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59)
259
에스코트 키즈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에 들어선다.
오늘 경기는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꿈의 무대라는 챔피언스 리그 본선인만큼 있는 힘껏 전력으로 부딪치면 좋겠지만 바로 5일 뒤에 EFL컵 결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뉴캐슬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건 ‘단 1경기’ 남은 EFL컵인데다 보드진의 목표 역시 EFL컵 우승.
다음 경기 중요성이 워낙 크다보니 아무리 ‘챔피언스 리그’라도 1차전에선 힘을 좀 빼지 않을까… 했지만 감독님의 선택은 베스트 11, 전력으로 임하는 것.
이번 경기와 EFL컵 결승전인 다음 경기까지 전력을 동원하고, 3일 뒤 있을 FA컵 16강은 버린다는 복안이었다.
뭐… 감독님의 복안이야 어쨌든 스타팅 라인업은 감독 고유의 권한.
선수인 나로선 그저 출전하는 경기 최선을 다할 수 밖에.
동료들,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 그리고 릴 선수들까지 자리에 위치하자 챔피언스 리그 주제가 Ligue Des Champions이 흘러나온다.
조별 리그에서부터 들어온… 아니, 본격적으로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면서부터 들어온 익숙하디 익숙한 곡이건만 오늘따라 왜 이렇게 색다르게 느껴지는지.
독일어와 영어, 프랑스어로 이루어진 가사엔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챔피언스 리그’라는 무대에서 듣는 ‘Ligue Des Champions’는 남자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곡이 멈추고 주심과 부심, 그리고 오늘 상대할 릴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며 자리를 찾아간다.
LOSC 릴Lille Olympique Sporting Club Lille Métropole.
한 때 ‘에단 아자르’가 몸담았던 이 유서깊은 프랑스 구단은 천신만고 끝에 챔피언스 리그 본선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의 강자 포르투와 네덜란드의 강자 아약스, 그리고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E조에 묶였던 릴은 조의 절대 1강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3팀, 포르투, 아약스와 조 2위를 둔 악전고투를 치뤄야했다.
레알 마드리드야 저~ 위에서 여유롭게 좆밥들의 싸움을 지켜볼 따름이고.
서로가 ‘할만한데!?’를 시전하며 물리고 물리는 격전 끝에 간신히 본선에 진출한 릴 선수단은 결의 가득한 모습이었지만,
“어…?”
전반 11분, 결의가 무색하리만치 허무하게 선제골을 내줬다.
나한테.
* * *
“시작부터 격렬하게 주고받는 뉴캐슬과 릴! 바움 요한이 공을 뒤로 보냅니다. 골키퍼 공 잡, 그대로 차냅니다! 멀리가는 공. 홍민준 따라갑니다. 나갈 것 같죠? 수비가 등지고 몸으로 막으면서… 어? 빼냈어요? 그대로 골!!”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격렬한 소유권 다툼 중 골키퍼에게 백패스한 공.
뉴캐슬의 요문드 골키퍼가 길게 찬 공이 그대로 상대 진영 끝자락에 떨어지고, 홍민준의 스프린트가 의미없이 끝날 것 같던 상황.
그러나 끝까지 스프린트를 이어간 홍민준이 일을 냈으니.
그대로 공을 내보내기 위해 홍민준을 등지고 데굴데굴 굴러가는 공을 지키던 상대 수비수의 다리 사이로 쏙 공을 빼낸 것.
다급히 몸을 비틀며 시도한 태클마저 가벼운 터치로 피해낸 홍민준은 툭, 길게 한 번 공을 밀어낸 뒤 그대로 슛팅,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야~ 골키퍼의 롱패스를 끝까지 뒤쫓은 홍민준의 집념이 만들어낸 멋진 골이군요.”
“전반 11분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나가는 뉴캐슬입니다.”
릴이 프랑스 리그의 명문이라지만 객관적 전력에 있어 뉴캐슬만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나 팬들의 의견이었고, 실제로 선수단 퀼리티에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것이 엄청난 격차는 아니기에 전술이나 기세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수준이라지만 전술적 격차가 없는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하며 기세가 흔들린 순간 결과야 뻔한 것.
동점골을 넣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이던 릴은 오히려 뉴캐슬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추가골을 허용했다.
호세 가야의 멋드러진 공간 패스를 받은 측면 공격수 니콜라스 호스만의 골.
순식간에 2:0이 된 상황,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세를 펼친 릴이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얼마지나지 않아 홍민준의 단독 드리블 돌파에 2명이 뚫리며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홍민준의 2번째 골이 터집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10번째 득점을 기록하는 홍민준!”
“이 선수 이번이 챔피언스 리그에 처음 진출한 선수 맞나요!! 챔스 데뷔 시즌, 챔스 통산 10번째 골을 기록하는 홍민준입니다!”
