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82)
282
8강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
결승에 진출한들 이럴까 싶을 정도로 관심이 쏠린 기자 회견장은 한국과 일본이란 동아시아 국가의 경기임에도 이례적일 정도로 유럽 기자들로 북적였다.
“4년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올림픽 8강에서 성사된 한일전인데요,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이번 경기 키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어떠한 전술적 변화가 있나요?”
그러나 경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참석한 기자들 중 일부, 오직 소수의 한국과 일본 기자들 뿐.
정작 대다수의 유럽 기자들은 8강 경기가 아닌 한 선수에게 관심이 쏠려있었는데,
“홍민준 선수!! 3경기만에 10골, 2자릿수 득점 성공 축하드립니다. 과연 몇 골이나 더 넣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시나요?”
“이미 병역 문제를 해결하신걸로 알고있는데 다시 올림픽에 출전한 이유가 뭡니까?”
“대회 흥행을 위해 구단에서 출전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바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가장 높은 네임벨류의 선수, 홍민준이었다.
인터뷰를 즐겨하진 않아도 막상 인터뷰 기회가 찾아오면 적극적으로 소통하던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오늘의 홍민준은 묵직했다.
“음.”
“으음.”
“네.”
“아뇨.”
무례하다 여겨질 정도로 짧은 단답조차 낮고 진중한, 섹시함마저 느껴지는 허스키 한 목소리가 상쇄해준다.
‘젠장. 이놈이고 저놈이고 조선놈 얼굴에 홀려서는… 하여간 마음에 안 들어.’
아사히 신문의 기자 야마모토의 입술이 심술맞게 뒤틀렸다.
이 자리는 분명 한국과 일본의 8강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 회견이건만, 경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고 죄다 홍민준 하나만 보고 있지 않은가!
“이래서야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군.”
“당연히 홍 상이죠!”
‘칙쇼…! 모모가 조센징 따위에게…!!’
연신 ‘음, 음’거리는 홍민준을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부사수 모모의 얼빠진 대답에 야마모토의 분노는 더욱 끓어올랐다.
“그놈의 홍민준, 홍민준! 우린 사무라이 블루다. 이번엔 기필코 한국을 이겨야 한다고!”
“네, 네, 알았으니까 흥분하지마요 선배.”
“칫…!”
입술만 잘근잘근 씹던 야마모토는 홍민준에 대한 질문이 잠시 소강 상태가 된 틈에 재빨리 일본 대표팀 주장 오오츠니 사카시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아사히의 야마모토데스! 사카시상에게 질문이 있습니다!”
“하잇!”
음, 과연 주장다운 패기다.
절로 웅혼해지는 경쾌한 대답에 야마모토는 목소리를 높였다.
“4년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8강전에서 한국을 만나 패배했습니다. 이번에도 올림픽 8강 무대에서 한국을 만났고, 당시 일본에 패배를 안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홍민준 선수도 참가했는데 승리를 위해 무슨 복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까까머리 사카시의 턱 근육이 도드라진다.
어금니를 질끈 깨문 사카시가 마침내 입을 연다.
“필승의 각오로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만 전략상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습니다. 이해합니다. 역시 일본 대표팀은 디테일한 전술적 준비를—”
“하지만.”
야마모토의 말을 끊은 사카시가 결연한 표정으로 선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웅혼한 선언이 야마모토의 가슴을 울린다.
크으… 이 얼마나 사내다운 기상이란 말인가! 과연 자랑스런 일본 남아다운 패기다!
의기양양한 야마모토의 시야에 눈썹을 움찔거리는 홍민준이 들어온다.
‘어떠냐, 조센징!! 꺾이지 않는 마음… 이것이 우리 야마토 민족의 기상이다!!’
그리고 곧바로 꺾였다.
* * *
안중에도 없는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둔 기자 회견.
아웃 오브 안중 일본과의 경기에 무에 그리 안달인지 기자들이 유난스럽다.
하지만 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장으로서 경박함은 금물.
리더는 묵직해야 하는 법이니,
“음.”
요란한 기자들과 달리 주장답게 진중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그러던 와중 참 일본인스럽게 생긴 기자 하나가 경박한 몸짓으로 손을 치켜들고, 역시나 경박한 목소리로 질문한다.
‘미친… 아니 어떻게 사람 이름이 사까시…?’
일본 대표팀 주장이라는 까까머리 감자돌이가 날 따라하듯 진중한 표정을 흉내내지만 역시 오리지널만 못한 법.
명품과 짭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고, 묵직한 리더가 되기 위해 거울 앞에서 몇 시간이나 연습한 나에겐 상대가 안 되지.
애초에 얼굴부터 다르잖아, 얼굴부터가.
눈, 코, 입이 달려있다고 똑같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말이야.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데 감자돌이 사까시의 마지막 발언이 뇌리를 강타한다.
‘뭣…!?’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
‘감자돌이 녀석… 제법 멋진 말을 하잖아.’
그리고 경기 당일,
—사카시의 인터뷰 너무 멋있는www
—코이츠www 우리 주장의 기백에 정신을 못차리는ww
—빅토리 니뽄!!
—∧__∧ 내
( `Д´ ) 에네르기를
(っ▄︻▇〓┳═
/ ) 받아서
( / ̄∪ 승리하는거야!!
