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40)
240
양 옆에 여자친구를 끼고 앉아있으려니 이거 참 부끄럽— 기는 무슨.
공식 석상에 여자친구‘들’을 끼고 나온 사람이 얼마나 될까.
커플 한 쌍이란 곧 남녀, 2명을 뜻하는데 남자 하나가 여자 두명을 양쪽에 끼고 나왔으니 카메라가 집중될 수 밖에.
나에게 집중된 카메라를 향해 보란듯이 여자친구들과 히히덕거리고 있자니 시상식이 시작된다.
곧 커다란 전광판에 세 명이 이름이 차례로 떠오른다.
호르헤 가르시아(23,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멘디(25, 프랑스, PSG)
홍민준 (22, 대한민국, 뉴캐슬)
스페인과 프랑스 국기와 나란히 떠있는 태극기를 보고 있으려니 신기하긴하네.
“하린아. 뉴캐슬이랑 계약할때 발롱도르에 대한 옵션도 넣지 않았나?”
“30인 명단에 포함되면 200만 유로, 발롱도르 포디움에 들면 500만 유로, 발롱도르 위너를 달성하면 1000만 유로 보너스야.”
“발롱도르타면 누적 1700만 유로네?”
“누적 1000만 유로라고.”
1000만 유로만해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한화로 약 140억 상당으로 내 연봉보다 많은 액수 아닌가.
“갑자기 내 연봉이 적게 느껴지네.”
“적지. 실력에 비하면.”
뉴캐슬 계약하며 15만 파운드의 주급을 보장받았는데, 이는 한화로 약 2억 2~3천 만원 수준으로 연봉으로 따지면 120억 정도다.
억대 연봉만해도 고소득자에 속하는데, 무려 100억대 연봉이니 어마어마한 연봉이지만 발롱도르 포디움 선수라기엔 좀 부족하지.
당장 경쟁 상대인 호르헤 가르시아와 가브리엘 멘디만 봐도 차이가 극명하다.
공개된 건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 암암리에 알려진바에 따르면 호르헤 가르시아가 레알 마드리에서 받는 연봉은 230억 정도로 내 2배에 가깝고, 가브리엘 멘디는 한술 더 떠서 연봉만 500억이 넘는단다.
500억 실화냐.
말이 500억이지 이 정도면 일주일에 거의 10억씩 받는거다. 과연 돈지랄로 유명한 PSG다운 주급체계.
과거 메시를 영입할 때 주급만 15억이 넘었다는데, 역시 기름쟁이들 돈지랄은 당해낼 수가 없다.
‘어? 뉴캐슬도 오일 머니… 아니구나.’
아쉽게 두바이는 석유가 안 난단다.
같은 UAE에 속한 맹주 아부다비에선 석유가 철철 흐른다는데, 그 작은 국토에도 연맹마다 뭐 이런 격차가 다 있다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있으려니 극장의 정면, 대형 스크린에 각 선수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발표를 위해 나오는 레전드 중의 레전드, 축구계 GOAT.
한층 후덕해진 몸매 때문에 다리가 더욱 짧아보이는 리오넬 메시였다.
“휘유유~”
“리오넬! 리오넬!!”
“레오! 레오! 레오! 레오!”
“와우~ 메시잖아!”
축구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전설의 등장에 모두가 객석에서 일어나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다.
각자의 입에 익은대로 이름을 부르며 환호하니 마이크 앞에 선 메시가 멋쩍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안—”
주섬주섬 마이크를 내리고.
“안녕하세요, 여러분. 리오넬 메시입니다.”
다시 한 번 열광적인 외침과 박수가 지나고, 메시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롱도르… 아무래도 이번엔 힘들겠지.’
순위 발표를 앞두니 아무리 나라도 살짝 긴장된다.
사실 발롱도르 포디움 발표가 되고 여기 오기까지 발롱도르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다.
그야 지난 시즌 아무리 내 활약이 뛰어났다지만 우승 커리어라곤 결국 유로파 리그 뿐이잖은가.
유로파 리그가 어디서 꿇리는 수준은 아니다.
분명 유로파 리그 우승은 대단한 커리어가 맞지만 여기는 ‘발롱도르’ 시상식장.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라는 발롱도르 시상식장 아닌가.
최고 중의 최고가 받는 상인 만큼 내 경쟁자들의 커리어에 비하면 유로파 리그 우승 정도는 빛이 바랄 수 밖에 없지.
솔직히 유로파 리그 우승으로 발롱도르 포디움까지 올라온 게 신기할 정도다.
그렇기에 이번 발롱도르는 아주 잘해봐야 2등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기까지오니 기대감이 안 들수가 없다.
발표를 위해 마이크 잡아내리는 메시의 모습에 양 옆에 앉아있던 하린이와 다예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나 역시 여자친구들의 손을 꽉 부여잡으며 기다리는 순간,
“3위. 뉴캐슬의 홍민준.”
“…아.”
결국 이렇게되나.
박수 소리와 함께 집중되는 카메라를 느끼며 평소처럼 미소를 그려낼 수 있었다.
이어 발표된 2위는 PSG의 가브리엘 멘디.
“가브리엘 멘디는 지난 시즌 클럽에서 52경기에 출전해 총 42골과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였으며 리그 우승 및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이끌었으며 국가대표로도 월드컵에서 6골 1어시스트로 프랑스의 준우승을 이루어 냈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총 661 포인트를 획득하며 2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우승자는—
“55경기 49골 2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코파델레이 준우승과 라 리가 및 챔피언스 리그 우승, 월드컵에 출전하여 5골로 스페인을 3위로 이끌었습니다. 라 리가와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수상하며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축하합니다. 호르헤 가르시아가 709 포인트로 발롱도르 위너가 되었습니다.”
