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193)
193
힘들었던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이라 그런가?
시즌이 끝나고 한 번도 상태창을 열어보지 않았다. 심지어 월드컵 소집하고도 한동안 신경쓰지 않고 있던 상태창이었기에 깨닫는게 늦었다.
【기술】
[개인기 80] [드리블 80] [트래핑 79] [숏패스 65] [롱패스 65] [슛팅 65 ▶ 85] [프리킥 42] [헤더 41] [태클 40]【정신】
[시야 65] [예측력 60] [판단력 70] [집중력 65] [오프더볼 65] [공간마크 50] [침착성 65] [리더십 43] [팀워크 60]【신체】
[주력 79] [가속력 80] [밸런스 79] [민첩성 79] [반응속도 80] [파워 64 ▶ 65] [점프 51] [지구력 65 ▶ 66] [회복력 68 ▶ 69]【히든】
[천재성 80] [매력 95] [지능 70]【신장 182.7cm|74 ▶ 75kg】
【보유 포인트 42 ▶ 2P】
신체 능력이 자연스레 올라있다는 것을.
파워와 지구력, 회복력은 내가 포인트를 투자하지 않았음에도 상승해 있었다.
그 영향인지 몸무게도 증가했고.
상태창을 얻고도 꾸준히 훈련을 했던 성과일까?
아니면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던 프로 풀타임 시즌을 견디면서 얻은 보상인가?
뭐가 됐든 지금 당장 신체 능력 1~2 정도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시즌 말에 마지막으로 포인트를 쓴 후 지금까지 모인 42p를 어떻게 써야 이 경기를 잡을 수 있는지 고민했다.
여느때처럼 테크닉?
80부터는 1스탯 당 3포인트가 필요하니, 42p로 개인기와 드리블에 나누어 투자하면 80대 중반까진 올릴 수 있겠지.
하지만… 글쎄, 이게 필승의 전략일까?
분명 80대 중반의 테크닉이 되면 지금보다 경기가 수월한거다.
아무리 이탈리아의 수비벽이 대단하고, 공간을 틀어막더라도 80대 중반의 개인기라면 큰 효과를 보이겠지.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가?
2골차를 극복하려면 최소 3골이 필요한데… 테크닉으로 뚫을 수 있나?
힘들다.
내가 아무리 뛰어난 테크닉을 발휘한다쳐도 결국 나는 사람이다.
드리블을 하든, 패스를 하든, 슛을 하든 결국 인간의 신체 구조를 벗어날 수 없는 법.
심판마저 편파적임을 감안할 때, 강하게 유니폼을 잡아 당기거나 몸으로 밀어버리면 아무리 나라도 방법이 없다.
아무리 간결한 슛팅이라도 최소한의 공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순간 밀쳐버리면 어쩌겠는가.
이럴 땐 당연히 심판이 경고를 줘야하지만 이미 심판은 저쪽편.
더럽지만 이탈리아 선수들의 실력은 진짜니, 결국 테크닉만으로 3골을 넣으리란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신체 능력?
이건 안 된다. 안 그래도 빈번하게 도핑 테스트를 받으며 의심을 받는 나인데, 세계인이 주목하는 월드컵 8강 무대에서 한 순간 신체 능력이 확 바뀐다?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크지.
월드컵이 중요하다지만 내 축구 인생… 아니, 인생을 걸 순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2골을 넣고 수비를 굳힌 상대를 깨부수는 가장 전형적인 방법.
전통적으로 바짝 웅크린 팀을 엿먹이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방법.
바로 중거리슛이다.
* * *
“이런 미친놈!! 어떻게 거기서 그런 슛팅을 때리냐!”
“씨발 눈을 의심했네. 너 진짜 뭐냐. 외계인이냐? 무슨 슛이 그렇게 휘어.”
골을 넣은 후, 이탈리아 골문에서 구르는 공을 잡고 중앙선으로 향하며 선배들이 흥에 겨워 다다다 말을 내뱉는다.
“야 경기 시작하면 또 한 번 중거리때려봐! 저 새끼들 언제까지 저러고 있나 보자.”
솔직히 다시 시도해도 방금과 같은 슛팅을 찰 자신이 없다.
똑같이 구현하기 위해 100번 시도해도 100번 다 실패할, 나조차 믿을 수 없는 그런 골이었으니까.
이건 아마… 슛팅에 몰빵하며 능력치 85를 찍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천재성 때문이구나.’
천재성과 결합되어 발생한 일이겠지.
그렇기에 다시 시도해도 방금같은 골은 불가능하겠지만…
“방금의 골을 봤으니 이젠 전처럼 라인을 바싹 내리고 수비만 하진 못 할거야.”
내 생각을 읽은 듯 윤혁 선배가 상황을 설명해준다.
“경기 시작하면 측면보다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해봐. 뚫을 필욘 없어. 지금 쟤들 온통 너한테 신경이 쏠려있으니, 어그로만 끌어주면 충분해.”
재개된 경기.
이탈리아 선수들의 플레이가 한층 거칠어졌다.
방금의 골로 날 가만히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느낀건지 수비 방식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보였다.
이탈리아 수비는 한국이 뭘 하든 우린 우리 임무만 수행한다는 식이었다.
철저히 개인에게 맡겨진 자리를 지키며 공간을 최대한 없애는 존 디펜스 방식. 그러나 지금은 ‘나’에 한해 맨 투 맨으로 변형을 준 것 같다.
