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90)
290
인간을 초월하겠다 다짐한 이후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쏟은 포인트가 얼마던가.
그렇잖아도 현역 최고 드리블러라 불리는 나다.
현역이 뭐야. 역대 최고의 테크니션들과 비견되고 있는데.
펠레와 마라도나부터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메시까지.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드리블러, 테크니션들을 상대로 누가 더 낫니, 누가 더 위니 설왕설래하는 상황이다.
어느 분야가 되었든 ‘찐덕’들의 덕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 이런 비교에 진심인 찐덕들이 알아서 옛날 자료 영상부터 다양한 분석까지 해주는 덕분에 역대 GOAT들의 영상과 분석을 본 감상은—
‘나보다 고점은 살짝 높지만, 평균적으론 내가 높아.’
전성기, 그것도 컨디션 좋을 때 경기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확실히 왜 이 선수들이 축구 역사상 최고라 꼽히는지 알려준다.
저마다 스타일의 차이가 있을 뿐, 하나 같이 당대 최고로 꼽히던 테크니션들답게 인간이 아닌 듯 한 무시무시한 고점을 보여줬지만… 그들도 결국 한 명의 인간이었을 뿐.
사람인 이상 컨디션이나 몸 상태에 따라 기량이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태창의 소유자인 나라면?
아예 컨디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지만, 상태창의 스탯에 의해 거의 일정하게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그말인 즉슨,
“엇!?”
오늘도 언제나처럼 ‘고점’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거지.
선제골을 먹힌 뒤 재개된 경기.
오랜만에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한 뉴캐슬 선수단이 이리저리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다 내 발빝을 향해 공을 밀어준다.
본래 뉴캐슬 후방 플레이 메이커들의 1차 목표는 ‘공간’을 향한 패스.
내 압도적인 스피드와 개인 기량을 믿고 경합을 붙이는 것이지만, 맨시티를 상대론 번번히 실패하며 소유권만 넘겨준 결과 선제골을 먹히고 말았다.
쉽게 말해 우리팀 후방 플레이 메이커의 패싱력과 내 오프 더 볼 움직임보다 맨시티 선수들의 공간 이해도가 월등히 높다는 뜻.
말이 공간 이해도지 세부적으로 나열해보면 수비시의 위치 선정이나 수비 조직력, 거리 유지, 판단력, 압박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 ‘선수 개인 및 팀적인 클래스’에서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이렇게 성장한 뉴캐슬 선수단조차 월드클래스로 가득한 맨시티 선수단에 비할 수 없다는 것이요, 조직력으로도 2년 간 발맞춘 우리보다 유스부터 일관적 전술적 틀을 공유한 맨시티만 못하다는 것이지.
아무리 자신감이 넘친다한들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통하지 않은 방법을 무리하게 고집할 필요가 없을터.
우리는 선제골 이후 2번째 전략으로 우회했다.
바로 공간이 아닌 내 발 밑을 향한 패스로.
내가 보다 아래에서 공을 잡아야 한다는 ‘사소한’ 문제가 생기지만… 이렇게, 가뿐하게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면 되니까.
압박을 벗겨내자마자 곧장 반대쪽 전환을 시도했다.
드리블 돌파에 자신이 있다지만 겹겹이 쌓인 상대 선수를 돌파하기보다 텅 빈 그라운드를 질주하는게 훨씬 빠른법이니까.
그러나 맨시티의 준비는 철저했다.
뉴캐슬의 반대쪽 전환 패턴을 읽은 듯 전력으로 상대 진영을 파고드는 풀백에 앞서 푸른 유니폼 선수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낸다.
“아오— 어?”
아쉬움에 애꿎은 땅을 걷어차는데 허공에 뜬 공이 유니폼을 바꿔가며 번갈아 헤딩에 맞더니 나에게 이어진다.
이게 웬 개꿀?
툭, 툭 치고 나가다 하늘색 유니폼을 앞을 가로막자마자 페인팅을 건다.
속도를 죽이지 않고 펼쳐지는 현란한 플립플랩Flip-flap에 제자리에 굳은 멍청이를 돌파해낸 뒤 곧장 슛팅.
