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79)
279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은 휴가를 떠나겠지만 구단 임직원들은 오히려 더욱 바쁘게 움직이기 마련이다.
“루크… 아니, 로크 우디 선수와의 재계약 협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지? 뭐? 에이전트가 배짱을 부려? 어지간하면 들어줘! 그 선수는 꼭 잡아야해!!”
“계약 갱신해야 할 1군 선수 목록은요? 에이전트들 분석 자료랑 스카우트 팀이 정리한 대체 선수 자료도 가져오세요.”
“베르톨드 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방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외부 영입보단 2군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를 콜업시켜서 백업 맴버를 채우는게 좋아보입니다.”
“프리 시즌 시작일은 언제로 잡을까요? 맨시티와 리버풀은 평소보다 5일에서 일주일 빠르게 소집한다는 루머가 있는데요.”
“이번 프리 시즌엔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일정대로 추진합니까? 이런 시기에는 투어보다 좋은 연습 상대를 골라 담금질에 들어가는걸 추천합니다만.”
세계 축구의 중심 유럽, 그중에서도 가장 상업화되었으며 가장 글로벌화되었고, 가장 빅리그로 꼽히는 EPL 소속의 구단이라면 이미 하나의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물며 단순한 EPL 소속을 넘어 챔스권 구단이라면 기업 중에서 대기업에 비견된다 할 수 있을터.
뉴캐슬은 코칭 스탭과 선수단을 제외하고도 그들을 서포팅하는 프론트 맴버만 수백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구단답게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영입과 방출, 재계약, 스카우팅, 시설 관리, 마케팅…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임직원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이 정작 그들의 꼭대기라 할 수 있는 보드진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이번 시즌 결산입니다.”
“음.”
구단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의 대표이자 사실상의 구단주 겸 회장인 무함마드 라시드 알 막툼은 뉴캐슬 구단주이기 앞서 두바이의 왕족이다.
그를 뉴캐슬의 주인으로 만든 넘치는 부와 권력은 뉴캐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두바이에서 비롯된 것.
당연히 뉴캐슬에 대한 애정을 떠나 라시드 알 막툼은 구단주보단 두바이 왕족으로서의 입장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뉴캐슬보단 두바이 혹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바쁜 그지만 이번만큼은 오지 않을 수 없었으니,
“리그 우승… 이것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인가.”
바로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달성해낸 것.
물론 우승컵을 지금 처음 보는 건 아니다.
리그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마침내 리그 우승이 걸린 경기가 확정되자 아무리 바쁜 그조차 들썩이는 엉덩이를 진정시킬 수 없었다.
우승이 걸린 그 경기에서 홍민준의 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지.
우승이 확정된 후 어린애처럼 팔짝팔짝 뛰던 자신이 떠올랐지만, 동시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직접 들어올리던 순간의 전율 역시 생생히 떠올랐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일까.
그날보단 못해도 나이 먹고 쉽사리 느끼기 어려워진 가슴 떨리는 감동에 무함마드 라시드 알 막툼은 지그시 눈을 감고 여운을 음미했다.
“왕자님?”
“여기선 회장이네.”
“아, 죄송합니다. 결산을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회장님?”
“음.”
보고서를 팔랑 넘기며 비서가 말을 잇는다.
“최종적으로 리그 총 38경기에서 32승 3무 3패, 승점 99점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17/18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한 역대 최다 승점인 100점에 불과 1점 부족한 기록으로, 이로서 뉴캐슬은 프리미어 리그 역대 최다 승점 2위 팀이 되었습니다.”
“음….”
지금의 프리미어 리그로 개편된 1992년 이후 탄생한 수많은 우승팀 중 이토록 압도적인 우승팀이 있었던가.
오직 17/18 시즌 맨시티만이 올해의 뉴캐슬을 뛰어넘을 뿐, 올 시즌 뉴캐슬은 그야말로 극강의 모습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다만 팀 득점은 역대 최고 순위를 경신하였는데, 시즌 총 108득점 41실점으로 17/18 시즌 맨시티가 기록한 106득점을 뛰어넘어 시즌 최다 득점팀 1위에 올랐습니다.”
“음. 그 주역은?”
“단연 홍민준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리그 40골 고지를 넘기며 팀 득점에 핵심을 당담했는데, 총 48골 13어시스트로 61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렇지!”
“이는 모두 홍민준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영입에 공을 들인 왕자님, 아니 회장님의 혜안이 빛을 발한 덕분입니다. 인샬라ان شاء الله.”
비서의 담담한 보고에 라시드는 무릎을 탁 치며 어린애처럼 기뻐했다.
두바이의 뉴캐슬 인수는 이미지와 브랜딩, 마켓팅을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지만, 그 개인에게 있어 뉴캐슬이란 수많은 컬렉션 중 하나일 뿐이었다. 물론 컬렉션치고 꽤나 값비싼 컬렉션이지만.