뉴캐슬의 보트만 감독은 3:0 스코어가 되자마자 일찌감치 주전을 교체하며 다음 경기인 EFL컵 결승전 준비까지.
뉴캐슬과 릴의 16강 1차전은 체급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뉴캐슬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워낙 초반부터 승기가 기운 경기였던지라 선수들의 체력도 아낄 수 있었고, 기세도 탄 상황.
다음 경기 EFL컵 결승전 상대는 전통의 강호 맨유였다.
* * *
흔히 리그컵이라 부르는 EFL컵의 우승 상금은 고작 10만 파운드.
그나마 결승전에서 얻는 중계권료와 광고료, 관중 입장료 등의 수익를 배분받지만 그마저도 100만 파운드를 조금 넘을 뿐이다.
결국 우승해봐야 받는 금액이라곤 100만 파운드가 조금 넘는 정도로 한화로 환산시 10억대에 불과하다.
일반인에게 10억이 넘는 돈은 큰 돈임에 분명하지만 돈지랄로 유명한 EPL에서 10억이란 푼돈이나 다름없는 수준.
EPL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리버풀의 베테랑 공격수 니콜로 자니올로나 맨시티의 알프레도 페둘라에겐 고작 2주치 주급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다.
그나마 나름 유서깊은 대회의 우승컵이 주어진다는 것과 클럽대항전 진출권이 주어진다지만 컨퍼런스 리그, 그것도 본선도 아닌 플레이오프 최종예선 진출권이니 EPL 클럽 입장에선 그야말로 계륵과도 같은 대회가 아닐 수 없다.
하위권 팀이야 컨퍼런스 리그라도 클럽대항전에 나갈 기회라 여길지 모르겠지만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야 유로파도 아닌 컨퍼런스 리그는 눈에 차지 않는 대회.
그런 의미에서 4위권 경쟁팀인 뉴캐슬과 맨유에게 리그컵은 그리 의미있는 대회라곤 할 수 없다.
전반기까진 리그 우승을 다투던 뉴캐슬이야 말할 것도 없고, 4위 싸움에 필사적인 맨유에게도 유로파도 아닌 컨퍼런스 리그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상금부터 우승 혜택까지 정말 있으면 좋은 수준에 불과한 대회지만, 그러나 결승전이다.
전통의 명문이라지만 우승에서 멀어진지 오래인 맨유나 역사만 깊을 뿐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뉴캐슬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유일하다시피 한 우승컵이니 양 팀은 결승 무대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리고 2월 25일, 리그컵 결승전이 열리는 날.
“이곳은 EFL컵 결승전이 열리는 웸블리, 웸블리 스타디움입니다. 앞서 맨유 코칭 스탭과 선수단 인터뷰가 나갔는데, 이번엔 뉴캐슬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죠?”
“네, 맞습니다. 이번에 혹독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유 선수들 모두 각오가 대단했는데요. 지금 맨유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죠?”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게 리그 성적 아니겠습니까? 근데 맨유, 지금 리그 6위에요, 6위. 4위권 다툼에서 한 발, 아니 두 발 뒤쳐져 있습니다.”
“그나마 유로파 리그에선 순항을 이어가고 있지만 역시 리그 성적이 아쉽군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기 기필코 승리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맨유! 그리고 그 상대는 홍민준이 이끄는 뉴캐슬!! 잠깐 홍민준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올까요.”
전환되는 화면으로 홍민준이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홍민준입니다. 이렇게 영상으로나마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과 만나게되어 너무 반갑고, 늦게까지 응원해주시는 팬들의 기대에 걸맞는 경기력을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진부한 인터뷰도 빛나는 얼굴로하니 그마저도 진심이 전해지는 인터뷰가 된다.
[참. 한국엔 맨유팬이 많은데… 오늘만큼은 맨유보다 절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한홍 아시죠?]마지막으로 유쾌한 멘트까지.
“크~ 우리 홍민준 선수,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벌써 시즌 50골 고지를 넘지 않았습니까.”
“무려 시즌 53골을 기록중입니다. 아직 시즌이 한참 남았는데 벌써 53골이에요. 정말 홍민준 선수의 개인 기량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죠.”
“그런데 제가 살펴보니까… 홍민준 선수,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프로 통산 두번째 결승전이에요.”
캐스터의 안타까운 외침에 해설위원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쵸. 대학 리그 결승전이나 올림픽 결승전이 있었지만 모두 프로 데뷔 이전아니겠습니까. 놀랍게도 첫 결승이 바로 작년 유로파 리그입니다, 홍민준 선수.”
“아무래도 프로 경력이 짧다보니 벌어진 일 아니겠어요? 그래도 홍민준 선수, 이제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면되요. 충분히 그럴 실력이 있는 선수니까요.”
“아~ 말씀드리는 순간, 주심이 휘슬을 뭅니다. 이제 곧 EFL컵 결승, 홍민준의 프로 통산 두번째 결승전이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