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09)
209
고작 보름이다.
보름.
15일.
15년도 아니고, 15개월도 아니고 단 15일 만에 400억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면 과연 누가 믿을까.
그것도 고작 4건의 계약을 통해서.
GT를 시작으로 사성, 벤츠, 나이키로 이어진 계약.
스타트를 끊은 GT를 제외하곤 모두가 세계적인 대기업이란 것만 봐도 내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알 수 있다.
솔직히 이번 대박에는 GT 그룹과의 계약이 큰 역할을 했다.
내 실력과 상품성이 기반이 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금보다 계약 조건이 나빴을게 분명하다.
애초 목적 자체가 마케팅을 위한 것이라기보단 사위가 장인을, 장인이 사위를 챙겨주는 개념이었던 GT 그룹과의 계약이다보니 조건 자체가 워낙 후했는데 이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어버린 것.
공식적으로 장인 어른과 하린이는 남남이다.
실질적으로 딸, 그것도 앵간히 애지중지하는 고명딸로 대우받고 있다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암묵적인거고 결국 공식적인 관계는 남남이니, 하린이를 통해 연결된 나는 어떻겠는가.
그간 어떤 스폰도 받지 않는 ‘고고한 스타’였던 내가 남들이 보기엔 아무런 접점이 없는 GT 그룹과 스폰서십을 체결했으니,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겠지.
의문이 생기면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따져보기 마련.
관심은 ‘과연 얼마나 질렀길래 저 홍민준이 승락했을까?’로 집중됐고, 그때 마침 시의적절하게 계약서 내용이 유출되며 그것이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되어버렸단다.
덕분에 보름 동안 4개의 기업과 3개의 스폰서십과 2개의 인도스먼트를 체결하게 됐다.
스폰서십은 우리가 잘 아는 직접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이를테면 내가 사성의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 이거 좋다고 광고하는 직접적인 방식.
반면 인도스먼트Endorsement는 보다 간접적인 방식의 마케팅 기법이다.
계약자가 제품을 들고 나와 직접 홍보하는 것이 아닌, 경기할때 해당 기업의 제품을 쓴다거나 유니폼에 로고를 새겨넣는다거나 평소에 해당 기업 제품만 쓴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이를테면 경기에서 아디다스나 나이키에서 협찬받은 축구화만 쓰는거다.
이번에 계약한 회사가 4개인데 왜 스폰서십이 3개고 인도스먼트가 2개냐면 바로 이러한 차이 때문으로 GT와 사성과는 해당 기업의 광고나 한 편 찍는 일반적인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직접적인 계약답게 세부적인 조건이나 조항도 간단하다.
다음달까지 각각 한 편의 광고를 촬영하여 1년 간 TV나 인터넷에 활용하는 것.
뭐 광고 촬영은 하루에 끝내야하고, 시간은 9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다른 매체에 활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추가금을 지불해야 하고… 블라블라 내용은 많은데 핵심적인 건 이게 전부다.
내가 촬영한 광고를 1년 간 활용할 수 있다는 것과 내 단가가 100억이 넘는다는 것.
한 마디로 광고 2편으로 200억을 벌었다는거다.
…물론 GT 그룹과의 계약금은 ‘서류상’일 뿐, 실제론 축구단 지분으로 갈음되기에 실제 쥐어지는 건 지분이겠지만 어쨌든 그 가치가 100억 상당 아닌가.
반면 벤츠와 나이키는 인도스먼트의 특징인지 좀 더 복잡했다.
일단 벤츠의 경우 2년의 계약 기간 동안 내가 운전하는 차는 모두 벤츠여야 한다는 조건으로 연간 4대의 차를 제공해준다고 했다. 당연히 모델, 색상 무엇이든 무제한으로.
뭐, 나는 면허가 없으니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조건으로 변경하긴 했는데… 일전에 하린이에게 드림카였던 CLS를 선물받은 후 차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진터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없을 땐 그렇게 가지고 싶었는데 막상 생겨도 면허가 없어 운전도 못 하는데다, 면허를 따도 뭐 운전할 시간이 있어야 말이지.
어쨌든 돈 준다니까 그냥 벤츠에서 제공해준 차를 쓰는 조건으로 2년 간 80억이 넘는 돈을 받는거다. 어차피 운전도 내가 안 하는데.
나이키의 경우 축구화 협찬과 광고를 둘 다 체결했다.
나이키 측에서 내 전용 축구화를 만들어줄테니 공식 경기에선 그것만 착용하고, 차후에 광고도 한 편 찍는다고.
짧으면 1시간 안 걸리는 쉽고 심플한 영상이라는데, 대체 이렇게 짧은 영상을 찍어서 뭘하나 했더니 나이키와 스폰서십을 맺은 유명 축구 선수 영상과 합쳐서 하나의 광고 영상을 만든다고 한다.
왜 나이키 광고에서 수많은 축구 스타들이 짧게짧게 등장하는 그런 광고 있잖은가.
어릴적 나도 저런 선수들과 나란히 서고 싶다 소망했는데, 어느덧 이런 자리에 서게 될 줄이야.
