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68)
168
맨유와의 두 경기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첫번째로는 1차전에서 보여준 미드필더로서의 내 실력.
“홍민준의 발전은 인상적이네요. 정말, 무척 인상적이에요. 이 선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받던 부분에서 엄청난 발전을 보여줬어요.”
“올림픽 득점왕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홍민준은 언제나 주목해야 할 유망주로 평가받아왔죠.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돌파력을 앞세운 특유의 플레이는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무서운 건, 이 선수는 데뷔 이후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겁니다.”
“솔직히 말할게요. 전 이 선수가 이렇게 성장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워낙 패턴이 단순하다보니 분석되고나면 금방 사라질 유망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보세요. 지금의 그는 점점 완전해지고 있어요. 제가 홍민준에게 가장 놀랐던 건, 그 끝을 모를 잠재력이에요! 맙소사, 이 선수는 이제 겨우 21살이라구요!!”
그간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올림픽 득점왕부터 2분데스리가 득점왕, 전반기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까지 내 평가는 주목해볼만한 유망주에서 가장 뛰어난 젊은 세대의 선수 중 하나로 올라갔고 실제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총액 8000만 유로의 제안을 받는 위치까지 이르렀다.
분명 훌륭한 평가임에는 틀림없었으나 결국 ‘유망주’ 중의 최고에 불과했다.
아니지. 그조차 최고가 아니라 최고 중 하나지.
아직까지 인터뷰를 통해 입을 터는 호르헤 가르시아를 비롯해 가브리엘 멘디나 호드리구, 레지나 같은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유망주’ 라인에 묶여왔으니까.
하지만 이번 맨유와의 2차전은 그런 내 평가조차 뛰어넘게 만들었다.
분데스리가에서의 활약만으로 부족했던 것, 바로 ‘검증’을 통과하게 만들었으니까.
선수마다 잘 맞는 리그가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EPL이나 라 리가에서 처절한 실패를 하는 선수도 있고, 반대로 EPL이나 라 리가에서 엄청난 활약을 통해 분데스리가로 이적했는데 죽을 쑬 수도 있다.
이를테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절한 실패를 한 내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것처럼.
물론 여기엔 이유가 있다. 바르셀로나 당시의 나는 키가 갑작스레 7cm가 넘게 크며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었으니까.
하지만 대중들에게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 리그를 옮겨서 실패하는 선수에게 이유가 없었겠는가?
새로운 감독이 제대로 못 썼을수도, 맞지 않는 전술에 맞지 않는 역할을 맡겼을수도, 현지 적응에 문제가 있었을수도 있지만 대중들이 주목하는건 어디 리그에선 잘 하던 선수가 어느 리그에선 폭망했다는 결과뿐이다.
나는 프랑스의 강자 모나코와 EPL의 터줏대감 맨유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한 때 세계 최고 소리를 듣던 모나코 듀오를 정면에서 뚫어내고, 2차전 맨유의 1군을 상대로 압도적인 볼키핑력과 전진성을 보여주며 클래스를 증명하지 않았나.
특히 맨유와의 2차전 후반에 보여준 모습이 결정적이었다.
맨유 선수들 사이에서 홀로 공을 지켜내며 농락하듯 움직이던 장면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니까.
“홍민준의 개인 기량은 믿을 수 없을 정돕니다. 유로파 리그 16강 맨유와의 2차전에서 보여준 볼키핑 능력을 보세요! 무려 2분입니다. 20초가 아니라, 2분이요! 홍민준은 2분 동안 맨유 선수 사이에서, 사방이 둘러쌓인 가운데서도 절대 공을 뺏기지 않고 버텼습니다!”
뜬금없이 터진 그 시간이 느려지는 기묘한 현상과 탈진한 맨유 선수들의 상황이 절묘하게 맞물리며 만들어진 이 장면은 ‘맹구 참교육’, ‘홍민준의 축구 교실’, ‘축구 도사의 탈압박’, ‘나 혼자 축구함’, ‘SSS급 축구 선수의 실력’등의 무수한 짤방을 만들어내며 센세이션 한 화제를 일으켰다.
당시엔 그냥 수비만하는 상황이 짜증나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맨유 선수들 농락할 속셈으로 했던 플레이가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어찌됐든 맨유의 주전을 상대로 2분 동안 혼자 공을 가지고 놀던 이 장면은 대중은 물론 축구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준 것 같다.
“이제는 명확합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선수 중 최고는 홍민준입니다.”
“실력부터 성장세, 잠재력과 태도까지! 그는 완벽한 선수에요.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 이후, 우리는 또 한 번 새로운 시대의 선수를 맞이할 겁니다.”
음. 뭘 좀 아는 양반인가.
그리고 두번째로 화제가 된 건…
“홍은 왕자님이에요! 막, 반짝반짝하고, 응, 잘생겼어요. 목소리도 좋고, 그리고, 어… 좋은 냄새도 나요!”
“그렇구나. 그럼 에밀리랑은 왜 싸웠니?”
“에밀리가 누구에요?”
“통로에서 사라하고 싸웠던 아이가 에밀리란다.”
“에밀리는 욕심쟁이에요! 홍을 뺏어가려고 했어요! 내가 손잡고 나가는건데, 내 차롄데 자꾸 자기가 하겠다고, 막, 막 그랬어요! 에밀리는 괴물이랑 나가야 하는데, 저한테, 응, 괴물이랑 손잡기 싫다고, 나랑 바꾸자고 자꾸 그랬어요.”
“큽… 괴물 아저씨는 싫었구나?”
“네! 왕자님이 좋아요!”
