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88)
288
『“별 것 아닌 감독”! 맨시티 가스파르 감독을 향한 홍민준의 일침!』
『뉴캐슬 왕조 선언! 디펜딩 챔피언은 2연속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독일의 정복자가 잉글랜드 정복을 선언하다』
인터뷰 이후 뉴캐슬에 호의적인 언론이 내 발언에 일제히 환호했다면,
『막말 파문, 솔직함으로 포장된 홍민준의 ‘직설적인’ 인터뷰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나?』
『우승 1회 정복자? 오만한 천재의 오만한 발언』
『역대 가장 ‘허약한’ 왕조 개창! 리그 우승 1회 클럽의 왕조는 얼마나 갈까?』
맨시티에 우호적인 언론을 포함해 다수의 언론이 날 비꼬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하긴, 이게 유럽이지.
유럽하면 일반적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일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일부분만 맞는 얘기다. 분명 한국에 비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풍토가 있는 건 맞지만, 반대로 한국인의 생각과 달리 꽉 막힌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스포츠계의 수직적 문화.
감독과 선수의 소통은 한국에 비해 훨씬 자유분방하지만 동시에 감독의 권위, 선후배 관계 같은 ‘수직적’ 관계에 있어서의 경직성은 한국과 흡사한 면모도 많다.
왜 박지성 선배가 맨유에 입단하고 놀란 것 중 하나가 맨유의 선후배 문화라고 하잖나.
맨유의 전설이란 스콜스도 유스 시절에 건조기에 갇히고, 베컴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배 사진(캘린더)을 보며 자위를 해야했다.
부트 보이(축구화 보이)가 되어 선배의 훈련복, 훈련복 자켓, 축구화를 손질해서 준비해두는 것은 유스의 기본 소양.
물론 벌써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은 없어진 과거의 악습이지만 그렇다고 관습이 모두 사라질리는 만무한 일.
적어도 감독의 권위에 대한 존중은 당연한 ‘상식’이었고 인터뷰 자리에서, 그것도 감독의 정면에서 공개적인 모욕을 주는 건 유럽에서도 충분히 비난받을 일이었다.
당연히 역풍을 불거라 예상했기에 외려 이정도 비난… 아니, 비난도 아닌 비판 정도는 생각보다 수위가 낮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홍… 괜찮아?”
“진짜 기사가 왜 다 이따위야! 그 능글맞은 감독이 먼저 시비걸었잖아!”
“재수없는 녀석들. 뭐든지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맨시티는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자꾸 덤비는데, 이번에 아주 박살을 내줄거야.”
정작 동료들이 더 화를 낸다. 연신 저 구석을 힐끔거리면서.
혹시나했더니 역시나.
시선이 마주친 사라 맥긴이 화사하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자식들이 어디서 연기를.
“아니 난 괜찮은데. 가스파른지 기스피른지 능글능글 열받게하고, 생긴 것도 같잖고, 커리어에 챔스 우승도 없는 좆밥이지만 그래도 감독이잖아? 이정도 말은 당연히 나와야지.”
진정하라는 내 손짓에 동료들이 모두 눈을 끔뻑인다.
“민준… 너 가스파르 감독 진짜 싫어하는구나.”
“그래도 라 리가, 세리에에서 유명한 명감독인데….”
어라? 이렇게 나만 나쁜 놈 만든다고…?
…이게 아닌데.
비난 여론이 생길걸 알면서도 대놓고 들이박은 데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첫번째로는 당연하게도 능글능글 아닌 척 호박씨까는 모습이 존나 꼴보기 싫고 얄미웠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로.
‘응, 이기면 그만이야.’
축구 선수는 결국 축구로 말하는 법.
어지간한 중범죄가 아니면 축구만 잘해도 세탁되는게 세상 인심인데 나는 꼴랑 꼽주는 상대 감독에게 대놓고 들이박은 것 뿐이잖나.
어차피 세상 모두가 날 좋아하게 만들 순 없고… 아니, 매력 100이라면 가능하려나? 어쨌든, 모두가 날 좋아할수는 없고, 싫어하는 사람은 뭔짓을 해도 싫어하기 마련.
중요한 건 양 극단에 위치한 사람들이 아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위치한 중간 지대 사람들의 의견이고, 이들은 이기기만하면 다시 날 찬양할거란 사실이다.
지면?
지면 뭐… 존나 쪽팔리는거지.
근데 내가 질리가 있나.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오케이. 오늘 촬영은 여기까지입니다. 다들 수고하셨어요.”
뉴캐슬 지역지 크로니클 라이브의 기자였다가 이번 다큐멘터리 인터뷰어를 맡은 사라 맥긴의 말에 유난스레 훈련에 열중하며 구슬땀을 뻘뻘 흘리던 동료들이 일제히 멈춰선다.
“휴, 끝났어? 끝났어?”
“아오 힘들어. 이짓도 이제 끝이 보이네.”
입으론 투덜거리면서도 웃음을 숨기지 못하는 표정.
세번째 이유는 바로 다큐멘터리 촬영 때문이었다.
* * *
명문팀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명문에 걸맞는 커리어, 성적, 역사, 근본….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걸 관통하는 키워드, 바로 ‘대중의 인식’.
아무리 성적이 좋고, 아무리 선수단 전력이 강해도 대중이 ‘성적은 좋지만 저 팀은 근—본이 없어, 근본이. 명문이라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해버리면 진짜 명문이 될 수 없다.
반대로 성적과 커리어가 썩 좋지 않아도 대중이 ‘최근엔 부진해도 저 팀은 근—본이 있는 명문이지.’라고 여긴다면 그 팀은 명문이 되는 것이고.
