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07)
307
처음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브라질전이랑은 뭔가 다르네, 역시 내가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네 하는 정도.
평소라면 이쯤에서 적당히 넘어갔겠지.
내가 뭐 감독이나 분석가도 아니고, 선수가 경기를 샅샅이 분석할거면 코칭 스탭은 왜 필요하겠나.
경기를 보고 문제점, 약점, 특징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건 코칭 스탭의 역할이다.
선수는 코칭 스탭이 분석한 자료를 이해하여 실제 경기에 적용하면 되는 것이지, 이렇게 하나씩 뜯어보며 경기를 분석하지 않는다.
뭐… 말은 그래도 직업적 습관처럼 나도 모르게 경기를 분석하게 되지만.
어쨌든, 선수 입장에서 하는 분석이란 전문 스탭이 하는 분석과는 다르다는거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지.
감독님에게 그런말까지 들었는데 단순히 ‘뭔가 달랐다’, ‘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더라’ 따위를 분석이라고 주절거릴 순 없는 노릇.
전문 분석가만큼은 아니어도 감독님이 원하는, 대표팀의 약점이나 문제점을 관통하는 핵심만큼은 찾아야할터.
그렇기에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열심히, 정말 열심히 관찰해봤다.
뭔가… 뭔가 알것도 같고, 아리까리한게 답답해 미치겠네.
미치면 안 되지.
‘상태창!’
【히든】
[천재성 93] [매력 100] [지능 70 ▶ 71]음… 생각이 떠오르는게 있는데,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아리까리함이…
【히든】
[천재성 93] [매력 100] [지능 71 ▶ 72]뭔가, 뭔가가 생각날 것도 같고…
.
.
.
【기술】
[개인기 92] [드리블 92] [트래핑 92] [숏패스 80] [롱패스 80] [슛팅 92] [프리킥 50] [헤더 60] [태클 40]【정신】
[시야 70] [예측력 70] [판단력 70] [집중력 70] [오프더볼 70] [공간마크 50] [침착성 70] [리더십 43] [팀워크 60]【신체】
[주력 93] [가속력 93] [밸런스 93] [민첩성 93] [반응속도 93] [파워 80] [점프 70] [지구력 85] [회복력 85]【히든】
[천재성 93] [매력 100] [지능 74 ▶ 75]*특전 Special One (1/3)
▷ 잠김
▷ 부정적 의견 30% 감소
▷ 잠김
【신장 182.7cm|75kg】
마침내 떠올릴 수 있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칠레와의 경기는 후반 2실점을 기록하며 1:2 석패로 끝났다.
아르헨티나전과는 다르게 경기력 자체는나쁘지 않았지만 패배는 패배.
덕분에 대표팀의 문제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 문제는 리스키한 플레이와 결정력…’
경기 이후의 인터뷰까지 끝나고 해산만 남겨둔 상황.
선수들이 소속팀 복귀를 위해 짐을 챙기러 분분히 흩어진 사이 감독님의 부름을 받고 감독실로 향하던 중, 복도에 우두커니 서있는 선수가 있었다.
저 190cm가까운 키와 타고난 장군감 몸뚱이는 차명근인데?
“야.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형….”
내 얼굴을 보자마자 질질 짜는 차명근의 모습에는 아무리 나라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차명근이 누군가.
K리그 출신으로 작년 이탈리아 세리에A 피오렌티나로 이적, 올 시즌 당당히 주전으로 활약중인 23살의 떠오르는 신예 공격수 아닌가.
“형… 저, 대표팀 은퇴할까봐요.”
“뭐? 뭘 해? 은퇴?”
시즌이 절반 조금 지난 지금 빅리그인 세리에A에서 7골 3도움을 기록, 벌써 10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빅클럽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잘 나가는 선수가 뭐? 은퇴?
“야! 네가 뭐가 아쉬워서 은퇴를 해? 카타르 올림픽으로 군문제도 해결됐겠다, 빅리그 안착도 성공했겠다, 월드컵만 잘 치루고 나면 빅클럽으로 스텝업은 따놓은 당상인데 뭔 개소리야. 대표팀 주전은 너야 임마. 걱정하지마.”
대표팀이 박기영 체제로 바뀐 후 부동의 주전 최전방 공격수는 녀석이다.
유럽 떡대에게도 밀리지 않는 피지컬에 준수한 개인 능력을 갖춘데다 세리에A를 통한 검증까지.
나이도 23살에 불과하니 월드컵 이후 빅클럽 진출도 꿈이 아닌데, 이제 승승장구할 놈이 무슨 개소리야.
“그치만—”
“안 돼. 은퇴는 무슨 은퇴.”
안 된다 이놈아!
네가 은퇴하면 등딱해줄 친구가 없었진다 이놈아!!
내 대신 떡대들의 어그로를 끌어주고, 내 대신 공중볼 경합을 해줄 노예가 사라지면 난 어쩌라고!
이런 노예 또 없단 말이다!
“아르헨전도… 이번 경기도 결정적 찬스 다 날렸잖아요. 저 때문에 계속 지니까 감독님이… 선배들에게 면목도 없고. 전 안 될 것 같아요.”
위로도, 옆으로도 나보다 훌쩍 큰 녀석이 눈물을 쏟으니 이거 참… 그래도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다.
“뭐 어때 찬스 좀 놓쳐도.”
“너무 많이 놓쳐서… 저번 경기도 그렇고, 이번 경기도 그렇고…”
“실수는 누구나 하는거야. 실수하지 않는 선수가 어딨냐? 어?”
