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14)
214
미팅이 끝났다.
회장을 비롯한 단장과 감독이 떠난 자리.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내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던 하린이가 묻는다.
“어땠어?”
“쟤 얼굴보니까 이미 넘어갔네.”
다예가 그럴 줄 알았다는 어조로 대한 대답하고, 두 사람이 날 지켜보는 짧은 시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씨바. 왕조 건설이래. 그것도 왕조의 중심이 나라는데 이건 못 참지.”
왕조!
남자라면 가슴이 웅장해지고 부랄이 떨리는 울림 아닌가!
지금의 뉴캐슬이 허섭스레기 구단이라지만 그 역사와 전통은 진짜다.
무려 19세기부터 이어지는 면면부절한 역사를 지닌, 여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 유서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구단.
“옛날 버스비가, 알렉스 퍼거슨이 무너졌던 맨유를 재건하며 왕조를 세웠던 것처럼 내가 뉴캐슬 왕조를 세우는거지!”
그런 몰락한 명문을 부흥시키는 주역이 된다?
퍼기의 아이들처럼 홍민준과 동료들 같이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다는 건 정말이지… 크~ 뽕이… 뽕이 차오른닷…!
“이건 글렀네.”
“응. 틀렸어. 저 표정보니까 뭔 말을 해도 들어먹지 않겠어.”
두 사람이 서로를 돌아보며 한숨을 내쉰다.
아녀자라 그런지 남자의 부랄을… 아니, 가슴을 울리는 이 웅장한 고동을 모르나보군.
“어쩐지 단장이 계속 꼬투리를 잡고 말씨름을 이어가더라니… 본체가 저쪽이었을 줄이야.”
“감독이 아니라 회장 대리를 상대해야 했어. 그 아저씨 생각보다 말발이 좋은게 심상치 않더니…”
“회장 대리가 아니야. 뉴캐슬 회장 본인이래.”
내 말에 두 사람의 움직임이 멈춘다.
그리고 이내 고장난 기계마냥 끼기긱 얼굴을 돌려 이쪽을 쳐다보길래 고개를 끄덕여줬다.
“직접 그랬어. 회장 본인이라고. 그리고 또 뭐랬더라… 두바이 국부펀드 이사에 두바이 뭔개발공사 회장이랬는데…”
“맙소사. 뉴캐슬 회장이면 두바이 왕세자잖아. 왜 못 알아봤지?”
“알 막툼… 알 막툼… 맞아. 두바이 왕가가 알 막툼이랬어.”
고장난 인형처럼 두 사람이 허탈하게 중얼중얼거린다.
“이걸 왜 몰랐지? 분명 사진을 봤는데… 아, 설마… 터번! 이슬람 전통복잡을 입은 모습만봐서 양복 입은 모습을 몰라봤어.”
“이름을 들었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만수르가 아부다비 알나얀 왕가의 왕세제고, 두바이 왕가가 알 막툼이라는 건 확인했는데…”
음… 그렇게 자책할 필요있나?
“다음엔 이런 실수 절대 없을거야. 다음이 어디였지?”
“레알… 레알 마드리드. 4일 뒤 미팅이야.”
“샅샅이 조사해놓을테니 걱정하지마!”
그러곤 쌩하니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니 골이 띵해졌다.
약 일주일 간 조건을 조율하고, 협상하고, 검토했다.
“고생했어.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하린이와 다예, 그리고 에이전트 소속 변호사들이 퀭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인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필사적으로 검토하고 협상한 최종 결과물.
그것이 지금 내 손안에 있었으니까.
* * *
『독일의 왕, 잉글랜드에 상륙하다!』
「분데스리가를 정복한 한국인이 마침내 잉글랜드에 상륙했다.
이번 이적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홍민준은 프로 데뷔 3년차에 불과한 22살의 어린 선수.
한국의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다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이 잘생긴 한국인은 순식간에 수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다수의 EPL 클럽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까지 받던 홍민준의 선택은 바르셀로나.
홍민준은 바르셀로나와 프로 계약을 맺으며 유럽 축구계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이 어린 한국인의 위대한 커리어에서 유일한 오점이 되고 말았다.
바르셀로나 입성 직후 홍민준은 급격한 성장을 겪으며 불과 두 달만에 175cm였던 신장이 182cm까지 성장하며 밸런스를 잃고 말았다.
뛰어난 개인기를 이용한 돌파를 즐겨하는 홍민준은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바르셀로나는 이 유망한 한국인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보드진이 영입한 한국인 선수를 탐탁치않게 여기던 당시 바르셀로나 감독 파블로 가비의 주장과 결정적으로 계약서에 포함되었던 1군 출장 조항이 끝내 홍민준을 방출로 이끌었다.
이후 이 한국인을 열렬히 원하던 당시 2부 리그에 있던 프랑크푸르트로 임대를 떠난 홍민준은 화려한 임대 신화를 쓰며 부활, 불과 380만 유로의 완전 이적 조항을 통해 독수리 군단의 일원이 된다.
독수리 둥지에서 비상에 성공한 홍민준은 바로 그 시즌 분데스리가, 유로파, 월드컵 득점왕에 오르며 천재적인 재능을 증명했다.
