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47)
247
EFL컵 8강에 오른 8팀 중 1부인 프리미어 리그에 속한 팀은 5팀.
그말인즉슨 무려 3팀이나 하부 리그 팀이라는거다.
진지하게 EFL컵 우승을 노리는 뉴캐슬 입장에선 1부인 프리미어 리그팀보단 하부 리그팀을 원했고, 현실적으로도 충분히 희망을 걸어볼만한 확률이었다.
따지고보면 3/7 확률 아닌가.
백분율로 따지면 42.8%. 살짝 과장하면 절반의 확률이니 뉴캐슬 임원들과 스탭들의 희망이 마냥 비현실적이라 따지긴 뭐할터였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프리미어 팀과 만날 확률이 57%였으니… 뉴캐슬은 그 57% 확률에 당첨되고 말았다.
“이런 씨발. 거의 절반의 확률이었는데 그걸 피해가네. 개같은 가챠 게임. 진짜 지지리 운도 없지.”
투덜거리는 내 아래서 무언갈 맛있게 쪽쪽 빨던 다예가 한마딜 던진다.
“운도 좋아. 맨시티랑 리버풀도 피하고.”
“…….”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인 맨시티는 물론이고, 우리팀… 이라기보단 나에게 박살나며 시즌 초반부터 패배를 적립한 리버풀도 이후 분노의 경기력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나란히 리그 1,2위를 기록중인데다 챔스 조별 예선도 1위로 통과한 두 팀의 최근 기세로 볼 때 가장 피하고 싶은 상대임은 맞지.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운이 좋은 건 날 피한 걔네들이지.”
“그래서. 만나면 이길 자신은 있고?”
“…….”
맨시티는 아무래도 좀… 그래도 리버풀은 가능성 있나? …최근 경기력보면 리버풀도 힘들 것 같은데. 그땐 어떻게 이겼지 진짜.
‘아니지. 내가 리버풀을 이겼는데, 리버풀이 맨시티를 이겼잖아? 그럼 나도 맨시티 이길 수 있는거 아냐?’
얼마전 리그 1,2위인 맨시티와 리버풀의 경기가 있었다.
승자는 리버풀.
그렇다는 건 맨시티라고 무적은 아니며,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만들어낸 내 승리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뜻 아닌가?
처참하게 패배했던 맨시티전과 이겼던 리버풀전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 차이가 해답 아닐까?… 생각하니 차이가 있긴 했다.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거였어. 푹 쉰 지금의 나는 다르다!!”
“그래서 이길 자신 있냐고.”
“…….”
아니 근데 이 얄미운년은 아까부터 조잘조잘, 서방님 말씀하시는데 시끄러워 죽겠네.
“야.”
“뭐.”
“닥치고 빨아.”
“그럼 그럴까?”
히쭉 웃는 고양이 미소에 소름이…!?
이후 메챠쿠챠 당했다.
* * *
아스널의 코칭 스탭들은 지난 경기, 그것도 남의 팀 경기를 몇 번이고 돌려보고 있었다.
“쓰읍… 여기, 이 부분. 잠깐 멈춰봐.”
멈췄던 영상이 느리게 재생되기 시작하고,
“여기부터 근육이 올라왔나본데? 봐, 자세가 어색하잖아. 한쪽으로 삐뚜룸 기울었네.”
이어 몇 차례 영상이 재생되다 느려졌다를 반복했다.
“전판 막판엔 아예 뛰지도 못하네. 다리도 살짝 절고. 확실히 뒷근육이 올라온 것 같은데.”
“부상은 확실합니다. 확실한데… 쓰으… 이게 몇 주짜리 부상인지가 문젠데.”
반복해서 영상을 돌려보던 아스널 관계자들은 애매한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봤다.
“일단 끝까지 숨긴 걸 보면 중심 힘줄의 문제는 아닐거야. 의료팀, 맞지?”
“그럴겁니다. 심각한 파열 증상이었으면 저렇게 버티고 있지도 않았겠죠.”
팔랑팔랑 보고서를 넘긴 감독의 눈에 홍민준의 부상 날짜가 보였다.
12월 6일.
“대충 보름 정도 지났나. 빠르면 이번 경기 복귀 가능성이 영 없는 건 아니라는 말이군.”
“불가능하진 않지만 그렇게 이른 복귀는 힘들겁니다.”
“근거는?”
의료팀장이 주섬주섬 자료를 꺼내 건냈다.
“지난 시즌부터 홍민준의 경기당 활동량과 이번 시즌 경기당 활동량을 분석해보면, 최근 활동량이 확 줄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거야 다 알지.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니 뭐니 한창 떠들어댔잖아.”
“무엇보다 홍민준 특유의 드리블 돌파가 1/3로 줄었죠. 스프린트나, 급격한 방향 전환 같이 근육에 무리가 가는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많이 감소했음을 볼 때, 홍민준의 부상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갑자기 발생한게 아니다?”
감독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의료팀장이 확신을 담아 주장했다.
“그전부터 근육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미세한 통증을 느꼈을겁니다. 그러니 이런 움직임을 보인걸테고. 그러니, 아슬아슬하게 버티던게 이번에 터진거라면… 1~2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재활까지 생각하면 한 달… 최소 한 달입니다.”
“한 달이라… 그럼 보트만이 또 거짓부렁을 씨부렸다는건데… 그 얼치기가 그렇게 뻔뻔한 사람이었나.”
경기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 데이.
뉴캐슬의 로렌 보트만 감독은 당당히 ‘홍민준 복귀’를 언급했다.
같이 인터뷰장에 있던터라 그 모습을 직접 본 감독은 당당한 모습이 영 거짓부렁이라 여기기 힘들었다.
