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42)
242
최고의 센터백을 꼽으라면 몇 명의 선수가 언급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4명의 선수들이 꼽히겠지.
레알 마드리드의 알렉스 틸리앙
맨시티의 로만 파블로프
PSG의 시우바
첼시의 가브리엘 음바바
이 뒤를 이어 리버풀의 루치아노 살베나 바르셀로나의 빅토르 올슨같은 선수도 언급되겠지만, 축구팬이라면 대부분 앞에 언급된 4명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
순위가 명확히 나뉘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지만, 그럼에도 굳이 순위를 나누자면 레알 마드리드의 알렉스 틸리앙이 가장 많을 표를 받을거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것이 맨시티의 로만 파블로프와 PSG의 시우바이며, 그나마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이 첼시의 가브리엘 음바바.
어쩌면 당연하다.
33살의 베테랑 알렉스 틸리앙은 물론이고 로만 파블로프와 시우바 역시 28,29의 노련한 선수인데 반해 첼시의 가브리엘 음바바는 이제 25살의 젊은 선수였으니까.
거기다 음바바를 제외하고도 첼시는 출중한 수비진을 갖추고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 탑 클래스 팀답게 공수 양면으로 부족함 없는 선수진이라지만 공격보다 수비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이 현 첼시라는 팀.
여기에 단단한 수비 전술로 세리에 우승을 거머쥔 신임 감독 로렌초 펠레그니까지 합세하니,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가 포함된 수비진을 지닌 팀과 수비 전술로 성과를 낸 감독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는 너무나 명백하지 않은가.
당연히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을 떠올리기 마련.
하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첼시의 모습은 예상과 달랐다.
“오른쪽! 오른쪽 막아!”
주장 요함 바움의 외침에 선수들이 다급히 몸을 움직인다.
그러나 공은 이미 반대쪽 방향 전환을 통해 옮겨간 상태. 고속도로마냥 텅 빈 좌측을 무인지경으로 휩쓸며 진격한 첼시의 측면 공격수 데쿨리 삼바의 크로스가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넘어간다.
‘뭐야. 수비적으로 나올거라더니 왜 이렇게 공격적이야? 진짜 쉬운게 없네.’
수비적으로 단단하게 지키며 역습으로 나설거란 예상은 딱 절반만 맞았다. 바로 단단한 수비 말이다.
첼시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아주, 매우 공격적으로 나왔으니까.
“민준! 더 올라가래!”
경기가 시작된지 10분.
우리 팀은 첼시의 공세에 맥없이 휘둘리고 있었다.
당초 첼시가 수비적으로 나올거라 예상하고 방패를 뚫을 수 있도록 공격에서의 부분 패턴 위주로 집중 훈련했는데, 시작부터 수비에 전념하다보니 모든게 엉켰다.
마치 시험을 대비해 열심히 외운 분량이, 시험지를 받고보니 전혀 엉뚱한 내용일때의 당혹감이 이럴까.
전혀 예상못한 상대의 전술에 정신없이 휘둘리다 간신히 얻은 소강 상태에 감독님이 재빨리 지시를 내린다.
흘낏보니 연신 손짓하는게 아무래도 상대의 공세를 무디게 만들기 위해 오프사이드 라인을 위협하라는 모양.
나처럼 빠른 선수가 수비 라인에 걸쳐 뒷공간을 노리면 자연스레 라인이 낮아지기 마련.
수비수라면 신경이 안쓰일리 없다.
그리고 수비 라인이 낮아지면 당연히 미드필더진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빌드업도 어려워질테니, 상대의 공격 작업을 방해하는 효과가 생긴다.
감독님의 뜻을 읽고 첼시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넘나들며 신경을 긁고있으려니 수비수 하나가 피식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어이 친구. 속도에 자신있다며?”
“속도만은 아니고. 다 자신있지. 예를들면 얼굴?”
“핫! 웃긴놈인데? 그래 뭐… 얼굴… 음, 뭐… 얼굴은… 음.”
기분나쁘게 한쪽 입꼬릴 삐죽 올리며 내 얼굴을 훑어보던 녀석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인정?”
“음, 뭐….”
레게머리를 긁적이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
“참고로 난 얼굴만큼 아래도 자신있다.”
“오~ 어디 얼마나 자신있나 나랑 비교해—”
아싸 빈틈.
녀석이 떠벌떠벌거리는 사이, 호세 가야의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에 맞춰 스프린트를 시작한 순간.
촤아악—!
간발의 차이로 뒤에서 들어온 길쭉한 다리가 먼저 공을 쳐낸다.
“이 친구 이거 안 되겠네. 말하다 그냥 가는게 어딨어, 친구. 응? 우리 얘기 아직 안 끝났잖아?”
“…….”
툭툭 짓이겨진 잔디를 털며 몸을 일으킨 녀석이 특유의 레게 머리를 흔들며 웃는다.
그렇군.
이게 괴물같은 운동 능력으로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 가브리엘 음바바의 실력이군.
* * *
가브리엘 음바바는 수비력보다 그 괴물같은 운동 능력으로 더 유명하다.
거구의 센터백 주제에 어지간한 측면 공격수보다 민첩하고, 빠른데다 제공권과 몸싸움 능력까지 갖춘 그야말로 몬스터.
녀석의 그 믿을 수 없는 운동은…
“아나, 이런 씨발!!”
“헤이, 브로. 좀 빠른데? 하지만 나한텐 안 되지.”
나랑 맞먹을 정도였다.
