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50)
150
2034.01.17. 화요일.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프라이부르크 현 프라이부르크임브라이스가우(Freiburg im Breisgau, Baden-Württemberg) 유로파 파크 슈타디온 (EUROPA-PARK STADION).
분데스리가 18라운드
프랑크푸르트(4-3-3) vs SC 프라이부르크(4–5-1)
GK 게롤트 노아크 / GK 마티어스 짐(C)
RB 파비안 피들러 / RB 프랑크 루트발
CB 알렉산더 마이어(C) / CB 보도 텔레츠키
CB 카를 하이츠만 / CB 마크 슈워쳐
LB 브루노 / LB 울프 로데
DM 할리드 불라루즈 / CM 한스위르겐 볼프
CM 치차로 / CM 토르스텐 귀프
CM 세르게이 바르비레즈 / RW 한스 우베
RW 알베르토 몬디 / AM 필츠 키르스텐
LWF 홍민준 / LW 스타니슬라프 체르소프
CF 도날드 쿡 / CF 리베람 슈테판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프라이부르크는 겨울 휴식기를 맞아 재정비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핵심 선수의 부진, 주전의 부상 등으로 몰락에 몰락을 거듭하며 리그 꼴찌까지 내려갔지만 12월 소폭 반등에 성공하며 후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데 성공한데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샬케에서 붕괴된 중원을 다잡아줄 토르스텐 귀프까지 영입했다.
당연히 후반기 첫경기를 철저히 준비하며 프랑크푸르트의 핵심 홍민준에 대한 대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프로 2년차, 그것도 풀타임은 올해가 처음인 동양인에 대한 경시는 시즌 초 뮌헨을 비롯한 수많은 팀이 박살나며 완전히 사라졌고, 시즌이 진행될수록 그에 대한 대비는 철저해져 마침내 12월에는 패턴 분석이 끝났다.
실제로 나란히 강등권을 헤엄치던 보훔이 홍민준을 꽉 틀어막지 않았나.
틀어막았다기엔 기회를 좀 많이 내주긴 했지만, 대신 프라이부르크는 3주라는 시간을 얻어 더욱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번 경기 프라이부르크 수비진에게 내려진 지침.
“절대 달려들지 말고 거리를 지켜! 돌파력은 무섭지만 거리를 유지하면서 공간을 주지 않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득점력에 비해 슛팅 정확도가 떨어지니 골문 정면을 향하지 못하게 경로만 철저히 막고.”
“거리를 주면 중거리를 때릴 수 있지 않나요?”
“중거리슛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발목힘이 약해선지 정확도가 낮아선지 프로 통산 중장거리 골은 2개에 불과하니까.”
분명 그렇게 분석했는데… 그래서 거리를 두고 돌파만 대비하고 있었는데… 어째서 중거리슛이 들어갔지?
프라이부르크 수비진은 멍청하게 골문을 구르는 공을 바라보았다.
* * *
전의 가득하게 임한 후반기 첫경기.
의욕만땅으로 나왔는데 어째 상대팀 반응이 영 껄쩍지근하다.
‘뭐야? 왜 이렇게 거리를 줘?’
보통 날 상대하는 팀의 전략은 크게 2개.
아예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나한테 공이 이어지지 않도록 고립시키는 것이 하나요, 거친 경합을 통한 플레이 방해가 나머지 하나다. 물론 두 방법 모두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체력적 이슈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날 봉쇄한 팀은 없었고, 그나마 어느정도 제어에 성공한 유로파 1차전 모나코 역시 2차전에서 개박살이 나지 않았나.
그러면서 다양한 견제를 받아왔지만… 이건 또 신박하네.
아에 거리를 두고 돌파만 막겠다는건가?
상대팀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선수가 있다더니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지 불안정한 패스가 끊기며 공수가 바뀐다.
다만 상대팀도 신중하게 나온터라 역습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이제 막 경기가 시작했으니 급할거없이 차분히 빌드업을 하며 지공을 이어가던 중 나에게 연결된 공.
