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26)
226
『아시아 프린스는 바람둥이? 쏟아지는 의혹』
『홍민준에게 집중되는 시선!』
『다시 조명받는 과거 발언, 과연 진실은?』
『팬에 대한 기만인가? 홍민준 팬클럽 문의 폭주』
『지난 월드컵 당시 홍민준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던 홍민준 최대 팬덤 P.H, 오늘 오후 1300만 회원 의견을 최종 결산하여 홍민준 지지 선언!』
영국에 도착해보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비행기에 타있던 13시간 동안 우후죽순 쏟아진 기사. 가뜩이나 리버풀전 이후 화제가 되던 상황에서 터진 스캔들 기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불타올랐고, 내가 출국장을 나설 땐 이미 손 쓸 방도가 없을 정도로 상황이 꼬여있었다.
공항경비대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간신히 호텔에 피신하고보니 온갖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로 도배된 인터넷 뉴스는 물론이고, 기레기 원조국 아니랄까봐 각종 찌라시가 속보랍시고 얼토당토 않는 제목을 달고 뿌려지고 있었다.
그 중 가장 판매부수가 높다는 걸 간신히 구해보니,
『(The Sun)동양에서 온 카사노바! 그 실체를 파헤친다』
아니나다를까 찌라시 끝판왕, 디스패치의 원조, 다른 건 다 틀려도 사생활 이슈만은 120%의 신뢰도를 자랑한다는 악명 높은 타블로이드.
더 썬이었다.
내용은 더 가관이었는데,
「한국 출신의 슈퍼스타 홍민준의 여자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홍민준은 한국의 스트리머가 진행하는 축구 방송에 출연하여 여자친구의 존재를 직접 밝힌바있다.
한동안 팬덤을 떠들썩하게 만든 충격적인 발표였지만 그간 여자친구의 정체가 오리무중이라 다양한 후보와 함께 거짓말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그래서 우리는 홍민준의 그간 행적을 파헤친 결과 가장 유력한 3명의 후보를 추려낼 수 있었다.
첫번째는 영국의 낳은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뉴캐슬의 열려한 팬으로 잘 알려진 티나 로트. 이번 이적 시장 최대 이슈였던 홍민준이 유수의 명문 구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뉴캐슬을 택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키맨Keyman인 티나 로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두번째는 오래전부터 홍민준의 열렬한 팬임을 밝혀온 영국의 왕실 계승 4순위 케임브리지의 샬럿 공녀 전하Her Royal Highness Princess Charlotte of Cambridge로—」
내 여자친구 후보라고 뜬금없는 사람을 들이미는건 핫한 화제에 편승하려는 황색 언론의 눈물 겨운 똥꼬쇼라 이해라도 할 수 있지, 거기에 영국의 공주까지 끼얹으며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는 엄청난 패기를 보여줬다.
“어그로에 진심인 미친 새끼들…”
아무리 기레기 원조국이라지만 이건 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수준이잖냐.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이라도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응, 안되겠다.
이런 미친놈들이 순순히 내 주장을 들어줄리없지.
과연 더썬의 이 찐광기에는 매콤하기로 소문난 한국의 네티즌마저 전율을 금치 못했다.
—와 씨발 홍민준 쩐다 기어코 공주까지 따먹네;
ㄴ어디 우가우가국도 아니고 영국 공주ㅎㄷㄷ
—캬~ 홍민준 클라스보소ㅋㅋ
—아ㅋㅋ 영국 공주의 도도함도 좆민준의 와꾸력 앞에선 찢어진다고ㅋㅋ
—헤으응 대영제국 공주 뷰지에 똥양인 정액 뷰릇뷰릇 싸버렷!!! 한남최강 홍민준 앞에서는 백인 1티어 공주 뷰지도 삼류허접뷰지일뿐이애오오옷!!!!!
ㄴ이거 완전 미친새끼아니냐;;
ㄴ이새끼 아이피주소 69.74892뭐냐ㅋㅋ 대체 어디 아스가르드세요?
ㄴ씨발 존나 천박하농ㅋㅋㅋ
ㄴ좆민좆의 극태대물자지 갱장해에에엣!!!!
…정신 나갈 것 같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하린이 다예랑도 격리당했다.
우리 의지가 아니라 영국 경찰측에서 멋대로 호텔을 분리해 격리시켜버려서 말이지.
난 사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대놓고 같이 다닐까 싶었는데, 공항의 시위대… 아니, 거의 폭동 수준으로 변한 사람들의 난동에 공항경비대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간신히 탈출하다보니 숙소까지 챙길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숙소를 그쪽에서 잡은 모양인데, 상식적으로 이 와중에 아무리 내 스태프라지만 나랑 20대 초반의 미녀들을 함께 둘리 없잖은가.
얼마나 철저한지 방에 들어오고서야 깨닫고 전화를 해보니 아예 호텔도 다른 곳이란다.
쓸데없이 철저하구만.
별 수 없이 혼자 빈둥거리고 있으려니 시간이 더럽게 안 간다.
아~ 원래 뱅기내리면 랜딩기념 섹스 한 판이 기본인데. 물론 랜딩기념으로 한 번, 복귀기념으로 한 번, 한국을 떠나 외로우니 또 한 번, 집에 돌아왔으니 또또 한 번… 식으로 무한히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지만.
