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23)
223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뉴캐슬과 리버풀의 경기 후반 2분.
뉴캐슬의 선축으로 시작된 후반 초반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전반전과는 달리 경기가 굉장히 정적인데요?”
느긋하게 후방에서 볼만 돌리는 상황이다보니 할말이 없어진 캐스터의 물음에 해설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양 팀 모두 전반전에 굉장이 격렬하게 맞부딪치지 않았습니까? 골이 많이 나온 건 아니지만 템포가 엄청 빨랐죠. 아마 선수들 모두 전반전에 소모한 체력이 클거에요.”
“아아~ 그래서 후반전은 차분하게 진행된다는거군요.”
활동량과 압박으로는 프리미어리그 최상위에 위치한 두 팀답게 전반전은 빠른 템포의 격렬한 경기가 펼쳐졌다.
아무리 체력에 자신있어도 보통이라면 상황에 따라 템포를 조절하기 마련이거만, 자존심 강한 두 팀의 자강두천은 선수들의 체력고갈이란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다행히 전반만 뛰고 방전나기전에 하프 타임을 맞아 휴식을 취했다지만 급격히 소모한 체력이 어디 그리 쉽게 회복될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리그답게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최신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었고, 당연히 하프 타임에 서로 상대팀 활동량을 확인하고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
“…후반 4분이 지나는 가운데, 양 팀 모두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탐색전을 길게 가져가네요. 네.”
전반전도 아니고 후반전에 탐색전이 이리 긴 건 드문 상황이라 캐스터도 난감한 모양이라 해설자가 애써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에~ 지금은 마치 폭풍전야그든요. 서로 눈치를 보는거에요. 이러다가 한 번 딱 불붙으면 아주 그냥 쾅!”
“홍민준! 갑자기 측면으로 빠지는데요! 뉴캐슬 패스의 템포를 끌어올립니다. 스미스 폴, 측면으로. 호세 알바가 받습니다. 다시 스미스 폴, 바움 요한. 로크 우디에게 넘기고, 호세 가야한테. ”
시간이 됐다는 듯 급격히 기어를 끌어올리는 뉴캐슬.
그리고 이에 맞서 질 수 없다는 듯 리버풀 역시 빠르게 반응한다.
후반전 교체 투입된 호세 가야에게 공이 이어지자 순식간에 3방향에서 압박을 가하는 리버풀 선수들.
리턴 패스 말고는 경로가 없을 것 같던 상황에서 측면으로 빠졌던 홍민준이 재빨리 선택지를 늘린다.
“빠르게 처리해야— 홍민준, 언제 여기까지 내려왔죠? 측면에서 호세 가야의 패스를 받아줍니다.”
그러나 홍민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리버풀 선수단의 움직임 역시 재빨랐다.
교묘하게 간격의 경계를 드나들며 리버풀 선수들을 허둥지둥거리게 만든 전반전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리버풀은 아예 전담 마크맨을 붙였으니까.
“공을 받는 홍민준의 뒤로 반 미셀이 따라붙습니다!”
그라운드의 하운드라는 별명을 가진 리버풀의 강력한 수비형 미드필더 반 미셸이 뒤에 바짝 붙어 압박을 가하자 홍민준의 몸이 일순 휘청였다.
“앗— 위험합니다! 빼앗— 엇?”
신장은 비슷하지만 떡대가 남다른 반 미셸의 강력한 압박에 휘청이며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던 홍민준의 마법이 펼쳐진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휘청이는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앞으로 내딛은 발의 아웃사이드로 굴러오는 공을 터치하자, 튀어오른 공이 마술처럼 옆으로 휘어지며 반 미셀을 지나쳐 내려앉는다.
공이 옆을 스쳐지나가는데 아무렇지 않을 축구 선수가 있을까.
반 미셸이 반사적으로 공을 돌아보며 신경이 쏠린 순간, 홍민준이 그를 기둥 삼아 힘껏 등을 밀친다.
그 힘에 반 미셸이 한 걸음 주춤 물러나는 사이, 반발력을 이용해 앞으로 튀어나간 홍민준이 재빨리 공의 소유권을 확보하고는 쏜살같이 치고나간다.
“우와앗! 홍민준!! 홍민준입니다!!! 홍민준의 마법같은 장면!!”
“으우와잇! 대쓰요!! 대쓰요 홍민쭈우우운!!!”
흥분한 캐스터와 해설이 동시에 괴성을 내지르고, 순식간에 속도가 붙은 홍민준의 드리블이 곧장 리버풀의 골문을 향해 직선으로 이어졌다.
“스콧 아담 달려나옵, 제쳤어요!!”
“으와잇 홍미쭈우운!!!”
흉신악살같은 표정으로 달려나온 스콧 아담이 뜬금없이 발을 뻗자마자 펼쳐지는 화려한 플립플랩.
마치 잔뜩 접혔다 튕기는 용수철처럼 홍민준의 몸이 순식간에 좌우를 오간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드리블을 하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 개인기에 말 그대로 자동문처럼 제쳐진 스콧 아담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루치아노 살베! 태클!! 그러나 간단히 피해냅니다!!”
최종 수비수 루치아노 살베의 혼신을 다한 태클마저 그저 치달로 뚫어낸 홍민준의 앞에 리버풀의 수문장이 나타났다.