보통이라면 공을 받기 힘들게 혹은 공을 받더라도 이후 플레이가 원활하기 못하게 압박해와야 하는데 이상하게 상대 선수들이 그대로다.
혹시 압박 라인이 낮은가 싶어 툭툭 공을 몰고 올라가는데도 슬슬 물러나며 견제만 할 뿐.
뭘까. 왜 이렇게 공간을 주지?
물론 이때의 공간은 뒷공간을 파고들거나 드리블 돌파 할 공간이 아니라 중거리슛 때리기 좋은 공간이긴 하지만… 혹시 중거리슛 때리는 방향으로 유도한 뒤 재빨리 달려들 생각인가?
이래도 안 나올까 싶어 마음놓고 슛팅 자세를 잡아봤다.
공을 살짝 앞으로 밀어두고 깊게 디딤발을 박고 역동적으로 팔로우 스윙을 하는 그 순간까지 멀뚱히 지켜보는 상대 선수들.
좀처럼 오지 않는 ‘마음 놓고 슛팅할 수 있는 기회’에 대놓고 때렸다.
뻐엉!
30M가 넘는, 거의 35M에 달하는 장거리였지만 반탄력에 한순간 몸이 뜰 정도로 마음먹고 때린 강슛이라 그런지 순식간에 골키퍼의 손을 피해 골문을 가른다.
골문을 구르는 공을 보며 입을 떡 벌리는 상대편 선수들.
거리가 좀 멀다지만 이렇게 아무런 방해없이 마음먹고 때리는데 설마 골 먹힐 각오도 안 했냐?
‘이새끼들 나 무시하나?’
내 슛팅 능력치가 조루를 벗어난지가 언젠데.
전반 4분에 터진 첫골에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재시작을 기다리는데 도날드 쿡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민준. 혹시 저 친구한테 돈줬어? 대놓고 슛팅하는데 멀뚱히 지켜만 보던데?”
“그러게. 저 녀석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 저쪽이 구멍같으니 집중적으로 공략해보자.”
“좋아.”
이어진 경기, 드디어 정신을 차렸는지 상대가 강하게 압박을 해온다.
근데 너네 너무 날 쉽게 보는거 아니냐?
이렇게 달라붙으면… 투둑, 툭, 공이 순식간에 양 발 안쪽을 오가며 엉겨붙던 선수를 통과한다.
그리고 급가속.
[주력 77 ▶ 79] [가속력 77 ▶ 79] [밸런스 77 ▶ 79] [민첩성 77 ▶ 79]휴식기를 맞아 드디어 가장 높은 스탯인 반응속도와 동일한 79를 찍은 신체능력를 앞세워 헛된 몸부림을 치는 수비수마저 돌파,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피해 유유히 골문안까지 드리블을 치며 2번째 골을 넣었다.
역시 예상대로 오늘 상대 선수들 컨디션이 영 메롱인데?
휴식기로 충분히 체력도 회복하고, 스탯도 올렸는데 상대 컨디션도 바닥이다? 그럼 맞아야지.
전반 9분만에 2번째 골을 먹히자 상대 플레이가 거칠어졌다.
어이쿠, 아주 어깨빵을 놓네. 거친 플레이에 맞서 헐리우드 액션을 펼쳐주니 전반 15분만에 옐로 카드 2장을 적립했고,
“악!!”
점점 거칠어지는 플레이에 이미 2골도 넣었겠다 차분히 가자는 생각에 농락하듯 패스만 주고받던차 백태클을 당했다.
다행히 마지막 순간 살짝 뛰며 충격을 줄였기에 망정이지 진짜 제대로 발목을 노린 태클이라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 지나가자마자 반사적으로 다리를 감싸쥐고 나 죽는다며 그라운드를 뒹굴며 열연,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내 고통 연기에 심판이 곧장 빨간 카드를 꺼내 든다.
음… 참으로 명심판이 아닐 수 없군.
