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89)
289
유럽 축구 좀 본다하는 축구팬이라면 맨시티가 명실상부 강팀이란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비록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맨시티’이기 때문일 뿐, 3위라는 순위는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니다.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던 남미가 몰락한 후 세계 축구의 유일무이한 중심지가 된 유럽에서도 가장 치열하고 경쟁력 있다는 잉글랜드 리그 아닌가.
그런 리그에서 3위라함은 세계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이라해도 과언이 아닐터.
실제로 맨시티는 리그에서의 부진과 달리 유럽대항전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냈으니 바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었다.
리그에서 부진했다고 누가 유럽챔피언의 전력을 의심할까.
하지만 동시에 유럽챔피언이 리그에서 우승은커녕 준우승도 차지하지 못한 건 분명 ‘부진’이었다.
그리고 축구 전문가니 분석가니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한 이유를 찾아내는 이들.
축구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이런 결과를 그저 ‘리그에서의 일시적인 부진’ 따위로 퉁치고 넘어갈리 없었다.
당연히 유럽대항전에선 우승까지 차지한 맨시티가 왜 리그에선 부진했을까에 대한 다양한 분석에 들어갔고 곧 그럴싸한 결론에 이르렀다.
한 마디로 그냥 EPL이 너무 강해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프리미어 리그 클럽 내전 아니었던가.
리그 2위 첼시와 3위 맨시티의 대결.
여기에 리그 우승팀 뉴캐슬까지 포함하면 8강에 3개팀이나 올랐으니, 유럽 무대에서 잉글랜드 클럽의 경쟁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맨시티는 올 시즌 막대한 자금력으로 성공적인 보강까지 마쳤으니.
한화로 1300억의 이적료를 들여 분데스리가의 특급 골잡이 레온 막심을 영입하여 노쇠화 된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950억의 이적료로 웨스트햄에서 우측 수비수 실버 다스탱까지 영입했다.
아무리 뉴캐슬이 디펜딩 챔피언이라지만 맨시티는 유럽 챔피언.
이번 승부에 자신감이 없으면 외려 그게 이상할 정도였고, 맨시티의 자신감에는 확실한 근거 역시 존재했다. 비단 작년 성과나 돈지랄이 아닌 올 시즌 보여준 압도적인 경기력에서.
이를 증명하듯 올 시즌 맨시티는 리그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옥의 티라 할 수 있는 1무 1패 역시 첼시와 리버풀을 상대로 한 것.
첼시는 뉴캐슬과 2위를 두고 경기마다 골득실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중이었고, 리버풀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죽을 쑤는 중이지만 이상하게 강팀을 상대로 저력을 발휘하며 우승권 팀에게 재를 뿌리는 중이었다.
덕분에 오래전 사라진 옛별명에 따라 ‘의적풀의 부활’이니, ‘로또풀의 재림’이니 무수한 밈을 양상하고 있지만.
* * *
10경기 8승 1무 1패 승점 25점.
1무 1패가 아쉽긴하나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성적이었고, 실제로 맨시티의 경기력은 압도적으로 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작년의 뉴캐슬이 떠오를 정도로 호쾌했다.
지금의 맨시티를 만든 ‘펩 과르디올라’이래 맨시티의 전술 색채는 확고부동하게 포지션 플레이로 자리잡았다.
이후 수많은 감독이 맨시티를 거쳐가며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변주를 주었지만 큰 틀에서의 전술적 뼈대만큼은 ‘펩 과르디올라’ 시절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니.
감독의 수명이 짧은 현대 축구계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긴, 근 10년 간 맨시티 감독으로 재임하며 역시 현대적 감독인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형 감독으로 구단을 밑바닥부터 재구축한 맨시티는 펩 과르디올라의 색체로 물든지 오래.
마치 바르셀로나와 흡사하게 유소년부터 1군까지 통일된 전술적 철학을 공유하는 아래 지금의 성공을 이어왔으니 변화를 주기에도 힘들터였다.
게다가 현 감독 가스파르는 열렬한 펩의 지지자.
그래서일까.
“젠장. 상대하기 진짜 까다롭네.”
골대에 맞고 아웃이 되는 공을 보며 주장 바움 요한이 모두의 생각을 대신해 한숨을 내쉰다.
공격 진영에 대다수의 선수를 진입시켜 숫적 우위와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점유율로 농락하는 팀을 상대하다보면 누구나 느끼는 이 감정.
‘이새끼들 개빡치네. 존나 상대하기 싫다.’
멀리서 지켜보는 내가 깊은 빡침이 느껴지는 플레이였다.
‘확실히 맨시티는 맨시티야. 측면 수비수의 언더래핑을 이용한 미드필더화, 하프 스페이스의 활용, 삼각 진영을 통한 패스 경로 구축, 공을 탈취당해도 즉각적인 압박 수행 능력과 전진 패스를 막는 위치 선정… 축구 좆같이 하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의 압도적인 개인 기량과 유스 시절부터 공통된 전술 철학 아래 발맞춘 조직력까지.
괜히 최근 5년 중 3번이나 리그 우승을 차지한게 아니다.
뉴캐슬과 리버풀이 각각 1번씩 차지한 걸 제외하면 죄다 맨시티가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사실상 리그 최강자 아닌가?
재개된 경기 맨시티의 화려한 패스웍이 불을 뿜었다.
