슛팅.
어마어마한 함성이 경기장을 울렸다.
* * *
이렇게 몸이 가벼운건 얼마만일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좋은 컨디션에 몇 달간 모아왔던 포인트를 쓴것에 대한 고양감으로 몸이 날아갈듯 가뿐하다.
그래서였다.
감독님의 지시도, 모나코전을 대비해서 준비했던 전술도 전반전은 위험을 최대한 배제한 안전한 연계 플레이였음에도 알렉스 리차드를 상대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것은.
지난 대결에서 번번히 녀석에게 막힌 것도, 지금 앞에서 깔보는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것도 신경에 거슬린다.
한때 월드 클래스 수비형 미드필더로 유명했다지만 그게 언젯적인가.
녀석은 벌써 30대 후반에 들어서는 나이.
전성기도 아닌 퇴물 따위한테 막힐 드리블이라면 역대 최고 선수의 꿈따위 진작에 포기했을거다.
“멍청한— 엇!?”
드리블 돌파를 위한 자세에 그럼 그렇지하는 표정을 짓던 녀석의 얼굴이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현란한 페인팅도, 개인기도 없는 그저 단순한 치고 달리기.
그러나 녀석이 채 반응하기 전에, 순식간에 벌어진 치달에 알렉스 리차드는 반응하기 못했다. 그저 내가 지나가고 난 빈 공간을 몸으로 막아섰을 뿐.
“측면으로 몰아!!”
뒤에서 분노한 고함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모나코 선수들이 움직이지만, 그마저도 다시 한 번 길게 공을 차며 지나친다.
옆에서 허우적거리며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녀석의 손을 쳐내고, 뒤늦은 태클을 가벼운 점프로 피해낸다.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 이루어진 돌파는 어느덧 중앙선 부근보다 상대 패널티 박스에 더욱 가까운 거리에 이르렀다.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여기서 멈춰봐야 턴오버만 발생할 뿐이라는 것을.
최전방에 위치해야 할 도널드 쿡마저 내 뒤에 있는 지금 패스를 줄 곳도, 도와줄 아군도 없다. 이대로 멈추면 상대에 둘러싸여 공을 빼앗길 뿐이다.
‘마무리까지…’
설령 그것이 골이 안 되더라도 슛팅까지 연결하고 마무리지어야 한다.
격해지는 호흡을 다잡으며 다시 한 번 길게 공을 찼다.
다시 이어지는 질주.
저 앞에서 모나코의 핵심, ‘철벽’이란 이명으로 유명한 몬타나 알바로가 공을 잡기 위해 뛰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일순 마주치는 시선.
이 와중에도 덤덤한 표정이던 몬타나 알바로의 눈이 순간 찢어질듯 커지더니 달려오던 기세가 확 줄어든다.
한 발, 두 발 내딛을때마다 내 기세가 더해가는 것과는 반대로 줄어들던 녀석의 기세는 이내 반대로 전환되어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공에 걸린 역회전을 깨달은 모양.
과연 한때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던 선수다운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이다.
이대로 속도 경쟁이 붙었을 때, 내가 먼저 공을 잡는다는 사실을 순식간에 깨달은거겠지.
만약 이전에 맞붙었던 스탯을 올리기 전의 나였다면, 혹은 공에 역회전이 걸리지 않았다면 녀석이 먼저 공의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
그러나,
‘늦었어.’
역회전이 걸려 속도가 확연히 줄어든 공을 잡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그대로 치고 나간다.
녀석이 뒷걸음질치며 확보한 거리가 순식간에 줄어들고,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몸을 흔든다. 좌우를 마구 오가는 움직임에 반응해 흔들리는 녀석의 균형.
달리는 속도 그대로 펼쳐진 스탭 오버를 막기엔 몬타나 알바로의 신체는 너무나 노쇠했다.
“큭!”
처음 두어번 따라오던 균형이 무너지며 엉덩방아를 찧는 녀석을 뒤로하고 그대로 패널티 박스로 진입,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상대로도 좌우좌우 몸을 흔들다가 오른쪽으로 치고 나간다.
눈앞에 펼쳐진 텅 비어버린 골문을 향해 강하게 공을 찼다.
거칠게 출렁이는 그물 밑으로 툭 떨어진 공이 데구르르 구르는 순간, 그제야 느려졌던 시간이 풀리며 세상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우와아아아!!!
뒤늦게 느껴지는 굉음.
경기장이 흔들리고 몸이 진동하는 어마어마한 함성에 자리에 우뚝 서서 관중석을 훑어봤다.
앉아 있는 이 하나 없이 모두가 일어서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함성을 내지르고 있는 관중을 향해 가볍게 툭, 가슴을 쳤다.
* * *
“홍민준 뚫나요! 뚫나요!! 달립니다!!”
“빨라요! 엄청난 속돕니다!!”
“어, 어어!? 허, 헛다리!! 현란한 스탭 오버로 몬타— 제쳤, 골키퍼, 제쳤어요!!”