“그럼 에밀리도 괴물 아저씨가 싫고, 왕… 홍민준 선수랑 나가고 싶지 않았을까?”
“어… 그럼 욕심쟁이는 취소할게요.”
—ㅋㅋㅋㅋㅋㅋ애기 존나귀엽넼ㅋㅋㅋ
—말하는거 개귀염… 볼따구 우물거리는거봐ㅅㅂ…
—역시 애기들은 솔직하넼ㅋㅋㅋㅋㅋㅋ
—왕ㅋㅋ잨ㅋㅋㅋ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근데 ㄹㅇ 왕자님이자늠;;
ㄴ존나유치한데 홍민준이면 그럴듯해…
—몬스터래 시밬ㅋㅋ 진짜 마상이겠넼ㅋㅋㅋㅋ
—이게 나라냐 시발!!! 저 어린것들도 얼굴밝히네!!
ㄴ영국애들이니까 나라문제는 아닌듯
ㄴㄹㅇ 니 면상문제임ㅋ
ㄴ주소
—큐ㅠㅠㅠ애기들 너무너무 귀여워! 볼따구 아주 와라라라라랄해주고싶어ㅜㅜㅜ큐ㅜㅜㅜ
ㄴ이 씨발말투 개패버리고싶네
ㄴ존나 콧수염나있을것같노
ㄴ콧수염돈가스단ㄷㄷ
—근데 홍민준은 애고 어른이고 할거없이 여자들이 아주 녹네;;
ㄴ애기 홍민준 얘기할때 눈반짝이는거봐라ㅋㅋ 저건 진짜다
ㄴㄹㅇㅋㅋ 왕자님 말할때랑 에밀리랑 몬스터 말할때 눈빛이 달라지노ㅋㅋㅋㅋ
—하… 이렇게 홍민준한테 빠진 여자가 늘어났네… 그만가져 씹새야ㅜㅜ
맨유와의 2차전, 경기 시작전 통로에서 일어난 헤프닝이 공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에스코트 키즈 두 여자아이의 인터뷰가 큰 화제가 되며 유명해졌는데, 덕분에 난 왕자님이란 온 몸이 오그라드는 별명이 나와 신경전을 벌였던 상대는 몬스터란 별명이 붙고 말았다.
음… 몬스터라. 그 싸가지없는 녀석에겐 썩 잘 어울리는 별명이군.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애매해진 복수, 이걸로 완료다.
…물론 나도 들을때마다 타격을 받는 별명이 생기긴 했지만.
* * *
후반기 프랑크푸르트의 제 1목표는 유로파로 정해졌지만 그렇다고 리그를 포기한 건 아니다.
단지 유로파 리그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일 뿐, 프랑크푸르트는 여전히 우승 경쟁 중인데 팀이니까.
“홍민준 선수 움직임에 한결 여유가 생겼어요. 최근 혼자 돌파하려는 모습보다 팀 플레이에 주력하는 모습이죠?”
“중앙 미드필더로 잘 적응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상대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지금처럼 단돌 돌파로 기회를 창출하기도 하죠!”
“아 좋은 시도였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홍민준 선수의 드리블을 정평이 나있지 않습니까? 드리블 성공률이 4대 리그 통틀어 1위에 올라있을 정도에요.”
“프랑크푸르트 힘든 원정에서 승리를 챙겨갑니다. 홍민준 선수는 오늘 1골로 오랜만에 골맛을 보며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는 동시에 3연속 공격 포인트 적립에 성공합니다.”
포칼에서 탈락한 우리 팀에게 남은 건 리그와 유로파 뿐.
니콜라 스비예츠의 2군 강등으로 안 그래도 얇은 스쿼드의 불안감이 터지나 싶었지만, 다예와의 스터디 효과로 미드필더 이해도가 올라간 내 활약으로 어찌저찌 꾸역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사실 다예와의 스터디보단 경험이 쌓이고, 스탯이 오르며 축구가 쉬워져서 그런 것 같지만… 모처럼 좋다고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다예를 생각해서 넘어가자.
아슬아슬하게 꾸역승을 이어가던 우리는 예정보다 일찍 복귀한 치차로의 합류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나 역시 원래 포지션이던 측면 공격수로 복귀하며 다시 득점포를 가동시켰고, 맨유와의 2차전이 끝난 다음날 치뤄진 유로파 추첨식에서 8강 가장 쉬운 상대로 꼽히던 그리스 올리피아코스도 격파해내며 순조롭게 준결승에 안착했다.
리그 2위와 유로파 준결승.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갓 승격해낸 프랑크푸르트가 이뤄낸 결과라곤 믿겨지지 않는 훌륭한 성과에 도시 전역이 매일이 축제처럼 들썩였다.
후반기도 끝이 보이는 4월.
프랑크푸르트는 1위 뮌헨과 승점 5점차, 3위 도르트문트와 승점 1점 차의 아슬아슬한 2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리그 6경기와 유로파 준결승 1, 2차전 2경기… 그리고 결승전 한 경기.
팬들이 입모아 이번 시즌 최대의 고비라 부르는 일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는 4월 9일 일요일로 예정된 유로파 4강 1차전 세비야와의 원정 경기부터 불과 3일 뒤인 4월 12일 수요일에 치뤄지는 리그 29라운드 뮌헨전과 이어 3일 뒤의 유로파 4강 2차전, 그리고 거기서 4일 뒤인 4월 19일에 열리는 리그 30라운드 도르트문트전까지.
불과 11일 사이 치뤄지는 4연전.
리그 1, 3위 팀과의 경기에 유로파 준결승이란 어느것 하나 쉽게 포기하기 힘든 살인적인 일정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