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16)
216
홍민준의 뉴캐슬 이적은 한국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다.
—아ㅅㅂ 뭔 뉴캐슬이냐
—황유가지ㅜㅜㅜ
—존나 이적썰만 떠들썩해잖어ㅋㅋ
—뭐지? 개꿀잼몰칸가…?? 우리 생각만큼 홍민준이 좋은 선수가 아닌가??
—1억 유로짜리 선수가 좋은 선수가 아니면 누가 좋은 선수냐
소위 빅클럽이라 여겨지는 다수의 명문 구단과 협상을 시작했다는 기사에 얼마나 설렜던가. 그것도 어디 한두 구단이던가.
맨유, 맨시티, 첼시, 아스널,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까지.
하나같이 쟁쟁한 네임벨류를 지닌데다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이 형성된 빅클럽들.
그러나 홍민준의 선택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뉴캐슬이었다.
—진짜 오일머니 존나 좆같다ㅋㅋㅋㅋㅋ
—홍민준 개실망임… 나이도 이제 겨우 22살인데 벌써 돈만보고 이적하네ㅉㅉ
—ㄹㅇ 저새끼는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커리어 최대치임ㅇㅇ 더 이상 발전이 없을거
뉴캐슬 공식 홈페이지에 7번 유니폼을 입은 사진이 공개된 후, 우후죽순 쏟아진 오피셜 기사에 초반 반응은 그야말로 벌집을 쑤신 듯 했다.
그러나 며칠의 시간이 흐르며 실망에서 벗어난 네티즌들은 관계자 인터뷰와 전문가 분석을 통해 보다 냉정하게 홍민준의 이적을 받아들였다.
—근데 뉴캐슬 다시 팔리지않았음?
ㄴㅇㅇ 두바이쪽에 팔림ㅋ
ㄴ두바이면 UAE? 오일머니네
ㄴ아님 두바이는 석유안남
—영입과정보니까 뉴캐슬이 찐정성인데? 게다가 얘네 언제 이렇게 올라왔냐ㄷㄷ;;
—뉴캐슬 지금 유망주 창고임ㅋㅋ 존나 꼬꼬마들로 챔스진출했자너
—단장 인터뷰 보니까 홍민준을 뉴캐슬 미래 프로젝트 핵심으로 삼겠다는데?
ㄴ예전에 사우디 소유일때나 돈 펑펑썼지 지금 구단주는 돈 찔끔찔끔쓰는 애임ㅋ 근데 1억 유로나 투자했다? 당연히 홍민준 존나 높게 평가했다는거지
—소신발언)생각해보니 뉴캐슬 나쁘지 않은듯
ㄴ동감ㅋㅋ 지금 뉴캐슬 스쿼드 존나 어린데 실력은 좋음. 홍민준이 라커룸 리더 먹고 캐리할듯
조금씩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상황.
—근데 개막일 몇일 안남았자나
ㄴ며칠시발아
ㄴ몃칠남음?
ㄴ?
—묵묵히 지켜봅시다 좀
—난 좆민준 믿어
—좆민좆이면 모른다ㅋㅋ 이래놓고 EPL 득점왕할듯
—좆좆좆 와꾸력이면 발롱도른데 까비
ㄴ미친넘아 이젠 이름을 아예 알아볼수없자너;
이제 사람들의 시선은 개막전으로 향했다.
* * *
내가 뉴캐슬 선수단에 공식적으로 합류한 건 8월 11일이었다.
8월 10일 계약서에 서명하며 이적은 끝났지만 EPL 사무국의 승인이 필요했기에 하루를 더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뉴캐슬의 재촉으로 하루만에 사무국의 승인이 나오며 마침내 선수단에 합류할 수 있었다.
뉴캐슬 선수단이 프리 시즌을 시작한 7월 11일에서 꼭 한달이 되는 날.
그리고 프리 시즌 마지막 평가전이 있던 날이었다.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하는 동안 나는 체력 훈련을 받아야했다.