전반 17분만에 한 명이 퇴장당해 10명이 된 프라이부르크는 이후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씩씩거리다 패널티 박스 안까지 파고든 미드필더 세르게이에게 반칙을 범해 PK를 내주었고, 이 역시 가볍게 골로 연결하며 순식간에 헤트트릭을 달성했다.
이어 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압도적인 거구를 앞세운 도날드 쿡의 헤딩슛을 상대 키퍼가 용케 막아낸게 멀뚱히 서있던 내 머리에 맞더니 그대로 골, 전반전만에 혼자 4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게 동양의 신빈가? 민준이 이긴다고 선언하니 정말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어…!”
주장의 감탄에 다들 동양의 신비니 쿵푸니 지랄하는데 그딴 거 없다.
이어진 후반전.
멘탈이 터진 상대 선수들의 실수연발 끝에 2번째 PK를 얻어 가볍게 골을 넣었고, 이어 옹기종기 골문 앞에 모여 더 이상의 실점만은 막겠다는 심보로 안티풋볼에 들어간 상대 선수들이 후반 추가 시간 긴장이 풀렸는지 안일한 백패스를 하길래 득달같이 달려들어 가로챈 뒤 그대로 6번째 골을 넣었다.
“이런 미친놈!! 한 경기 6골이라니!! 이건 기록이야! 기록이라고!!”
“넌 진짜 메시야! 새로운 메시라고! 왜 아르헨티나 사람이 아닌거냐고!”
“오 세상에 신이시여…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신나게 세레머니하고 돌아보니 상대 선수들이 죄다 망연자실해서 주저앉아 있다.
…좀 미안하네.
심판 역시 안쓰러웠는지 추가 시간이 좀 남은 것 같았는데 경기가 재개되고 몇 번 패스가 돌자마자 그대로 휘슬을 불며 경기 종료를 알렸다.
휘슬이 울리자마자 우다다 달려가 공을 가져온 치차로가 나에게 건넸다.
“민준!! 이런 기념볼은 챙겨야지 뭐하는거야!”
“아. 고마워.”
공을 끼고 라커룸에 돌아오니 언제 준비했는지 구단 직원들이 샴페인을 뿌려댄다. 6골이 임팩트가 크긴 컸나보네.
사방에서 외쳐대는 고함 소리에 정신없이 고맙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야!!
“뭐?”
“기록 경신이라고!!”
기록? 뭔 기록?
…기록!?
정신없는 와중 경기 MOM으로 뽑히며 감독님과 함께 인터뷰장으로 향하니,
“스카이스포츠입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이적료가 7000만 유로를 돌파했는데요! 홍민준 선수가 이번 이적 시장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EPL에 구단에 뒤이어 라 리가 거인들이 움직인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복귀 가능성이 있습니까?”
“오늘 경기로 경신한 기존 기록의 보유자 루카 요비치 선수는 분데스리가, 그것도 프랑크푸르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구단 역대 최다 이적료를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습니다. 선배의 발자취를 따라 레알 마드리드행에 관심이 있나요?”
“홍민준 선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카이스포츠입니다! 홍민준 선수! 홍민준 선수!!”
…난리났군.
계획대로라면 좀 더 시간을 끌다 발표하는거였지만 안 되겠다.
“전 남을겁니다.”
시끄럽던 인터뷰장이 일순 정적에 잠겼다.
이내 폭발하듯 목소리를 높이는 기자들을 피해 재빨리 기자 회견장을 빠져나왔다.
“그게 무슨… 잔류하는 이유가 뭔가요!!”
“홍민준 선수!”
“홍민준 선수! 홍민준 선수!!”
“홍—”
『한 경기 6골! 분데스리가의 전설이되다!』
『4대 리그에서 한 경기에 6골 득점한 선수가 나온 건 무려 73년만!!』
『동양에서 온 보물, 새로운 기록을 쓰다!!』
『독수리 둥지에서 날아오른 재능!!』
『잔류를 선언한 홍민준! 그러나 이적은 시간문제?』
다음날.
전 유럽 신문 1면에 내 얼굴이 대서특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