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44)
144
12월 20일, 분데스리가 17라운드를 끝으로 33/34시즌 전반기가 끝났다.
프랑크푸르트는 분데스리가 3위, 포칼컵 8강, 유로파 리그 조별예선 1위로 본선에 합류하며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
갓 2부에서 승격한 팀의 성적이라기엔 지나치게 뛰어난 기록.
컵 대회와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면서 리그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고, 심지어 유럽 대항전 성적도 좋으니 전문가들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드는 성공적인 전반기였다.
애초 구단의 목표는 안정적인 1부 리그 안착.
나름 충실히 보강했다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에 못미치는 전력의 선수단으로 중위권만 유지해도 성공적이라 할만하고 강등권 싸움을 펼쳐도 이상할것 없는 팀에서 우승 경쟁이라니.
주장 알렉산더 마이어나 치차로, 브루노 같은 선수들의 예상을 상회하는 활약과 영입생 도날드 쿡, 알베르토 몬디 같은 선수들의 활약이 결합하며 이루어낸 성과지만 뭐니뭐니해도 프랑크푸르트 선전의 주역은 나였다.
선발 20경기, 교체 2경기로 총 22경기에 출전하여 16골 5도움으로 반 시즌만에 공격 포인트 20개를 넘겼다.
한 시즌 기록이라해도 훌륭한 수준인데 고작 시즌 절반만 뛰고 이뤄낸 업적에 벌써부터 월드 클래스란 평가가 나올 정도이니 팀 상승세의 주역이 나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터.
심지어 평가가 까다롭고 공정하며 신뢰도 높기로 유명한 키커 랑리스테kicker-Rangliste에서 IK-2를 받았다.
키커의 선수 평가 등급은 WK(Weltklasse 월드클래스), IK(Internationale Klasse 인터내셔널 클래스), NK(Nationale Klasse 내셔널 클래스)로 나뉘는데 기본적으로 우수한 선수들만 선발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장 아랫 등급인 NK에만 들어도 리그 평균 이상임을 뜻한다.
특히 WK는 명칭답게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데, 어느 정도냐면 WK 등급의 선수가 선정되지 않는 시즌도 번번하다. 심지어 유럽 주요 리그 선수를 다 합쳐도 11명을 넘기기가 힘들 정도.
WK가 이 정도니 그 바로 아랫 등급인 IK만 해도 네임벨류가 어마어마하다.
축구팬들이 흔히 말하는 ‘월클’급 선수가 다수 포진된 것이 바로 이 IK 등급으로, 키커지의 공식 기준으로 월드컵, UEFA 유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를 말한다.
사실상 IK는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평가.
특히 내가 받은 IK-2은 ‘윙어 부문 IK등급 2위’를 말하는 것으로 키커 평가 기준 분데스리가 윙어 2위를 뜻한다.
국내에선 비슷한 등급으로 평가받은 선수들과 과거 키커지 평가를 기준으로 월클이 확실하네, 아직 아니네로 불타고 있다는데… 이왕이면 WK 등급으로 확고부동한 월클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네.
체력 문제만 아니었어도 WK… 아니, IK-1은 받을 수 있었을텐데.
시즌 초 압도적인 득점 페이스를 기록하던 내가 10월, 11월, 12월로 갈수록 득점력이 떨어진 것에는 체력 문제가 가장 컸다.
물론 분데스리가 팀들의 날 향한 경계와 분석이 강해지는데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건 꾸준히 포인트를 투자하는 바람에 분석할수록 성장하는 내 모습에 각 구단 분석팀을 멘붕에 빠뜨렸으니까 결국 체력 이슈가 가장 큰 요인이었지.
전반기 22경기를 뛰었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단 기준이고, 국가대표까지 포함하면 무려 28경기.
고작 6경기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국가대표 경기에는 유럽과 아시아를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이 껴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정말 엄청난 차이다.
게다가 9월의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10월, 11월의 친선 경기까지 매달 연달아 장거리 비행을 소화해야 했으니 컨디션이 정상이 외려 그게 이상하지.
심지어 나는 올해가 프로 2년차라지만 사실상 올해가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이지 않은가.
1년차는 바르셀로나에서 극도의 부진을 겪으면 전반기에 꼴랑 3경기만 뛰었으니 사실상 프랑크푸르트로 임대한 후반기만 뛴거다. 국가대표 경기도 없었으니 더 편했고.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국가대표만 아니었어도 전반기 20골 고지를 넘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확실히 키커 WK 등급… 은 몰라도 IK-1은 가능했을텐데.
뭐… 그렇다고 국가대표를 안 할거냐 물으면 그건 아니지만.
좀 힘들고 덜 넣더라도 태극마크는 달아야지. 월드컵을 포기할 순 없다.
“…아 시발. 진짜 생각할수록 아깝네.”
겨울 휴식기 첫날째.
침대에 누워 가만히 어제 경기를 복기하고 있자니 아까워 죽을 것 같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분데스리가 17라운드 보훔전.
도날드 쿡의 헤딩 패스와 알베르토 몬디의 크로스로 얻은 결정적인 기회 2번 모두 골대를 맞추며 득점에 실패했다.