성적과 커리어, 선수단 퀼리티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몰락한 명가라는 말도 있는것처럼 결국 ‘명문팀’으로 인정받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들의 인식.
애초에 ‘명문팀’이란 기준 자체가 명확히 정해진 바가 없는, 기준이 모호하기에 일어난 일이지만 어쩌겠나. 그렇다고 ‘앞으로 명문팀 커트라인은 이겁니다’하고 정할수도 없는걸.
그렇기에 두바이가 뉴캐슬을 인수한 이후 ‘뉴캐슬 명가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래전부터 다큐멘터리를 준비해왔다.
물론 2부 리그에서 허우적거리던 초기와 강등권을 헤매던 중기엔 구상으로 끝낼 수 밖에 없었지만, 내 이적 직전 리그 4위에 오르는 선전에 내 이적 후 연일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는 모습에 보드진에서도 결단을 내렸지.
그렇게 작년부터 시작된 것이 바로 뉴캐슬 다큐멘터리, 가칭 ‘Road To Champion’.
작년에 워낙 리그 내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기에 중반부터 진행된 다큐멘터리 촬영 제목이 ‘챔피언으로 가는 길’로 정해졌고, 실제로 압도적인 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보드진과 다큐멘터리 촬영진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이제 남은 계획은 올 시즌 초반까지 촬영한 뒤 ‘챔피언에 오르고 난 후 뉴캐슬은 다음 도약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식으로 끝낼 예정이었지만… 문제는 내가 시즌 초반 경기를 올림픽 차출로 날리게 된 것.
뭐, 뉴캐슬에 나만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나없는 상태로 찍어도 되겠다만… 말이 그렇지 결국 뉴캐슬 명가 건설의 핵심은 나 아니겠어.
구단 입장에서야 내 올림픽 차출을 거부하고 싶었겠지만 그럴 수 있나.
보드진보다 위, 구단주라 할 수 있는 두바이 왕가에서 다이렉트로 내려온 지시인데.
결국 촬영 일정을 조금 더 늘리기로 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예상이지만 로렌 보트만 감독님이 첼시의 로렌초 감독을 상대로 자존심 싸움을 건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싶다.
성적에 비해 저평가 받는 자신과 오롯이 감독의 역량으로 평가받는 로렌초 감독의 상황도 상황이지만, 결국 뉴캐슬 다큐멘터리의 핵심조차 나라는 사실이 드러났으니까.
모르고 있던 건 아니겠지만 암묵적으로 여겨지며 겉으론 감독에 포커스를 맞추던 촬영인데, 이번에도 ‘바지사장’이라는 것이 겉으로 드러났으니 속이 꽤 탔겠지.
…음, 좀 미안하네.
어쨌든, 목적 자체가 뉴캐슬 명가 만들기의 일환인만큼 홍보성이 짙다보니 일반적인 다큐팀보단 뉴캐슬에 우호적인, 이른바 친 뉴캐슬 언론을 찾다가 BBC 노스이스트 컴브리아가 맡게 되었다.
BBC 노스이스트 앤드 컴브리아BBC North East and Cumbria는 본사가 뉴캐슬의 연고지 뉴캐슬어폰타인에 위치하며, 뉴캐슬어폰타인이 속한 타인 위어 주를 포함해 더럼 주, 노섬벌랜드 주, 티사이드 주를 대상으로 한 BBC 잉글랜드 지방 방송.
나름 BBC에 속한 방송국이자 뉴캐슬 연고지에 위치한 지역 방송국이다보니 규모와 제작진, 친 뉴캐슬 모습 등 여러 부분에서 알맞았다.
그리고 인터뷰어는 내 간접적인 지원하에 뉴캐슬 일간지인 뉴캐슬 크로니클의 기자이자 뉴캐슬 전담 기자 사라 맥긴이 맡게 되었고.
뭐… 굳이 말할 필요는 없지만 사라 맥긴이 내 여자라서 밀어준 건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결코 그런 게 아니다.
약간… 아주 약간 이왕이면 촬영하다 섹스도 할 수 있는 미녀가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진짜 아니다.
애초에 사라 맥긴은 뉴캐슬 연고지에 이름난 미녀 기자 아닌가.
지역지인 뉴캐슬 크로니클 소속으로 뉴캐슬 전담 기자에다 집안 대대로 뉴캐슬 열성 서포터즈. 이런 인재가 아니면 누가 뉴캐슬 왕조 건설 다큐멘터리 인터뷰어를 맡겠어. 암.
그렇게 약 1년 간의 촬영 끝에 마침내 내 복귀 함께 마무리 촬영에 들어간 다큐멘터리는 이번 10라운드 맨시티전을 끝으로 모든 촬영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근데 문득 그냥 이렇게 끝나면 심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진정한 전성기의 시작을 알리는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심심하게 끝나서야 임팩트가 부족하지.
제목도 그래.
고작 ‘챔피언으로 가는 길’이 뭐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가제라지만 ‘챔피언’은 너무 임팩트가 없어. 밋밋해.
그래서 내가 도와줬다.
정복자, 왕조 건설 같은 뽕차는 단어가 가득 들어간 인터뷰로.
그리고 이제 그 마지막 피날레에 맞게 맨시티만 개박살내면 홍민준 다큐… 아니, 뉴캐슬 다큐멘터리가 완성되는거지.
한 마디로—
“뽕차는 피날레를 위해 내 제물이 되어라.”
“…뭐라는거야 이새끼.”
음.
곧 박살날 맨시티 선수의 황당하다는 표정 따윈 신경쓰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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