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85)
285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뒤죽박죽이라 할 수 있다.
전통의 강호들이 부진하고 의외의 팀이 선전하는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으니까.
최근 3시즌 우승 경쟁을 벌이며 상위권을 위협하던 뉴캐슬이라지만 ‘압도적’으로 리그를 평정할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으며, 작년 우승팀 맨시티가 2위도 아닌 3위에 그칠거라 누가 예상했겠는가.
심지어 우승 후보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도 실패할거란걸 어느 누가 예상했을까.
그 와중에 시즌 전 예상이 가장 잘 들어맞은 팀이 첼시였다.
시즌 내내 강력한 모습을 선보였는데, 규격외 돌풍을 일으킨 뉴캐슬만 아니었다면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했을거란 평가를 정도.
그리고 그 강함은 비단 리그에서만 그치지 않고 챔스에서도 발휘되어 무려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아쉽게 맨시티에게 패배해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경기력만 놓고 봤을 땐 외려 첼시가 더 뛰어났다는게 세간의 평가.
뭐, 한 마디로 로렌초 페데리코 감독의 능력이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는거다.
커리어에 비해 저평가를 받는 우리 감독님 입장과는 정반대로 말이지.
그래서 저렇게 첼시를 상대로 열을 내나…?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늘씬한 여자가 다다다 달려와 폴짝 안긴다.
반사적으로 허리를 끌어안으니 팔뚝 너머로 느껴지는 얇은 허리.
이 익숙한 체형과 체향은…?
그대로 번쩍 들었다가 놔주니 입국장 주변에 개떼처럼 몰려있던 인파에서 일제히 오오— 감탄성이 터진다.
“저 여자 티나 로트잖아.”
“세상에. 사귄다더니 공항에서부터 아주 광고를 하네.”
남들의 시선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팔짱을 끼고 베시시 웃는 티나 로트를 보니 역시 공개연애가 편하긴 편해.
“홍민준 선수! 홍민준 선수 없이 뉴캐슬이 치룬 4경기 보셨나요?”
“아뇨. 올림픽으로 바빠서 미처 챙겨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중에도 옆에 찰싹 달라붙어 생글생글 웃으며 쳐다보는 티나는 귀엽구나.
역시 공개연애하니까 눈치 안보고 좋네. 편해, 편해.
“올림픽 일정이 끝나고 있었던 첼시전은 보셨나요? 감상평은 어떤가요?”
“결과만 확인했을 뿐 경기를 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시종일관 밀린 경기 내용, 봤다고해봐야 기자들에게 먹잇감만 줄뿐이지.
내가 직설적이고 변칙적인 인터뷰로 기자들에게 사랑받는 선수라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
작년의 압도적 우승에 이어 시즌 초반의 좋은 성적에 한창 설레발치던 팬들에게 이번 첼시전은 날벼락과 같다.
자연스레 ‘홍민준이 없으니 안 되는구나~’하는 소리가 나오는 마당인데, 여기서 괜히 거봐 나 없으면 안된다니까~ 하고 나대봐야 호감만 까먹는거지.
원래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팬들이 알아서 ‘홍민준 없으면 안 돼!’하는 것과 본인이 나서서 ‘나 없으면 안 되지?’하는 건 다른 법이다.
음… 계속해서 옆에 찰싹 붙어 빤히 쳐다보는 티나의 시선이 어째 좀….
응… 역시 공개연애는 편해.
“첼시의 페데리코 감독 인터뷰는 들어셨죠? 어떠신가요?”
“잘 모르겠네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뉴캐슬은 홍민준팀’이라 밝혔습니다. 이에 동의하시나요?”
“페데리코 감독의 의견일 뿐입니다.”
팔뚝에 와닿는 커다란 젖가슴에서 느껴지는 뭉클함.
힐끔 옆을 쳐다보자 일순 입술을 핥는 티나의 요염한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올림픽이다 뭐다 한달정도 못봤더니 많이 쌓였나보네.
올림픽 선수촌에서 너무 날아다녀서 지금은 거기가 좀 아픈데….
…공개연애, 편한 거 맞을까.
* * *
티나 로트는 20살에 첫 연애를 시작했다.
당연히 연애도, 키스도, 데이트도, 그리고 섹스도 모두가 처음.
친구중에 연애보다 섹스를 먼저 뗀 애들도 있다지만 그거야 극소수. 애초에 연애가 뭐 별거라고 섹스부터하겠는가.
티나의 친구들은 이르면 10대 초, 늦어도 10대 후반이면 연애를 하곤 했다.
아니,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이게 일반적이겠지. 10대에 첫연애를 경험하는 것.
그런면에서 볼 때 티나의 첫연애는 늦어도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바로 그 ‘티나 로트’ 아닌가.
얼굴, 몸매, 패션… 어떤 조건을 따져도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에 있어서 상위 1%, 아니 0.1%에 드는 것이 티나 로트라는 여자다.
그렇다고 티나가 주변에 남자가 없는 고립된 환경에서 자란 것도 아니요, 이성에게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요, 부모님이 연애를 막은 것도 아니다.
물론 처녀 특유의 ‘첫경험’이나 ‘순결’에 대한 어느 정도의 로망이나 의미부여가 없진 않았지만 그거야 여자애라면 당연히 가질법한 수준이었고.
오히려 환경만 따지면 티나는 연애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활동을 해왔으니, 멋지고 잘생긴 남자들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환경 아닌가.
