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97)
297
리그 21라운드를 시작으로 리그컵 4강 1,2차전, FA컵 64강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그 22라운드로 이어지는 지옥의 일정이 시작됐다.
불과 2주…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2주도 채 되지 않는, 13일 동안 5경기를 치뤄야하는 정신나간 일정이었다.
경기당 평균 2.6일 간격으로 5경기를 치루는 것만 해도 지옥의 일정이라 할 수 있는데, 하필 그 상대가 맨시티, 리버풀, 첼시인 상황.
맨시티-맨시티-리버풀-맨시티-첼시라는 환장할 라인업에는 기세등등하던 뉴캐슬 팬들조차 간이 쪼그라들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말도 안 돼! 13일간 5경기만해도 말이 안 되는데, 하필 상대가 맨시티, 리버풀, 첼시라고? 축구협회가 뉴캐슬을 음해하는게 분명해!!”
“아무리 홍이 있다지만 이건… 모든 경기에 나설 순 없는데.”
“리그를 포기할 순 없으니 컵대회에서 힘을 빼야하는데… FA컵과 리그컵 중 뭘 버려야하지?”
“다들 왜 이래! 우린 할 수 있어! 5경기 다 이길 수 있다고! 홍을 믿어!!”
팬덤 내부에서도 분분히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지옥의 일정 첫경기인 맨시티전을 앞두고 가스파르 감독이 자신감을 내비쳤다.
“뉴캐슬과의 3연전 부담스럽냐고요? 전혀요! 오히려 뉴캐슬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요?”
제법 스쿼드를 보강한 뉴캐슬이라지만 스쿼드 두텁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맨시티에 비하면야 보름달 앞의 반딧불.
사실상 2개의 1군 스쿼드를 운용하는 맨시티를 짧은 간격으로 연달아 만나는 것은 누가봐도 뉴캐슬이 불리한 구도였다.
그렇기에 맨시티의 가스파르 감독은 자신만만하게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전반기 패배를 설욕할 좋은 기회군요. 우리는 승부를 피하지 않을겁니다. 정면에서, 전력으로 맞붙어 승리를 쟁취하겠습니다.”
로테이션 자원에 자신있는 맨시티 감독다운 발언에 뉴캐슬에 우호적인 SNS에서 야유가 들끓었지만 스쿼드의 두께 역시 승부의 일부.
그리고 시작된 리그 21라운드는—
“맨시티 잘 준비된 조직력을 보여줍니다! 멋진 플레이로 첫번째 슛팅을 가져가는 맨시티 선수들!”
“치열하게 경합하는 양 팀 선수들. 뉴캐슬 역시 밀리지 않습니다. 오늘 중앙에서 볼다툼이 아주 치열하군요.”
“측면에서 펼쳐지는 속도 대결! 승자는 홍민준입니다! 홍민준, 2명 사이를 뚫고 크로스!! 사쿰 샤키 헤딩— 아~ 골대에 맞고 아웃됩니다!”
“넘어진 홍민준의 공을 빼앗아 곧장 역습으로 나선 맨시티 선수들! 빠릅니다, 빨라요! 순식간에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현란한 패스! 순식간에 패널티 박스에 도달한 맨시티! 슛팅!! 골키퍼 정면이었습니다. 아쉬운 기회!”
이를 갈고 나온 양 팀 모두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 끝에—
“오와아아앗!! 엄청난 골이 터졌습니다!!”
승부를 가른 건 단 한 골.
양 팀 모두 좋은 모습을 선보였지만 약간이나마 우위를 보인 건 분명 맨시티였다.
점유율도, 슛팅 숫자도, 코너킥과 프리킥도 모두 맨시티가 6:4 정도로 앞섰음에도 결국 축구에선 ‘골’이 승부를 가르는 법.
그리고 뉴캐슬은 결정력에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를 보유하고 있었다.
