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55)
155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다.
한 팀당 11명씩 총 22명의 선수가 얽히고설키는 운동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동시에 축구란 선수 개개인의 퀼리티가 중요한 운동이기도 했다.
전술이 발전할수록 공간과 압박은 전술의 핵심이 되었고, 이는 현대 축구가 그라운드라는 한정된 공간을 얼마나,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점유하느냐로 만들었다.
더 이상 선수들은 고정된 포지션의 역할에 구애받지 않는다.
공격수에게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요구되며, 수비수에게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요구된다. 공격수가 공격만, 수비수가 수비만해서는 충분하지 않은 토탈풋볼의 시대.
11명의 선수들은 ‘전술’에 맞춰 조직적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그라운드라는 한정된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 싸운다.
그리고 서로의 장점을 모방하고 흡수하며 격차가 줄어든 현대 축구의 전술은 결국 한정된 공간에서 개개인의 선수가 맞부딪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팀 스포츠의 축구에서 선수 개개인의 퀼리티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똑같은 공간을 점유해도 선수 퀼리티에 따라 승부가 나뉘는 것.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런 퀼리티를 가진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치차로였다.
그간 치차로는 팀의 중추이자 허리인 중앙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고, 템포를 조절하며, 볼의 운반과 배급을 담당하며 적의 공세를 1차적으로 막아왔다.
이를 위해선 그 어느 포지션보다 압박이 심한 중앙에서 공의 소유권을 지킬 수 있는 볼키핑 능력과 상대의 방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압박 능력, 볼을 전진시킬 수 있는 드리블 능력, 배급할 수 있는 패스 능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적절하게 이행할 수 있는 뛰어난 운동 능력과 적절한 판단력까지 갖추어야 했다.
말로만 들어도 복잡한 것을 경기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
강팀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뎁스가 얇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이게 가능한 건 치차로가 유일했다.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의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거치고 매번 성인 대표팀 상비군이 이름을 올리는 치차로의 재능은 프로 중의 프로만 모이는 분데스리가에서도 빛날 정도였으니까.
만약 첫 유럽 진출 팀이 프랑크푸르트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하필 이적한 시즌에 프랑크푸르트가 2부로 강등되지 않았다면 치차로는 진작 아르헨티나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을거다.
이런 중요하고 어려운 포지션을 커리어 내내 측면에서만 뛰어온 선수가 며칠 간의 훈련만으로 능숙해진다면 그 선수는 분명 축구 지능이 엄청난 선수일터.
그 뛰어난 축구 지능의 선수가 바로 나다.
물론 상태창 덕분에.
【기술】
[개인기 79] [드리블 79] [트래핑 79] [숏패스 60 ▶ 65] [롱패스 60 ▶ 65] [슛팅 65] [프리킥 42] [헤더 41] [태클 32 ▶ 40]【정신】
[시야 60 ▶ 65] [예측력 50 ▶ 60] [판단력 65 ▶ 70] [집중력 60 ▶ 65] [오프더볼 60 ▶ 65] [공간마크 45 ▶ 50] [침착성 60 ▶ 65] [리더십 43] [팀워크 55 ▶ 60]【신체】
[주력 79] [가속력 79] [밸런스 79] [민첩성 79] [반응속도 79] [파워 61 ▶ 63] [점프 51] [지구력 62 ▶ 65] [회복력 68]【히든】
[천재성 65] [매력 95] [지능 60]【신장 182.7cm|73kg】
【보유 포인트 68 ▶ 0P】
꾸준히 올리던 신체 능력이 한계에 이른 뒤 한동안 모으기만 하던 포인트가 무려 68.
그간 월드컵을 대비한다고 모은 것도 있고, 겨울 휴식기에 희연 누나 만나러갔던 호주에서 꽤 짭짤하게 벌기도 했고, 에바와 그 친구들의 도움도 있었다.
그렇게 모은 68포인트.
천재성을 올려서 한계 능력치를 뚫을까, 지능을 올려서 축구 전반적인 이해도를 올릴까도 고민했지만… 당장 필요한 건 메짤라로 뛸 수 있는 능력.
패싱력과 경합에서 버티고, 더 많이 뛸 수 있는 능력치를 올리기도 했지만 이번에 무엇보다 집중적으로 투자한 분야는 정신 능력치.
처음엔 이걸로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좋은 선택이었다.
“내가 압박할게 패스 경로 막아.”
내 기점에서 시작된 선취골 이후 라이프치히의 공격이 거세졌다.
바로 슛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것도 골키퍼와 1:1 대결이 되는 결정적인 키패스를 넣어주었지만 너무 급하게 달려온 탓인지 도날드 쿡의 슛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쉽게 어시스트 적립에는 실패했다.
그나마 골키퍼 선방에 튀어나온 세컨볼이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니콜라 스비예츠에게 향하며 득점했으니 망정이지, 조금씩 눈을 뜨던 패스하는 재미를 잃을뻔했네.
“세르게이, 측면! 측면이 빈다!”
“저쪽 압박해!”
“커버!”
선취골을 먹힌 라이프치히의 공격이 거세지니 몸은 물론 입까지 바빠진다.
그간 팀적 배려로 수비 부담이 거의 없어 몰랐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상대를 압박하고, 패스 경로를 막고, 커버를 하는건 많은 활동량을 요구한데다 무엇보다 이렇게 뛰어도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게 가장 힘들다.
수비한다고 빨빨 뛰어봐야 요리조리 공을 돌리는 상대를 볼 때 얼마나 힘이 빠지는지.