이번에도 녀석의 몸을 날리는 태클에 드리블 돌파를 실패하자, 녀석은 넘어졌던 몸을 일으키더니 손가락 하나를 들고 좌우로 흔들며 ‘노우~ 노우~’ 이 지랄을 하고 앉았다.
“진짜 게임 줫까치하네.”
“What? 조까치?”
“닥쳐 새끼야.”
“What? 새끼이?”
“와오~!!”
“Oh~ I know~ wow!!”
“…….”
이 새끼 분명 일부러 이러는게 분명해.
덩치는 곰같은게 잔머리나 쓰고.
후우… 진정하자.
진정하고 녀석을 분석해보자.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스피드는 확실히 내 우세지만 그 이외의 부분은 대등하거나 내가 밀린다.
대체 어떻게 되먹은 몸뚱이길래 저런 거구로 나랑 비슷한 운동 능력에, 제공권과 몸싸움은 훨씬 강한거냐.
이래서야 더 빠른 스피드도 활용하기 힘들잖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려고하면 속도가 붙기 전에 재빨리 경합을 걸어오니, 몸싸움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내가 녀석과의 경합을 이겨낼 순 없는 노릇.
그렇다고 페인팅으로 속여넘기기도 힘든게 녀석의 반응속도나 민첩선, 균형감각이 결코 나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어지간해선 속지도 않을뿐더러, 간신히 속여넘겨도 완전히 제치기가 힘들다.
하지만 여기까진 괜찮다.
본래 공격이란 10번 중 9번 실패해도 1번 성공하면 성공인거고, 수비란 10번 중 9번을 성공해도 1번 실패하면 실패인법이니까.
녀석의 운동 능력이 경악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 뚫어낼 정도는 아니다.
여느 선수를 상대하는 것처럼 주머니에서 물건꺼내듯 돌파에 성공할 순 없어도, 그거야 그 상황이 이상한거고.
본래 공격하는 선수와 수비하는 선수란 이렇게 팽팽하기 마련.
그런 면에서보면 내 드리블 돌파 성공율은 녀석을 상대로도 꽤 유의미한 결과를 보일 수 있지만…
“오우, 브로! 이번엔 좀 위험했어! 그치만 나에겐 동료가 있다구~”
“하… 좀 닥쳐 진짜.”
“What? Shut up?”
응?
“이새끼 이거 다 알아듣고 있었네, 이 씨밸놈이!”
“뭐, 씨발? 씨발 욕인거 다 알아!”
“…….”
진짜였네.
나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철저하게 첼시에 휘둘린 끝에 우리는 전반전을 0:2로 마쳐야했다.
“민준. 첼시 수비진을 뚫을 수 없겠나?”
감독님의 물음에 휴식을 취하고 있던 동료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린다.
음…
“혼자로는 힘듭니다.”
자존심 상하지만 허세부릴 순 없지.
“음바반지 음바펜지 그 레게머리 하나는 어찌저찌 뚫을 수 있는데… 녀석 하나로 벅차다보니 커버하는 선수까지 뚫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계속 시도하다보면 가능할 것 같긴 한데…”
당연하게도 감독님이 고개를 젓는다.
우리가 압도하는 경기라면 모를까 밀리는 경기에서 공격 기회가 그리 빈번하게 찾아올리없다. 한 번, 한 번의 공격 기회가 소중한 이때 무리한 시도로 기회를 놓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겠지.
“공격 작업에 두 명… 아니, 최소한 한 명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뚫을 수 있어요.”
“한 명이라.”
감독님의 시선이 라커룸 구석을 향했다.
리버풀전 깜짝 선발로 등장하며 선제골을 넣은 후 로테이션으로 돌아간 녀석에게.
“조나단! 준비해라. 후반전엔 민준이 중앙으로, 조나단이 측면에 선다.”
시즌 중반에 들어선 12월, 스쿼드가 두텁지 못한 뉴캐슬은 슬슬 체력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유럽대항전과 2개의 컵대회를 병행하는 가혹한 일정에 익숙하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기력 난조는 더욱 심해졌는데, 이에 반해 첼시 선수들은 멀쩡하다 못해 쌩쌩한 모습.
뉴캐슬에 비해 훨씬 두터운 첼시의 스쿼드로 인한 차이도 있겠지만, 이번 경기 양 팀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에 있어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로테이션 여부였다.
대부분의 경기를 베스트 맴버로 치뤄온 우리와는 다르게 첼시는 스쿼드가 두텁고 어쩌고를 떠나 그냥 시즌 초반부터 주구장창 선발 명단이 바껴왔다.
강력한 전력의 팀답지 않게 초반 부진한 성적인 이유도, 성격 좋아 보이는 로렌초 감독이 첼시 선수단과 불화 찌라시가 나돈 이유도 모두 이때문.
로렌초 감독은 시즌초부터 끊임없이 선발 명단에 변화를 주어왔고,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인해 초반 부진한 성적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이걸 의도한건지는 몰라도 그 밑도 끝도 없는 로테이션으로 선수단 체력만큼은 쌩쌩했으니, 우리 팀이 첼시에 밀리는 이유에는 이 역시 큰 요인이라 할 수 있을터.
지친 선수들의 활동량이 줄어들며 내 압박을 분산시켜줘야 할 공격진의 움직임이 굼떠졌고, 이로인해 나에게 수비 집중된 것.
조나단의 후반 투입은 이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민준. 조나단을 미끼로 삼아 최대한 득점에 집중해. 우리에겐 골이 필요하다. 음바바를 상대로 네 실력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