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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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기가 끝난 다음날.
평소라면 일찌감치 일어나 정규 훈련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을 시간에야 부스스 눈을 떴다.
매일하는 루틴 중 하나인 새벽 훈련이지만 경기를 뛴 다음날까지 똑같을 순 없는 노릇아닌가.
축구는 생각보다 격렬하고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이다.
격렬한 몸싸움을 겪고 나면 온 몸에 멍이 들고, 하드워커라 불리는 선수는 90분 동안 12~13KM를 뛴다.
물론 경기 내내 치열한 경합을 벌이거나 전력 질주를 하는 건 아니다.
실제론 걷거나 가벼운 조깅 수준으로 움직이는 거리가 대부분이겠지. 그러나 심한 경우 한 경기에 3kg씩 체중이 빠지는만큼 축구는 체력 소모가 격렬한 운동이었다.
이것이 9~10개월 동안 이어지는 리그제 중심의 스포츠이다보니 단거리 달리기처럼 순간을 불태우기보단 마라톤처럼 꾸준히 일정한 전력을 낼 수 있게 몸관리를 해야한다.
어제 경기를 뛰었지만 다음날 바로 루틴으로 복귀한다?
물론 당장은 괜찮겠지.
그러나 한 달 뒤에는? 두 달, 세 달, 반 년 뒤에는?
길게 이어지는 리그 경기에서 초반 반짝 활약하고 부상이나 부진에 빠지면 본말전도.
아직 체력이 충분한 리그 초반부터 잘 관리해둬야 후반기에 힘이 빠지지 않는다.
감독님이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된 경기에서 후반 초반 교체해주며 체력안배에 신경쓰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테니까.
어제 경기 역시 후반 15분에 칼같이 교체되었건만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등하다.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모양.
‘아쉽네. 철강왕 스타일이었으면 매 경기 풀타임인데.’
나는 하드워커가 아니다.
아마 체력으로 따지면 리그 평균보다 아래가 아닐까? 다행이라면 회복력은 좋다는 것.
상태창에 표기된 능력치만 봐도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지구력이 53인데 반해 회복력은 65이니까. 그러나 회복력이 준수해도 그것이 경기 뛰고 다음날 멀쩡하게 움직일 정도라는 건 아니기에 휴식은 필요했다.
나같은 경우는 회복력도 좋고, 감독님의 체력안배도 있고 하다보니 경기 다음날 새벽 훈련과 저녁 자율 훈련을 제외하는 정도.
가볍게 아침을 챙겨먹고 학교로 향하다보면 최근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오. 저기봐. 홍민준이다.”
“정말이네? 와 존잘… 개잘생겼다.”
“응? 쟤가 누군데?”
“너 몰라? 왜 요즘 학교 축구부에서 날아다닌다는 애있잖아.”
“아~ 교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던?”
“야야, 저기 축구부 홍민준 지나간다.”
“축구부? 홍민준이 우리 학교였어?”
“당연하지. 넌 홍민준 사진도 들고다니는 애가 축구분지도 모르냐.”
“난 걍 잡지보다 잘생겨서 찍어둔거지. 근데 걔가 우리학교였구나. 대박.”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림을 못 들은 척 시크하게 지나친다.
크~ 이놈의 인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대학 리그를 씹어먹다보니 학교 신방부에서 인터뷰도 나오고, 교내 신문에도 실리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게다가 의외로 기자 누나가 인터뷰해간 여성지. 그것도 꽤 영향이 컸다.
얼마 전에 머리하러 간 미용실 누나도 잡지에서 봤다며 호들갑을 떨 정도였으니까.
‘…가만. 그 잡지 페미 잡지 아니었나?’
그럼 그 미용사 누나도?
…다음부턴 다른데 다녀야지.
하여간 리그를 씹어먹으니 알아서 인기가 따라온다.
솔직히 실력보단 얼굴 때문이 더 큰 것 같지만서도.
부르르.
멋대로 히죽거리는 얼굴 근육을 애써 근엄하게 통제하며 부실로 향하는데 주머니에 넣어둔 폰이 진동했다.
뭔가해서 꺼내보니 희연 누나가 톡을…
‘주소?’
첨부된 링크를 클릭해봤다.
‘…….’
차마 집 밖에서 볼 수 없는 살색의 향연에 재빨리 화면을 끄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사람은 없군.
슬그머니 화장실 대변기가 있는 칸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누나가 보내 준 링크를 훑어보니… 희연 누나가 운영하는 엄한 섹트 계정이 나타났다.
희연 누나가 가명으로 쓰는 ‘지유’라는 이름하에 올라오는 온갖 난잡한 영상.
일전에 궁금해서 누나에게 물어 들어와 본 적은 있는데… 그날 엄청 꼴려서 희연 누나 기절할때까지 쑤셨었지 아마?
‘근데 갑자기 이걸 왜?’
뜬금없는 링크에 뭔가했더니 새로운 영상이 올라와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눌러보니 일전, 나와 희연 누나 그리고 기자 누나가 광란의 밤을 보냈던 그날의 3P 영상이 재생된다.
‘미, 미친 거 아냐!?’
이 누나가 진짜 돌았나 싶었는데 다행히 얼굴 부분에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모자이크를 해놨다.
얼씨구.
게다가 밑에 남겨진 메모까지?
슬그머니 주머니에서 무선 이어폰을 꺼냈다.
흠흠.
