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66)
166
사실상 구단의 항복 선언이라 할 수 있는 조치에 과연 이것이 리더십 효과…! 하며 감탄했지만 사실 이건 리더십이고 말고를 떠나 구단의 삽질이 너무 컸다.
꼴랑 7포인트 써서 이제 겨우 50이 된 리더십 효과라기엔 그 반응이 너무 즉각적이고, 너무 좋았으니까.
‘그러게 누가 팀의 에이스를 응애, 아니, 음해하래.’
팬들이 보기엔 구단이 팀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린 에이스를 길들이려는 모습으로 비췄을터.
실상은 재계약을 둔 구단과 선수의 파워게임이지만, 복잡한 내부 사정이야 알게 뭔가.
팬들 입장에선 시즌 농사가 결정되는 후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어주는 에이스를 지키는게 중요하지.
게다가 파워게임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구단이 과잉 대응을 하며 선수단의 분노를 산게 결정적이었다.
주장을 위시한 고참 라인이 ‘정치질 그만하고 경기에 집중하자!’라는 의도의 인터뷰를 하자 구단 수뇌부도 버틸 수 없었겠지.
프랑크푸르트가 무슨 구단주가 지배하는 구단도 아니고, 팬과 선수단의 반발에 직면한 이사회가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하린이 말로는 이사회가 크게 물갈이 될 것 같다는데… 친 홍민준 파벌이 대권을 잡아 반대파를 숙청할 각이란다.
음… 스스로가 무서워지는 영향력이군.
“으스대지말고. 내가 친 홍민준 파벌이랬다고 진짜 이사회가 너 하나로 싸운 줄 알아? 그냥 널 계기로 파벌이 크게 붙었다가 예상외의 사태로 한쪽이 아주 몰락했을 뿐이야.”
리더십 더 올려볼까….
* * *
이사회야 치고박든 우리는 유로파 리그 16강, 맨유전을 준비했다.
EPL의 명문을 대접하기 위해 어수선한 상황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대비했는데…
“뭐야? 명단 이거 맞아?”
“너무한다 진짜. 이거 완전 2군 아냐.”
“우릴 이렇게 무시한다고? 우리가 시드팀인데?”
맨유와의 경기를 1시간 앞둔 경기장.
열심히 준비한 우리를 허탈하게 만드는 맨유의 스타팅 라인업이 발표됐다.
핵심으로 꼽히는 에이스는 물론이고 다수의 주전 선수가 빠진, 그야말로 2군에 가까운 라인업이.
“친구들. 섬나라 놈들이 우리 분데스리가를 얕보나본데, 우리가 이대로 참아야 하나?”
“아닙니다!!”
“분데스리가의 저력을 보여주겠습니다!!”
감독님이 맨유 라인업이 적힌 종이를 팔랑이며 선동하자 선수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응? 그게 왜 그렇게 연결되지?
분데스리가야 유럽 4대 리그 중 가장 일정이 널널한 리그로 유명해서 다들 잊고 있나본데, EPL은 일정이 가장 혹독하기로 유명한 리그다.
리그 경기수도 많고, 유럽 대항전에 진출한 팀은 당연히 유럽 대항전도 치뤄야하며 무엇보다 영국은 컵대회가 2개나 있다. FA컵과 카라바오컵이라고.
게다가 맨유 정도의 구단이라면 핵심 선수는 국가대표도 겸하기 마련.
맨유전을 준비하며 다예랑 스터디 좀 했는데, 그때 본 맨유 일정은 진짜… 어휴, 지옥이다, 지옥.
우리야 3주에 가까운 겨울 휴식기를 보낸 뒤 1번의 포칼컵 경기를 제외하면 일주일에 1번 꼴로 리그 경기만 치뤘지만 맨유는 리그, FA컵, 카라바오컵에 챔스 조별예선에서 3위에 그치며 유로피 리그로 강등, 16강 P.O 2경기까지 치뤄야 했다. 거기에 핵심 선수들은 국가대표까지.
스쿼드를 보니 누가 EPL 구단 아니랄까봐 후반기 부상 병동이 찾아왔더만.
당장 경기 준비기간만해도 우리팀은 무려 5일을 쉬며 대비했는데, 맨유는 3일전에 리그 경기를 치뤘다.
리그 순위라도 여유로웠으면 거기서 로테이션을 돌렸을텐데, 하필 4위와 승점 1점 차이로 6위.
챔피언스 리그라면 모를까, 맨유 입장에선 유로파보단 리그가 더 중요할터. 당연히 리그 경기에 풀전력을 가동해서 간신히 이기고 독일로 날아왔으니, 선수단 상태가 좋으면 그게 사이보그지 인간이겠는가.
“감독님. 맨유는 경기 일정 때문에 지금— 읍!”
나도 뻔히 아는 이런 사정을 감독님이 왜 모를까 싶어 말하려는데 두툼한 손바닥을 입을 막는다.
누군가 봤더니 주장 알렉산더 마이어가 거친 얼굴에 씨익, 악동같은 미소를 머금고 손가락을 올리고 있었다.
“주장?”
“감독님도, 나도, 어지간한 선수라면 다 알아. 그래도 냅둬. 저래야 어린 녀석들이 쫄지 않고 덤벼들지.”
음… 이것도 나름 심리전이라 할 수 있나?
새삼 라커룸을 보니… 확실히, 경력 좀 있는 선수들의 어색한 호응에 비해 젊은 선수들은 맨유를 타도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참 순진한 녀석들이야.
유럽에 진출한 이후 스페인 라 리가에서 3경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0경기를 넘게 뛰었다. 뭐, 2부 기록도 더하면 분데스리가 경기수가 2배 정도 되겠네.
