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60)
260
‘음… 이걸 어쩐다.’
상태창을 띄워놓고 고민하길 잠시.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본래 계획은 챔스 16강과 EFL컵 결승이 있는 2월 중에 대대적으로 포인트를 투자하려고 했지만, 의외로 챔스 16강 1차전을 손쉽게 이기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축구란 것이 아무리 끝날때까지 모른다지만 1차전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하지 않았나.
하물며 2차전은 홈경기.
3골차를 뒤집은 경기가 종종 나오고, 심지어 챔피언스 리그 결승 무대에서도 ‘이스탄불의 기적’이 있는 만큼 방심하면 안 된다지만… 릴이 우릴 상대로?
흐음… 최악의 최악을 가정해봐도 릴에게 밀려 16강 탈락하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게다가—
‘맨유가 그리 어려운 상대였나?’
아니.
벌써 맨유와 3번이나 맞부딪쳐봤다.
지난 시즌 유로파 리그에서 만난 맨유도, EPL로 이적해온 이번 시즌 리그에서 맨유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잘해봐야 조금… 아주 쪼~금 까다로운 정도.
실제로 맨유 상대로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았나.
‘이거 지금 포인트 쓸 필요없겠는데?’
그래서 결정했다.
보류하기로.
결코 ‘후반의 홍민준은 다르다’라는 밈meme을 의식한 건 아니다.
절대로 ‘밀릴 때의 홍민준은 더 무서워진다’라는 평가를 고려한 게 아니다.
진짜.
그냥 맨유가 만만할 뿐이지.
우리나 맨유나 우승컵 하나가 간절한 처지는 똑같다.
둘 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지만 맨유는 몰락한지 얼마 안 되는, 불과 10여년 전까지 찬란한 황금기를 보내던 구단이고 뉴캐슬은 유구한 역사 대부분이 암흑기라는게 차이일 뿐이지.
그러니 그것이 리그컵일지라도 ‘우승’을 위해 맨유가 전력을 다해 덤벼올거란 건 이미 인터뷰에서도 예고된 바, 우리는 맨유의 거센 저항을 예상했지만—
“카셀! 저새끼 막아!”
“커버! 커버해달라고!”
“떽떽거리지말고 1인분이나 해! 자기가 맡은 지역만큼은 철저히 틀어막으라고!”
“뻑킹 아이리쉬! 계집처럼 입으로만 떠들지말고 움직여!!”
염려하던 맨유의 거센 저항은 우리가 아닌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진짜 서로 오지게 싸우네. 나야 편하지만.’
최근 맨유 내부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찌라시가 파다하긴 했다.
인종, 국적별로 파벌 싸움이 있고 친 감독파와 반 감독파의 갈등이 있다던가.
사실무근의 뜬 소문이었지만 올 시즌 워낙 성적이 안 좋다보니 분위기가 좋을리 없을터. 심각하진 않아도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겠거니 했는데… 이정도로 콩가루였을 줄이야.
경기 시작 직후엔 나름 매섭게 뛰던 맨유 선수들은 상황이 어려지자 금방 파탄을 드러냈다.
전반 17분.
평소처럼 활발히 중원 싸움에 가담하다보니 우리 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는 상황.
체감상 7:3은 될 점유율을 바탕으로 활발한 공세를 가하던 중, 호세 가야의 뜬금없는 중거리슛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꽤 멋드러진 궤적의 골이었지만 정작 슛을 한 본인 역시 들어갈거라 생각하지 못한 모양.
벙벙한 표정이 곧 환희로 바뀌더니 격렬한 백덤블링 세레머니를 한다.
그리고 그 와중 맨유 선수들은 누구 탓이니 싸우고 있고.
쯧쯧. 안 될 팀은 뭘해도 안 된다더니, 결승 무대에서도 저럴 정도면 평소에 얼마나 싸운다는걸까.
뭐, 이러면 나야 좋지.
