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11)
211
유벤투스와의 화상 미팅이 연결되자마자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금발 미녀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다.
—드디어 만났군요! 당신을 만나길 얼마나 고대했는지… 반가워요 홍민준 선수! 저는 파밀라 아녤리라고 해요. 유벤투스의 외부고문을 맡고 있죠!
파밀라는 인상이 강해보이는 전형적인 서구식 미녀였다.
빈틈없이 차려입은 고급진 정장과 한 올의 머리카락마저 흘러내지리 않게 뒤로 넘겨 묶은 올백 스타일, 짙은 화장이 드센 인상을 주는 커리어우먼 같았지만 외견과 달리 행동과 분위기는 꼭 동경하던 연예인을 만난 10대 소녀 같았다.
—허허… 회장인 페데리코 아녤리라네. 딸아이가 자네의 열성팬이라 그러니 이해해주게나.
한 박자 늦게 화면에 얼굴을 보인 회장 역시 뜰뜬 소녀처럼 행동하는 딸이 난처한 모양.
“아녤리… 그 가문이야.”
하린이가 옆에서 속삭인다.
그러고보니 미팅 직전 유벤투스에 대한 자료를 검토할때 언뜻 스쳐본 기억이 난다.
아녤리 가문Famiglia Agnelli.
분명 유벤투스를 소유한 가문이라 그랬지.
즉, 구단주 가문이란거네.
‘구단주 가문… 쩐다.’
쩔건 어쨌건 이럴때보면 재벌이든 부자든 평범한 가정이랑 비슷하단 말이지.
하린이네 아버님도 그렇고 저짝 양반도 그렇고.
이후 CEO, 스포팅 디렉터 그리고 심지어 명예 회장 프란초 그란데 스테벤스까지 등장했다.
이번 영입전에 대한 유벤투스의 열의가 생각보다 강해보인다.
“제 영입을 위한 미팅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이탈리아는 절 꺼릴거라 생각했거든요.”
리그의 규모나 수준을 떠나 애초에 이탈리아에서 날 적극적으로 원할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야 월드컵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축구에 미친 나라 이탈리아 아닌가.
얼마나 미친놈들이냐면 30년 전에 있었던 2002 월드컵에서 한국에 패배해 탈락한 경기로 아직까지 지랄지랄을 해대는 나라가 이탈리아인데, 하물며 바로 얼마전 있었던 월드컵이어서야 말할 것도 없지.
30년 전 경기로도 오심이니 역겨운 경기니 지랄을 해대는데 불과 한달도 안 된 경기로는 얼마나 지랄을 할까.
게다가 내가 입을 좀 털었어야지.
하는 짓이 배알이 꼴려 거하게 입도 털었겠다, 이탈리아에 죽일놈 취급을 받고 있을텐데.
—우리가 아무리 축구에 진심이라지만 그건 오해입니다.
“오해라기엔 이미 실제 피해 사례가 있는데요. 안정환 선수라고, 2002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전 결승골을 넣었다고 당시 소속팀이었던 페루자의 구단주가 온갖 불이익을 줬죠.”
내 냉담한 대답에 서로를 돌아보는 유벤투스 관계자들.
하긴, 당한 우리나 기억하지 저들이 알겠나.
잠시 시간을 달라더니 10여 분 뒤 재개된 미팅에서 유벤투스 관계자들은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하고 확인해보니 사실이라 난처하겠지.
—음… 늦었지만 이탈리아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강조하고 싶군요.
“무엇이 다르죠?”
—이탈리아에 두 종류의 팬만 존재합니다. 유벤투스 서포터즈인 울트라스와 유벤투스를 싫어하는 안티로 말이죠.
들어본 적 있다.
이탈리아에서 유벤투스의 인기는 압도적이며 동시에 안티 역시 압도적이란 것을.
—노부인(Vecchia Signora, Old Lady : 유벤투스 애칭)의 서포터즈는 양 밀란, AC 밀란과 인테르 밀란의 서포터즈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공공의 적이죠. 그러니 홍민준 선수가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비안코네리Bianconeri가 되면 이탈리아에선 팬과 안티, 단 두 종류의 팬 밖에 없을테니까요. 물론 울트라스는 우리 선수를 보호할 준비가 되어있죠.
광오한 말이었지만 맞는 말이기도 했다.
미팅 전 검토한 자료에서 세리에A의 서포터즈를 조사한 자료가 있었는데, 유벤투스가 30% 초중반으로 압도적인 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양 밀란이 15% 수준이었으니까.
양 밀란을 합쳐도 유벤투스에 미치지 못하는, 압도적인 인기가 인상적이어서 기억이 선명하다.
음… 꽤 혹하는걸.
—아, 그리고 하나 더. 아시다시피 일본에서 우리의 인기는 대단한 수준입니다. 홍민준 선수의 일본 내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일겁니다.
정말 쓸모없네.
“그렇군요. 제 스탭들과 고민해보겠습니다.”
껄껄 웃는 유벤투스 임원진과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파밀라의 영상이 끊어졌다.
“어때?”
“음… 후순위.”
확실히 말빨 좋은 사람들답게 미팅을 하다보니 세리에로 이적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선택지로 고려해볼만은 하지 않나 싶어졌다.
점심을 먹고 이어진 PSG와의 미팅은 예상대로였다.
