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51)
151
잔류 선언을 했음에도 어제 7000만 유로의 벽이 깨졌다.
빅딜이 일상화 된 EPL이라면… 혹은 중하위권 구단이야 돈없어 죽는다 비명을 질러도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최상위 구단들은 EPL의 여느 부유한 구단 못지 않은 씀씀이를 자랑하는 라 리가라면 한화 1000억의 이적료도 ‘좀 쓰네?’ 정도겠지.
하지만 소박한 분데스리가에서 7000만 유로의 이적료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유일하게 재정적으로 밀리지 않을 뮌헨이 있긴 하지만 거긴 워낙 짠돌이에다 독일에서 가장 선망되는 클럽이라는 네임벨류를 앞세워 자국 유망주를 헐값에 쓸어가는 녀석들이니까.
확실히 한 경기 6골 임팩트가 크긴 컸나보다.
『73년 만에 재현된 기록!!』
「지난 60/61 시즌 세리에A에서 오마르 시보리가 인터밀란을 상대로 6골을 넣은 이후, 유럽 4대 리그에서 73년 만에 한 경기 6골을 기록한 선수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에서 온 독수리 군단의 보석 홍민준(21. 프랑크푸르트).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던 이 무명의 선수는 지난 올림픽에서 자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득점왕을 기록, 화려하게 축구계에 등장했다.
이후 바르셀로나에 입단하며…
…
프랑크푸르트에 완전 이적으로 합류한 후…
…
시즌 초, 열애설만으로 독일의 젊은 여자들을 들썩이게 만들며 영향력을 과시한 홍민준은 독일 여자들이 뽑은 섹시한 축구 선수 1위에 선정되었으며…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잔류를 선언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주목받는 루키가 독수리 군단의 유니폼을 입고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기사를 보아하니 무려 73년 만의 기록이란다.
7년도 아니고 73년.
한 경기에 5골을 넣은 선수는 그간 종종 있어왔다.
후반 교체 투입되서 최단 시간 헤트트릭을 기록하고, 이어 2골을 더 넣으면 후반에만 5골을 넣은 뮌헨의 레반도프스키나 챔스에서 레버쿠젠을 상대로 5골을 넣은 메시 같은 인간 말이다.
근데 6골은 73년만이라니… 한 골 차이가 이리 클 줄이야.
덕분에 지금까지의 관심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관심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이 정도면 더 쏟아질 관심도 없겠다고 생각했거늘… 난 바보였어. 세상에 관심의 끝이 어딨다고.
얼마나 난린지 독일 언론에서 내 어린 시절을 싹 긁어서 칼럼으로 내보냈더라고.
나도 모르는 내 학창 시절 일화나 친구들의 인터뷰, 경기 스타일 분석 같을걸 보고있으려니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
“확실한가?”
“네! 확실하게 남습니다! 7000만 유로가 아니라 1억 유로를 줘도 남는다구요!!”
“어허… 1억 유로면 팔아야지 무슨 소리야.”
“…….”
“농담일세. 1억 유로가 있어도 우리팀에 자네같은 선수가 올리가 없지.”
싱글벙글하던 감독님이 급정색을 한다.
“근데 1억 유로면 가능성 보이는 유망주 싹 긁어 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자네같은 선수 하나가 터지는거지.”
그냥 이적할걸 그랬나.
사실 잔류 결정은 진작에 내렸다.
감독님과 면담하고 집에 돌아온 바로 그날, 밤이 늦도록 오하린, 윤다예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었다.
이적을 할지, 말지.
한다면 필수적으로 요구할 조건과 어느 팀이어야 유리할지.
안 한다면 왜 잔류하는지.
내 지금 상황과 미래, 주변의 상황과 조건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과는 잔류.
들인 시간에 비해 사실 어려운 결론은 아니었다.
실리적으로나 명분적으로나 지금 당장 이적하는것보다 잔류하는게 훨씬 유리했으니까.
실리적으로 생각해볼때 굳이 지금 이적할 필요가 없다.
언론에서는 네임벨류 좀 된다는 온갖 구단을 들먹이지만 실제 오퍼를 보낸 구단은 맨유와 뉴캐슬, 첼시.
그리고 이 중 정말 날 영입하길 원하는 곳은 맨유와 뉴캐슬이다.
첼시는 바람잡이 역할일 뿐이고.
결국 이번에 이적한다면 맨유와 뉴캐슬인데… 프랑크푸르트와 비교해 메리트가 크지 않다.
계약 조건이야 엄청 좋아지겠지.
구단 간의 합의 전 사전 접촉 금지 규정 때문에 직접적인 연락은 안 되도 이런저런 줄을 통해 양 측에서 제안할 대략적인 조건은 이미 전해들었다.
연봉부터 옵션, 혜택까지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좋아지는 건 확실하지만 그것뿐.
프랑크푸르트에 있어도 분데스리가라는 유럽 4대 리그 중 하나에다 유로파 리그에서, 그것도 팀의 핵심 중의 핵심으로 뛸 수 있는데 맨유나 뉴캐슬로 이적하면?
그나마 맨유는 같은 유로파 리그지 뉴캐슬은 유로파 밑의 컨퍼러스 리그잖나.
거기에 올 시즌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유럽 대항전 경기에 출전했으니, 후반기 이적해도 맨유나 뉴캐슬 소속으로 유럽 대항전 로스터에 등록할 수 없고.
이건 이적해봐야 리그와 컵대회만 뛸 수 있을 뿐, 유럽 대항전은 그대로 날아간다는거다.