손발이 안 맞는, 조직력이 붕괴된 수비진을 상대로 골 넣는것 만큼 쉬운 일이 또 있으랴.
오늘 다득점 간다.
* * *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축구 리그는 두말할 것 없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다.
당연히 EPL의 중계권을 둔 쩐의 전쟁은 치열했고, 그렇게 얻은 중계권은 어떻게든 본전을 뽑아내야할터.
하지만 EPL 시청률에 있어 방송국의 노력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했다.
애초에 EPL이 촬영한 영상을 그대로 받아 보내는 ‘중계’에 불과한지라 방송국에서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었지만. 기껏해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캐스터-해설위원 콤비 정도.
결국 시청자를 끌어오는 건 방송국의 노력이 아닌 EPL에서 뛰는 한국 선수의 활약.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은 EPL 중계권을 가진 방송국 입장에서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해였다.
“배찬식과 유만기가 다른 리그로 이적할때만해도 눈앞이 캄캄했는데… 홍민준이 EPL에 입성할 줄이야. 정말 신의 한수였어.”
메이저 대회는 아니라지만 나름 컵대회 결승전을 맞아 스포츠국 국장이 자리한 컨트롤룸.
열심히 중계를 하는 중계위원들의 영상을 일견한 국장의 시선이 직원에게 닿는다.
“몇 프로야?”
“7.8%입니다!’
“벌써? 이야~ 이거 스포츠국 최초로 해축 시청률 8%의 벽을 넘어보나.”
해외 축구 시청률이 8%를 기록한 적은 지금껏 한번도 없었다.
8%는커녕 기존 최고 시청률은 6%대.
그것도 6%를 기록한 건 단 두번뿐이었으니 첫번째는 18/19 시즌 토트넘과 리버풀이 격돌했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으로 당시 6.3%를 기록한 바 있으며, 두번째는 손흥민 선수가 득점왕을 거머쥔 21/22 시즌 토트넘과 번리전이 있었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6%를 넘긴적 없었건만, 홍민준의 맹활약은 시청자들을 축구 중계 앞으로 불러모았다.
손흥민 선수의 EPL 득점왕 시즌에도 6%대를 못 넘겼거늘, 홍민준의 인기는 그야말로 상상초월이었다.
무려 ‘평균시청률’이 기존 최고인 6%대를 넘어 7%대가 당연한 수준으로.
남은 건 불가능이라 여기던 마의 8%대.
“어, 골! 골 나왔습니다!!”
“누구얏! 홍민준이야!?”
“아닙니다. 호세 가야입니다.”
“아잇, 쓰벌! 걘 또 뭐야!”
“국장님, 카메라, 카메라…”
“아. 어흠.”
시청률 최초 8%의 벽을 넘기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중계중이던 컨트롤룸 내부가 싸하게 얼어붙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갠또뭐나왔다
—호세 가야 듣보는 누구?
—저 아재가 국장임? 근데 호세 가야도 모름? 웨 모름?
—국장아재 욕설파문ㅋㅋ
—발음 구수한거보소 쓰~벌~ㅋㅋㅋㅋ
지금까지 얼어붙은 듯 미동도 않던 채팅창이 순식간에 활발해진다.
뻘쭘한 얼굴로 굳어있는 국장의 모습에 직원 모두가 숨 죽이고 있던 상황.
“어, 어어… 또 골! 또 골!!”
“이번에 누구야!”
“홍민준, 홍민준입니다!!”
호세 가야의 선제골 직후, 곧장 홍민준의 연속골이 터져나왔다.
“SNS에 홍민준 골 소식 올라왔습니다!”
“7.9%! 8%! 8% 넘었습니다!! 계속 오릅니다! 8.1, 8.2%! 순간 시청률 8.2%!!”
“이야아아!!”
순식간에 치솟는 시청률 그래프에 국장이 넥타리를 풀어제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재생되는 골장면.