휴식으로 늘어진 몸을 가열시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우선.
다른 선수들이 지난 한달간 차근차근 쌓은 체력을 단기간에 따라잡아야 하는 가혹한 일정이었지만…
“휴가 기간에 시즌을 대비해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으니까 넘어가죠.”
나는 쿨하게 넘겼다.
왜냐고? 나는 상태창이 있으니까.
상태창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포인트로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가장 체감이 큰 부분은 바로 컨디션 관리.
상태창에 떡하니 스탯이 적혀있는데, 컨디션에 따라 스탯이 널뛰기 할리는 없잖은가?
덕분에 어지간히 몸을 막 굴리지 않는 이상 대체로 최상에 가까운 컨디션이 유지되며 내 경기력 역시 언제나 꾸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꾸준함이야말로 긴 시즌을 보내는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
그러니까… 남들 열심히 훈련할 때 펑펑 쉬다 합류한 나는 이미 완성에 가까운 몸상태라는거다. 지금 당장 경기를 뛰어도 괜찮을만큼.
하지만 아쉽게 프리 시즌 마지막 경기를 뛸 순 없었다.
남들은 상태창을 모르니까.
아쉽게 벤치에서 새로운 동료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뭐, 이것도 나쁘진 않았다.
영상이나 보고서만으로는 동료들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법.
선수라면 역시 경기뛰는 모습을 봐야 한다.
이렇게 직관을 하다보면 팀의 전술 컨셉, 감독의 철학, 선수의 대략적인 실력과 플레이 스타일이 눈에 들어오니까.
‘경기 안 뛴지 얼마나 됐다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네. 아~ 경기뛰고싶다.’
그래도 이렇게 지켜보고만 있으니 역시 아쉽다.
프리 시즌 마지막 경긴데. 그래도 뭐…
‘차라리 잘됐나. 첫 경기부터 임팩트를 빡 주려면 역시 첫경기가 공식 경기여야지.’
개막전이 홈경기던데, 데뷔전에서 보여주면 될 일.
첫골을 넣으면 무슨 세레머니를 할까 고민하고 있으려니 경기가 끝났다.
평가전이라지만 경기에서 이기면 기분이 좋기 마련.
20대 초중반이 주축인 어린 선수단답게 분위기에 취해 함박웃음을 짓던 선수들이 뜬금없이 나를 향해 우르르 몰려왔다.
“홍! 이번 경기 어땠어? 나 좀 괜찮았지?”
“수비수는 빠져. 홍, 내 움직임 봤어?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좀 괜찮았지? 네 경기 영상보면서 엄청 분석했는데 어때, 좀 비슷해?”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벤치에 앉아있던 내 주변에 몰려들어 사탕을 노리는 아이들같이 반짝반짝한 시선으로 쳐다보니 이거야 원.
이래서야 내가 마치 슈.퍼.스.타 같잖아.
…슈퍼스타가 아니라 중2병인가.
사실 처음부터 이런 분위기였던건 아니다.
물론 처음부터 날 우상처럼 떠받들던 녀석도 있었지만, 그거야 그 녀석이 별난거고.
아무리 최근의 활약이 쩐다지만 난 고작 프로 3년차인 22살의 어린 선수.
단기간 반짝하는 플루크 선수가 얼마나 많던가. 하물며 다른 리그, 그것도 최고라 자부하는 EPL 선수에게 분데스리가에서 1년 활약한 선수야 말할 것도 없지.
하지만 그 모든 건 본격적으로 훈련에 참가하며 바뀌었다.
훈련이나 연습 경기에서 내 실력을 두 눈으로 보면 모를수가 없으니까.
아, 이 선수는 진짜구나. 완전 잘하는구나. 넘사벽이구나! … 하는걸.
이르면 10대 초반, 적어도 10대 후반에 뉴캐슬에 영입되어 몇 년 간 기숙사에게 함꼐 지내며 성장해온 선수들이라 그런가. 또래보다 순수한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은 금방 내 실력에 매료되었다.