“홍민준!! 그대로 찼습니다!! 30… 아니, 35m 거리였는데, 아웃프론트로 환상적인 궤적의 골을 만들어냅니다!!”
“이야~ 엄청난 골이 나왔네요! 어마어마한 발목힘이에요! 여기까지 힘이 느껴지는 강력한 슛팅! 놀라운 궤적을 그린 슛팅이 마침내 경기 첫 득점을 만들어냅니다!”
승부는 세계 최고의 결정력을 자랑하는 홍민준을 가진 뉴캐슬의 승리로 돌아왔다.
왜 이적 시장에서 가장 막대한 이적료를 쏟아붓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골잡이’인지 여실히 보여준 21라운드가 끝나고 곧장 이어진 리그컵 4강 1차전 맨시티와의 연전.
어찌나 치열한 승부였는지 경기가 끝난 후 녹초가 되어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들에게 주어진 휴식 기간은 불과 2일.
근육에 쌓인 젖산이 채 사라지지도 않을 짧은 휴식 기간이었기에 베스트 맴버로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로렌 보트만 감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로테이션을 가동시킬 수 밖에 없었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리그에서도 패배하며 올 시즌 뉴캐슬에게 2연패를 당했는데요. 이번 경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깁니다. 반드시 이길겁니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패배를 갚아주고 싶어 의욕이 충만한 상태입니다. 내일, 뉴캐슬은 결코 우리를 이기지 못 할 겁니다.”
두터운 스쿼드를 자랑하듯 로테이션조차 1군급 전력을 자랑하는 맨시티의 가스파르 감독이 흥분으로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으니,
—리그에서 쳐맞고 컵에서 화풀이하농ㅋㅋ
—아ㅋㅋ 내 돈줄은 든든해서 돈지랄로는 안 진다고~
—개꼴받네 일정 왜 이따위냐; 베스트로 붙으면 뉴캐슬한테 쨉도 안되면서
—아재요 그게 스포츠에요ㅋㅋ 뭔 항상 전력으로 붙어야 승부임? 그럼 레알이 최강이지ㅋㅋ
전반기에도 자신만만하게 인터뷰했다가 지고, 후반기에도 호언장담을 했으나 졌다.
우승 경쟁 팀에게 2연패만해도 오지게 욕을 먹을텐데, 입까지 털다졌으니 조롱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
—가레기 ㅈㄴ 꼴보기싫네;
—어허 가레기라니! 우리 갓버지 응애ㄴㄴ 다 트릭의 일환임
—트릭 -> ㅈ민ㅈ한테 2번대줌
—ㅅㅂ 맨시티 위상이 언제부터 이따위가됐냐;; 우리 유럽챔피언인데;;
—제발입좀털지마정신나갈것같아제발입좀털지마정신나갈것같아제발입좀털지마정신나갈것같아
—이기고 입털자 가레기야
가스파르 감독은 물론이고 맨시티 선수들 모두가 단단히 정신 무장을 하고 나선 경기.
예상대로 뉴캐슬은 1.5군으로 나선 리그컵 4강 1차전은—
“어? 이게 무슨 일이죠? 뉴캐슬 선수들, 조직력이 살아있는데요!?”
“선발 명단에 꽤 변동이 커서 손발이 안 맞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합이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을텐데 무슨 일일까요.”
뉴캐슬이 의외의 선전을 보였다.
* * *
“…뭐야.”
맨시티의 미드필더 틸리앙은 예상외의 강력한 압박에 곧장 뒤로 볼을 돌렸다.
본래는 공을 받아 전방으로 연결하려고 했지만 뉴캐슬의 조직적인 압박은 몸 돌리는 걸 허용하지 않았고, 외려 소유권을 뺏길 위기에 다급히 후방으로 패스를 보낼 수 밖에 없었으니,
‘생각보다… 압박이 괜찮은데?’
