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75)
275
본격적으로 시작된 촬영.
메인 MC인 국진이 먼저 가볍게 멘트를 던진다.
“이야~ 다들 운동 선수 맞아요? 이렇게 모아두니 선남선녀네.”
“그러게. 비주얼이 아주 아이돌 그룹이라해도 믿겠어. 신인 혼성 아이돌 그룹해도 되겠다.”
국진의 말을 받은 종신의 너스레에 모두가 하하호호하는 와중, 구라가 특유의 불퉁한 표정으로 태클을 건다.
“혼성은 아니야, 혼성은. 혼성해서 잘된 애들이 누가 있어.”
“왜 코요태도 혼성인데.”
“거봐 기껏해야 코요태잖아.”
“어? 지금 코요태 무시하는거야? 종민이가 얼마나 잘나가는데.”
“말이 그렇다는거지 말이. 아니 그렇잖아. 김종민봐봐. 걔를 어따 갖다대.”
예전에 출연했던 ‘아형’도 MC끼리 티키타카로 분량을 채우는 경우가 있었는데 라스는 그보다 더 메인 MC들의 티키타카가 많았다.
게스트와 떠들다가도—
“뭔 바텐더야? 오늘 뭔 바텐더처럼 입고와서는. 어이 바텐더!”
“바텐더라니 무슨 소리야. 이거 얼마나 비싸게주고 빌린건데.”
“이게 안 되는데 옷이 뭔 소용이 있어.”
“턱이나 집어넣어.”
지금처럼 뜬금없이 서로 티격거린다거나.
이걸 티키타카라 해야하나.
그래도 베테랑 방송인들답게 늘어진다 싶으면 재빨리 게스트에게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 노련하기 그지없다.
“허아름 선수. 요번에 기사가 하나 났어요?”
“네? 무슨 기사요?”
대본을 읽던 국진이 빙그레 웃으며 묻는다.
“연애의 고통을 훈련으로 승화시킨게 경기력에 도움이 됐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에요?”
“아…”
뭐야. 연애?
이제 겨우 20살이라 들었는데. 순진하게 생겨서는 벌써 연애질이나하고.
크흠. 뼛속 깊은 유교맨으로서 못마땅하군.
엄근진하게 보고있으려니 허아름이 내쪽을 힐끔 쳐다보고는 우물우물 입을 연다.
“아 그게… 전에, 그… 전 남자친구가 돈을 요구한적이 있어서요. 그래서 스트레스 받은 걸 훈련으로 풀었는데 그게 메달따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재미없는 에피소드에 재미없는 말투까지.
떨어지는 텐션에 구라가 급히 끼어든다.
“돈 얼마?”
“억대 근처요.”
“아~ 8000~9000?”
“아 짐작 좀 하지마요. 들어보면 얘기 나올텐데.”
“추임새 넣는거 아냐, 추임새.”
절묘하게 끼어든 구라와 종신의 티키타카가 간신히 자유낙하하던 텐션을 붙들고, 세윤이 재빨리 끼어들어 질문을 잇는다.
“그럼 본인이 상처준적은 없어요?”
“저도 있…는 것 같아요.”
“왜요. 더 큰 돈을 요구했어?”
“8100? 8100?”
“아이 진짜~ 그런거 아니에요~”
어물어물 대답하는 허아름을 향해 국진과 세윤이 장난스레 질문하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웃는다.
예능 촬영은 기본적으로 길다.
집에서보는 우리야 액기스만 뽑아 편집된 1~2시간 분량으로 그마저도 낄낄거리다보면 금방 끝난것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촬영분은 짧아야 5~6시간이요 길면 9~10시간도 넘는다.
워낙 촬영이 길다보니 노련한 베테랑 예능인들이야 알아서 텐션을 유지할 수 있어도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게스트들은 금방 텐션이 떨어지기 마련.
아형을 찍을때도 오표식 선배 분량에선 드럽게 재미없었지.
라스라고 다를까 싶었는데… 의외로 재밌다.
게스트의 앉은 순서대로 토크가 진행되다보니 끄트머리에 앉은 나는 시청자마냥 지켜볼 수 있었는데, 이게 의외로 토크가 재밌는데다 중간중간 말을 걸어주기까지하니 현장 참여형 시청자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다.
“희연 선수, 테니스 요정에서 여제가 됐는데 뭐가 더 기분 좋—”
“어? 지금 저한테 삿대질하시는거에요?”
“응? 아니, 가만있어봐. 그게 아니라—”
“크핫! 이제 큰일났다 형. 감히 테니스 여제한테 삿대질을 해!?”
“댓글에 악플이 콸콸콸!!”
희연 누나의 지적에 구라가 집중사격을 받기도 하고,
“가만있어봐. 그럼 지금까지 딴 금메달이 몇개야. 미국도 메달따면 연금주나? 얼마나줘요?”
“몰라요!”
“아니 그걸 왜 몰라? 그걸 모를 수 있나?”
“관심없어요!”
“관심이 없다고? 자기 연금인데?? 아니 왜? 그걸 왜 몰라??”
“돈 많아서요.”
“돈이 많아도 연금인데, 그걸 왜 몰라. 가만있어봐. 미국에선 연금 안 나오나?”
“전 돈이 적당히 많은게 아니라 엄청 많거든요!”
“크하하하학! 말문 막혔다!”
“이야~ 이거 속물주의 끝판왕 김구라라서 이해 못한다. 아니 나한테 들어오는 연금을 모른다고~? 형 솔직히 말해봐. 부럽지?”