—세후 150억을 보장합니다. 아, 물론 여기에 인센티브와 각종 옵션으로 인한 수당은 별도죠. 순수 기본 연봉만 세후 150억. 우리는 인센티브와 옵션에서도 완벽합니다. 홍민준 선수의 활약에 따라 어쩌면 200억 이상이 될 수도 있죠.
돈지랄로 유명한 오일머니 구단답게 어느 구단보다 돈을 앞세웠는데, 연봉이나 인센티브, 옵션 뿐만 아니라 초상권이나 개인 스폰, 혜택과 복지 등 그 어느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아니 넘쳐 흐르는 호황찬란한 조건이었다.
“…확, 확실히 조건은 좋네. 압도적이야.”
리그 앙이라는 것과 가브리엘 멘디만 아니었으면 바로 계약하는건데.
내가 PSG로 이적하더라도 이 팀의 중심은 결국 가브리엘 멘디일 수 밖에 없다.
그야 프랑스 국적의 신성아닌가.
어딜가나 자국 선수가 우선이지 용병이 우선일 순 없는 법. 하물며 멘디는 프랑스에서 차기 세계 최고 선수로 기대받고 있는 신성.
뭐, 그래봐야 올림픽부터 이번 월드컵까지 번번히 나에게 밀려 득점 2위만 기록하고 있는 콩라인이지만.
그래도 똥개도 자기 집에선 먹고 들어간다고 PSG에선 프랑스 출신의 가브리엘 멘디를 넘어설 수 없겠지.
* * *
한국은 내 이적설로 떠들썩했다.
『드디어 시작된 홍민준을 향한 레이스』
『단 돈 1억 유로? 홍민준의 몸값으론 헐값이나 다름없어!』
『단독! 이적 관계자 “뮌헨이 초대형 빅딜을 제시해”, 프랑크푸르트 분데스리가 구단의 비드 승낙?』
『홍민준을 예의주시하는 복수의 EPL 구단』
『1억 유로의 사나이 홍민준! 가장 배가 아픈 건 정작 바르셀로나?』
—와 홍민준머냐;; 1억 유로 실화임?
ㄴㅇㅇ실화
ㄴㅇㅇ안물
—1억 유로면 얼마임?
ㄴ검색좀해라ㅅㅂ
ㄴ그래서 얼마임?
ㄴ1300~1400이라고
ㄴ1300만원? 개싸네ㅋㅋ
ㄴㅂㅅ인가;;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득점왕이 다 나오네ㅋㅋㅋ 진짜 오래살고볼일이다
ㄴ아재 고추서요?
ㄴ나 중1인데?
ㄴ??
—그래서 홍민준 어디로 가냐?
—지금 돈 좀 있다는 팀은 개떼처럼 달려드는중ㅋㅋㅋ
—아ㅋㅋ 홍민준이 단 돈 1억 유로라고ㅋㅋ 이건 못참지
—제발맨유! 황유! 그레이트제너럴킹갓맨유와서 살려도 ㅜㅜㅜ
—리버풀가면 딱 어울리는데 리버풀은 이번에 돈 안쓰겠지?ㅜㅜ 홍민준 빨간유니폼이 젤 잘 어울리는데
—씨발… 오늘처럼 꾸레여서 서러웠던 날이 없다… 보드진 개씹좆쓰레기새끼들 킹갓민준을 왜 팔아서ㅜㅜ
—좆민준! 좆민준! 좆민준!
스포츠 뉴스는 온통 홍민준의 이적 사가로 뒤덮였고, 네티즌의 관심 역시 집중됐다.
출처 불분명한 온갖 찌라시부터 해외발 루머까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며 갈수록 이적설에 쏠리는 관심이 커지더니 마침내 공중파 뉴스에서조차 이적이 아닌 ‘이적설’을 보도하고 나서는 상황.
한국 선수가… 아니, 아시아 선수가 무려 1억 유로의 몸값이 책정되다니.
그것도 싸다고 온갖 구단이 달려드는 상황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축구 관련 커뮤니티에는 홍민준의 이적에 슬퍼하면서 동시에 응원하는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반응이 번역되어 인기글에 오르고, 질투심과 부러움에 미쳐 날뛰는 일본과 중국 반응이 실시간으로 갱신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네티즌들의 관심은—
—그래서 EPL 어디어디 참전함?
—제발맨유!제발맨유!제발맨유!제발맨유!
—요즘 아스날 다 좋은데 딱 골잡이만 없다ㅜㅜ 20년 구너의 오랜 바람이다 제발 아스널와주라 민준아! 너만 오면 시즌 2호 무패우승가능!
—홍민준 골도 골인데 어시 못봄? 패스도 개쩜ㅎㅎ 맨시티오면 딱 어울릴듯ㅎ
—리버풀은… 안 되겠니?
—ㅅㅂ 병신같은 바르셀로나 새끼들 또 혈압오르네ㅋㅋ 아 존나 홍민준팔고 사온게 곤잘레슼ㅋㅋㅋㅋㅋㅋ 존나현타오네
—ㅎ… 레스터시티 함 와주라…
—킹갓제너럴 좆민준이 좆으로 보이냐? 챔스권 밑으로 다 아닥하셈ㅋㅋ
바로 EPL 입성.
그리고 그 시각.
드디어 EPL 구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홍민준 선수. 분데스리가, 유로파, 월드컵 득점왕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다니, 이런 행운이 다 있나! 하하하. 어떻게… 맨체스터의 왕이 될 생각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