여튼, 나이키와의 계약이 가장 길고 복잡했는데 계약 기간은 3년으로 기본 계약금은 40억에 공식 경기 20경기 이상 출장시 얼마, 30경기 이상 출장시 얼마, 득점왕시 얼마, 챔스 출장시 얼마, 발롱도르 포디움이면 얼마, 발롱도르 수상하면 얼마… 진짜 오질라게 조건이 많았다.
보장금은 년 13억 수준인데, 이게 온갖 조건을 다 충족하면 뻥튀기되서 40억에 달한다는 것.
축구단 지분으로 대체되는 GT와의 계약이나 온갖 조건이 주렁주렁 달린 나이키나, 결국 잡다한 거 다 빼고 실질적으로 나에게 쥐어지는 기본금만 따지면 400억은커녕 그 절반인 200억이지만…
“대박이네. 나 광고 더 찍을까?”
“적당히 해. 쓸데없이 이미지 소비해봐야 몸값만 떨어져.”
“무쳤다무쳤어. 보름 만에 200억 실화냐. 응 실화야. 캬~ 역시 홍민준! 잘났다 나! 보름에 200억이면 월 400억! 앙 개꿀띠~”
“…세금까지 계산하면 떨어지니까 제발 좀 진득하게 앉아있어.”
응~ 그래도 100억 단위야~
이걸로 일단 울 부모님이랑 다예네 부모님 집 사드려서 점수 좀 따고~
신나서 어깨를 들썩거리고 있으니,
“이제 미팅 시작이니까 제발 입 좀 다물고 있어.”
다예가 핀잔을 준다.
나쁜년. 지 부모님 집 사드릴 생각하고 있었구만 서방님 마음도 몰라주고.
투덜거리던 것도 잠시.
노트북에 연결된 대형 TV 화면이 켜지는 순간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반갑습니다 홍민준 선수. 이미 아시겠지만 다시 한 번 소개드리죠. Deutschermeister(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의 단장 올리버 괴트링겐입니다.
—부회장 마티아스 프로슐리터일세.
—Rekordmeister(기록 챔피언)을 만나 영광일세. 바이언의 부회장 에르체브 니콜라라고 하네.
“반갑니다. 홍민준입니다.
“홍민준 선수의 대리인, 에이전트 오하린입니다.”
—모쪼록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그럼, 미팅을 시작해볼까요.
* * *
이적이란 본래 비밀스럽게 진행되기 마련이다.
툭하면 유출이니 관계자의 트위터니 이적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만 그 대부분은 구단이나 에이전트의 언론 플레이용.
물론 실제로 협상 내용이 유출되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이적 협상이란 구단과 구단 혹은 구단과 선수 간에 비밀스럽게 쑥덕거리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일반적’이란 것은 반대로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음을 뜻하니… 종종 통념에서 벗어난 이적 협상도 존재한다. 바로 이번처럼.
홍민준은 시즌 중반부터 이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원인은 구단 수준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
프랑크푸르트가 우승에 도전하는 혹은 챔스에 단골 진출하는 명문 구단이었다면 달랐겠지. 하지만 프랑크푸르트는 이번 시즌 갓 1부로 승격한 구단.
홍민준이라는 이레귤러가 돌풍을 일으켰지만 바꿔말하면 홍민준이 없었다면 강등권을 헤매도 이상할 것 없는 전력의 팀에 불과했다.
또한 재정 상황 역시 그렇다.
분데스리가 특유의 재정 정책과 독일 경제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를 연고지로 둔 덕분에 재정 상황이 나쁘지 않다하나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여타 빅클럽에 비할 수 없이 작다.
상업화 된 현대의 축구판에서 재정 규모가 작은 구단이 위상이 높을 순 없는 일.
작은 구단이 일시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순 있어도 그것을 유지하지 못하는 건 바로 재정적 이슈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 아닌가.
종종 위상에 걸맞지 않는 뛰어난 선수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를 지키는 건 다른 문제다.
압도적으로 높은 급료와 구단의 위상을 무기로 영입을 추진하는 여타 빅클럽에게 선수를 빼앗기면 에이스에 의지하던 약소 구단의 돌풍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기 마련.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보드진은 이걸 잘 알고 있었다.
시즌 중반,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홍민준을 향한 제의 규모와 에이전트를 통해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린 홍민준의 의사를 고려할 때 남은 건 결국 판매 뿐.
그렇기에 프랑크푸르트는 공식적으로 홍민준의 방출을 결정했다.
무려 1억 유로에.
일반적으로 선수를 원하는 구단끼리 경쟁을 붙여 이적료를 높이기 마련인데, 프랑크푸르트의 ‘공식적인 1억 유로의 몸값’ 선언은 꽤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홍민준을 원하는 구단은 많고, 그 모두가 돈이라면 어디가서 꿇리지 않는 빅클럽들임을 고려해볼 때, 경쟁이 붙는다면 1억 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챙길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확실히 프랑크푸르트의 결정이 비이성적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