내가 공을 이어받아도 이전까진 거리를 유지하던 이탈리아 선수들이,
“뒤에!”
“압박붙는다!!”
지금처럼 저돌적으로 달려드는걸 보니까 확실하네.
하지만…
빙글,
달려드는 이탈리아 선수의 압박을 간단한 턴으로 벗겨내며 몸을 돌린다.
이렇게 달려들어주면 나야 좋지.
“들어가!!”
압박을 벗겨내니 재차 다른 선수들이 압박하는걸 느끼자마자 곧장 선배들에게 외쳤다.
기회다.
툭, 툭.
옆에서 들어오는 태클을 간단한 인사이드 터치만으로 흘려보내자 제쳐졌던 이탈리아 선수가 뒤에서 불쑥 발을 뻗어온다.
태클을 피한다고 공을 당겨온 상황.
본능적으로 굴러오는 공을 디딤발로 잡아 그대로 퍼 올린다.
촤악!
팔짝 뛰어오르자마자 뒤에서 들어온 발이 무의미하게 잔디를 쓸고, 이어 머리 위를 지나온 공이 다시 내 앞에 떨어져 통통 튄다.
정면, 눈이 동그래진 이탈리아 선수가 반사적으로 공을 향해 발을 뻗지만 발끝만 이용한 가벼운 터치만으로 가랑이 사이로 공이 흐르고.
‘기회…!’
전력으로 그라운드를 박차니 그제야 탁 트이는 시야 너머 패널티 박스를 향해 쇄도하는 붉은색 유니폼이 보인다.
한 발, 두 발.
고작 두발자국만에 정신을 차린 이탈리아 선수들이 다시 커버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팡!
아웃 프론트로 반대쪽을 향해 패스를 보낸다.
‘아! 약했다!’
급했던 탓일까.
선배가 뛰어가는 방향이 아닌, 선배의 발밑을 향하는 패스.
여기서 이렇게 실수한다고?
입술을 깨무는 순간, 윤혁 선배가 빙글 몸을 돌린다.
이탈리아의 패널티 박스를 등지며 패스를 받는 윤혁 선배.
‘안 돼. 템포를 늦추면—’
그리고 패스가 도달하자 뒷꿈치로 툭, 방향만 바꾸는 원터치 패스가 나왔다.
패널티 박스 끝자락에서 끝자락으로, 꽤 먼거리를 향한 패스였던만큼 기본적으로 공에 실린 힘이 강했던 패스는 방향이 바뀌면서도 여전히 빠른 속도로 패널티 박스 안을 향해 쏘아진다.
“때려!!”
그리고 그 끝은 패널티 박스로 쇄도해 들어간 유만기 선배.
뻥!
공을 잡을 생각도 없이 논스톱으로 때린 강력한 슛팅이 이탈리아 골키퍼의 손에 맞고 굴절되며 골망을 흔든다.
“…골, 골? 내가! 내가 동점골을 넣었다!!”
일순 멍하게 서있던 유만기 선배는 이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역주행을 시작했고, 대표팀 동료들이 일제히 그뒤를 따라 그라운드를 돈다.
동점골이었다.
대한민국 2 : 2 이탈리아.
48 홍민준 16 크리그비흐
51 유만기 43 알렉산드로
* * *
동점골 이후, 이탈리아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나에게 압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슛팅만 때리지 못하도록 거리를 유지하며 철저히 공간만 틀어막는 방식으로.
이탈리아가 이렇게 나오니 도저히 뚫을 방법이 없었다.
드리블로 돌파하기엔 이탈리아 수비가 만만치 않은데다 지나치게 밀집되어 있어 공간이 없고, 답답한 마음에 중거리를 때려도 육탄방어로 막거나 이탈리아 골키퍼의 선방을 넘어설 수 없었다.
—이탈리아의 수비가 너무 단단하네요. 아, 우리 대표팀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급할거 없어요.
—주도권은 지금 한국이 잡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침착하게 기회를 만들다보면 결국 골이 나오그든요? 반면 이탈리아는 종종 역습을 시도하고는 있는데… 우리 황준수 선수가 맹활약을 보이며 다 막아내고 있그든요.
이대로가면 연장전이 될 상황이니, 이탈리아도 전처럼 수비에만 매진할 순 없는 노릇.
선제골을 넣으며 재미봤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심산인지 빠르고 민첩한 두 명의 공격수를 앞세워 종종 역습을 시도하는데, 이게 골을 넣으려는 목적보다도 어떻게든 코너킥이나 프리킥 같은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황준수 선배가 역습을 척척 커트하거나 지연시키며 맹활약을 펼치니, 이건 뭐 각성도 아니고.
‘저 선배는 울면 각성하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후반전 엄청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후반 79분.
정규 시간도 이제 11분, 추가 시간까지 합해봐야 15분도 남지 않았을 무렵.
—윤혁 선수에 대한 파울! 아 이건 카드가 나와야… 어? 뭐죠? 주심이 그냥 경기를 진행시킵니다.
—어, 어어… 인 플레이 상황입니다! 우리 선수들 뛰어야죠!!
등을 지고 패스를 받던 윤혁 선배를 향해 몸통박치기에 가까운 차징을 걸어온 이탈리아 선수.
전반전부터 계속 거친 플레이를 일삼으며 몇 차례 구두 경고를 받았던지라 카드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정작 어서 일어나라며 윤혁 선배에게 손짓을 하는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