그리고 많고 많은 컬렉션 중 하나에 불과했던 뉴캐슬을 가장 빛나는 컬렉션으로 만들어준 것이 바로 홍민준.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할것이라 여겨지던 두바이 왕실의 계획을 홀로 앞당겨버린 인재,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직접 한국까지가서 영입해온 그의 ‘성과’.
“국민들이 기뻐하더군.”
“그렇습니다. 인재를 알아보는 혜안과 영입을 위해 직접 귀한 발걸음을 하시는 결단력에 모든 국민이 찬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두바이를 이끌 차기 지도자로—”
“어허! 헛소리. 형님이 정정하신데 그 무슨 망언인가.”
“죄송합니다. 주제도 모르고 실언을….”
재빨리 무릎을 꿇고 복종의 자세를 취하는 비서를 내려다보며 라시드는 사람 좋게 웃었다.
“괜찮네, 괜찮아.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것이지. 허허허. 일어나게.”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래. 큰 실수만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야, 큰 실수만. 그렇지?”
“…물론입니다.”
사람 좋은 웃음 뒤에 숨겨진 차가운 눈빛에 비서의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계속 보고하게.”
“FA컵은 4강에서, 리그컵은 8강에서 탈락하며 홍민준 부재시 팀 전력이 급감한다는 고질적인 약점은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괜찮네. 리그 우승이 중요하지 컵대회가 중요한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챔피언스 리그지.”
괜찮다는 말과는 달리 언짢은 표정.
“챔피언스 리그는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홍민준의 부상으로, 발가락 골절로 2주 간 결장한 사이 경기가 치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음. 작년보다 못한 건 아쉽군.”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뉴캐슬의 가장 큰 취약점이자 단점이 홍민준인만큼 단기적으로는 홍민준의 대체자 찾기에—”
“됐다. 그건 괜찮으니.”
비서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팔랑팔랑 종이를 넘겼다.
“그럼 다음으로 홍민준에 대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은 2년이 남았으며, 최대한 빨리 재계약 협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홍민준이 원하는 ‘특별제도’를 인질 삼아 협상에 임한다면 좋은 조건으로—”
“흐음. 그건 내키지 않는군. 알라께선 약속의 중요함을 설파하셨지. 홍민준과의 약속은 그대로 이루어질것이다. 올해 안에 특별시민제도를 확정하도록.”
“그러면 계약 연장은— 아닙니다. 지시대로 이행하겠습니다.”
빙그레 웃은 라시드 왕자는 TV로 시선을 돌렸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여자친구‘들’을 불러모아 호텔에 틀어박힌 홍민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패널들.
홍민준의 실력과 놀라운 성장세는 인정하되 그 여성편력은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방탕함으로 말미암아 무너질거란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붓는 자도 있었다.
‘홍민준. 내가 그대와의 약속을 지키듯, 그대도 나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네.’
* * *
‘초월’ 선언 후, 미친듯한 활약으로 선언이 단지 말뿐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 절정은 후반기 미친듯한 결정력을 선보인 끝에 기록한 리그 14경기 연속골.
제이미 바디의 11골 연속골 기록을 무려 3경기나 늘리며 프리미어 리그 연속골 1위에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후… 역시 나야.
신기록 경신 실화냐? ‘레코드 브레이커’란 이명답게 온갖 기록 깨부수고 내 이름으로 도배하는 실력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놀고있네. 메시는 21경기 연속골 기록했거든.”
“…닥쳐.”
끈적한 하얀 액체에 범벅이 된 상태로 침대에 쓰러져 꿈틀거리던 다예년이 얄밉게 쫑알거렸지만 난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쓰지 않는 대인배다.
결코 12/13 시즌 메시가 FC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21경기에서 33골을 쳐넣었단 기록 따위에 신경쓰지 않지.
‘…21경기 33골. 쓰읍… 가능한가.’
대체 어떻게했지!?
“흐우… 그러고보니 뉴캐슬에서 재계약하자는 말이 없네.”
널부러져있던 하린이가 꼼지락꼼지락 일어나서는 메일을 확인한다.
계약? 그러고보니 나 5년 계약 했었으니까… 이제 2년 남았네.
“어? 그럼 나 이적 할 수 있지 않나? 2년 정도면 구단에서도 제값만 받으면 풀어줄 것 같은데.”
“뭔 소리야.”
황당한 표정으로 돌아보는 하린이.
뭐지? 왜?
“이면 계약 잊었어?”
아.
맞다. 그런게 있었지.
가만, 거기에 분명—
“헉…! 나, 내년까지 챔스 우승해야 했네?”
“…설마 잊고 있었어?”
몰랐다!
이거 12/13 시즌 메시의 21경기 33골 기록에 집중할때가 아니었네.
당장 내년에 챔스 우승을 위해 달려야하는데, 메시의 21경기 33골에 매달린 순 없지.
“안 되겠다. 내년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지.”
“꺄아악! 이제 그만 좀 해!! 말만 열심히하지 말고 나가서 훈련이나 하라고, 이 짐승아!!”
“21경기 33골… 21경기 33골…”
“이 미친놈, 또 뭐에 눈 돌아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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