펑—!
슛팅 스탯의 상승만큼 강해진 발목힘이 더해진 레이져 슛팅이 허공에 하얀 잔상을 남기며 날아갔지만—
펑!!
짐승처럼 펄쩍 튀어오른 맨시티 골키퍼의 두툼한 골키퍼 장갑에 막혀 옆으로 튕겨나간다.
“쯧.”
* * *
“홍민준 달립니다!! 오우, 환상적인 플립플랩! 발 아래서 순식간에 좌우를 오가는— 슛티이잉!!”
“아~ 골키퍼의 기가막힌 선방이 나옵니다!! 굉장한 돌파에 이은 굉장한 슛이었는데 아쉽군요.”
“뉴캐슬의 공격이 점점 살아납니다. 뉴캐슬 공격의 중심은 역시 이 선수, 홍민준이에요.”
선제골을 허용한 후, 홍민준의 개인 기량을 앞세워 맹렬히 공세를 이어가던 뉴캐슬이었지만—
“제임스 파울의 얼리 크로스! 홍민준 발리 슛팅으로— 아, 이번에도 수비에 걸렸어요!”
“너무 아쉽네요. 엄청난 골이 터질 수 있었는데. 뒷꿈치에 맞지 않았으면 그대로 골로 연결됐을 경로죠?”
“사쿰 샤키 슛팅! 골키퍼가 쳐내고, 세컨볼— 로크 우디가 잡아서 다시 한 번 홍민준에게— 슛! 아니, 접고, 슈, 또 접, 슛팅!! 아… 골대에 맞고 아웃됩니다.”
골키퍼의 미친 듯한 선방쇼와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맞혀 번번히 기회를 놓치길 여러번.
“레온 막심의 환상적인 중거리골!! 도르트문트에서 온 절정의 골잡이가 리그 16호골을 성공시킵니다!! 득점왕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레온 막심!”
오히려 전반 31분 레온 막심의 멋진 중거리골을 시작으로,
“또 한 번 해냅니다!! 독일의 킬러가 이번엔 머리로 해결하네요!! 헤딩으로 리그 17호골을 넣는 레온~ 막심!”
전반 38분, 프리킥 찬스에서 레온 막심의 헤딩골이 들어가며 경기는 순식간에 3:0 상황이 되었다.
“아… 경기가 어려워졌는데요 뉴캐슬. 전반전에 3골차… 승부를 뒤집으려면 전반이 끝나기전에 한골이라도 따라가야해요.”
“아무래도 뉴캐슬에선 홍민준 선수가 해줘야… 어? 뭐죠? 홍민준 선수, 이 상황에서 웃고 있어요!!”
* * *
에이씨 쪽팔리게.
멋지게 말해놓고 2골이나 내줬네.
아무리 얼굴 가죽 두꺼운 나라도 조금은 쪽팔릴 수 밖에 없었다.
뭐… 그럼 어쩔 수 없나. 쪽팔리지 않으려면 조금 ‘진심’을 발휘해야 될지도…?
“…이새끼 아까부터 뭘 자꾸 중얼대는거야, 실실 웃으면서.”
껄끄럽다는 표정으로 힐끔거리는 마크맨에게 히죽 웃어줬다.
“야 집중해. 아직 안 끝났어.”
“이제보니 이거 순 허세덩어리 아—”
“마이 볼!”
“엇!?”
그러게 집중하라니까.
골키퍼가 찬 공이 몇 차례 머리를 오가더니 루크 앞에 내려앉는다.
거세게 압박하는 맨시티 선수와 엎치락뒤치락하던 끝에 소유권을 따낸 건 루크.
190cm이 넘는 우람한 떡대에 어울리지 않는 순박한 얼굴 가득 콧김을 뿜으며 볼을 차지한 루크가 오랜만에 빈 공간을 향한 긴 롱패스를 날렸고,
“앞에서 끊어!!”
급가속을 시작한 내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한 맨시티 선수들을 제치고 먼저 공을 잡을 수 있—
촤악!