열심히 뛰어서 본선에 진출시켜놨는데 이게 뭔 죽쒀서 개준꼴이야. 절대 안 되지.
게다가 명분적으로도 프로 2년차에 벌써 2번째 구단인데 또 이적한다? 프로 2년차에 벌써 3번째 이적? 임대까지 포함하면 4번째네?
…내가 뭐 원클럽맨에 대한 로망이 있거나 저니맨에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건 아니지만 이건 좀 심하지.
무엇보다 내 선택지가 고작 맨유랑 뉴캐슬이라는게 마음에 안 든다.
리그 우승권 팀도 아니고, 챔스 진출한 팀도 아니잖아. 이적료도 고작 1000억?
당장 이번 시즌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며 최대한 성장한 뒤 월드컵에서 맹활약하고 나면 내 몸값이 얼마나 뛸까.
아마 지금의 7000만 유로보단 많이 나가겠지.
프랑크푸르트에 대단한 충성심이나 애착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내가 활약할 기회를 준 구단이니 두둑한 이적료를 안겨줘야 하지 않겠어.
물론 비싼 몸값의 선수라는 타이틀도 좀 달아보고.
아직은 희망사항이지만 역대 최고 이적료도 한 번 경신해줘야지. 벌써 2030년 중반인데 언제까지 2017년 네이마르가 최고 이적료야.
여튼, 우리의 결론은 잔류였고 적당한 시기… 예를들면 언론이 알아서 난리를 쳐주며 내 인지도를 높일만큼 높여줬을 때 팀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잔류를 선언해서 이미지도 챙기자는 계획이었다.
뭐… 계획은 그랬는데 한 경기 6골 기록으로 너무 이목이 쏠려서 재빨리 잔류를 선언했지만.
근데 맨유랑 뉴캐슬 이것들은 잔류한댔는데 왜 자꾸 오퍼를 넣는거지? 설마 그냥 튕기는거라 생각하나?
이번 시즌만큼은 뮌헨보다 더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며 프랑크푸르트는 신나게 달려나갔다.
분데스리가 18라운드 SC 프라이부르크전을 시작으로 19라운드, 20라운드, 포칼 16강까지 파죽지세로 4연승 달성에 성공하며 리그 순위도 2위로 올랐고, 포칼도 8강에 안착했다.
후반기 단조로운 전술이 분석당하고 체력 이슈가 생기며 부진할거란 전문가들의 예측을 가볍게 즈려밟는 순조로운 출발.
바깥에서 이적료가 얼마니 기록이 어떻니 시끄러워도 나는 꾸준한 경기력을 뽐냈다.
19라운드에서 1골, 20라운드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놓쳤지만 평점 1위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고 포칼 16강에선 전반 벤치에 앉았다가 후반 20분을 뛰며 1어시스트를 적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으니까.
그리고 겨울 이적 시장이 끝나는 1월 마지막날.
“와우! 맨유랑 뉴캐슬이 급하긴 급한가보네.”
마침내 내 이적료가 8000만 유로를 돌파했다.
뭐, 들어보니 바로 지급하는 액수는 절반에 불과하고 나머지 절반도 다시 반은 분할지급에 반은 옵션이라니 총액만 높지 실속은 영 별로인게…
“얘네 그냥 쇼하는거네.”
쇼였다.
“우리가 이만큼 진심이다 보여주고 다음 이적 시장에 노리려나본데?”
오하린의 코웃음에 인터넷으로 맨유와 뉴캐슬을 검색해봤다.
“음….”
리그 6위 8위라.
최소 챔스 진출권인 4위도 못하면 8000만 유로라 아니라 8억 유로라도 안 간다.
…진짜 8억이면 괜찮으려나.
그렇게 무수한 찌라시만 남긴 겨울 이적시장이 끝나고 2월이 밝았다.
우리 팀이 부진할거란 예측을 내놓으며 잔뜩 비웃음만 당한 소위 축구 전문가들이 ‘두고봐라 2월부터 진짜 부진해진다!’라며 예측을 하는건지 저주를 하는건지 모를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하던 무렵.
“으악!!”
훈련 중 도날드 쿡과 부딪친 치차로의 다리가 기묘한 방향으로 꺾였다.
193cm에 90kg가 넘는 거구의 흑인과 165cm에 67kg의 선수가 몸싸움을 벌였으니 상대가 안 되는게 당연한데 팀의 선전에 의욕이 넘친 치차로가 과욕을 부리다 일어난 사고였다.
“끄으으…”
다리를 부여잡고 눈물만 질질 흘리는 치차로를 보는 순간 직감했다.
빠르게 복귀하기 힘든 부상임을.
“재활까지 2개월이래. 미안해 얘들아.”
수술이 끝난 치차로는 초췌한 얼굴로 사과부터 해왔다.
“괜찮으니 몸조리나 잘해.”
동료들의 위로에 애써 미소짓던 치차로가 문득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미안 민준. 너에겐 정말 면목이없어. 이번 시즌 너무 잘나가니까… 그래서 혹시나 국가대표에 뽑힐 수 있을까 너무 무리했어. …월드컵 꼭 나가고 싶었는데.”
그러면서 펑펑 우는 녀석의 모습에 그저 괜찮다는 말만 반복해서 해줄 수 밖에.
“빨리 낫기나 해. 너 올때까지 성적 유지하고 있을테니까.”
녀석 앞에선 자신만만하게 그렇게 말했지만…
『충격!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패배를 당한 프랑크푸르트!!』
치차로가 없는 첫경기.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처참한 경기력으로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