게다가 티나 역시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이성이 티나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많았으니.
제 아무리 잘생기고 예쁜 남녀가 우글거리는 연예계라지만 티나는 그중에서도 탑티어. 티나에게 들이대는 남자들은 과장없이 몇 트럭은 넘는다.
그럼에도 티나가 20살이 될 동안 순결을 유지하고 있던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눈이 더럽게 높았기 때문.
취향 자체도 영국인치곤 특이하게 남자답고 마초적인 것보다 여리여리 한 미소년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그냥 눈이 더럽게 높았다.
얼마나 높은지 연애에 대한 관심은 넘쳐나서—솔직히 연애보단 이성에 대한, 보다 솔직하게는 성욕이 넘쳐흘러서— 자위중독에 빠질 정도였고, 스스로도 ‘이대로 자위만하며 젊은 시절 다 보내는 건 아닐까? 그냥 적당히 아무나 잡아서 사겨?’하고 고민할 때.
그 드높은 안목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발견했으니, 바로 매력 95의 홍민준이었다.
기다리고 고대하던 첫연애.
자위중독에 빠질 정도로 넘쳐흐르던 이성에 대한 관심(과 성욕).
처음으로 발견한 ‘눈에 차는’ 남자.
거기에 한 번 빠지면 앞뒤 돌아보지 앉고 푹 빠지는 타고난 성향까지 더해져 티나 로트는 그야말로 ‘미친듯이’ 홍민준에 빠져들었고, 마침내 감격스러운 첫경험까지 하고 나선 죽고 못사는 수준에 이르렀다.
왜 남들이 보기엔 부족함 하나 없는 잘난 여자가 남자에 빠져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행동까지하는 것처럼, 티나 로트 역시 홍민준에 미쳐있었다.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을만큼.
[1st 언니님 : 괜히 인터뷰 오래하게 놔두지 말고 적당히 끌고 들어가. 놔두면 뭔 헛소리할지몰라.] [네!!] [2nd 언니님 : 오늘은 그냥 재워. 발정난 원숭이 아니랄까봐 선수촌에서 멋대로 날뛰다가 지금 몸상태 최악이야]그래, 지금처럼.
입국장.
홍민준을 기다리며 보고를 마친 티나는 깜빡이는 채팅 커서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게 대체 무슨 병신짓일까 싶으면서도 계속하는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웃겨서 티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티나?”
“아, 괜찮아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주변을 애워싸고 있던 경호원 리더가 왜 그러냐는 듯 돌아보는걸 제지하고 토도독 키패드를 쳤다.
[알겠습니다.] [1st 언니님 : 응 고생해] [3rd 언니님 : 티나찡 화이팅!] [화이팅!] [2nd 언니님 : 보고잊지마] [네에~]쳇, 까칠하기는.
입술을 비죽이던 티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처음엔 대체 뭔가 싶던 모임이 어느새 익숙해졌다는 것을.
물론 아직까지도 저놈의 언니님이란 개뼉다귀같은 칭호는 여전히 이상했지만.
대체 ‘sister’를 뜻하는 단어에 경칭처럼 ‘sir’를 붙인 ‘언니님’이란 단어는 뭔뜻일까?
그보다 올림픽 선수촌에서 그렇게 마음대로 허리를 놀리고 다녔다고?
이러다 ‘모임’ 인원이 더 늘어나는 건 아니겠지?
‘그럼 안 되는데. 지금도 너무 많아.’
내가 오하… 아니, 1st였다면 밑에서부터 쳐냈을텐데, 그분은 대체 뭔 생각이람.
어느덧 혼자만의 생각에서조차 ‘그분’이라 칭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미처 깨닫지 못 한 티나는 경호원의 신호에 재빨리 입국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뭐? 오늘은 그냥 재우라고? 흥. 그건 내가 결정하는거지.’
바글바글 모인 인파를 해치며 나아갈수록 조금씩 아래가 젖는다.
다리가 교체할때마다 음부가 미끌거리는게 벌써 제법 흘러나온 모양.
‘어머, 벌써…?’
입국장 문이 열리는 순간 다리를 베베 꼬고 있던 티나는 기다리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튀어나갔다.
다다다 달려서 폴짝 안기고 나서야 뒤늦게 밀려드는 부끄러움.
‘아… 큰일났다.’
사람들의 시선? 환호? 쉴 새 없이 찰칵거리는 셔터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문제는—
‘흘러내려….’
긴가민가하던 수준을 넘어 이제는 수도꼭지를 튼것마냥 줄줄 흘러내린 애액에 팬티가 푹 젖은 것이 느껴졌기 때문.
다행히 검은색 청바지를 입어서 티가 안 나겠지만…
‘으응… 흥분돼.’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는 걸 사방팔방 뽐낼 수 있는 이 상황에 취해 끝도 없이 흘러내리니, 아무리 티가 안 나는 검은색 청바지라도 이래서야 버틸 수 있을까?
최대한 찰싹 달라붙어 팔을 끌어안았다.
자연스레 아래로 내려간 팔이 사타구니 부분을 가려주지만, 더욱 큰 문제가 생겼으니.
‘냄새… 너무 좋아.’
가까이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찌릿하고, 옷자락 너머로 피부가 맞닿은 것만으로 몸이 비비꼬이는데 특유의 체취까지?
하… 미치겠다.
입술을 핥던 티나는 의아한 듯 쳐다보는 남편의 시선에 간신히 웃어줄 수 있었다.
‘빨리, 빨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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