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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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효과가 예상보다 좋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효능을 체감해보기도 전에 다음 경기에 나서야했다.
FA컵 64강, 상대는 리버풀이었다.
2년… 아니, 작년까지만해도 방심할 수 없는 무서운 상대라고 할만했지만 지금은?
한 시즌 부진이야 잠깐의 부진, 일시적 부진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2년째 이어지면 이젠 결코 일시적이라 할수도 없는 노릇.
리버풀은 명백히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지난 시즌부터 빠져들기 시작한 부진의 늪은 올해에도 이어져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고 있었으니, 리버풀의 지금 리그 순위는 고작 5위.
20개 팀이 참가하는 리그에서 상위 25% 안에 드는 훌륭한 성적도 ‘리버풀’ 정도의 위상을 지닌 팀에게 있어선 부진이라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처참한 순위였다.
그나마 챔피언스 리그 성적이라도 좋으면 만회되련만 설상가상이라고.
작년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마저 실패하고 말았으니, 유로파에 나선 리버풀은 불안한 경기력으로 위태로운 꾸역승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불과 2년전까지만해도 리그와 챔스에서 맨시티, 레알 같은 팀을 상대로 불꽃튀는 우승 경쟁을 벌이던 명가의 몰락은 무수한 악수 요청을 불러왔다.
대체 왜 이리 맛이 갔지?
잘나가던 리버풀이 뭐 때문에 망가졌을까?
썩은 고기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호시탐탐 약점을 찾는 경쟁 구단들과 기자들에 의해 리버풀은 철처히 파헤쳐졌다.
선수단에 이탈이 좀 있었다지만 주전 맴버만큼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라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퀼리티.
코칭 스태프 역시 유능하기로 이름나 있는 이들인데다 올해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새로운 감독까지 모셔오지 않았나.
분명 시즌이 시작하기 전, 리버풀의 신임 감독 스테판 나단브리너는 리버풀의 부활을 자신했지만 부진의 늪에 빠진 팀을 구해낼 순 없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최소한 하나… 무언가 우승컵이라도 하나 들겠다는 집념 뿐.
리버풀 정도의 위상을 지닌 팀을 맡은 이상 성과를 내야하는 건 당연했고, 그나마 가능성 있는 FA컵이라도 우승하기 위해 전력을 집중했건만—
“리버풀 선수들… 몸이 무거워요. 무기력합니다.”
“아아, 이번 경기만큼은 승리해야 하는데요. 후반기 시작하고 승리가 없어요.”
이번 경기도 어째 심상치 않았다.
해설들의 안타까운 중계와 함께 경기를 뛰는 리버풀 선수들이 힘겨운 표정으로 숨을 헐떡거린다.
“젠장, 젠장! 망할놈의 네이션스컵만 아니었다면…!!”
2년마다 열리는 아프리카 대륙 축구 대회인 네이션스 컵.
유난히 아프리카 국적의 선수가 많은 리버풀은 강팀답게 네임벨류 높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당연히 대부분의 선수가 국가대표에 명단을 올리고 있었다.
덕분에 네이션스 컵에 차출되었다가 돌아온 주전 선수들의 체력은 갈릴대로 갈린 상태.
가뜩이나 구단주의 정책 변화로 뎁스가 얇아져 주전만 주구장창 돌리는 와중에 네이션스 컵까지 겹치니 체력이 남아날리가 있나.
불운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팀을 수습하던 스테판 나단브리너는 선수들을 향해 열정적으로 지시를 내렸지만,
“어헉!? 막아! 저거 막으라고! 편하게 움직일 공간주지 말라고 몇 번이나— 어억… 휴우…?”
힘에 부친 선수들의 마크가 느슨해진 한 순간, 홍민준의 벼락같은 슛팅이 터져나왔다.
얼굴을 들이미는 센터백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난간 공이 골대를 때리고, 반발력으로 튀어나온 공이 몸을 날린 센터백의 등을 맞고 그대로 골대로 굴러들어갔다.
“어어… 이렇게되면 자살골인가요?”
해설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스테판 나단브리너의 해탈한 미소가 비춘다.
『뉴캐슬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쾌조의 3연승!』
『7일 간의 3연전을 멋진 승리로 장식해 낸 뉴캐슬』
『리버풀 끝없는 부진! 스테판 나단브리너, 부임 반년만에 경질설 솔솔』
이어진 다음 경기.
뉴캐슬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또다시 맨시티였다.
* * *
2038.01.15.금요일.
리그컵 4강 2차전 에티하드 스타디움Etihad Stadium.
“네, 여기는 뉴캐슬과 맨시티의 리그컵 준결승 2차전이 열리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입니다. 어제 사전 인터뷰에서 홍민준 선수와 맨시티 가스파르 감독의 불꽃튀는 신경전이 있었죠?”
“그렇습니다. 지난 1차전 승리 후 홍민준 선수가 ‘A PIECE OF CAKE’, 우리말로 ‘누워서 떡먹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를 의식했는지 가스파르 감독, 오늘 경기를 앞두고 이에 빗댄 인터뷰를 남겼어요.”
자료 영상에 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민머리가 붉게 달아오를 정도로 흥분한 가스파르 감독이 등장한다.
[맨시티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님을… 한 조각은커녕 한 입 먹기조차 힘든 야채 케이크와 같다는걸 홍민준에게 보여줄겁니다!!]“하하, 야채 케이크라니. 재밌는 비유네요.”
