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30)
230
평소에도 잘생긴걸로 유명한 선수다.
축구계 최고의 미남으로 꼽히며, 이를 넘어 인터넷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 투표에서 항상 TOP3 안에 들어가는 남자.
그런 사람이 방송을 위해 메이크업을 하고 옷까지 갖춰 입으니 그야말로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이야~ 잘생겼다, 잘생겼다 말은 많이 들었는데… 대단하네. 정말 대단해. 엄청나잖아.”
난다 긴다하는 미남미녀를 수시로 봐온 촬영감독마저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릴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
183cm에 가까운 늘씬한 신장과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그리고 취향마저 바꿀 것 같은 완벽한 얼굴.
여기에—
“반갑습니다. 홍민준입니다.”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까지.
진행을 해야할 티나 로트가 넋을 잃고 멍하니 홍민준만 쳐다보니 촬영장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쪽이 티나 로트 양이죠? 오늘 잘 부탁드려요.”
기묘한 침묵이 내려앉은 촬영장 분위기 속, 홀로 여유만만한 홍민준의 인사가 아니었다면 등장하는 장면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뻔 했다.
“아, 아… 네헤… 흐으…”
PD의 안도도 잠시, 홍민준이 내민 손을 수줍게 잡은 티나 로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손마저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손끝만 살짝 부여잡고 덜덜 떠는 모습이 그야말로 동경하는 아이돌을 만난 소녀팬.
생방송이었다면 난리가 났을 헤프닝에 PD는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하나 고민했지만, 다행히 이번에도 홍민준이 여유롭게 대처했다.
“뉴캐슬 팬이라고 들었어요. 혹시 주장이나 호세가 아니라 실망한 건 아니시죠?”
“아, 아니에효! 절대! 전혀요!!”
“그럼 다행이네요. 다시 한 번 제 소개를 하면, 뉴캐슬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 홍민준입니다.”
“네, 넷! 티, 티나… 로…”
뒷말은 들리지도 않는 소심한 소개에도 홍민준은 그린듯 미소를 지으며 부러 마주잡은 손을 크게 흔들었다.
* * *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재개된 촬영.
그제야 정신을 차린 티나 로트가 특유의 조곤조곤 한 말투로 묻는다.
“홍민준 선수는—”
“민준으로 불러주세요. 한국인은 앞이 성이고 뒤가 이름이거든요.”
“그, 그래도 될까요!?”
“그럼요.”
“그럼 그… 미, 민준 선수는… 올림픽으로 이름을 알리셨잖아요. 그럼 그 전은 어땠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대본이야 가장 빨리 조율을 마치고 준비를 해놨다지만 시간 부족으로 리허설을 못했다.
그래도 PD는 걱정하지 않았다.
어려울 것 없는 대본에다 티나 로트는 의외로 타고난 진행자였기에.
‘걱정해야했나….’
뒤늦게 후회하는 PD를 아는지 모르는지 티나 로트는 여전히 발그스레한 얼굴로 홍민준을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 축구를 접한 건 초등학생… 4학년 때였나? 제가 가정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었거든요. 아, 그렇다고 문제가 있던 건 아니에요. 화목한 가정이었어요. 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죠.”
또렷한 목소리에 고급스러운 어휘를 구사하는 홍민준의 영어는 영국의 상류층 못지 않게 자연스럽고 격식 넘쳤다.
“계기는 간단했어요. 제 첫사랑이던 소꿉친구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기도 했고… 또 축구부에서 가입하면 빵이랑 우유를 준다고 꼬셨거든요.”
타고난 귀족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가난한 유년 시절을 홍민준은 덤덤하게 풀어냈다.
“그래도 재능은 있는지 중학생 무렵엔 청소년 국가대표까지 됐죠. 근데 거기까지였어요. 재능만 믿고 오만했거든요. 고등학생 무렵엔 국가대표는커녕 주전 자리까지 잃고 벤치 맴버에 머물렀어요.”
“홍민준 선, 아니 민준 선수가요?”
“완전 백업 맴버였죠. 후반 75분은 넘어야 출전을 기대하는 정도? 그리고 그때 깨달았어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달은거죠.”
차분한 표정으로 덤덤히 풀어내는 이야기였지만 티나 로트는 숨쉬는 것마저 잃은 채 집중하고 있었다.
PD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혀를 찼다.
‘아주 빠졌군, 빠졌어. 이래서야— 음?’
그리고 뒤늦게 깨달았다.
‘왜 숨이 찬… 내가, 이 정도로 몰입하고 있었다고?’
비단 티나 로트만 집중하고 있던게 아니라는 것을.
방청객은 물론 촬영팀 모두가 홍민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 무슨 이런 몰입감을…?’
놀랍기도하고, 어처구니없기도 하지만 PD는 프로답게 자신이 할 일을 떠올렸다.
촬영감독의 어깨를 툭치자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것이 이쪽도 이야기에 푹 빠져있던 모양.
이어 툭, 툭 이야기에 빠져있던 스탭들을 일깨운다.
방청객은 몰라도 자신들마저 이야기의 청자가 될 순 없지. 이 방송을 볼 시청자들을 위해 더욱 몰입감있게 촬영하는 것이 스탭들의 의무.
PD가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다시금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을 땐, 이야기는 어느새 현 시점으로 넘어와 있었다.
“음… 민감할수도 있는 질문인데 괜찮을까요.”
“물론이에요.”
주저하는 티나 로트를 향해 홍민준이 옅에 웃어준다.
곳곳에서 터지는 여자들의 탄성에 PD는 입맛을 다셨다.