“아니 이걸 모를수가있나? 엘레나, 진짜로 몰라요? 왜 연금 들어온다고 통지나 문자 올거아냐.”
“아다리가 안 맞아서 못봤어요.”
“푸하하하. 아다리가 아니라 타이밍, 타이밍!”
“아 타이밍.”
엘레나의 티없이 맑은 대답에 구라가 똥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기도 하는… 어라? 왜 구라만 당하는 것 같지.
생각해보니 정말 타격감 찰진 사람이었네.
“자~ 그럼 드디어! 청일점 홍민준 선수입니다. 요즘 민준 효과라고 있잖습니까. 나왔다하면 시청률 대박! 오늘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그건 또 뭔 효과래.
대답을 기다리는 국진에게 겸손한 척 손을 저었다.
“라스는 워낙 잘 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시청률도 잘 나오고.”
“열애 발표같은거라도.”
“…하라고요?”
재밌다는 듯 웃는 국진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뭐… 숨길 필요 있나?
“그러죠 뭐. 연애는 꾸준히 하고 있었어요.”
“이야~ 역시 홍민준 선수.”
“홍민준 선수는 세계적인, 글로벌 스타잖아요. 그럼 보통 데이트는 어디서 해요?”
구라의 질문에 쿨하게 대답했다.
“호텔에서요.”
“흐핫! 이걸 이렇게 대놓고.”
덤덤한 대꾸에 모두가 뒤집어졌다.
왜 뭐.
허아름이 충격받은 듯 동그랗게 치켜뜬 눈으로 쳐다보고, 노출 성향이 있는 희연 누나는 무슨 상상을 하는지 발동걸린 표정으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엘레나는 좋다고 깔깔 웃으며 옆에서 팔을 쳐댄다.
왜 이래 진짜.
애들도 아니고 고작 이정도에 무슨.
“아니 근데 말이에요. 홍민준 선수는 링크가 너무 많아. 이게 복잡해서 누가 진짠지 모르겠단 말이지. 그래서 누구에요?”
구라가 밑에서 주섬주섬 판넬을 꺼내든다.
판넬 가득 겹친 헤드라인 기사들.
“이거봐. 이거 너무 많아~ 솔직히 여기 기사에 언급된 여자 중에 있어요?”
“솔직히?”
“솔직히.”
기대하는 표정의 4MC를 보며 당당히 대답해줬다.
“여기에도 있는데요.”
“여기? 여기 어디?”
“여기요. 스튜디오.”
“헉! 누구!?”
“희연 누나요.”
“헉!! 맙소사, 테니스 여제랑 홍민준 선수가?”
“희연 선수, 진짜에요?”
화들짝 놀라는 4MC와 술렁이는 촬영 스탭들.
그리고 벌떡 일어나는 허아름이 배신당한 여자의 눈빛으로… 아니, 근데 너는 뭔데.
“히힛. 다들 놀랐죠?”
“정말이에요? 둘이 사겨요?”
국진의 확인질문에 희연 누나가 당당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요. 꽤 오래됐거든요~”
“아니 얼마나?”
“3년 됐나?”
“3년씩이나!?”
경악하는 사람들을 보며 히힛 웃는 희연 누나의 볼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는게… 뭐에 스위치가 눌린건지 발정난 표정이다.
큰일이군.
저렇게 달아오른 표정의 희연 누나는 앞뒤 가리지 않는데. 이거 쉬는 시간에 짜이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저요!!”
어수선한 분위기 속, 돌연 엘레나가 번쩍 팔을 치켜든다.
“그래요, 엘레나. 할 말 있어요?”
“네! 있어요!”
국진의 나긋한 대꾸에 개구쟁이마냥 짖궂은 표정을 한 엘레나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저도 사겨요!”
다시 한 번 폭탄을 던졌다.
“아~ 사귄다고. 이야~ 오늘 연애설 몇 개나 터지는거야. 그래서 누구랑?”
아직 상황 파악을 못 한 구라의 태평스런 질문에 엘레나는 당당히 대답했다.
“민준이랑!!”
“아 그래요. 민준… 응? 가만있어봐. 누구?”
“여기 옆에 사람이랑!!”
“…으응?”
“이게 무슨 상황이야.”
모두가 나랑 희연 누나, 엘레나를 번갈아 쳐다본다.
혼파망이 내려앉은 스튜디오.
“다들 왜 그렇게 눈치봐요? 나랑 희연 안 싸우는데?”
“아니 그… 엘레나. 둘이 홍민준 선수랑 사귄다면… 그, 바람… 핀다는거에요?”
국진이 모두를 대표해서 조심스럽게 질문하자 엘레나는 짖궂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그 움직에 맞춰 촐랑이는 포니테일.
“아뇨! 나도 민준이랑 사귀고, 희연도 민준이랑 사겨요! 다 같이!”
“…헉.”
“그리고 또 하린도 있고~ 다예도 있—”
“엘레나. 거기까지만해.”
“헷. 그럴까.”
음.
이를 어쩐다. 분위기가 아주… 미쳤네.
정적이 내려앉은 스튜디오.
발동 걸린 희연 누나와 해맑은 엘레나, 덤덤한 나만 제외한 모두가 경악에 휩쌓여 있었다.
…이 와중에 자꾸 신호 보내는 희연 누나 실화냐.
희연 누나의 노출증에 진짜 쥬지가… 아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홍민준, 연애 사실 밝혀!』
『‘테니스 여제’ 윤희연과 열애중인 홍민준』
『양다리 파문? 미국 국민 여동생 엘레나 스튜어트와도 연애설을 인정!』
『속보! 홍민준 자유연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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