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83)
283
2036 두바이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이탈리아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을 기다리고 있던 건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는 우승후보로 꼽히던 프랑스와 브라질을 연달아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 이번 올림픽 축구 최고의 업셋을 만들어냈다.
아시아 국가인 한국이 쟁쟁한 상대를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지만 이는 의외로 충격이라 할 수 없었는데 ‘홍민준’ 효과라고, 세계 최고를 다투는 선수의 네임벨류란 연령제한 대회에서 압도적인 것.
그렇기에 한국이 비록 아시아 국가라지만 ‘홍민준’ 효과는 그 모든 디메리트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홍민준은 처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시드니 올림픽부터 지난 월드컵까지 한국을 무시못할 팀으로 탈바꿈시키지 않았던가.
2년 연속 발롱도르 포디움이란 실력에 올림픽 은메달과 월드컵 4강이란 실적까지.
따라서 홍민준이 합류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 국가로선 이례적일 정도로 고평가를 받았는데, 어느 정도냐면 ‘준’ 우승 후보로 평가받을 정도.
이런 상황이기에 한국의 결승전 진출은 놀랄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전문가부터 팬들까지 진출할만한 팀이 진출했다는 평이 대다수.
하지만 네덜란드는 달랐다.
한때 황금세대를 주축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시기가 있다지만 그게 벌써 언젯적 이야긴가.
여전히 유소년 육성의 산실로 손꼽히지만, 지금의 네덜란드는 1티어라기엔 조금 모자르고 3티어라기엔 너무 강한 이른바 2티어 국가.
물론 2티어가 낮은 건 아니다.
쟁쟁한 축구 강국이 몰려있는 유럽에서 2티어라함은 어디가서 충분히 ‘축구 강호’ 소리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허나 축구 황제의 나라 브라질을 위시한 남미나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북미 등을 포함해 전 세계가 모이는 국제 무대에선 2티어 정도로는 강호 소리 듣기에 부족하다.
그래서일까.
제법 괜찮은 성과를 내는 유로와는 다르게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무대에만 나오면 번번히 죽을 쑤던 네덜란드였다.
당연히 두바이 올림픽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던 네덜란드였는데, 이번에 톡톡히 사고를 쳤다.
8강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를 격파하더니, 4강에서 이번 올림픽 축구 최대의 이변이라 할 수 있는 브라질전 3:1 승리를 만들어낸 것.
전력상 훨씬 강하다고 평가받는 팀을 연거푸 격파하며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이니, 파란이니, 업셋이니 온갖 찬사를 받는 네덜란드의 사기는 최고조에 이르렀고,
“처음 대회가 시작할 때,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조별예선 통과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8강에서 프랑스를 만났을 때도, 4강에서 브라질을 만났을 때도 다들 질거라 말했습니다.”
이는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인터뷰에서 잘 드러났으니.
“우리가 질거란 예상은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죠.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번에도 온갖 이유를 들어 우리가 질거라 말할테지만, 지금까지 어땠나요? 그들의 주장이 맞았나요?”
네덜란드 감독 판 스워드는 인터뷰 내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었다.
“전혀! 그들은 다 틀렸어요! 아시겠습니까? 중요한 건 우리의 실력이고, 결과입니다. 그들이 우릴 어떻게 평가하든, 우린 언제나 결과로 증명해왔고,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 말씀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린 이번에도 승리할거고, 금메달을 목에 걸겁니다.”
자신감 넘치는 감독의 발언에 뒤질세라 목소리를 높이는 선수단.
사람들은 ‘언더독’의 반란에 환호를 보내며 불꽃 튀는 결승전이 될거라 기대했지만—
“아~ 홍민준 6경기 연속골에 성공합니다. 하하, 간단한 셀레브레이션만 하고 곧장 복귀하는군요. 이제 골넣고 셀레브레이션 하는 것도 지겨울만하죠?”
“네, 역시나네요. 네덜란드 지금까지 분투했지만 홍민준에겐 안 되네요. 네덜란드의 동화도 여기서 끝나는 모습입니다. 잘가요 판 스워드~ 굿바이~ 네덜란드.”
결과는 5:1,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
홍민준의 첫 국가대표 우승이었다.
* * *
웅장한 BGM이 끝나고 단정히 머리를 넘긴 여자 아나운서가 꾸벅 고개를 숙인다.
“오늘의 스포츠 소식을 전하는 스포츠 투데이 한선화입니다. 오늘 시작부터 즐거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두바이에서 전해진 아주 기쁜 소식인데요, 함께 보시죠.”
전환된 화면으로 경기중인 축구장이 나타난다.
“올림픽 결승전에서 만난 네덜란드. 연거푸 자이언트 킬링을 성공해내며 결승에 올라온 네덜란드였지만 홍민준을 앞세운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을 상대론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습니다.”