‘사람을 이렇게 몰입시킬 수 있는 재능이라니. 저 얼굴에 이 재능이면 배우하면 딱인데. 아쉽군.’
고개를 푹 숙인 티나 로트가 재빨리 묻는다.
“요즘 민준 선수의 스캔들로 떠들썩합니다. 여자친구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는데, 민준 선수와 연결되는 여자들이 이렇게 많거든요. 혹시 이에 대한 해명이나 입장 표명이 있을까요?”
드디어…!
PD의 손이 긴장으로 젖었다.
방송을 멀리하던 홍민준이 뜬금없이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
방송국이 무리한 일정에도 흔쾌히 홍민준의 출연을 받아준 이유.
모두 떠들썩한 홍민준의 화제, 스캔들에 대한 주목 때문이지 않나.
조율하면서 익히 홍민준이 취할 스탠스를 들었음에도 PD는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바람둥이니, 문란하다느니 하는 이야기 말이죠?”
단정하기만 하던 웃음이 짖궂게 변하고, 정면에서 그 웃음을 본 티나 로트가 또다시 얼굴을 붉히며 이리저리 시선을 돌린다.
“맞아요. 그걸 부정할 순 없죠.”
“그, 그런…!”
이미 대본을 통해 홍민준의 대답을 알고 있었음에도 깊게 몰입하고 있던 티나 로트는 세상이 곧 끝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망연자실 한 표정을 지었다.
미리 말을 맞췄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실감나는 연기에 홍민준이 눈을 깜빡인다.
“전 이게 부끄럽다거나 숨겨야 할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범죄도 아니고, 스스로에게 떳떳하거든요.”
“네헤!?”
“저는 여자친구들한테 허락 받고 여자를 만나거든요.”
화들짝 놀라 의자에서 펄쩍 뛰어오르는 반응에 홍민준이 멋쩍게 웃었다.
“여, 여자친구들이요!? 그, 바, 발음 실수—”
“아뇨. 한 명이 아니니까 맞아요. 제 여자친구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다른 여자 만나는 것도 허락만 받으면 허용해요.”
“아니, 그… 그게…”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티나 로트를 보며 홍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안 좋게 비출 수 있다는 건 알아요. 남자와 여자, 두 명의 사랑이 당연하고 익숙하죠. 하지만 저와 같은 사랑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흔한 일이에요. 사랑없는 섹스도, 자유로운 연애도, 심지어 법적으로 구속된 부부마저 오픈메리지를 선언하곤 하죠.”
아빠가 바람피는 장면을 목격한 딸의 표정이 이럴까.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에서 구라를 까대던 철면피 홍민준마저 티나 로트의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눈동자를 피했다.
그러면서도 나불거리는 입은 쉬지 않았지만.
“제가 문란하다는 의견에 동의해요. 그렇다고 제 생각을 바꾸진 않을거에요. 서로가 동의한다면, 범죄가 아니라면, 그것이 다른 사랑의 형태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전 여자친구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거나, 속이면서 만나진 않으니까요.”
넋이 나간 티나 로트의 인 이어로 PD의 외침이 들려온다.
헤~ 입을 벌리고 있던 티나 로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니, 반쯤 넋이 나가 기계적으로 대본을 읊었다.
“아, 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또 홍민준 선수의 노래를 안 들어볼 수 없는데요.”
* * *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이 뜬금없는 진행에 경악했다.
“이 와중에 노래!?”
“미친거아냐??”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떻든 방송은 그저 녹화본을 재생시킬 뿐.
그리고 이어진 홍민준의 노래에 시청자들은 또 한 번 경악했다.
“뭐야! 왜 이렇게 잘해?”
“뭐, 뭔데. 이거 진짜 라이브야? 엄청 좋은데?”
“무슨 노래지? 한국 노랜가.”
“와… 미쳤다. 진짜 멋있다.”
* * *
방송이 나간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홍민준 공식적으로 문어발 선언!!』
『오픈메리지도 되는 세상에 여자친구’들’ 만나는게 어때서?』
『섹스광? 패기넘치는 반항아?』
『홍민준에 방송에서 부른 노래에 대한 관심 집중』
『’눈의 꽃’, ‘추억은 사랑을 닮아’, ‘사랑, 그 몹쓸 병’에 이어 티나 로트의 ‘In my time’까지 열창한 홍민준! 실력은 최정상 가수급?』
—ㅅㅂ 그래 남자가 이래야지ㅋㅋ
—여자친구들도 이해한다는 웨 남이 왈가왈부?
—홍민준 제발 애 11명만 낳아라! 월드컵 우승 좀 해보자
—시발ㅋㅋㅋ 존나 상남자네ㅋㅋㅋ 노빠꾸로 “제 생각을 바꾸진 않을거에요~” ㅇㅈㄹ ㅋㅋㅋ
—오빠ㅜㅜㅜ 그래 차라리 밝히고만나자… 몰래만나다 걸리지만 말아죠ㅜㅜ
—이 와중에 티나 로트도 꼬셔버리농ㅋㅋ 아주 눈에서 꿀떨어지겠닼ㅋㅋㅋ
—좆민좆 여자친구에 티나 로트 추가요~
—근데 솔직히 결혼한것도 아니고 여자친구들도 허락한다는데 뭐 어떰? 우리나라가 씹선비라서 난리친거지 외국에선 아무렇지도 않아하자늠
—ㄴㄴ 외국애들도 존나 난리쳤었음ㅋㅋ 홍민준 팬이 K-빠순이 문화에 물들어서 랜선연애질하자늠ㅋㅋㅋ
—와캬퍄~~ 나도 하루만 좆좆좆 와꾸로 살아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