“저번에도 홍민준이 복귀한다고 언론 플레이를 펼치지 않았습니까? 한 번 재미를 보더니 이번에도 써먹는거 아닐까요.”
“홍민준이라… 홍민준…”
“어차피 떨어져도 크게 아쉬울 것 없는 EFL컵인데, 예정대로 로테이션하는게… 지금은 리그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치열하게 순위 경쟁 중인 리그 상황과 본선 진출에 성공한 유로파, 거기에 FA컵까지 생각하면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긴 줘야한다.
당장 모든 경기에 전력을 다하던 뉴캐슬이 반면교사 아닌가.
홍민준의 부상이 워낙 두드러져서 그렇지, 뉴캐슬의 최근 부진은 주전 선수들의 폼 저하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게 주전을 갈아넣더니 에이스는 에이스대로 부상으로 떨어져나가고, 부상당하지 않은 선수들은 그 선수들대로 체력 저하로 폼이 떨어지고.
그러니까 홍민준만 없으면 뉴캐슬 따위는— 하지만 만약 홍민준이 진짜 나오면?
고민하던 감독은 불현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감독님?”
“허 참. 이 동양인이 뭐라고,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한 선수에 전전긍긍했나.”
“단순한 선수라기엔 발롱도르 포디움에 FI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선수 아닙니까.”
“그래. 무시할 수 없는 녀석이지.”
“어차피 부상이니 신경쓸 것 없—”
“아니.”
감독님의 눈에 EFL컵 로고가 들어왔다.
아무리 계륵 같은 EFL컵이라지만 우승은 우승. 충분히 커리어에 한 줄 추가할 수 있는 대회다.
앞으로 3경기만 이기면 우승인데 그냥 버리긴 아깝지.
“이번 경기 잡는다.”
“그러면?”
“알바로만 빼고 주전으로 가자. 그 동양인이 나오든 말든 이길 수 있게.”
“쓰읍… 부상으로 못 나올텐데.”
열심히 자료를 분석했던 의료팀장은 탐탁치 않게 중얼거렸다.
“…나왔네?”
* * *
아스널의 홈구장에서 열린 EFL 8강 뉴캐슬전.
경기전부터 홍민준이 팀 훈련에 참가했다느니, 정상적인 스케쥴을 소화했다느니 하며 복귀 가능성을 점치던 언론은 경기 1시간 전 스타팅 라인업이 발표되는 순간 일제히 기사를 쏘아올렸다.
『성주가 돌아오다! 홍민준 아스널전 선발 출전!!』
『보름 만의 복귀전! 부상 여파는?』
『돌아온 그라운드의 보석』
『부진을 딛고 일어난 뉴캐슬의 상승세를 더해줄 에이스의 합류』
스캔들 이후 주춤했던 인기는 얼마지나지 않아 언제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회복되더니, 오히려 더욱 팬이 늘어났다.
남자들이야 축구 실력에 더해 마음껏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 것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여자들은 동양인 특유의 동안 외모에 너무 단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섹시한 남자’답게 느껴진다나 뭐라나.
뭐가됐든 슈퍼 스타란 그 언행 하나하나가 주목받는 법이고, 그 슈퍼 스타가 축구 선수라면 부상 후 복귀전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뉴캐슬과 아스널 경기는 홍민준의 복귀 소식 이후 어마어마한 트래픽이 몰리며 홍민준의 인기를 증명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는 홍민준이 공을 잡을때마다,
“붙어!! 붙으라고!! 좀 막아!!!”
아주 간단하며 간결한 트래핑만으로 압박을 무효화시킬때마다,
“붙… 아니, 붙지마!! 너무 붙으면 또— 뭐해, 빨리 백업해!!”
가벼운 페인팅 동작에 선수들이 우수수 쓰러질때마다,
“공간을 주지마! 더 압박하— 이런 젠장!”
몸으로 밀고 들어오는 2~3명의 선수 사이에서 공을 빼낼때마다,
“저새끼 좀 막아! 파울로 끊어버려! 아니, 그렇다고 공간을 내주면— 퍽킹!!”
공을 툭 차고 엄청난 속도로 질주할때마다,
“…저게 어떻게 사람 새끼 움직이냐. 마귀 같은 새끼… 사탄 같은 새끼…”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아스널 스탭들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 * *
부상으로 보름 가량 쉬다 복귀한 첫경기, 아스널전.
오랜만에 주 포지션인 좌측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나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 사쿰 샤키가 툭 건넨 볼을 받자마자 깨달았다.
‘몸이 가벼워.’
그라운드에 나설때도 느꼈다.
아니. 훈련에 복귀할때도, 연습 경기를 치룰때도 느꼈지만 쉬다와서 그러려니했다.
허나 오늘 첫 터치를 하며 느낀 건…
‘왜 이렇게 컨디션이 좋지?’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다는 것.
마치 뭘해도 다 될 것 같은 이 느낌, 이 고양감은 마치 시즌 초반과 같았다.
모든 경기에 출전하겠답시고 아무리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어도, 스프린트를 줄이고 활동량을 줄였어도 어쩔 수 없었던—
‘그렇구나. 나 엄청나게 지쳐있었구나.’
정말 오랜만이다.
이 느낌. 이 고양감. 이 전능감.
그렇다는 건,
“주장, 호세, 루크. 오늘 나한테 공 몰아줘요.”
“몰아달라니?”
“오늘 아스널 아주 씹어먹어버리게.”
“먹긴 뭘 먹어. 아스널이 과자야?”
“민준이 그렇다면 그런거야!! 아스널은 과자다!!”
“야, 루크 잡아. 저새낀 어째 가면 갈수록 빠돌이 증상이 심해지냐.”
내 복귀를 알릴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