호르헤 가르시아였다.
젠장 저 느끼한 새끼.
* * *
“3위—”
메시의 발표와 함께 발롱도르 시상식을 지켜보던 한국인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식이 터져나왔다.
아니, 한국인뿐만 아니라 홍민준의 수상을 기원하던 전 세계 팬들은 모두 실망하고 말았다.
“뭐… 어쩔 수 없지. 홍민준이 난 놈은 난 놈이지만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하니까.”
“아쉽지만 그래도 한국인, 아시아 최고 순위잖아. 거기다 홍민준은 아직 22살이고. 이대로가면 발롱도르를 몇 개 받느냐가 문제지 뭐.”
그래도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순순히 결과를 받아들였다.
언론이 난리를 치며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점칠때도 현실적으로 수상은 힘들다…라는게 공통된 분위기였으니까.
하지만 과격하고 그릇된 팬심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
일부 팬들은 곧 온라인에서 패악질을 부리며 인종차별이니, 잘못된 기준이니, 투표하는 기자들이 대부분 유럽인이라 편파적이니 하는 루머까지.
여기에 악질적인 사람들이 흥미본위로 참가하며 발롱도르 재투표 운동이니뭐니 여론을 달구던 중—
“레알 마드리드 소속인 제가 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선수에게 발롱도르를 받으니 기분이 묘하군요.”
농담으로 시작된 호르헤 가르시아의 수상 소감이 담담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번째 발롱도르이자 2연속 발롱도르라 개인적으로 무척 기쁩니다. 2년 동안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라 인정받았으니까요. 이 영광을 지켜보고 계신 부모님과 제 아내 카밀라—”
한동안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 인사가 이어지고,
“작년에 처음 발롱도르를 받았을 때, 그때도 얘기했습니다만… 이제야, 드디어 제 경쟁자가 코앞까지 다가왔음이 느껴집니다. 전 언제나, 누누히 주장했죠. 이번 세대, 나와 비견될 유일한 선수는 오직 홍민준밖에 없다고. 홍. 이번에도 내가 받았으니 벌써 2:0이야. 날 계속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호르헤 가르시아의 폭탄 발언에 좌중에서 환호가 울려퍼졌다.
“카메라! 카메라 뭐해!! 5번, 8번 빨리 홍과 멘디 잡아!!”
기회임을 직감한 PD의 외침에 순식간에 홍민준과 가브리엘 멘디를 향하는 카메라.
2위를 기록했음에도 패싱당한 가브리엘 멘디의 까만 얼굴이 일그러지고, 뜬금없이 소환된 홍민준은 그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웃을 뿐이었다.
“좋아… 좋아, 좋아. 이제 멘디는 치워버려. 홍과 호르헤만 나오게…”
이어 가브리엘 멘디의 못난 얼굴이 사라지며 화면은 오롯이 호르헤 가르시아와 홍민준 두 사람으로 채워졌다.
“그래! 이거야! 라이벌리! 바로 이게 스포츠지!!”
라이벌리의 시작이었다.
* * *
발롱도르 시상식은 ‘발롱도르’만 수상하는게 아니다.
그 한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21세 이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인 ‘트로페 코파’와 그 한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상인 ‘트로페 야신’도 있으며, 2021년 발롱도르 2위에 올랐던 레반도프스키가 최초로 수상한 ‘올해의 스트라이커’라는 상도 존재한다.
가브리엘 멘디는 최초 수상자 레반도프스카와 똑같이 발롱도르 2위에 ‘올해의 스트라이커’를 수상하며 뛰어남을 입증했다.
그러나 정작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시와 호날두 이후 최초로 2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한 호르헤 가르시아와 그가 직접 라이벌로 지목한 신성 홍민준의 라이벌리로 쏠렸다.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선수였지만 언론이 직접 두 사람을 조명하며 접점이 계속 튀어나왔는데, 두 사람은 시드니 올림픽부터 시작되는 의외로 오래된 인연을 가지고 있었기에 스토리를 엮어내는 것 역시 수월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라이벌리가 조명받으며 시끄럽던 와중, 발롱도르 시상식 일주일 후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드The Best FIFA Football Awards가 열렸다.
FIFA의 주관하여 매년 열리는 이 시상식은 1991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시작으로 2010년 발롱도르와 통합하여 FIFA 발롱도르로 6년 간 진행되다 이후 2016년 분리되며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드’가 되었다.
FIFA라는 축구계 최상위 단체가 주관하는데다 한 때 무려 6년이나 발롱도르와 통합되었던만큼 어마어마한 권위를 자랑하는 FIFA 풋볼어워드는, 특히 메인이라 할 수 있는 FIFA 올해의 선수상은 축구계에서 유일하게 발롱도르와 비견될 수 있는 상일 정도로 권위가 높았다.
축구 기자들의 투표로 진행되는 발롱도르와는 다르게 각국 대표팀 감독, 각국 대표팀 주장, 각국 기자단, 전 세계 팬들이 각각 25% 비율로 투표해 결정되는 FIFA 올해의 선수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올해의 수상자는— 홍민준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
수상 소감이 이어지던 중,
“마지막으로. 작년 제 활약이 라이벌 못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서 기쁘군요.”
공식적인 수상 소감 중 나온 ‘라이벌’ 발언이 다시 한 번 세계를 강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