뛰어난 탈압박 실력을 자랑하는 틸리앙조차 압박감을 느낄 만큼 뉴캐슬의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중요한 공격과 달리 수비 조직력은 선수 개인의 자질보다 훈련을 통한 합이 중요한 요소였다.
물론 선수의 실력이 뛰어날수록 좋다지만, 결국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직력.
그런 의미에서 로테이션 맴버는 조직력에서 약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1.5군으로 나선 뉴캐슬의 조직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의 틸리앙을 보는 홍민준의 얼굴에 실실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가 괜히 전술 훈련을 시켰겠냐.’
홍민준이 뉴캐슬에 몸 담은지도 어느덧 3년.
뉴캐슬은 기본적으로 선수 영입에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이 아니다.
홍민준을 영입할 때 엄청난 지출을 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구단주가 직접 개입해 성사시킨 극히 예외적인 경우였을 뿐.
뉴캐슬의 기본적인 방침은 유망한 어린 선수를 영입해 구단 철학에 맞게 키워 써먹는, 이른바 육성 중심.
그러다보니 1군 영입 역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정도에 그쳤고, 이는 홍민준이 뉴캐슬에 이적해왔을 때와 지금이나 1군 스쿼드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똑같은 감독, 코치 밑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선수단이 3년이나 됐는데 익숙해지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노릇 아닌가.
뉴캐슬 선수단이 그리 재능없는 이들도, 프로 의식 낮은 이들도 아니다보니 당연지사 서로에게나 전술이나 익숙해지진 오래였다.
이미 전술적으로나 서로에게 익숙하다보니 휴식기 일주일 남짓한 짧은 전술 집중 훈련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기 힘들었지만… 2군 맴버라면 달랐다.
끊임없이 합을 맞추는 주전이야 맴버 한 두명이 바뀌어도 경기를 뛰면서라도 익숙해지겠지만 손발 맞출 기회가 적은 로테이션 맴버들은 상황이 다르다.
가뜩이나 주전을 혹사하는 한이 있어도 베스트 맴버로 스쿼드를 꾸리는 보트만 감독의 성향과 스쿼드 보강에 집중한 뉴캐슬의 영입 전략이 합쳐져 주전과 로테이션 맴버 간 합이 부족했다.
이번 겨울 휴식기 전술 훈련은 바로 이 부분, 로테이션 맴버들과의 합을 강화하는데 집중되어 있었으니, 겨울 휴식기 훈련은 비단 홍민준의 독단이 아니었다.
‘일정이 확정된 시즌 초부터 준비해왔다고.’
아무리 팀 에이스라지만 감독의 허락도 받지 않고 하기엔 월권이나 다름없는 행동.
당연히 시즌 초부터 감독과 말을 맞춰놨다.
단지 선수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문제였을 뿐.
선수들의 호응이 부족했다면 감독이 나서야 했지만, 그래서는 자발적이지 않지 않은가. 어느 훈련이든 자발적이어야 의욕이 샘솟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 성과가 바로 지금…
“어, 어엇…? 뉴캐슬, 엄청난 역습이 터져나옵니다!!”
“요문드 골키퍼로부터 시작된 짧은 패스가 3번의 터치만에 순식간에 파이널 서드로!”
“조나단 실바 크로스! 아, 중간에 헤딩 커트! 공이 높게 뜨며 뉴캐슬의 공격 기회가 아쉽게 무산— 홍민주우우운!! 그대로 몸을 띄워 오버헤드킥을 성공시킵니다!!!”
…이라기엔 결국 내가 마무리지어야 했지만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어?
결국 결정적인 한방을 성공시키는 건 잘난 선수인데… 내가 좀 잘났어야지.
맨시티 감독 가스파르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으아아아아악—!! 또 졌어, 또오오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주요 일간지의 헤드라인.
『맨시티, 뉴캐슬에 시즌 0승 3패!』
『홍민준 “맨시티는 케이크에 불과해!”』
“다음… 다음 경기에는 기필코… 정말로, 진짜 다음 경기에선 기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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