다행히 치차로의 프리킥 골로 이겨서 다행이지만… 하… 진짜 아깝다 아까워.
이번 휴식기에 최대한 빈둥거리며 체력을 회복해야지.
올 시즌 30골을 넘겠다는 다짐을 하며 푹 자고 일어났음에도 피로가 풀리지 않은 몸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때였다.
“마사지 좀 해줄까?”
“아우 깜짝이야! 기척 좀 내! 어, 음… 뭐, 그럼 그럴까.”
훔쳐보는게 습관화됐나, 소리소문없이 문틈으로 빤히 지켜보던 윤다예가 물어왔다.
녀석은 요즘 얼결에 떠맡은 ‘개인 트레이너’라는 직책에 부담을 느끼는 듯 했다.
윤다예는 최근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올림픽으로 라이징 스타가 된 이후, 누가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내 모습을 주목하던 언론 중 하나가 바르셀로나 시절의 부진을 단기간에 극복하고 더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력으로 ‘개인 트레이너’를 꼽으면서 시작된 관심.
파면 팔수록 이상한게 윤다예란 인물이다.
생전 스포츠 과학이나 트레이닝에 대한 공부도 해본적 없어보이고, 당연히 관련 자격증이나 업계 경험도 전무한 20대 초반의 여자 아닌가?
게다가 어마어마한 미녀라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은 폭발했고, 언론의 보도에 대중의 관심 역시 어마어마하게 쏟아졌다.
윤다예는 이 모든 것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는지 최근들어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며칠전에도 영향 균형이니 어쩌고, 분배가 저쩌고 하면서 계량기로 까다롭게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어제는 스포츠 과학에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영어 원서 논문을 읽고있더라.
‘음… 왠지 미안한데.’
내 옆에 붙어있게 만들려고 한 짓이 이런 나비효과를 일으키다니.
그럼 일환에서 스포츠 마사지도 배우기 시작한 윤다예는 근래 부쩍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들러붙어 오곤 했다.
“아프면 말해.”
“엉.”
침대에 누워 있으려니 윤다예의 가벼운 체중이 허리에서 느껴진다.
내 위에 올라탄 윤다예가 고사리 손으로 꾹꾹 어깨를 눌러대는데… 구단의 전문 마사지사들의 손길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
솔직히 말해 이걸로 피로 회복이 될까 싶긴 한데…
“후우, 후우.”
음… 허리에서 느껴지는 탱글탱글한 엉덩이 감촉이 좋으니 만족이다.
어깨를 조물조물하던 손길이 견갑골을 꾹꾹 누르고, 척추 라인을 따라 내려간다.
점점 거칠어지는 호흡과 뚝뚝 등어림에 떨어지는 물기.
“이제 됐으니까 내려와.”
“아직 안 끝났어.”
손끝에서 힘이 빠진게 확연히 느껴질 정돈데 고집은.
윤다예의 고집을 익히 아는지라 더 입을 열진 않았다. 여기서 괜히 만류해봐야 자존심만 상하게 할뿐이지.
그래도 여자애가 힘들어 죽을라하는데 가만히 엎드려서 안마나 받고 있으려니 미안해서 괜시리 입을 열었다.
“이번 겨울 휴식기에 뭐할까?”
“후… 뭐?”
“겨울 휴식기말야. 3주나 되는데 집에만 있을 순 없잖아.”
분데스리가의 겨울 휴식기는 무려 3주.
이것도 월드컵 때문에 평년보다 준거다. 보통은 4주, 무려 한 달이나 되는 윈터 브레이크를 자랑하는 분데스리가다.
이는 유럽 주요 리그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긴 기간인데,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나 스페인의 라 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A와 비교하면 거의 2배에 달할 정도.
이는 일반적인 유럽 1부 리그가 20개 팀으로 운영되는데 반해 분데스리가의 참가팀은 고작 18개에 불과하기에 가능한 일정이었다.
긴 겨울 휴식기에 팬들은 지루해 죽겠지만 선수 입장에선 참 꿀맛같은 일정이 아닐 수 없다.
남들은 2주 쉬는데 난 1달을 쉬네? 개꿀이지!
특히 처음 겪는 풀타임 시즌에 체력 부족으로 빌빌거리던 나에겐 정말 꿀맛같은 일정이다.
“하아, 하아… 후욱…”
등어림으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과 거친 호흡.
어… 음… 이상하게 꼬츄가 아프네.
“다예야. 어디 놀러갈까?”
“후우, 훅…”
“윤다예? 다예야?”
“하아, 하아…”
“휴식기가 1월 17일까지니까… 팀 훈련 일정상 그전까진 돌아와야겠지만 1월초까진 괜찮겠다. 어디가지? 아! 희연 누나 보러갈까? 지금 호주 오픈 준비한다던데… 그게 언제였더라.”
“시끄러워. 이거나 보고 있어.”
쳇.
괜히 심술이야.
윤다예가 던져준 패드로 뉴스 기사나 훑어보고 있자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이건 뭐야. 나도 모르는 내 이적설이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