영입 미팅할때 회장이 원하던 ‘뉴캐슬 왕조 건설의 중심’의 전제인 ‘선수단 중심’을 어째 시작부터 수월하게 달성한 느낌.
선수단에 몇 없는 고참 선수들이래봐야 고작 20대 후반이고, 필드 플레이어 중 유일한 30대인 주장 바움 요한은 이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볼 뿐이니 선수단을 접수하는게 너무나 수월했다.
음… 뉴캐슬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진 만족스럽구만.
5일은 쏜살같이 흘렀다.
뉴캐슬의 첫경기는 8월 15일 홈에서 열리는 레스터 시티전.
바로 오늘이다.
“기다리던 시즌의 시작이다. 다들 프리 시즌 훈련에 잘 따라와주어서 고맙군. 지난 시즌 우리는 4위에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지. 챔피언스 리그에도 진출했고 말이야. 우리는 젊다. 지미!”
“넵?”
“몇 살이지?”
“22살입니다!”
“헨리! 너는?”
“21살입니다!”
“그래. 우리는 젊다! 계속, 끊임없이 성장할 나이지! 우리는 발전했다. 작년에과 비교하면 확연히 강해졌지. 그런 우리가 작년에 4위했다고 이번에도 4위를 노려서야 쓰겠나.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조용해지는 선수단.
그리고 홀로 우뚝 선 감독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동시에 나에게 쏠리는 선수들의 시선.
문득 이적 직후 감독과 면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릴 선택해줘서 고맙네. 자네라면 더욱 명성 높은 구단을 선택할수도 있었을텐데.”
“구단의 비전에 끌렸습니다. 뉴캐슬 왕조 건설이요.”
“남자로군.”
“남자죠.”
흐뭇한 웃음의 교환 후,
“물론 자네 중심의 왕조 건설이겠지?”
“당연하죠.”
속내를 파악한 감독의 물음에 당당히 대답했다.
“내가 자네를 원한 건 다른게 아니야. 실력? 물론 뛰어난 실력은 기본이지. 자네의 골 생산성은 미친 수준이니까!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팀에 자네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자네의 클러치 능력이라네. 필요할때마다 보여주는 그 클러치 플레이 말이야!”
감독은 웅변을 하듯 열정적으로 외쳤다.
“팀이 필요로 할때! 어려울때! 무언가 해줄거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그 능력!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팀엔 골키퍼를 제외하곤 필드 플레이어 중 30대는 주장 바움 요한 뿐이네. 그리고 주장은 성실하지만 선수단의 구심점이 되기엔 부족하지.”
확실히 바움 요한은 주장을 맡기엔 여러모로 아쉬운 선수다.
성실하지만 그뿐. 리더십이 있다기엔 부족하고, 실력으로 이끌기엔 아쉽다.
“자네가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리고 한국 대표팀에서 보여주었던 그런 모습이 필요하네. 선수단을 모으고, 의욕을 북돋고, 의지를 결집시키는 리더십. 그리고 팀이 필요로 할때 언제나 결과로 보여주는 그 클러치 플레이 말일세.”
첫날 면담에서 부담감이 느껴질 정도로 신뢰를 보여주던 감독의 말이 떠오른 건 우연이 아닐터.
난 부담감에 압박 받는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즐기는 사람이지.
“제가 처음 프랑크푸르트에 이적했을 때, 팀은 2부 리그에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전 2부 리그였던 프랑크푸르트를 승격시키고, 리그 우승 경쟁에 참여하게 만들었으며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우승을 목표로 한단 감독의 선언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선수들이 집중한다.
“뉴캐슬은 어떻습니까. 제가 없던 지난 시즌 뉴캐슬은 리그 4위를 차지했죠. 그리고 지금은? 제가, 바로 나 홍민준이 있군요.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입니다.”
더불어 챔피언스 리그까지.
뒷말은 속으로 삼켰다.
아직… 아직은 리그만으로도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