어서 검집에 꽂아달라는 듯 내 자랑스러운 성검性劍이 빳빳한 위용을 뽐내지만, 오랜만에 내 전용 성검집이 죄다 주변에 없는지라 하릴없이 묵직해진 아랫도리만 부여잡고 침대를 뒹굴어야 했다.
아오 씨… 시간 존나 안 가네.
침대에서 한참을 빈둥거리다 지루함을 못 견디고 인터넷을 켜고야 말았다.
『’순정남’ 이미지는 가짜? 한국 예능에서 보인 첫사랑을 못잊은 남자는 이미지 메이킹인가, 기만인가.』
“…….”
어그로 지리네.
새로고침을 했더니,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홍민준의 여성편력은 아마추어 시절에도 유명했다!』
…왜 실시간으로 화력이 강해지냐.
가만보니 언론이 불난 집에 계속 장작을 던저넣고 있었다.
어디까지가나보자는 심정으로 끊임없이 새로고침을 하며 갱신되는 뉴스를 살피고 있었더니,
『익명의 제보자 한국 여성으로 밝혀져!』
『한국에서 홍민준의 섹스파트너였다고 밝힌 여자가 나타남에 따라 그 진위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폭로자는 2명? 자작극인가, 진실인가?』
『두 명의 폭로자가 밝힌 홍민준의 실체!!』
시간이 흐를수록 구체화되는 기사 제목.
“…어라?”
폭로자라는 2명… 왠지 알 것 같은데.
『한국에서 나타난 두 명의 ‘홍민준의 그녀들’! 드디어 입을 열다!』
「—인터뷰를 결심하게 된 계기로 홍민준의 변심을 꼽았다. 올림픽 활약으로 깜짝 스타덤에 오른 후,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다는 홍민준. 과연 그녀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그때 연락했던 기록 아직도 남아있어요. 보실래요?”
핸드폰 가득 남아있는 홍민준과 연락한 흔적들.
두 사람은 홍민준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파탄냈으며, 자신들을 버렸다고 하나같이 입모아 주장했다.」
…이 누나들이 진짜.
* * *
호텔에 갇혀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길수가 없었다.
피파에서 공인한 이번달 A매치 기간은 9월 3일부터 10일.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첫경기는 9월 12일에 개최되니, 국가대표 소집이 끝나자마자 곧장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음에도 쉴시간은커녕 훈련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
더 환장하는건 이번 1차전은 홈이 아닌 원정.
그것도 멀고 먼 터키 원정이라는거다.
씨발 돌겠네.
덕분에 시차로 잠이 안 와 밤늦게까지 갱신되는 내 기사를 보다 새벽녘에야 잠깐 잠들었다.
그나마 몇시간 못자고 원정 경기를 위해 공항에서 뉴캐슬 선수단과 합류해야 했지만.
“하아음. 졸려 죽겠네.”
새벽부터 경찰이 들이닥쳐 엄중 호위하에 무사히 공항에서 기다리던 뉴캐슬 선수단과 합류하고나니 피로가 쏟아진다.
고작 일주일 사이 거의 왕복 30시간 거리를 오가고, 그 중간에 2경기를 뛰고, 설상가상 시차마저 달라지니 몸이 아주 찌뿌등해 죽겠다.
리버풀전과 챔스 경기까지 고려하면 12일에 4경기란 미친 일정이니 몸이 버틸리가 있나.
‘아~ 이래서 클럽에선 날아다니던 선수들이 국대만오면 비실거렸구나.’
새삼 느끼는 앞선 선배들의 고생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홍… 괜찮아? 우는거 아니…지?”
“뭐?”
“아냐아냐, 내가 괜한 말을 했나보다. 응, 아무것도 아니야.”
“뭐래. 나 괜찮거든.”
어째 선수단에 합류할때부터 묘하게 내 눈치를 보던 애들이 주저주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저기, 너무 신경쓰지마. 원래 언론이란게 그렇잖아. 막 없는 말도 지어내고, 작은 것도 크게 부풀리고. 그치?”
“맞아맞아. 완전 어이없지.”
지들 딴에는 위로라고 하는 소린가본데 내 입장에선 참 웃기지도 않다.
언론을 알아도 내가 더 잘 알지 않겠니 얘들아.
“걱정마. 나 괜찮으니까.”
“크흠. 민준. 바깥이 좀 소란스러운데 그런거에 흔들리면 안 된다. 무릇 프로라면 경기에서 언제나 프로답게—”
“네이, 네이, 전 정말 괜찮습니다 코치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근데 있지… 홍, 정말 공주님이랑 만났어?”
“……그럴리가있냐. 그보다 너, 언론이 하는말 믿지 말라지 않았냐.”
큰일났네.
내가 문제가 아니라 이새끼들이 문제같은데?
사람들이 뭐라 떠들던 난 정말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만약 얼마전 하린이와 다예 부모님에게 허락받지 못했으면 그야 나도 좀 흔들렸겠지만… 어차피 당사자인 나와 하린이, 다예도 그리고 가족들도 승낙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뭐라 떠들든 무슨 상관이야.
오히려 떠드는 사람들 앞에서 보란듯이 맹활약을 펼쳐보이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데… 정작 내가 아닌 뉴캐슬의 어린 선수들이 흔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