당사자인데도 생각보다 재밌네. 특히 대화 내용이 아주… 와캬퍄~
똑똑!
“넷, 흠, 네!”
“누구? 민준이?”
“네!!”
“뭐하냐 거기서. 너 빼고 다 모였어.”
헉!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집합 시간이 지나있었다.
후다닥 문을 열고 나오니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던 윤혁 선배가 씨익 웃는게 아닌가.
“새끼. 너도 똑같구나.”
그러면서 툭 어깨를 치곤 먼저 걸어가는데… 이거 참.
선배 누나가 보낸 준 첫경험을 3p로 따인 영상을 보고 있었다고 말할 수도 없고.
‘…잘해드려야겠다.’
솔직히 선배 누나는 맛있으니까.
* * *
상승세를 탄 팀은 분위기도 좋은 법이다.
사소한 불만도 승승장구하는 분위기 속에 묻히고,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선수들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되니 훈련 태도나 의욕, 효율도 좋아지고 자연스레 경기력도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
이렇게 상승세를 탄 팀은 객관적으로 전력을 측정하기 어렵다. 전력상 아래로 평가받는 팀도 훨씬 위로 평가받는 팀을 꺾는 깜짝 이변의 도깨비 팀이 되긴 때문에.
다만, 길고 긴 리그에서 언제나 상승세를 탈 순 없는 노릇이다.
선순환을 이어가던 팀의 상승세가 끝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아악!!”
부상이었다.
지금과 같은.
“주장!”
“발목! 발목 뒤틀렸어!!”
정규 훈련 중 휴식 시간.
반쯤 장난식으로 수비의 핵심, 주전 센터백인 4학년 고지식 선배와 1:1 돌파 내기를 하던 중이었다.
평소에도 자주 하던 훈련.
우리팀 공격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내가 정교한 부분 전술이나 전술적 움직임 혹은 오프 더 볼이나 패스 같은게 아닌, 오로지 개인 능력을 이용한 돌파 원툴이다보니 이런 연습을 꽤 자주 하곤 했다.
내 입장에서도 수비수 돌파 훈련이 되니 좋고, 수비 입장에서도 돌파력 좋은 공격수 상대 경험을 쌓으니 좋고.
이번에도 평소와 같이 장난 반으로 1:1 돌파 내기가 이루어졌는데… 내 상체 페인트에 이은 드레그 백에 속은 고지식 선배가 무리하게 몸을 틀다 균형이 무너져 주저앉으며 발목이 꺾이고 말았다.
“빨리 감독이나 코치님 불러!”
부주장을 맡은 미드필더 3학년 박진호 선배의 외침에 동기 하나가 후다닥 달려가고, 발목을 부여잡고 끙끙 앓던 고지식 선배는 식은땀 가득한 얼굴로 애써 덤덤한 척 입을 열었다.
“괜찮아. 발목이 부러진 것도 아니고. 그리고 홍민준. 너도 괜히 미안해하고 그럴 필요 없다. 이건 내 실수니까.”
“주장!!”
“따흐흑! 주자앙!!”
주장다운 묵직한 발언에 모두가 감격한 듯 싶은 와중, 나 혼자 어리둥절했다.
‘하나도 안 미안한데 뭔 개소리야. 그게 내 탓도 아니고.’
자기 혼자 자빠진 건데 내가 미안할게 뭐가 있다고.
물론 분위기 상 감동받은 척 해줬다.
주장의 부상은 다행히 심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2주 가량 휴식을 취하게 되었으니, 우리팀은 졸지에 수비의 핵심을 잃은 상태로 2경기를 치루게 생겼다.
7연승으로 불타오르던 상승세에 뿌려진 찬물 세례.
모두가 걱정하는 순간, 의욕을 불태우는 선수가 있었다.
수비 안정성을 중시하는 감독님답게 일찌감치 주전 수비 라인을 결정하고 주구장창 풀타임을 뛴 탓에 리그 시작 후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던 로테이션 수비수, 3학년 오상태 선배였다.
주전으로 뛰어야 할 3학년임에도 리그 개막 두 달이 되도록 한 경기도 뛰지 못했으니 그 불안감, 초조함이야 이해할 수 있다.
당연히 이번 시즌 첫 선발.
얼마나 설레고 의욕적일지 이해는 가지만…
삐, 삐익!!
심판의 손이 패널티 박스 안을 향한 순간, 오상태 선배는 뭉크의 절규 같은 표정을 지으며 절규했다.
“아, 안 돼에에엣!!”
오상태 선배의 첫 선발 출전인 지학대와의 경기 전반 7분.
우리팀은 PK를 내주게 되었다.
무심한 표정으로 걸어나온 상대 공격수는 신중하게 패널티 스폿에 공을 올리고 주변 잔디를 꾹꾹 밟아 다진다.
그리곤 공에서 불과 두어 걸음 떨어진 곳에 서서 심호흡을 하더니,
삐익-!!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제자리에서 종종종종 잔발을 치며 다가가서는…
뻥!!
가볍게 우측 하단 구석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우리팀 골키퍼인 4학년 최규철 선배가 마지막까지 방향을 보다 힘껏 뛰었지만 야속하게 골라인을 넘은 공.
“오상태!! 정신 안 차려!!”
감독님의 호통에 창백하게 질린 오상태 선배는 반쯤 넋이 나간 표정이 되어 멍하니 골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안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