여기에 유로파 조별 리그에서 맞붙은 프랑스 리그 구단 모나코와의 2경기까지 더하면 나름 스페인, 독일, 프랑스의 리그 스타일을 맛봐다고 해도 좋을터.
이번에야말로 가장 선망하던 리그, EPL 구단과의 첫경기라 내심 기대가 컸다.
EPL 구단의 스타일은 어떨까. 여긴 어떤 식으로 공격을 풀어나가고, 어떤 식으로 수비를 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또 뚫렸어!”
“저 동양인 새끼 발목을 부러뜨려버려!!”
“퍽킹 아시안! 그만 날뛰라고!!”
너무 쉬웠다.
상성상 나에게 딱 알맞은 리그라고 할까.
“주장, 라인을 올리죠. 몬디랑 피들러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 들어가도 될 것 같아요.”
“음. 압박에서 버틸 수 있겠나?”
“당연하죠. 주장과 할리드가 뒤에서 패스 경로 만들어주면 최악의 경우에도 탈취당하진 않을 자신 있어요.”
주장의 허락에 우리팀의 라인이 한층 높아지며 공격이 거세졌다.
유로파 리그 16강 원정, 프랑크푸르트 홈에서 치뤄지는 경기.
불과 3일전 치열한 리그 경기를 치루고 온 맨유는 주전을 가동하기 불가능한 상황에서 2군으로 팀을 꾸려 원정 무승부를 노리는 듯 했다.
언더독을 상대하는 강팀답게 않게 시작부터 느린 템포를 가져가더니, 어울리지 않게 평소 경기보다 라인마저 낮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선수 성향, 리그에 따른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인지 수비에 있어서 압박의 강도는 여타 분데스리가 팀들보다 훨씬 격렬했다.
공을 잡기도 전에 몸부터 밀고 들어오는 거칠기 그지없는 압박.
일대일 마크가 아니라, 공을 잡은 선수를 사방에서 조여오는 엄청나게 적극적이고 격렬한 압박이었다.
보다 지역방어에 중심을 두고 공간을 없애는 분데스리가 구단들보다 몇 배는 강도 높은 압박에 우리팀은 초반 번번히 공을 탈취당하며 몇 차례 실점 위기까지 겪었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맨유의 이런 적극적인 압박은… 오히려 나에게 엄청난 공간을 내주었으니까.
압박이란 양날의 검이다.
상대 선수를 압박하기 위해 달려들면 자연스레 그 공간은 비기 마련. 이때, 분데스리가 팀들은 일반적으로 그 빈공간을 커버하며 공간을 없앤다.
허나 맨유는 달랐다.
압박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숫자가 훨씬 많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내가 공을 잡으면 앞뒤, 좌우에서 순식간에 달려들어 압박에 나서는 선수들을 볼 수 있지.
이런 강렬하고 적극적인 압박은 상대가 볼을 전진시키는 것을 막을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도 위험 지역에서 역습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반대로,
“안 돼! 따라가지마!”
“파울로 막아!!”
그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텅 빈 광활한 공간을 드러낸다는 거다.
이번 경기 내가 주요 경계 인물이었는지 내가 공을 잡기도 전부터 2~3명씩 달려드는 맨유 선수들. 그러나 적극적인 자세와는 별개로 결과는 썩 신통치 못했다.
그야 얄미울 정도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날 막지 못하고 번번히 놓치고 있으니까.
이번에도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패스를 받아 한 명을 제치고, 이어 허공에 살짝 튀어오른 공을 인사이드로 재빨리 받기 좋게 내려놓는다.
단 두 번의 발놀림으로 순식간에 제쳐진 녀석이 그라운드에 길게 스터드 자국을 남기며 다시 달려들지만 이번에도 빙글, 가벼운 턴으로 녀석을 피해내며 반대쪽에서 달려들던 녀석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내 달린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이루어진 탈압박에 반 박자 늦게 달려들던 놈은 자기편과 뒤엉켜 멀어지고, 3명의 상대 선수가 사라진 그라운드는 너무나 넓고 광활했다.
내가 마음껏 휘저을 수 있을 만큼.
달려드는 날 놔둘 수는 없으니 후방에서 대기하던 남은 맨유 선수들이 달려든다. 파울을 감수하겠다는 결연한 표정.
허 참… 얘들, 아직도 날 잘 모르는구나.
모르면 어쩔 수 없지. 맞아야지.
빠른 속도로 달려들며 현란하게 헛다리를 짚다가… 거칠게 달려드는 타이밍에 맞춰 그대로 다이빙.
삑! 삑!
“레프리!! 헤이 레프리!! 헐리우드, 헐리우드 액션!!”
억울하다고 외치는 흑인 선수 앞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숨이 안 쉬어진다는 듯 컥컥거리고 있으니 주심이 단호하게 옐로 카드를 꺼내든다.
“왓!? 헤이! 헤이, 레프리!! 와이! 와이!!”
순박한 눈망울과는 달리 꽤 열혈남아인지 주심을 따라가며 고래고래 ‘와이’를 외치는 녀석을 동료들이 막아서는걸 지켜보며 슬그머니 일어나 앉으니 브루노가 감탄한다.
“민준. 넌 정말 타고난 연기자야. 나중에 영화배우로 데뷔해보는건 어때? 네 얼굴이면 어디든 모셔갈거 같은데.”
“연기도 얼굴이 되야 더 먹어주는거야.”
“…재수없어 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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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전에서 보여준 홍민준의 믿을 수 없는 깜짝쇼에 유럽 관계들도 경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