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02)
302
선제골 이후로도 홍민준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동분서준했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맞거나 스치는 2번의 슛팅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실점과 연이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첼시 선수들은 변함없이 탄탄하고 조직적인 경기력으로 뉴캐슬을 괴롭혔고, 그것은 결국 정규 시간이 끝나기 직전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골~!! 첼시가 마침내 득점을 기록합니다!! 첼시의 뛰어난 공격진 3인방이 만들어낸 멋진 골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풀어나가는 움직임이 아주 좋았죠. 개개인의 뛰어난 테크닉과 호흡이 만들어낸 득점이군요.”
겹겹이 쌓인 뉴캐슬 선수들 사이에서 첼시의 최전방 3인방 올리비에라, 페드로, 벤자민은 뛰어난 볼키핑, 탈압박, 연계, 호흡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2명의 선수에 둘러쌓인 올리비에라가 등을 지고 버티는 사이 뒤에서 달려온 페드로에게 패스, 공을 받은 페드로가 지체없이 원터치로 로빙 패스를 보낸다. 패스를 보내자마자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한 올리비에라를 향해서.
격렬한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은 올리비에라가 머리로 다시 한 번 공을 띄우더니 어깨로 수비수를 밀어 공간을 확보하고 뒷꿈치로 트래핑하여 소유권을 확보, 순식간에 에워싸는 뉴캐슬 선수 사이에서 정확히 반대쪽 공간으로 쇄도하는 벤자민에게 패스를 보냈다.
공을 받고 한 번 치고 나간 벤자민은 다시금 패널티 박스 정면, 어느새 빈공간을 확보한 페드로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것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었으니.
그야말로 첼시의 공격진 3인방의 뛰어난 역량과 호흡을 증명하는 멋진 골이었다.
“뉴캐슬 입장에선 아쉽겠어요. 딱히 실수라고 지적할게 없었거든요? 근데 골을 먹힌거에요.”
“하하. 이거 항상 홍민준 선수가 상대팀에게 하던 걸 그대로 돌려받는군요.”
기세가 오른 첼시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얼마 남지 않은 정규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추가 시간마저 끝나갈 무렵.
“첼시의 코너킥. 아마 마지막 공격 기회로 보이는데요.”
“다들 지쳤어요. 신중하게 공을 놓는 페드리.”
“아~ 홍민준 선수… 너무 지쳐보이네요. 후반전엔 교체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한국 중계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순간, 첼시의 코너킥이 뉴캐슬 요문드 골키퍼의 펀칭에 맞고 멀리 튕겼다.
패널티 박스 외곽에서 서성이던 홍민준을 향해.
“어, 어!? 세컨볼싸움— 홍민준!!”
공이 튕겨나오자마자 곧장 몸을 돌려 스프린트를 시작한 홍민준은—
“와우!! 이건 뭐죠? 등 트래핑… 이라고 해야 하나요?”
“호나우지뉴가 떠오르는 등 트래핑이네요.”
뛰면서 날아오는 공을 그대로 등으로 튕겨 앞으로 보냈다.
정확히 뛰어나가는 방향을 향해.
스프린트하는 와중 보여준 묘기같은 트래핑에 중계위원들이 헛웃음을 짓는 사이, 코너킥에 가담하지 않고 남아있던 첼시 선수들이 앞을 막아서지만.
“홍민준, 홍민준입니다! 첼시 진영에 남은 선수는 3명! 1:3 상황이지만, 홍민준이라면 몰라요!”
“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드는— 제쳤어요! 우아한 마르세유!”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드는 홍민준의 앞을 막아선 첼시 선수가 어깨를 앞세우며 차징을 하는 순간, 달리던 속도 그대로 빙글 몸을 돌리며 그대로 통과한다.
속도가 느껴지지 않는 우아한 턴 직후 들어오는 태클.
“태클, 라 크로케타!”
몸이 한 바퀴 회전하고, 다시 공을 차는 순간을 기가막히게 노리고 들어온 태클이 빈 허공을 휘젓는다.
몸이 돌아가는 와중에도 균형감각 따윈 전혀 문제없다는 듯 공이 순식간에 양 발을 오가며 태클을 피해내고,
타닥—
그대로 달려나가는 홍민준 앞을 막아서는 마지막 첼시 선수는 측면 수비수 푸세 앙통.
하얗게 질린 얼굴 가득 흘러내린 식은땀을 닦지도 못한 채 자세를 낮춘 푸세의 다리 사이로—
“홍민준, 홍민준! 푸세, 자세 낮추고— 슈, 슈우우웃!! 그대로 슛팅을 날린 홍민준!!”
“푸세의 다리 사이로 낮게 깔린 슛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듭니다!!”
“이야~ 골키퍼 입장에선 난데없이 공이 나타났을거에요!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멀티골을 내주는 첼시의 나단 골키퍼!”
『지옥의 5연전 마지막 경기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한 뉴캐슬』
『첼시와 뉴캐슬 치열한 접전 끝에 2:2 무승부!』
『이번에도 빛났다! 멀티골을 기록하며 맹활약 한 홍민준! 그러나 팀은 아쉽게 무승부』
전반전 2골 이상 넣는다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2골 차이’로 벌리는 것에는 실패한 탓일까.
전반을 마치고 교체된 후 시작된 후반전은 첼시의 공격과 뉴캐슬의 방어로 진행되었다.
아무래도 첼시 입장에선 뉴캐슬에서 가장 요주의 선수이자 사실상의 핵심인 내가 빠졌으니 그만큼 수비 부담이 줄었겠지.
그래도 뉴캐슬 선수단도 많이 발전해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그림은 아니었다.