게다가,
“라인 유지해! 너무 따라가지말고 공간을 잡고 있어!!”
아군의 움직임, 상대의 움직임, 공의 위치 등에 따라 끊임없이 머리를 굴리는게 심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으으 머리아파.
‘근데 왜 재밌냐.’
분명 몸도 마음도 머리도 힘든데 이상하게 재밌다.
지금까지의 플레이와는 전혀 다른 즐거움.
나는 지금까지 ‘내 플레이’에만 집중해왔다.
팀의 전술이 어떻고, 상대가 어떻고… 물론 감독님의 지시나 팀적 움직임에 맞추고, 상대의 대응에 변화를 주곤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 플레이’.
우리 팀이든 상대 팀이든 내가 잘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축구를 해왔다.
이건 축구를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이래 변하지 않았던 불변의 법칙. 팀에서도 내 장점을 살리기 위해 전술을 맞춰주고, 동료들도 내 플레이에 맞춰 움직여준다.
그렇게 오롯이 내 장점을 살린 플레이에 전념해왔는데… 지금은 다르다.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내 움직임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팀이 무엇을 원하고, 상대는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러니까, ‘축구’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아직 ‘이해’라고까진 못하겠지만… 축구의 흐름, 경기의 방향, 전술의 형태 그런게 어렴풋하게 와닿는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
“커팅!!”
“잘했어!!”
흐름에 몸을 맞춰 움직이던 순간, 일순 상대의 패스 경로가 눈에 그려지듯 보였다.
나도 모르게 뛰어가 몸을 날리자 태클에 걸리는 공.
몸을 일으키며 반사적으로 전방을 훑었다.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던 상대 선수들이 황급히 수비로 전환하며 생긴 빈틈. 그러나 자세를 잡고 차면 늦는다.
순간적인 판단 하에 엉거주춤 반쯤 일어서던 자세로 그대로 공을 걷어찼다.
“고!!”
낮고 빠른 긴 패스가 오른쪽 측면을 달리는 몬디의 앞으로 떨어진다.
상대의 측면 수비수가 따라붙지만 속도 경쟁의 승자는 몬디.
길게 공을 차고 달리던 몬디가 한 박자 빠르게 러닝 크로스를 올렸고, 유려하게 휘어진 공은 육중한 덩치만큼 둔하게 뛰어들어가며 힘껏 러닝 점프를 뛴 도날드 쿡의 머리를… 한참 벗어나 반대쪽으로 향했다.
다행히 흐른 공을 잡은 건 오버 래핑에 들어갔던 왼쪽 풀백 브루노.
다시 크로스 올리려는걸 재빨리 제지했다.
“천천히! 뒤로 돌려! 수비 진영이 갖춰줬으니까 다시 후방 빌드업부터 시작하자!”
아쉽게 합이 맞지 않아 좋은 공격 기회가 날아갔지만 서로에게 따봉을 날려주는 도날드 쿡과 알베르토 몬디의 표정이 밝아보이는건 모처럼 경기력이 올라왔기 때문이 아닐까.
내 발끝이 위협적이라 느꼈는지 라이프치히의 압박이 한층 거세진다.
이렇게 뛰면 후반전엔 어쩌려고 이러는건지 원.
그러나 후반은 후반이고, 당장 압박의 강도가 거세지니 쉽게 볼을 전개할수가 없다.
패스란 결국 받아주는 선수가 있어야하는데, 내가 아무리 탈압박을 한들 사방을 둘러싸고 패스 경로를 막으면 줄곳이 없어지니까.
왼쪽 메짤라로 출전한 나에게서 출발한 공이 오른쪽 메짤라인 세르게이, 오른쪽 풀백 파비안 피들러, 홀딩 할리드 불라루즈에 이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거센 압박에 쉽사리 볼을 전개하기 어려운 상황.
이렇게 압박을 해온다면 차라리 뒷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주는게 좋겠지만… 아무리 나라도 먼 거리에 정확한 패스를 전달하려면 자세를 잡을 시간이 필요하다.
힐끔 전광판을 보니 어느덧 추가 시간도 끝나가는 상황.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전반전을 1:0으로 리드하며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 * *
“오늘 홍민준 선수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맞습니다. 측면에서의 활약이 워낙 인상 깊어서 그런지 중앙에서 뛰는 모습이 굉장히 낯설었는데요. 커리어 첫 중앙 미드필더 출전이라 걱정했는데 아주 잘해요. 흠잡을데 없는 경기력입니다.”
“홍민준 선수가 활약하니 팀의 경기력도 덩달아 살아났죠?”
“그쵸! 사실 지난 경기들, 팀이 3연패를 하던 경기에서도 홍민준 선수는 빛나지 않았습니까? 3연패 기간에도 꾸준히 골을 넣어주며 고군분투했는데 팀의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어요. 오늘은 홍민준 선수도, 팀도 너무나 잘하네요.”
오랜만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프랑크푸르트의 모습에 신난 해설진이 힐끔 시간을 확인한다.
“이제 전반 추가 시간도 거의 끝나가는데요. 주심이 시간을 확인하죠? 곧 휘슬을 불— 어? 홍민준 선수 공을 툭툭 치며 몰고나갑니다.”
“이거 마지막으로 돌파해보나요?”
“갑니다, 갑니다! 간결한 터치로 방향전환! 순식간에 압박을 벗어나는 홍민준!!”
“계속, 계속 가야죠! 이건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