“그건 맞지만…”
“이새끼 이거 안 되겠네.”
“네?”
“빠딱빠딱 형이란 대답이 나와야지 새꺄.”
“아, 네. 형이요.”
“그치. 난 완벽하지. 근데 난 예외니까 제외해야지.”
실없는 농담에 울면서 웃는 녀석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명근아. 내 데뷔초 별명 알지?”
“훌쩍. 형 별명이요? 얼굴천재?”
“그거말고.”
“아폴론?”
“…그런것도 있었냐. 난사왕이라고 있었잖아.”
“아… 네, 그쵸.”
데뷔 초엔 난사왕이니 탐욕왕이니 하는 별명이 있었지.
음… 다 추억이군.
“완벽한 나조차 난사왕이니 뭐니 그런 소릴 들었거든? 근데 뭐. 골을 넣으려면 슛팅을 때려야하고, 슛팅을 때리다보면 빗나가거나 막히는것도 나오는거지. 그거 무섭다고 슛을 아끼면? 골이 나오겠냐?”
“하지만 진짜 좋은 찬스에서도 실수하고… 제가 욕듣는건 괜찮은데, 저 때문에 감독님이랑 팀원들이 욕들으니까… 너무 미안해서, 못 견디겠어요.”
이번 2연전 패배로 근래없던 살벌한 분위기가 된 건 사실이다.
하긴. 지금 FC코리아의 눈이 너무 높아지긴 했지.
지난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성적이 어떻던가.
올림픽에서 우승했지, 이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비롯해 그간 A매치에서 패왕색을 뿜어대며 이겨왔지… 그야말로 한국 축구 역사에 이처럼 압도적인 시기가 또 있었나.
한국 축구의 신화라던 2002 월드컵조차 준비 기간엔 워낙 경기력이 흔들려서 히딩크 감독님에게 ‘오대영’ 따위의 조롱 섞인 별명이 붙었더랬다.
유례없는 대표팀의 선전에 국민들의 기대감이 얼마나 치솟았느냐하면… 무려 언론에서 월드컵 우승 가능성을 따지고 있을 정도.
…한국이 월드컵 우승이랜다.
김칫국 실화냐.
여튼, 국민적 기대감이 이렇게 큰 상황에서 월드컵을 앞둔 친선경기에서 2연패, 그것도 역대급 참패를 곁들인 2연패를 당했네?
감독이란 사람은 담금질 과정이라며 뻔뻔한 인터뷰나 하고.
이건 뭐 건조한 겨울에 휘발유까지 끼얹고 성냥을 던진 격이니, 폭발한 여론이 범인찾기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수순.
범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감독님과 더불어 지난 2경기 여러번의 찬스를 날리며 무득점에 그친 차명근이었다.
소집 당시만해도 차세대 공격수니, 대표팀 전설적인 골잡이의 뒤를 이을 후계자라니 비행기를 태우더니만.
“명근아. 인터넷에서 뭐라하든, 기자들이 뭐라하든 신경쓸거없어…라고 해봐야 마음에 안 와닿지?”
클리셰적인 위로를 예상했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던 녀석이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어우, 떡대도 좋은게 눈물범벅으로 이러니 부담시러 죽겠네.
“야. 그런거, 어? 욕하는 댓글이나 기사 이런거 보지말라고한들 진짜 안 보겠냐? 아냐, 그럴수록 더 궁금해. 진짜 존나 궁금해서 안 보고 못 배긴다니까? 걍 봐. 실컷 봐.”
“어… 형? 저기…?”
“다 피가 되고 뼈가 되는 교훈이니까 그냥 들어. 욕하는 기사든 댓글이든 뭐든 봐도 되는데, 좌절하지만마. 대신 분노하라고. 너 자신에 대해서든, 욕하는 사람에 대해서든 분노해서, 그 분노를 원동으로 경기력에 쏟아부어.”
가만.
떠들다보니 뇌리를 스치는 무언가.
“그리고 나중에 월드컵 때 실컷 골 넣고 딱 말하란말야. 늬들이 그리 욕하던 내가 캐리했다! 하고. 그때도 사람들이 욕할 것 같아? 아니, 그땐 환호해.”
“아니, 형… 그…”
“왜? 못할거같아? 아닐걸? 내가 계속 밀어주는데 골 못 넣으면 사람이 아니라 개지.”
“형…! 민준이형!”
“그래 새꺄. 형이 누구냐. 발롱도르 위너아니냐. 내가 밀어주면 어? 너 월드컵에서 2골, 3골 팍팍 넣는거야. 그러니까 새꺄 가슴펴고. 대형 유망주라는 새끼가 이게 뭐냐. 대표팀 은퇴라니. 안 될 말이지. 넌 임마, 형 헤딩 셔틀이야.”
따흐흑,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녀석의 등을 두드려주며 인자한 표정을 지어주었다.
“그래. 형만 믿어라. 임마, 너 형이 군대 해결해줬지? 카타르 올림픽 금메달 따줬잖아.”
“형, 그건 저희도 같이 뛴—”
“월드컵이 별게 아니에요. 물론 너한텐 아니겠지만 나한텐 말야. 알겠어? 형 홍민준이야 홍민준. 형 믿으면 너도 레전드가 될 수 있다 이말이야. 아직도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하면 2002년 맴버잖아?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어… 아뇨. 형이라면…”
“그치? 그러니까 형만 믿어. 형이 다 해줄게. 이래도 은퇴할래?”
“…아뇨. 그냥 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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