대충 4 : 6…이라면 너무 뉴캐슬에 후한건가. 냉정하게 평가해서 3.5 : 6.5의 경기력이었다.
이러나저러나 가장 험난할거라 예상된 후반기 첫일정인 5연전을 4승 1무로 무사히 끝냈다.
5연승을 거뒀다면 베스트겠지만 4승 1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인데다 맨시티로부터 리그 1위를 탈환하고, FA컵 32강 진출과 리그컵 결승 진출을 달성했으니 이정도면 훌륭하지.
체력적인 부침이 있다지만 이쯤이야 다음 경기 상대가 리그 하위권팀인 허더스필드이니, 허더스필드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후반 교체 출장하면 될터.
문제는… 허더스필드전과의 사이에 위치한 A매치 데이였다.
* * *
“주니! 일어나, 주니!”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는 손길에 부스스 눈을 뜨니 애나가 특유의 풍성한 검은 머리칼을 하나로 모아 묶고 있었다.
“으… 애나~ 나 일으켜줘.”
“장난칠 시간없어, 준. 어서 일어나.”
“진짜. 진짜로 몸이 무거워서 못 일어나겠어. 애나~ 빨리~”
침대를 뒹굴며 다리를 바둥거리자 어쩔 수 없단 표정의 애나가 침대맡에서 손을 내민다.
성인 남자 4명이 누워도 남을 커다란 킹 사이즈 침대답게 지금 누운 곳에서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거리.
또다시 뒹글뒹굴 굴려 다가가 입술을 내밀자 애나가 군말없이 버드 키스를 해온다.
“뭐야. 오늘 왜 이렇게 순순히 해주지? 애나 수상한데.”
“진짜 시간없다니까, 준.”
풍성한 검은 머리칼을 하나로 모아 말총머리로 묶은 애나가 허리에 손을 얹고 엄한 표정을 짓는다.
“늦어도 10시까진 뉴캐슬 공항에 도착해야 돼. 그리고 지금은 9시고. 알겠어? 우린 늦었다고.”
부스스 몸을 일으켜보니 어느새 챙겨놨는지 문가에 놓인 캐리어 2개.
늦으면 안 되지.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끄응—”
어휴, 어제 전반전만 뛰었으니 망정이지 풀타임 출장했으면 일어나지도 못했겠네.
움직이지 않는 몸에 억지로 힘을 주며 재빨리 샤워하고 나오니 어느새 준비가 끝난 애나가 문가에 기대어 서있었다.
하나로 모아 묶은 풍성한 검은 머리칼, 내 취향인 자연스럽고 옅은 한국식 화장, 빈틈없이 차려입은 고급진 여성 정장과 딱 맞는 핏으로 드러난 글래머한 몸매까지.
섹시한 라틴계 여비서를 형상화한 듯 그린듯한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애나! 나 여기가 막 불끈불끈해.”
힘차게 아침을 알리는 분신을 자랑하니,
“눈 뜨자마자 이러는거야? 이럴거면 어제 같이 잘 때는 왜 건드리지도 않으셨을까.”
팔짱을 끼고 문가에 몸을 기댄 애나가 살풋 인상을 찡그린다.
어제 그냥 자서 삐졌군.
삐진 여자친구 달래는 건 또 내가 전문이지.
“애나, 애나. 알잖아.”
“뭘?”
“내가 얼마나 애나를 좋아하는지.”
“읏….”
뜬금없는 애정표현에 사르르 녹는 표정.
“애나. 나 어제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 2주 간 5경기를 뛰었잖아. 애나도 알지? 한 경기 뛰면 얼마나 지치는지.”
“…알지.”
“애나는 너무 매력적이지만, 어젠 내가 지쳐있었다고. 게다가 내가 어제 건드렸으면. 애나, 지금처럼 일어나 있을 수 있었겠어?”
이미 기세는 확 줄어들었지만 애써 엄한 표정을 유지하는 애나를 향해 팔을 벌렸다.
주저하더니 ‘안겨준다’는 식으로 대충 안겨온 애나의 머리칼에서 풍기는 고혹적인 향기.
“…하여간 말은.”
기분이 풀린 애나의 풍만한 엉덩이를 툭, 쳐주고 집을 나서며 시간을 확인하니 9시 40분.
…응? 9시?
“애나? 10시라면서?”
“그래야 빨리 움직일거아냐.”
허… 당했네.
새침하게 웃으며 운전대를 잡는 애나.
전담 매니저다운 능숙한 솜씨로 운전하는 이 여자가 소문이 자자한 젊은 변호사라고 누가 생각할까.
애나가 에이전시 소속의 내 전담 매니저가 된 건 1년 전.
하린이와 다예가 구단 문제로 한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그녀들 대신 날 케어하던 티나도 활동기에 접어들며 급하게 구한 대타가 애나 실버스톤.
영국 법조계의 떠오르는 신성, 젊은 천재가 어째서 내 매니저에 지원했는지는 뭐… 뻔하디 뻔한 일이지.
그러나 사적인 팬심과는 달리 애나는 엄격한 매니저였다.
침대에선 의외로 수줍음이 많지만.
“뉴캐슬 국제공항에서 11시 비행기를 통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갈거야. 암스테르담에서 일행과 합류하면 공항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2시에 대한항공 KE907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직행할거고. 한국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미리 준비한 차를 통해 천안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로 갈거고. 질문?”
일련의 스케쥴을 좔좔좔 쏟아내는 애나에게 그저 고개만 끄덕여줬다.
뭐… 알아서 해주겠지.
“하암. 그럼 일단 눈 좀 붙일게.”
“곧 도착이야. 자다 일어나면 더 피곤하니 조금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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