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77)
277
홍민준의 등장 이후 한국에서 축구의 위상은 급격히 치솟았다.
비록 중간에 불미스런운 커밍아웃 사건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홍민준의 뛰어난 축구 실력이 가려지지는 않는 법.
활약이라도 저조했으면 모를까 연일 EPL의 골문을 폭격하는 홍민준의 인기란 그리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홍민준 안티가 없다는 건 아니다.
본래 빠가 까가 되면 제일 무섭다고, 홍민준 안티의 대부분은 열광적인 팬덤에서 극렬 안티로 돌아선 비율이 유난히 높은 편이었으니.
그도 그럴것이 처음 등장할 당시의 홍민준은 얼마나 센세이셔널했던가.
아마추어 대학 리거에서 수많은 논란과 함께 올림픽 대표로 깜짝 발탁, 온갖 논란과 역경을 딛고 한국을 은메달로 이끌며 득점왕에 올랐으니… 가히 ‘인간승리’라 할 수 있을 감동스토리.
여기에 첫 프로인 바르셀로나에서의 실패 후 재기에 성공하며 시련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오뚝이 이미지와 첫 예능과 얼마없는 인터뷰에서 보여준 ‘엄마가 사위 삼고 싶어하는 스타일’의 단정하면서도 참한 이미지까지.
그야말로 안티가 생길래야 생길 수 없는 온갖 호감 조건만 모은 이미지 아니었던가.
덕분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호불호 없는 스포츠 스타로 급격히 팬덤을 늘릴 수 있었지만… 반대로 그 ‘환상’ 깨졌을 때의 역풍도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팬에서 안티로 돌아선 사람은 홍민준이 만고의 씻지 못할 대죄를 저지른것마냥 미친듯이 물어뜯는 경우가 있어 최근엔 외려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렇다고한들 홍민준의 절대적인 팬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
애초에 자기 영역에서 할 일만 잘하다보면 사소한 흠결은 관대히 넘어가는 것이 세상 이치.
대중의 인기를 먹고산다는 연예인조차 스캔들이나든, 술 빨고 운전하다걸리든, 마약하다걸리든 연기만 잘하고 노래만 잘 부르면 금방 인기를 회복하는데 하물며 축구 선수야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홍민준이 진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사소한 도덕적 흠결 따위는 EPL을 뒤흔드는 압도적인 활약에 묻히는 법.
그런 의미에서 홍민준으로 인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한소영의 인터넷 방송 채널 ‘풋볼인러브’ 역시 여전히 잘 나가고 있었다.
“풋붕이들 안녕안녕~~ 오랜만에 방송켜는것 같네.”
—소하
—ㅅㅎ
—왤케왤케안옴!
“요번에 발롱도르 시상보러 스위스까지 갔다왔잖아. 그래도 나 중간중간에 방송키고 하지 않았어?”
오늘따라 유난히 빤질빤질 광택이 도는 피부를 자랑하며 한소영이 웃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ㅗㅜㅑ
—성형하고옴?
—경고입니다. 경고 3회 누적시 채팅금지 5분이 가해지면 경고 누적 5회 밴이…
—아 채팅창 혼자쓰냐 매니져 ㅅㅂㄹㅁ
—2회경고입니다. 경고 3회 누적시 채팅금지 5분이 가해지면 경고 누적 5회 밴이…
—꺄아아악! 방장!! 방장!!! 방장개새끼야 제발 재 입좀막아!!
—소영이 진짜 미모에 물이 올랐네ㄷㄷ;;
인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창에 글자를 읽기 힘들었을테지만 능숙한 방송인 한소영은 쏙쏙 중요한 단어만 캐치해낼 수 있었다.
“아 예쁘다고? 훗. 내가 한 미모하지. 고마워~”
—근데 결국 홍민준 발롱도르 못먹었자너
—너무아쉽다ㅜㅜ 드디어 발롱도르타나 싶었는데ㅜㅜㅜㅜ
—인종차별아님? 웨 홍민준이 1등아님?
“그치? 진짜 아쉽지? 그래도 이번에 2위했잖아. 작년 3위에서 올랐고, 1위랑 차이도 별로 안 났으니까. 인종차별? 그렇진 않아. 홍민준 선수가 개인 스탯은 뛰어났어도 호르헤 선수도 크게 떨어지지 않잖아. 팀 커리어적으론 챔스 우승이 아무래도 임팩트가 크니까.”
발롱도르 시상이 끝난지 이제 겨우 3일.