“우오아아악!!! 골, 골!!”
홍민준이 알렉스 리차드를 제쳤을때부터 목소리를 높이던 해설들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모나코 진영을 꿰뚫을 땐 엉덩이를 들썩이더니 달리던 속도에서 순식간에 이루어진 헛다리에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맙소사… 믿을 수 없는 골이 나왔습니다!!”
“우와, 이게, 이게 뭔가요! 마치 호나우두… 전성기 호나우두의 모습이 느껴지는 골이었습니다!!”
“폭풍같은 질주로 만들어낸 원더골입니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홍민준!!”
현장의 독일 중계진은 물론이고 파견된 한국 중계진부터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해설들이 일제히 경악했다.
“올해 푸스카스의 주인공이 정해졌군요!! 한국에서 온 젊은 천재가 모나코를 침몰시킵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던 몬타나 알바로가 고작 21살의 어린 선수에게 무너집니다! 아… 몬타나 알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오연하게 관중석을 훑어보는 홍민준입니다. 여러분, 이 선수를 주목하십시오! 어쩌면, 우리는 새롭게 쓰여지는 역사의 첫장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2의 반 다이크란 이명처럼 191cm 86kg의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몸싸움과 제공권, 윙어에 버금가는 스피드에 믿을 수 없는 수비력과 후방 플레이 메이킹까지.
불과 5년 전, 레알 마드리드 수비의 핵으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우던 ‘철벽’ 몬타나 알바로. 하지만 최고라 불리던 시절은 지나고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의 신체는 한계를 호소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버틸 수 있을거라 여겼는데… 몬타나 알바로는 멍하니 주저앉아 그라운드를 내려다 보았다.
3년전이었다면… 아니, 최전성기였던 5년전이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라는 생각에 몬타나 알바로는 쓴웃음을 지었다. 확신이 생기지 않다니.
“이제 은퇴할땐가.”
씁쓸하게 중얼거리는 그의 눈앞으로 거친 손바닥이 내려온다.
거친 손바닥을 따라 올라간 곳엔 익숙한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감이야 친구. 2~3년은 더 뛰려고 했는데… 이젠 안 되겠군.”
엉망진창의 얼굴을 하고.
* * *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리는 많았다! 조별예선 6차전 3:1 대승을 거둔 프랑크푸르트!!』
『호나우두의 재림!』
『믿을 수 없는 원더골!! 푸스카츠는 이미 예약되었다!!』
—무쳤다무쳤어ㄷㄷ
—이게홍민준?
—앞으로 홍나우두라 불러라
ㄴ홍ㅋㅋㅋㅋ낰ㅋㅋㅋ웈ㅋㅋㅋ둨ㅋㅋㅋㅋㅋㅋㅋ
ㄴ미친새낔ㅋㅋㅋ 홍나우두 시발ㅋㅋㅋ
ㄴ근데 ㄹㅇ 오늘 홍나우두 모드였음;; 진심 달리면서 헛다리 짚는거보면서 인테르 시절 호나우드가 떠오르더라…
ㄴ아재요;;
—진짜 이새낀 미친놈이라니깤ㅋㅋ 씨발 그 알렉스 리차드랑 몬타나 알바로를 상대로 걍 개인기량으로 다 뿌서버리노;;
—엄마난커서홍민준이될래요!!엄마난커서홍민준이될래요!!엄마난커서홍민준이될래요!!
ㄴ어허! 홍민준이라니! 홍민준님이 니 친구냐?
—캬… 진짜 19/20 손흥민의 번리전 원더골 이후 처음 느껴보는 전율이다…
—드디어 손흥민의 뒤를 이을 한국 선수가 등장하나!!
『충격!! 은퇴를 시사한 모나코의 두 노장!!』
「유로파 리그 D조 조별예선 6차전이 끝난 후 기자 회견에서 모나코의 몬타나 알바로(37), 알렉스 리차드(36)가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
몬타나 알바로는 한때 제 2의 반 다이크로 불리며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던 선수. 3년 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계약이 종료되고 자유계약으로 모나코에 입단한 몬타나 알바로는 이번 시즌 여전한 경기력으로 모나코의 상승세를 이끌어 왔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이루어진 기자 회견에서 “홍민준은 대단한 선수다. 지난 경기에서 본 그는 재능 넘치는,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였다. 그러나 오늘 본 그는 달랐다. 홍민준은 이미 완성된 선수다.”라며 홍민준을 추켜세웠다.
한편, 첼시의 핵심으로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알렉스 리차드 역시 나이가 무색한 맹활약을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하던 두 선수가 나란히 은퇴 의사를 비춘것에는 오늘 대결을 펼친 홍민준의 활약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헐?? 이거 뭐냐;;
—와 미친 쟤네 둘 다 은퇴한다고??
—알레기 저새끼 올해 계약 마지막해라고 FA로이드 맞고 존나 열심히 뛰던데 갑자기 이게 뭔;;
ㄴ홍민준한테 쳐맞고 빤스런하는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