빽빽한 네덜란드 선수 사이에서 공을 잡은 홍민준이 발을 몇 번 휘적이고, 몸을 몇 번 흔들자 마법처럼 길이 뚫린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홍민준은 전반 14분, 자신을 둘러싼 5명의 네덜란드 선수를 뚫어내고 그대로 슛팅, 골망을 가르며 자신의 대회 17호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이어진 영상은 그야말로 네덜란드의 처절한 걸레 수비… 아니, 육탄 수비였다.
“연달아 공격을 성공시킨 대한민국. 결국 홍민준의 헤트트릭을 앞세운 5:1 승리로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이번 경기로 홍민준은 6경기 19골을 기록하며 올림픽 역사를 다시 썼는데요.”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홍민준의 멋진 골 장면과 함께 다시 전환된 화면이 스튜디오를 비춘다.
“네. 태극 전사들의 멋진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홍민준 선수는 이번에도 역시 신기록을 세우며 ‘레코드 브레이커’의 명성을 증명했죠?”
여자 아나운서의 말에 중년 남성 패널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기록을 나열하고,
“설명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다는데요, 그럼 홍민준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오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전환된 화면에 땀에 젖은 홍민준의 미소가 나타났다.
“4년 전에는 은메달이었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 기쁩니다.”
“조국을 위해 뛰는 건 언제나 기쁜 일이죠. 거기다 조국에 금메달을 안길 수 있으니 더할나위 없구요. 지난번엔 은메달, 이번엔 금메달로 ‘합법적 병역 브로커’란 별명이 생겼다는데, 오래오래 병역 브레이커로 활동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태극마크를 달고 계속 우승하겠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조국을 위해 헌신했으니까 이제는 조금 더 저를 위해 살 생각이니, 너무 나쁘게 보지 말아주세요~”
마지막 장난스러운 윙크를 끝으로 스튜디오로 전환된 화면.
잠시 눈을 깜빡이던 아나운서가 뒤늦게 화들짝 정신을 차린다.
“흠흠. 네. 홍민준 선수의 인터뷰였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여자 아나운서를 중심으로 좌우 각각 2명씩 위치한 패널들이 분분히 입을 연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병역특례’를 목적으로 하는 대회입니다. 한 번 따고나면 다시 참가하지 않아도 되는 대회에요. 불편한 진실이죠. 게다가 구단에서 차출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변명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홍민준 선수, 아주 훌륭한 마인드에요.”
“앞으로도 태극마크를 달고 우승하고 싶다는 건 아무래도 내년에 있을 월드컵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겠습니까? 월드컵 우승이란 포부를 은근히 밝힌거라 생각합니다.”
금메달이란 성과에 세계 최고 선수란 평가를 받는 실력, 압도적인 외모를 바탕으로 한 어마어마한 인기까지.
그야말로 ‘홍민준 칭찬 타임’이라도 된 듯 좋은 말이 쏟아지길 한참.
고개를 주억거리던 여자 아나운서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인터뷰 후, 홍민준 선수의 이후 발언이 화제되었는데요. ‘지금까지 조국을 위해 헌신했으니 이젠 조금 더 자신을 위해 살겠다’…라고 밝혔는데, 박지솔 해설님,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글쎄요…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인터뷰를 즐기는 선수라 그 속마음을 짐작하기 쉽지 않네요.”
인터뷰 시 홍민준의 돌발 발언은 이미 유명한 바, 모두가 납득할 밑밥을 먼저 깔아둔 박지솔 해설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일단 발언만 놓고 봤을 땐 지금보다 자유롭게 살겠다는 뜻 같은데… 글쎄요, 지금도 워낙 자유롭게 사는 선수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얼마나 더 자유롭게 살려는지…”
잠깐의 침묵이 내려앉은 사이, 끝자리에 위치한 노교수가 마른 입술을 핥으며 손을 든다.
“제 생각에는 아마 뉴캐슬 구단과 관계가 있지 않나… 하고 추측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뉴캐슬 뒤에 있는 두바이 왕가와 말이죠.”
『대한민국 남자 축구 금메달!!』
『황금빛 축포를 쏟아올리다!』
『신기록, 또 신기록!! ‘레코드 브레이커’ 홍민준 또다시 신기록 경신!!』
『“합법적 병역 브로커? 앞으로도 계속 하겠다!” 홍민준의 인터뷰』
우승 이후 우후죽순 기사가 쏟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된 남자 축구였는데, 금메달이란 최고의 결과에 더불어 6경기 19골이란 말도 안 되는 기록까지 겹치니 화제가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노릇.
그리고 그렇게 쏟아지는 기사들 중 묘한 뉘앙스의 기사가 한 두개씩 끼어있었다.
『두바이 알 막툼 왕가, 특급 인재 모시기에 나서』
『홍민준을 향한 두바이의 러브콜? 세계 최고의 보물을 두바이에 빼앗기나?』
『여자친구들과의 결혼을 위해 중동 귀화 가능설? 홍민준 두바이 귀화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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