아직 그 여파는 끝나지 않았음이니… 아니, 끝나긴커녕 이제부터가 본격적이라는 듯 기세를 불려나가고 있었으니 채팅이 나오지 않을리없었다.
게다가 바로 직전 방송에서 ‘발롱도르 시상식 구경하러 스위스갑니다~’라고 하지 않았나.
중간중간 실황 중계라고 짧막짧막하게나마 방송도하고.
“아쉽게 수상은 못했지만 2위도 얼마나 대단한건데~ 얘들아. 홍민준 선수는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하게 발롱도르 포디움에 든 선수야. 게다가 2연속으로. 이게 얼마나 굉장한건지 몰라? 진짜로? 내 방송보는 축붕이들이라면 당연히 알텐데~”
소영의 능숙한 조련에 곧 채팅창이 안다는 대답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어디에나 반골은 있는 법
—대단하긴 호르헤가 더 대단하지~ㅋㅋ
—ㄹㅇㅋㅋ 2위따리2위따리~ 나도 한번불러본다~
—응 골만 넣는 탐욕왕 난사왕 홍민준은 2위가 딱이야~
중간중간 보이는 조롱성 채팅들.
칭찬 100마디보다 비난 1마디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아무리 칭찬이 많아도 꼭 중간중간 껴있는 이런 비난이나 조롱글은 마음에 남기 마련이다.
“나가. 지금 조롱하는 사람들 다 밴이야. 분탕들 정리 좀 했으니 오늘은 발롱도르 얘기나 해볼까?”
발롱도르 시상식이 끝난지 겨우 3일.
한창 화제가 되는 주제인만큼 대부분이 예상하던 전개인만큼 대화는 자연스레 발롱도르로 넘어갔다.
“뭐? 뉴스에서 지금 홍민준 선수 얘기하고 있다고? 뭔데? 링크있다고? 줘봐 한 번 보자.”
“한 주간의 이슈를 살펴보는 이슈집중 시간입니다. 이번 이슈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가 된 사건이죠? 박철용 기자.”
“네, 스포츠 전문기자 박철용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홍민준 선수에 대한건데요. 이번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발롱도르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발롱도르가 뭔가요?”
차분한 인상이 매력적인 아나운서의 물음에 후덕한 중년 기자가 기다렸다는 듯 설명을 읊는다.
“네. 발롱도르란 쉽게 말해 축구 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적인 상을 뜻합니다. 사실상 한 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수여되는 영광스러운 상이라 볼 수 있는데요. 우리 홍민준 선수는 작년에 대한민국, 아니 아시아 선수 최초로 최종 명단 3인, 포디움에 들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무엇이 이슈가 된 거죠?”
“작년이 이어 올해에도 발롱도르 최종 후보인 포디움에 들며 활약을 인정받은 홍민준 선수인데요. 작년에 워낙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까, 우리 홍민준 선수. 역사상 최초로 리그 40골 고지를 넘기는 등 축구사 수많은 신기록을 경신하며 올해 발롱도르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했는데요.”
기자의 말과 함께 자료화면이 재생된다.
생중계로 진행된 발롱도르 시상식.
3개로 분할된 화면이 각각 최종 순위에 든 선수들을 비추고, 호르헤 가르시아를 중심으로 우측에 자리한 한껏 꾸민 홍민준의 얼굴이 확대된다.
“3위는 예상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알프레도 페둘라가 차지했습니다.”
이어 2분할로 줄어든 화면이 좌우로 나뉘어 홍민준과 호르헤 가르시아를 비춘다.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급 개인 스탯을 쌓은 홍민준 선수와 리그와 챔스 득점왕으로 팀을 더블로 이끈 호르헤 가르시아의 승부는 결국 호르헤 가르시아에게 돌아갔는데요.”
이어 최종적으로 호르헤 가르시아가 발롱도르를 들어올리는 모습과 씁쓸하게 박수를 치는 홍민준의 모습을 끝으로 사라지는 자료 화면.
다시금 스튜디오를 비추는 화면으로 정제된 표정의 아나운서가 보인다.
“저도 팬의 입장에서 홍민준 선수의 수상을 응원했는데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아무래도 워낙 개인 기록이 출중하다보니 국내외 전문가들 역시 홍민준 선수의 수상 가능성이 적지 않다 평가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호르헤 가르시아 선수는 이번 수상으로 3연속 수상이란 기록을 세웠고요.”
“그렇죠.”
“그래서인지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호르헤 가르시아 선수의 3연속 수상이란 기록을 위한 편파라거나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심스럽게 내용을 전달한 기자는 곧 어조를 바꾼다.