미드필더마냥 중앙으로 들어온 측면 수비수로부터 시작된 패스가 측면으로 파고든 중앙 미드필더에게 향하고, 동시에 맨시티 선수들이 일제히 약속된 움직임을 통해 뉴캐슬 선수들을 현혹시킨다.
밖으로 빠지고, 안으로 파고들고, 폭을 넓히고… 일순 무질서한 움직임처럼 보이는 맨시티 선수들의 오프 더 볼을 따라가는 뉴캐슬 선수단.
그러나 측면에서 공을 받자마자 동료의 위치를 확인하지도 않고 곧장 패스를 이어가는 중앙 미드필더 키신저의 행동에서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맨시티 선수단의 오프 더 볼이 계획된 플레이의 일환임을 알려준다.
패널티 박스 측면을 파고들어갈 듯 움직이다 곧장 뒤로 빠져나온 이적료 1300억짜리 독일산 최전방 공격수 레온 막심의 원터치 패스에 이은 측면 공격수 알리샤의 원터치 패스.
2연속 원터치 패스로 이어진 공이 다시 옆으로 흐르고,
“언제!?”
“뻑! 또!!”
텅 빈 하프 스페이스를 유유히 파고들어가는 중앙 미드필더 마리우에게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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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물 흐르는 듯 유려한 플레이에 이은 결정적 찬스.
단 3번의 패스로 이루어진 선제골이었다.
‘오… 쩌네.’
상대 센터백과 나란히 서서 멀뚱히 골 먹히는걸 지켜보고 있자니 이게 참…
“어때? 우리팀 괜찮지?”
“인정. 볼때마다 짜증날 정도로 잘하네.”
“그치? 그러니까 이쪽으로 넘어와. 왜 별 볼일 없는데서 빌빌거리냐.”
실실거리는 목소리에 힐끔 돌아보니 벨기에산 떡대가 덩치에 맞지 않게 목소리를 죽여 속삭이고 있었다.
“뉴캐슬 거기 뭐가 있다고. 잉글랜드 북부 촌구석에 커리어도 변변찮아, 선수단도 그저 그래. 너, 연봉도 짜지? 거기 왜 있냐 진짜.”
실실 웃는 면상이 슬슬 짜증나네.
속도 모르고 녀석은 세레머니를 하는 동료들을 가리켰다.
“봐. 맨시티는 진정한 명문이야. 언제나 모든 대회 우승을 노리는 강팀. 게다가 이것도 짭짤하게 준다고. 잉글랜드 북부 촌구석 구단은 상상도 못할 만큼.”
엄지와 검지를 붙이고 흔드는 천박한 모습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하긴. 역사가 더 오래된거 빼곤 뭘보나 뉴캐슬보다 맨시티가 낫지.”
“그렇다니까. 바보가 아닌 이상—”
“그래서 뉴캐슬이라곤 생각 안 해?”
“…어? 뭐라고?”
“이해해. 네 실력으로 맨시티가 최선이겠지. 우승하는 팀에 합류하는거.”
멍청한 표정을 짓는게 아직도 이해가 안 가나보다.
“후… 이래서 우민이란. 잘 들어, 한번만 설명해줄테니. 언더스탠?”
“어, 어. 오케이.”
“평범한 선수들은 우승컵 하나 드는게 소원이고, 너 정도 되는 선수는 우승하는 팀에 합류해서 하나의 부속품이 되겠지. 하지만 나 정도 되는 선수는 말야. 팀을 우승하게 만들어.”
그리고 우승하는 팀에서 모셔가겠지.
너 같은 조연따리와는 다르게 부속품이 아닌 핵심, 주인공으로.
예의상 마지막 말은 속으로 삼켜줬다.
“…듣던대로 미친놈이었네. 뭐? 팀을 우승시켜? 흥. 우승이고 뭐고 이번 경기 이기게나 해보지 그래?”
그저 씩 웃어줬다.
“그래서 지금부터 승리 떠먹여주려고.”
“…뭐?”
* * *
“아~ 맨시티의 선제골이 터집니다.”
“단 3번의 패스로 이루어진 멋진 골이네요. 맨시티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오버로드 투 아이솔레이션의 일환이었습니다. 한 쪽 측면에 과부하를 걸고 반대쪽 전환. 그리고 하프 스페이스 활용.”
“네. 전형적인 맨시티다운 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뉴캐슬, 맨시티를 상대로 고전하는데요.”
경기가 시작하고 내내 맨시티에 휘둘리던 뉴캐슬은 전반 14분 결국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맨시티의 공격 패턴이었지만 안다고 다 막을 수 있다면 맨시티가 지금처럼 잘 나가지도 않았을터.
잘 알려진 공격 패턴이라지만 맨시티의 공격 패턴은 이것 말고도 많았다.
공격시 워낙 많은 선수를 투입하는데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조직력이 좋다보니 공격 패턴 또한 다양하기 마련. 현실적으로 그 모든 공격 패턴에 대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홍민준 선수가 보이네요. 맨시티 선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그래도 표정이 나쁘지 않은게 아직 포기하기 이릅니다. 뉴캐슬, 저력있는 팀이에요.”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가 재개됩니다. 공 잡는 홍민준. 가볍게 뒤로 돌리고— 달립니다! 달려요! 빨라요, 빨라요!!”
“순식간에 맨시티 진영을 파고드는 홍민준! 그러나 공은— 아, 반대쪽 측면! 아아, 막힙니다. 맨시티가 뉴캐슬의 패턴을 읽었죠?”
“엇, 바움 요한이 다시 공을 따내고, 곧장 홍민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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