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12)
212
EPL 구단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맨체스터 형제, 맨유와 맨시티였다.
—종종 박지성 선수에게 존경심을 표했는데, 박지성 선수가 엠버서더로 있는 우리 유나이티드야 말로 홍민준 선수에게 어울리는 구단입니다. 당신이 올드 트레포드에 설 날을 기대하죠.
—맨체스터의 주도권은 우리 시티로 넘어온지 오래됐습니다. 맨유? 시끄러운 이웃일 뿐이죠. 우리는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시설, 최고의 선수를 갖춘 빅, 빅클럽입니다. 풋볼 시티 그룹의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아래 당신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세요!
과연 프리미어 리그 빅클럽답게 조건도 좋고, 비전도 괜찮았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맨유의 경우엔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는거다.
퍼거슨 감독의 은퇴 이후 끊임없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암흑기를 보내던 맨유는 2020년대 말 세뇰 몬테스라는 30대 후반의 젊은 감독이 부임하며 반짝 반등에 성공했다.
세뇰 몬테스 감독은 3년 동안 2번의 리그 준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4강과 16강에 진출하며 맨유의 부활을 기대하게 했지만 보드진과의 파워 게임 끝에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헤드 코치’를 원하는 보드진에 비해 과거 퍼거슨 감독과 같은 선수의 이적, 방출, 재계약은 물론 구단의 정책까지 간여하며 전권을 휘두르는 ‘매니저’ 감독을 지향하던 성향의 충돌 때문.
세뇰 몬테스의 경질 이후 불안하게 유지되던 맨유는 선수단의 파벌 문제가 폭발하며 그대로 침몰, 작년에 리그 6위를 기록하며 2연속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받아들여야했다.
그나마 선수단 개혁에 성공하며 성공적인 리빌딩이란 평가와 함께 파벌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지만 2연속 챔스 진출에 실패한 이상 화룡정점을 찍어줄 거물급 선수의 수급은 힘들터.
그렇기에 더더욱 나에게 집중하는 모양새지만… 또 유로파에서 뛰기엔 좀….
반면 맨시티는 ‘맨체스터의 주인’이라 자부하듯 여전히 리버풀과 2강을 형성하며 잘 나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노후화 된 선수단.
1군 스쿼드의 평균 연령이 28.5살이니, 유망주와 벤치 맴버가 포함되어 이 정도지 베스트 11만 계산하면 평균 연령이 31살이 훌쩍 넘어 32살에 가까울 정도.
아무리 전성기가 길어진 현대 축구판이라지만 당장 내년 기량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30대란 나이다.
하물며 언제 훅 갈지 모르는 남미 선수들이 주축이래서야 당장의 성과는 몰라도 다음 시즌, 다다음 시즌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는 노릇.
소문으론 여기도 남미와 유럽 출신 선수들이 파벌 싸움 중이라고.
과연 맨체스터 형제.
‘게다가 베테랑이 주축이다보니 여기로 이적하면 내 발언권은 없다시피 할꺼야.’
꼭 라커룸의 리더 그룹에 속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30대 베테랑 선수들만 드글드글한 팀은 좀….
‘맨유는 컷하고 맨시티는 킵하자.’
그 다음으로 영입 제의를 해온건 첼시였다.
여긴 뭐… 그냥 적당적당했다.
런던이란 대도시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랄까.
“끝이야?”
5일간 이어진 미팅을 끝내고 묻자 하린이가 고개를 젓는다.
“토트넘이랑 아스널은 먼저 선수를 매각해야 이적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시간을 달래. 1억 유로가 적은 돈은 아니니까.”
“그리고?”
“웨스트햄에서도 문의가 오긴 했는데… 여긴 유로파조차 못 나가는 클럽이라 내 선에서 끊었어.”
“잘했어. 그럼 맨유, 맨시티, 첼시는 미팅 끝났고… 토트넘이랑 아스널만 기다리면 되나. 리버풀은?”
“거긴 여유가 없을거야. 작년에 이적료를 너무 많이 지출했으니까.”
하긴.
리버풀은 작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5명의 선수를 영입하며 총 2500억을 썼단다.
즉전감 2명이 1500억 정도고, 유망주 3명에 1000억을 태웠다나 뭐라나.
그래놓고 전반기에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부랴부랴 800억의 패닉 바이를 질렀다고.
EPL이 아무리 부유한 리그고 리버풀이 빅클럽이라지만 작년에만 3500억이 넘는 이적료를 질러놓고 1300~1400억에 달하는 내 몸값을 맞추긴 힘들겠지.
“쯧. 아쉽네. 리버풀이면 좋은 옵션인데. 그럼 토트넘이랑 아스널에서 연락올때까지 기다리—”
“잠깐만. 네, 에이전트 오입니다.”
잠시 통화를 듣던 하린이가 슬쩍 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왜? 어딘데?”
“뉴캐슬.”
그리곤 다시금 통화를 이어가더니,
“뉴캐슬에서 너를 만나고 싶대.”
“만나? 뭐… 영상 통화 연결할까?”
“아니. 직접.”
이게 뭔소리래.
급히 외투를 걸치며 하린이가 말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뭐, 잠깐. 지금 직접 만난다고? 어떻게?”