“하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할 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듯 홍민준 선수와의 격차도 크지 않았는데요. 한편 홍민준 선수 역시 결과에 승복하며 다음 발롱도르를 노린다고 밝혔습니다.”
“자료 화면 함께 보시겠습니다.”
[호르헤 선수의 3연속 수상을 축하합니다. 아쉽지만 납득할 수 있는 결과에요. 하지만 다음 발롱도르는 기필코 놓치지 않겠습니다.]“네, 호르헤 선수를 축하하는 한편 차기 발롱도르에 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은 홍민준 선수. 근데 그날 바로 여자친구들과 광란의 파티를 벌… 크흡, 네, 벌였다고 하는데요.”
차분하고 이지적인 모습이던 아나운서가 순간 눈이 커지더니 말을 더듬는다.
“네 맞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다음 발롱도르에 대한 야심을 밝힌 홍민준 선수. 그러나 그날 저녁 다수의 여자친구들과 밤새 파티를 했다는 후문…인데요.”
기자마저 괜스레 눈치를 보며 말끝을 흐리고,
“크흡. 네, 아무래도 발롱도르의 중압감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았을…”
“그렇죠. 스트레스를 풀다보니… 그, 조금 과격하게 스트레스 해소를 한 게 아닐까…”
소영이 급히 링크를 닫았지만 이미 흘러나온 영상을 주워담을 순 없는 노릇.
채팅창은 금방 웃음으로 도배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나운서 당황한거보솤ㅋㅋㅋ
—기자쉑 쉴드친다고 눈물의 똥꼬쇼하노
—근데 홍민준 이새낀 진짜머임;
—아ㅋㅋ 열심히해서 다음 발롱도르딸거라고(열심히 허리놀림)
—ㅅㅂ 여자친구도 아니고 여자친구‘들’ㅇㅈㄹㅋㅋㅋ
—왜 밤새 난X파티라고 말을 못해!! X교파티라고 말을 못하냐고!!
한국 방송 역사에 길이 남을, 결코 깨지지 않을 불후의 충격과 공포의 ‘그 사건’ 이후 홍민준의 여성편력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홍민준의 열성적인 팬조차 쉴드칠 생각을 못한다는 색정광 이미지.
그러나 ‘선’을 넘으면 ‘이건 진짜다’라고 받아들여지는 법인지, 이제는 색정광 이미지마저 홍민준을 대표하는 하나의 밈이 되어 친근하게 쓰일 정도.
물론—
“자자 다들 진정해. 아무리 그래도…”
[충신 철용이가 비트 100개 선물! — 홍민준 선수랑 친해요?]“어? 철용이 비트 100개 고마워. 홍민준 선수랑 친하냐고? 음~ 쫌?”
—하긴 쏘영이가 무명시절 홍민준 발굴했지
—예전에 홍민준이 방송나와서 고맙다고 그랬자너~
—여윾시 축잘알 쏘영 스카우트!
—둘이 뭔 사이임? 썸?
“썸? 에이~ 없어, 없어. 그런거아냐~”
—쓰읍… 홍민준이 여자를 마다한다? 이거 좀…
—홍민준도 포기한여자라 이거 귀하거든요
“포기라니!! 내가 어디가 어때서!! 나 정도면 진짜 상위권이거든!? 내가 안 꾸며서 그렇지 맘먹고 꾸미면, 어! 내가 어! 사진 보여줘!? 이거, 이거봐!”
—오오 쏘영이 진짜 이쁘다 여기 어디임? 배경도 쩌는데
“이번에 스위스갔을때 찍은거야. 잘 나왔지?”
—근데 웨 홍민준 스위스있을때랑 똑같은날 이렇게 차려입고 간거임? 진짜 홍민준 만나러간거아님?
“어? 아니야. 그런 거 아니거든?”
—님 지금 SNS에 홍민준 난교파티맴버 뜸
“…뭐? 아, 하하. 그렇구나아~ 냐하하. 맴버라니~ 어우 싫다~”
—얼굴 모자이크 한 여자중에 쏘영이가 입은거랑 똑같은 옷 입은 여자있는데…?
“…저기, 얘들아?”
『충격! 유명 축구 유투버, 홍민준의 새로운 여친으로 밝혀져!』
—따흐흑… 사랑했다 쏘영아….
—홍민준 네이노오오옴!! 결국 우리 쏘영이마저…!!
—씹새끼개새끼좆같은새끼… 이렇게 다 가져가야 속이 시원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