“가스파르 감독의 말에 홍민준 선수, 아주 재치있는 답변을 남겼죠?”
이어서 재생된 영상.
가스파르 감독의 빛나는 두피보다 빛나는 외모를 뽐내며 등장한 홍민준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한국엔 쌀 케이크도 있는데 야채 케이크 정도야 뭐… Do you know RICE CAKE? 이거 아주 존맛탱이거든요. 전통음식에요.] [왓? 뭐, 뭐라는거야 저거?] [코리안 소울 푸드!] […야채 케이크가 전통 음식이라고? 뭐 그딴 음식이…]멍청한 표정의 가스파르 감독을 향해 홍민준이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내가 한 입에 2개 먹는거 보여드립니다. 딱 기다리세요.]“허허… 참… 역시 자유로운 선수에요, 우리 홍민준 선수.”
“네, 뭐… 그쵸. 아주 자유분방하고 솔직한게 매력이죠. 네.”
“…….”
“…….”
차마 할말을 잃은 중계위원들이 어색하니 눈빛을 교환하다 재빨리 중계를 진행한다.
“네, 선발 라인업 알려드리겠습니다.”
“뉴캐슬. 골키퍼에 요문드—”
뉴캐슬을 상대로 한 3연전의 마지막 경기.
전반기, 후반기 포함 올 시즌 벌써 3연패를 당한 맨시티 입장에선 위상 낮은 리그컵 우승이고 나발이고 어떻게든 한번이라도 이겨야 했다.
만약 오늘마저 지면 올 시즌 뉴캐슬을 상대로 4전 4패를 기록하는데다 어지간해선 내년까지 다시 만날 일도 없다보니 복수할 기회조차 없어지는 상황.
가스파르 감독과 맨시티 선수단 모두 이를 악물고 결연한 심정으로 경기장에 나섰지만—
‘으음. 어쩐지 기시감이 드는군.’
경기장에서 나서는 선수들의 집념 어린 표정을 지켜보던 가스파르 감독은 문득 지난 경기가 오버랩됐다.
‘그러고보니 지난 뉴캐슬전에도 이거랑 똑같은 심정, 똑같은 모습으로 나섰던 것 같은데… 아니야, 이번엔 절대 아니야.’
이번 경기를 대비해 대대적인 전술 변화까지 주었는데, 결단코 그때와 같은 결과가 나올리없어!
…그럼에도 불안해지는 이 마음은 무엇일까.
경기 시작을 앞두고 벌써부터 송글송글 민머리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가스파르 감독은 한탄했다.
‘망할… 이 망할 뉴캐슬… 개같은 동양인 때문에 이게 무슨… 그래도 이번만큼은 이긴다. 이길 수 있어. 이길 수… 있겠지…? 제발…!!’
허나 하늘은 무심한 법.
독실한 크리스쳔 가스파르의 기도는 하늘에 닿지 못했으니,
『충격! 맨시티 홍민준에게 헤트트릭을 허용하며 뉴캐슬에 4연패!』
『뉴캐슬만 만나면 작아지는 이유!』
『맨시티와 홍민준은 극악의 상성??』
『‘맨체스터 킬러’ 홍민준! 유나이티드에 이어 시티를 살해하다! 』
『Good Bye, City! Entomb, City!』
이번에도 날뛰는 홍민준을 막지 못하고 헤트트릭을 내주며 침몰, 3:1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 후 인터뷰장에 나타난 가스파르 감독은 맨들맨들 한 민머리 가득 땀을 쏟아내며… 눈물까지 쏟았다.
“허흑… 이 모든게… 제, 제 탓입니다. 부족한 제탓일뿐, 선수들에겐 아무런 잘못도… 으윽… 크흡…”
『(오피셜) 맨시티 가스파르 감독 상호합의하에 계약해지』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호합의 하에 계약 종료를 알렸다.
재작년 맨시티에 부임한 가스파르 감독은 헤타페CF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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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파르 감독은 맨시티의 위대한 역사에 오점을 남기고 퇴장하여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정신적 충격을 이겨낼때까지 가족들 품에서 머무르겠다며 잠정적으로 축구계 은퇴를 시사—」
이어 다음날,
『(속보) 리버풀 감독 스테판 나단브리너 반년 만에 경질!!』
「맨시티에 이어 리버풀 감독 스테판 나단브리너가 팀을 떠나게 되었다.
스테판 나단브리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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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를 받으며 리버풀에 부임한 스테판 나단브리너는 야심차게 구단 개혁을 선언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중도 퇴장할 수 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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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임시 대행으로 2군 감독 디미트리 트위첸을 콜업한다고 밝혔으며—」
“…어라?”
이게 대체 무슨 일…?
맨시티 감독이 상호해지로 사임하고 리버풀 감독이 경질당해?
음… 나 때문인가?
…뭐, 어쩔 수 없지.
비록 적이었지만 좋은 호구… 아니, 승점자판기… 아니아니, 좋은 감독…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물론 나와 적으로 만나면 불행만 있어야하고.
나름 두 감독의 건승을 기원하며 헤드라인을 넘기니—
『노후설계사 홍민준? 그와 만난 후 은퇴하거나 경질 당한 선수와 감독들!』
요상한 기사가 하나 보였다.
…이건 또 뭐래.
“민준! 이제 경기장 나가야돼!”
음.
남은 건 첼시전마저 끝내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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