“이야… 이번에도 골 멋지게 넣네. 진짜 홍민준은 골을 넣어도 멋있게 넣는다니까.”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일제히 맨유 진영으로 파고들어가는 뉴캐슬 선수단.
맨유 선수단이 흔들리는차, 공을 잡은 홍민준이 이제는 시그니쳐 무브가 된 마르세유 턴으로 압박을 벗겨내고 그대로 드리블 돌파, 골을 성공시켰다.
—아~ 맹구 이대로 무너지나연~
—고연것들,,, 라떼는,,,, 맨유가 짱이였어! 제한맨,,, 모르냐!
—아재요 지금은 제한홍이에요
—홍민준 날아다니농ㅋㅋ 경기마다 골넣네
치솟는 트래픽을 증명하듯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창.
국장의 흐뭇한 미소가 시청률 그래프를 향한다.
“헤트트릭… 제발 헤트트릭…”
국장의 기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홍민준 결승 무대에서 4골 작렬!!』
『“포트트릭”, EPL의 정복자로 우뚝 선 홍민준!!』
3골이 아닌 4골을 기록하며 맨유를 박살냈으니까.
『한국인의 쾌거!! 날아오르는 홍민준과 함께 날아오른 시청률!! 순간 최고 시청률 9.1%!!』
—캬 슈퍼스타의 품격이네
—세상에 70억명의 홍민준 팬이 있다면, 나는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1억명의 홍민준 팬이 있다면., 나 또한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천만 명의 홍민준 팬이 있다면, 나는 여전히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백 명의 홍민준 팬이 있다면, 나는 아직도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한 명의 홍민준 팬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
세상에 단 한 명의 홍민준 팬도 없다면, 나는 그제서야 이 세상에 없는 것이다.
홍민준, 나의 사랑.
홍민준, 나의 빛.
홍민준, 나의 어둠.
홍민준, 나의 삶.
홍민준, 나의 기쁨.
홍민준, 나의 슬픔.
홍민준, 나의 고통.
홍민준, 나의 안식.
—아니 씨발 댓글혼자쓰나
—주접미쳤넼ㅋㅋㅋ
—우승 기념으로 제가 홍민준으로 삼행시지어보겠습니다
홍 민준은
민 족의 자랑, 겨레의 보물이다
준 준나 쩌는 보물이다
—너 이새끼 사탄들렸어?
—점심나가먹을것같애!!점심나가먹을것같애!!점심나가먹을것같애!!
—이 미친놈들 격리좀 ㅅㅂ
—존나 주접떠네진짜 근데 홍민준 주접은 떨어도 될 듯ㅎ
* * *
뉴캐슬 역사에 우승컵은 몇 있지만, 최근 우승은 2부 리그 우승뿐이다.
우승은 우승이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우승컵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메이저’에 속한 리그컵 우승은 뉴캐슬의 발전이 유의미한 결실을 맺고 있다는 증거나 다름없으니, 두바이에 구단이 인수된 후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육성 중심 개혁이 성공적이었단 명백한 증명이었다.
구단 수뇌부가 우승컵으로 증명한 성공에 기뻐하고, 팬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 메이저 우승컵에 기뻐 날뛰며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던 중.
『리그컵 위너 뉴캐슬 FA컵에선 16강 탈락!』
다음 경기인 FA컵 16강에서 상대적 약팀인 브라이턴에게 덜미를 잡히며 탈락,
『리그 27라운드 울버햄튼과 무승부』
『충격! 스토크에 패배한 뉴캐슬! 홍민준은 1골을 기록하며 분투』
연달아 리그 2경기를 말아먹으며 빠르게 축제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어쩐지 다들 붕 떠있다 싶더니만.
이어진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릴과의 홈경기에서 내 1골 1어시스트로 2:0 승리하며 다시 기세를 회복한 뉴캐슬의 다음 상대는—
“챔피언스 리그 8강 뉴캐슬의 상대는… 바르셀로나입니다!”
바르셀로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