—(∩ ͡° ͜ʖ ͡°)⊃━✿✿✿✿✿✿ 내 사쿠라도 받아!!
—경기시작한다 제발 이겨줘
감자돌이 녀석은,
—오오
희망이보인다(*ΦωΦ*)
역시 기술의 일본(Ф∀Ф)
압도적인 점유율ヾ(*ΦωΦ)ノ
한국따위 끝내버려!٩(ↀДↀ)۶
—에…? 나니? 방금 무슨 일이?(ФоФ)
—어째서 일본 골대에 공이 들어간wwwwwww
—아직 지지않았어! 사무라이 블루는 기세를 잃지말고 더욱 열심히 응원해야해!!
—네 넷우익은 퇴장할 시간이에요ヽ(‘ ∇‘ )ノ
—또야… 또 먹혔어… 저 괴물은 대체 뭐냐고!!༼;´༎ຶ ༎ຶ`༽
멋드러진 명언만 남기고 쓸쓸히 퇴장했다.
너무 쉽군.
『홍민준 4골 폭발!!』
『후지산, 무너지다』
『빛바랜 삭발 투혼』
『4경기 14골, 홍민준에게 올림픽 무대는 너무 작았다!』
クムトル-ズ | 38/4
이걸로 ‘아시아인 역대 최고 운동선수는 누구?’의 토론은 끝이군요 .
30년이 지나도 뒤집히지 않을 거예요 .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만화에서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레벨이에요.
ロス ・ ブランコス | 57/6
현재 세계 최고 공격수라고 생각해.
말도 안 되는 슈퍼골을 너무 많이 넣고 있어.
nic***** | 5740/19
홍은 명실상부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었어. 인성도 좋고 더욱더 사랑받는 선수가 될 것 같아. 아직 절정기에 다다른 것 같지 않은 인상이야. 이제 입만 조심하면 될듯
* * *
동아시아에서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8강 한일전은 맥없이 끝나버렸다.
4년 전 올림픽 8강에서 한국을 만나 탈락한 선배들의 아픔을 씻겠다며 선수단 전원이 삭발, 까까머리 감자돌이가 되어 등장한 일본 선수들의 결의만큼은 대단했지만… 세상사 결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법.
불꽃같은 삭발투혼으로 초반 기세를 끌어올리던 일본 대표팀은 전반 17분, 홍민준의 60m 단독 드리블 돌파를 막지 못하며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어떻게든 홍민준이 공을 잡지 못하게 노력하던 일본 대표팀이었지만, 아예 자기 진영으로 내려가 공을 받는것까지 막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리고 자기 진영에서부터 드리블을 시작해서 그대로 상대 패널티 박스까지, 단독으로 60m를 뚫어내며 골을 넣어버리는데 무슨 대책이 있으랴.
그럼에도 일본 대표팀은 처절하게 저항하며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주었지만, 그것도 멀티골 이후 똑 부러지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후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은 수없이 그라운드를 구르다 망신창이가 되어버렸지만 그보다 너덜너덜해진 것은 이미 꺾일대로 꺾여버린 마음.
꺾이다 못해 부서져 가루가 되어버린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까까머리를 그라운드에 박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으니, 그 ‘남자의 눈물’에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마저 울컥해지는데—
“뭐야. 땅바닥에 감자 심냐.”
오직 홍민준 홀로 승리를 즐기고 있었다.
이어진 4강, 이탈리아전 역시 한국의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무려 우승 후보 스페인을 격전 끝에 꺾고 올랐지만 그조차 홍민준을 막기엔 부족했으니, 전통의 강호다운 막강한 전력을 갖췄지만 주축은 결국 23세 이하 선수들.
이탈리아 최고의 선수들만 모이는 성인 국가대표팀 수비진조차 제대로 막지 못하는데 하물며 23세 이하 대표팀 수비진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카테나치오’의 명성답게 수비를 굳건히 하고 경기에 나선 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나치게 홍민준만 의식, 시종일관 홍민준의 드리블에 흔들리며 공간을 내준 끝에 어시스트 헤트트릭이란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결승 진출을 축하하던 기자의 “이탈리아와의 어려운 경기를 끝냈는데 소감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누워서 떡 먹기였습니다.”라고 대답하며,
『홍민준, 이탈리아는 ‘a piece of cake’ 논란!』
『오만인가 자신감인가? 젊은 천재의 발언』
잠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누워서 떡 먹어보셨어요? 전 먹어봤거든요. 쉽지 않아요. 어렵습니다. 어렸을 때 누워서 떡 먹다가 목막혀 죽을뻔.”
…이란 변명에,
“뭐, 홍민준이라면 그런말해도 이상하지 않지.”
“분명 뛰어난 선수지만 가끔… 뭔가 좀 이상할때가 있으니까.”
“엉뚱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니까 이해해.”
“홍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a piece of cake’도 틀린 말이 아니잖아?”
“친구들 명심하라구. 평소의 홍과 인터뷰할때의 홍은 다른 사람이라는것을.”
“홍의 주둥이에는 ‘2DBD(Deep Dark Black Dragon)’가 봉인되어 있다는 걸 잊지말라구~!”
의외로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금방 진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하나.
결승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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