자석에 달라붙듯 앞발에 공이 착 달라붙는 찰나에 들어온 태클.
제 아무리 반사신경이 좋고, 시간이 느려지는 능력이 있더라도 공을 터치하는 순간에 들어온 태클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으앗!”
쿠당탕—
그러나 뒤엉켜 넘어지는 순간까지 잃지 않은 집중력이 단 하나의 길을 찾아낸다.
여전히 느릿한 시간 속, 서로의 발에 부딪쳐 느릿느릿 허공으로 떠오르는 공이 넘어가는 얼굴을 스쳐지나가고.
퉁—!
균형을 잃고 앞으로 쓰러지면서 움직임 뒷꿈치가 공을 차낸다.
마치 허공에 뜬 스콜피온의 꼬리처럼, 뒤로 차올린 뒷꿈치에 맞은 공이 다시 한 번 허공을 유영하고, 가까워지는 그라운드를 향해 최대한 몸을 굽힌다.
“무슨—!!”
그라운드를 한 바퀴 데굴 구르고, 그 탄력을 추진력 삼아 땅을 박차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앞에 내려앉는 공을 치고 나간다.
“아니, 이게, 허…”
막을 생각조차 못한 듯 부릅 뜬 눈으로 돌파를 허용한 센터백의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멀어지고, 얼어붙은 골키퍼가 몸에 새겨진 본능에 따라 달려나오는것마저 제친 뒤, 톡—
가볍게 찬 공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
정적이 흐르던 경기장이 함성에 뒤흔들렸다.
* * *
“미쳤어요! Crazy!! Unbelievable!!”
“엄청난 골이 터졌습니다! 역시 홍민준!! 다시 한 번 해냅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원하는군요!!”
전반 막판 터진 홍민준의 미라클 골에 모두가 열광했다.
“아니 대체… 이 선수 어떻게 된 사람인가요? 넘어지는 와중에 뒷꿈치로 공을 컨트롤하고, 앞구르기로 일어나더니 그대로 가속, 그리고 때맞춰 앞에 떨어지는 공을 잡아서 슛팅이라니요! 이게 무슨 게임인가요!?”
“맨시티 선수들 얼어붙었습니다! 완전 압도당했어요!”
그리고 이어진 후반전.
믿기지 않는 슈퍼플레이에 당한 맨시티 선수들의 플레이가 위축됐다.
머리로는 이래선 안 된다는걸 알지만 소위 ‘홍민준 당한’ 후엔 PTSD마냥 정신에 깊은 상처를 입기 마련.
아무리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려해도 몸은 본능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한 발짝씩 늦어지고 이는 맨시티의 조직력에 균열을 가했다.
“후반들어 완전히 가라앉은 맨시티! 또 골을 허용하고 맙니다!”
“무삼 파샤의 패스에 이은 니콜라스 호스만의 골!”
그리고 또다시 골을 먹히며 스코어가 3:2이 된 순간.
“아~ 이러면 분위기가 달라지죠. 크게 앞서던 팀이 따라잡힐수록 오히려 초조해지기 마련이거든요.”
“맞습니다. 제가 현역일때도 그랬어요. 3골 앞서다가 2골 내주고 따라잡히는 상황이 되면 제대로 집중이 안 되거든요? 이거 완벽하게 기세가 넘어갔네요.”
“어어, 홍민준, 홍민준 또 들어가나요!? 아, 그대로 찼습니다! 굉장한 아웃프론트 슛팅!!”
“골! 3:3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이거 큰일났군요. 3골 앞서던 맨시티가 동점까지 따라잡혔어요. 지금 맨시티 선수들 맨탈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 * *
『대역전! 뉴캐슬, 맨시티 홈에서 난타전 끝에 5:4로 승리!!』
맨시티전 이후 기세가 오른 뉴캐슬이 승승장구해나가는 동안 발롱도르 포디움이 발표되었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린 홍민준이었고, 3번째로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가하기 하루 전.
뉴캐슬 다큐멘터리 ‘왕조의 여명Dawn of the Dynasty’이 공개됐다.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