리버풀 최후의 보루가 채 한 발자국을 내딛기도 전, 아무런 사전동작 없이 반 박자… 아니, 한 박자 빠른 슛팅이 터져나왔다.
공을 드리블하던 앞발로, 그것도 도움닫기도 없이 발목힘으로 찬 공이라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골망을 가르는 슛팅.
“고오올!!! 홍민준의 엄청난, 마법같은 골이 터집니다!!”
“이거죠!! 이거에요 홍민주운!! 바로 이게 홍민준 선수 아니겠습니까!! 으아, 으아아! 홍민준! 홍민주우우운!!!! 으아, 크아아아!!”
40m 단독 드리블 돌파로 3명을 제치고 넣은 환상적인 골에 해설의 입에서 샤우팅이 터졌다.
사람들이 외계어를 터뜨리든 방언을 터뜨리든 홍민준은 그저 오연한 표정으로 세인트제임스파크를 조깅하듯 돌고 있었다.
4만여 홈팬들의 아우성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툭, 뉴캐슬의 로고를 치는 홍민준.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문 리버풀의 주장 롱 휴즈는 동료들을 향해 분발을 요구했다.
“뻑! 퍽킹 아시안! 다들 정신차려! 이대로 무너질거야? 우린 리버풀이야! 리버풀이라고!! 멍청한 녀석들아 경기는 이제 시작이야. 더, 계속 뛰어! 죽어도 그라운드에서 죽으라고! 헤이 아담! 일어나지 못해!”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연신 고함을치던 롱 휴즈의 시선이 여전히 주저앉아 있는 수비진을 향한다.
“미셸! 저새끼 일으켜세워.”
롱 휴즈의 외침에 허리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반 미셸이 그제야 무거운 걸음을 옮긴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는 스콧 아담의 옆에 선 반 미셸이 무어라 말을 건네도 묵묵부답 일어날 생각을 앉는 모습에 롱 휴즈는 당장이라도 터질것처럼 붉게 물든 얼굴로 성큼성큼 다가가 유니폼을 잡아 당겼다.
“일어나지 못해? 지금 뭐하는 짓이야!”
“주장.”
“빌어먹을 새끼! 아담, 이 청어절임같은 새끼야 정신 안 차려?”
“…저건 못 막아.”
“뭐?”
“못 막는다고.”
그제야 하얗게 질린 스콧 아담의 얼굴을 본 롱 휴즈의 얼굴이 헤쓱해졌다.
“야 이 새끼야! 그럼 다리라도 부러뜨려! 그라운드에서 똥지리게 만들어버리라고! 알았어!?”
“으, 응. 미안 주장.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나봐.”
짝, 뺨을 때린 롱 휴즈는 이내 양 손으로 스콧 아담의 얼굴을 부여잡고 이마를 맞댔다.
“할 수 있어. 저새끼가 메시든 마라도나든 호나우두든 다리 부러지고도 공 찰 수 있을 것 같아? 기필코 골 넣을테니까 넌 어떻게든 막아. 알겠어? 레즈The Reds면 레즈The Reds답게 굴어!”
여전히 창백한 안색이었지만 스콧 아담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가 재개되고 리버풀은 매섭게 몰아쳤다.
바스러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필사적인 공세는 어린 뉴캐슬 선수단의 실수를 유도했고, 위험지역에서 공을 탈취하는데 성공했다.
뉴캐슬의 골키퍼 요문드가 연거푸 신들린 선방을 보여주었지만 리버풀의 골잡이들은 노련한 위치선정으로 족족 세컨볼을 따내 슛팅을 날린 끝에 득점을 기록했다.
2:1.
만회골을 넣은 리버풀은 기세를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뉴캐슬 4 : 1 리버풀
전 24 조나단 실바 후 7 외스고르
후 5 홍민준
후 9 홍민준
후 29 홍민준
* * *
경기가 끝난 후의 기자 회견은 벌집을 들쑤신 것마냥 요란했다.
승자인 뉴캐슬에서 인터뷰에 참가한 감독 로렌 보트만과 수훈 선수 홍민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질답이 이루어졌다.
“오늘의 역사적인 승리에 대한 소감은?”
“앞으로도 홍민준을 최전방에 세울 것인가?”
“전반과 후반의 달라진 운영 방식은 계획된 플랜의 일환인지.”
“프리미어리그 강팀 리버풀을 상대해본 느낌은? 또한 리버풀 정도의 팀을 상대로 헤트트릭을 기록한 기분은?”
“전후반 상당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었는데 롤모델이 누군지.”
반면 패자인 리버풀은 거의 장례식장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예상치 못한 대패를 당했다. 기분은 어떤가?”
“지난 시즌에 이어 뉴캐슬전 3연패를 기록중인데, 유독 뉴캐슬에게 약해지는 원인은 무엇인가.”
“경기전 홍민준의 몸값으로 1억 유로는 과하다고 했는데, 실제 본 그의 경기력은 어땠나?”
“오늘 전체적으로 뉴캐슬의 플랜에 휘둘렸는데 무엇 때문인가.”
침통한 표정으로 묵묵히 답변을 이어나가던 리버풀의 감독 프란시스코 린볼트는 인터뷰 말미에 큰 화제가 될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우리는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오늘 경기장에서의 그는 마치 메시나 마라도나, 호나우두 같았다. 그런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를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운이 나빴다. 대처할 수 없는 재앙과 마주했으니까.”
“그는 홍민준이란 이름의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