불과 380만 유로로 이적해온 이 한국인은 불과 1년 만에 1억 유로의 선수가 되었다.
이번 이적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홍민준에 대한 관심은 어마어마하다.
1억 유로란 몸값에도 불구하고 복수의 EPL 구단과 라 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 앙까지.
치열한 영입 경쟁 끝에 한국인 선수의 선택은 잉글랜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월드컵 후 고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홍민준은 8월 3일 오전 11시, 타인 위어 주 뉴캐슬어폰타인 울싱턴에서 모습을 보였다.
놀랍게도 이 독일의 정복자는 유수의 빅클럽을 마다하고 또다시 고난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과연 이 한국인이 이전 구단에서처럼 밑에서부터의 반란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잉글랜드 왕좌를 향한 독일왕의 도전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 * *
뉴캐슬은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시즌 베스트 11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중 30대는 주장 바움 요한뿐.
1군 스쿼드 평균 연령이 고작 24.1세며, 베스트 11의 평균 연령은 그보다 적은 23.5세에 불과했다.
이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압도적으로 어린 평균 연령의 팀으로 2위인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에 비해서도 무려 1살 이상의 차이가 날 정도.
불과 8년전까지만 해도 뉴캐슬이 리그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팀이었다는걸 생각해보면 가히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불러온 것은 바로 8년 전 새롭게 구단을 인수한 무함마드 알 막툼 구단주의 유망주 우선 정책 덕분.
당장 승격을 위해 선수단에 투자하기보단 비록 2부 리그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지라도 스카우트 팀을 대대적으로 확대개편하며 전 세계 유망주를 긁어모았다.
심지어 FIFA의 18세 이하 선수들의 해외 이적 제한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막대한 지출까지 감행했다.
어린 선수들을 위한 최신식 기숙사와 유망주들의 부모를 위해 두바이투자공사ICD와 두바이 유나이티드 개발투자그룹DUG과 연계된 기업에 채용하여 뉴캐슬에 자리잡도록 한 것.
이를 위한 자금만 어지간한 선수의 이적료보다 많이 들어갔을 정도로 무함마드 알 막툼 구단주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야, 야. 들었어?”
“아 듣긴 뭘 들어. 힘들어 죽겠으니 말걸지마.”
“노노, 이럴때일수록 더 움직여야지. 일어나, 지미! 시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 그냥 집에 갈걸 왜 기숙사에 남아서는.”
작년 뉴캐슬 돌풍의 주역.
프리미어 리그 4위에 오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두 선수는 휴가 기간에도 기숙사에서 머물며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집보다 기숙사가 편하지 않냐? 6년을 살았더니 이젠 여기가 집같아.”
“그래도 여긴 부모님이 없잖아.”
“대신 형제들이 있지. 형제도 가족이잖아?”
“형제는 무슨, 피도 나누지 않았는데.”
“피가 안 이어졌어도 5~6년 동안 같이 부대끼다보면 다 형제지 병신아.”
이제 겨우 22살, 23살의 젊은 선수인 제임스와 로크는 개인 훈련을 끝내고 헐떡이면서도 평소처럼 투닥거리고 있었다.
“어휴 그래, 그건 그렇고 이번에 우리 구단에서 엄청난 선수를 영입한다더라.”
“엄청난 선수? 누구?”
“놀라지마. 바로바로~ 아시아 프린스! 네가 좋아하는 한국인말야!”
“…농담이지?”
“진짜야.”
“호, 홍민준이 우리 구단에 올리없어. 아는 기자 누나가 레알 마드리드로 갈거라 그랬는데…”
로크는 그럴리없다 부정하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홍민준은 로크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롤모델인 선수였으니까! 나이는 동갑이지만.
“소문이 느리구만. 우리 구단에서 1억 유로를 질러서 홍민준을 영입했다고 이미 소문이 짜~하다고. 지금쯤 메디컬 테스트 받고 있을걸?”
“맙소사! 이런 미친! 퍽킹 크레이지!! 홍민준이라고!? 진짜 홍민준?”
“워워 진정해 친구. 그리고 말야… 우리가 여기서 기다리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알아?”
“지저스 크라이스트!! 홀리쉣!! 미쳤어, 미쳤다고!! 어쩌지, 홍민준을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하지!?”
“…닥치고 들어봐. 메디컬 테스트를 하고나면 뭐하겠어? 당연히 신체 능력 테스트를 하겠지? 그럼 어디서할까요~?”
제임스의 물음에 펄쩍펄쩍 뛰던 로크는 움직임을 멈췄다.
“…여기.”
“빙고!”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일단의 무리가 등장했다.
“…지, 진짜 홍민준이다.”
“와우. 엄청 잘생겼네.”
동경하던 롤모델을 만났다는 흥분과 사람이 어찌 이렇게 생길 수 있는지 감탄하던 감정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남은 건—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봐, 봤어 지미? 무슨 속도가…”
“홀리 쉣… 대체 쟤는 뭐야…”
경탄.
아니, 그건 인간의 한계에 다다른 신체 능력에 대한, 그리고 그런 능력을 보여준 선수에 대한 경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