“이미 서울에 도착해있대. 어쩔래, 그냥 보내?”
실행력보소.
뉴캐슬이라… 선택지로 생각도 하지 않던 후보라 관심은 없지만 날 본다고 한국까지 온 사람들을 그냥 보낼 순 없지.
“아니. 만나보자. 이왕 미팅한거 오늘 끝내지 뭐.”
* * *
뉴캐슬.
정식 명칭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풋볼클럽Newcastle United Football Club.
노스이스트 잉글랜드 타인 위어 주 뉴캐슬어폰타인에서 무려 19세기, 1892년 12월에 창단된 유서깊은 이 클럽은 20세기 초반에 전성기를 누렸다.
프리미어 리그 초창기인 1904/05, 1906/07, 1908/09 격년으로 3번이나 우승하며 전성기를 보냈지만 이후 별다른 행적이 남기지 못하며 몰락한 명문이 되었다.
그나마 가장 최근 눈에 띌만한 성과래봐야 1955년의 FA컵 우승이 전부일 정도로 우승과 연이 없었고, 2부 리그에서의 우승을 제외하곤 21세기 들었던 우승컵은 기껏해야 2006년의 UEFA 인터토토컵 뿐.
그마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유명 축구지 포포투에서는 “트로피도 없는 허울뿐인 우승컵이 있는 해괴한 대회”라고 평한 대회의 우승컵이었을 뿐이다.
수시로 1부와 2부를 오가는, 어찌보면 프랑크푸루트와 비슷한 느낌의 몰락한 명가지만 하나 다행이라면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펀드에 팔렸다는 점일까.
뭐,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국가인 사우디라지만 어쨌든 돈은 돈이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홍민준 선수. 저는 뉴캐슬의 회장 대리 무함마드 라시드 알 막툼입니다.”
“단장 프랭크 와트일세. 이렇게 만나게되어 무척 반갑군.”
“뉴캐슬의 감독 로렌 보트만입니다. 최고가 될 선수를 만나다니, 이거 너무 흥분되는군요! 당신이라면 EPL의 왕이 될 수 있—”
“험험. 그럼 미팅을 시작해볼까요.”
흥분한 감독의 말을 자른 단장이 장황하게 조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연봉, 위상, 대우… 블라블라.
하린이와 열심히 말을 나누는 모습을 시큰둥하게 지켜보고 있으려니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구릿빛 피부, 뚜렷한 이목구비와 커다란 코라는 전형적인 아랍스러운 생김새를 지닌 회장 대리라고 소개했던 남자였다.
“저에게 할 말이라도…?”
“딸 아이에게 많이 전해들었습니다, 홍민준 선수. 듣던대로 무척 잘생기셨군요. 아시아 남자를 보면서 이렇게 감탄할… 아,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아니었으니 오해는 말아주시길. 단지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를 오갔지만 당신 같이 매력적인 남자는 처음인지라 실례했군요.”
“별 말씀을. 그나저나 딸이라면?”
처음에 딸 얘기 안 꺼냈으면 자칫 게이로 오해할 뻔 했네.
편견이지만 느끼하게 생긴 아랍인이, 그것도 40대 아저씨가 이런 말을 하니 좀 소름 돋는다.
“라니아가 제 딸아입니다. 딸아이 말로는 만난 적 있다고.”
“라니아…”
아! 라니아!
섹파인 에바가 종종 여자를 데리고와 쓰리썸을 하곤 했는데, 그때 데리고 왔던 여자 중 하나다.
아름다운 구릿빛 피부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순결을 지켜야 한다길래 삽입만 빼고 다 했던… 크흠.
“제가 알기로 라니아의 성은 벤쉐그라라고 들었는데…”
기억력이 엄청 좋아졌지만 한 번 들은 스쳐지나가는 여자의 성까지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자신할 순 없는지라 말끝을 흐리니, 회장 대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4번째 아내의 성이 벤쉐그라였습니다. 지금은 이혼해서 아내의 성을 따르고 있죠.”
“4번…”
과연 이슬람!
그럼 난 지금 이슬람 율법상 목숨보다 소중한 여자의 순결을, 그것도 딸의 순결을 희롱하고선 그 아버지 앞에 앉아 있는 건가…?
…아냐.
삽입은 안 했어, 삽입은.
물고빨고핥고호로로로롤 하고 다 했지만, 어쨌든 넣진 않았어.
…순결은 지켜줬으니 괜찮을거야.
절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상대는 이슬람. 그것도 종교적으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이슬람교인 아닌가.
“그… 사우디 아라비아는 역시 이슬람 율법을 목숨처럼 중시하지요…?”
“음? 사우디 아라비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처형인… 아니, 회장 대리가 곧 호탕하게 웃는다.
“아, 실례. 물론 그쪽 사람들은 융통성없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전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출신입니다. 융통성있는 이슬람인이죠.”
확실히… 아랍 특유의 터번이나 의상이 아닌 양복 차림에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
생김새만 제외하면 아랍인이 아닌 영국인이라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다.
“뉴캐슬의 구단주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펀드 아닌가요?”
“이런. 우리 두바이의 알 막툼 왕가가 사우디의 국부 펀드 PIF에게서 구단을 인수한지는 꽤 됐습니다. 모르셨나요?”
“…….”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