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09)
309
런던에 10개가 훌쩍 넘는 프로 축구 클럽이 있듯,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도 많은 구단이 존재했다.
대표적인 구단이라면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AT 마드리드가 있겠지.
이 중 뉴캐슬의 16강 상대는 바로 레알 마드리드.
스페인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였다.
리오넬 메시 이후 3연속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호르헤 가르시아를 필두로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란 평가를 받는 주장 알렉스 틸리앙, 지단의 뒤를 이은 ‘제 2의 마에스트로’ 부주장 로버트 거터까지.
최고라는 선수는 죄다 긁어모아 지구방위대란 우스갯스런 별명이 붙을 정도인 레알 마드리드는 실제로도 재작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2연패를 달성하며 지구 최강임을 증명했다.
뉴캐슬은 뭐…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 끝에 석패했고.
그 막강한 경기력과 두터운 스쿼드는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3연패라는 유일무이한 위업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지네딘 지단 감독 이후 다시금 챔스 3연패의 위업을 기대하게 했으나— 작년, 거짓말 같이 몰락하고 말았으니.
그리고 지금.
작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나온 레알 마드리드는 재작년 챔피언스 리그 4강 이후 다시 만난 뉴캐슬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을 준비하고 있었다.
* * *
2038.02.17.수요일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Estadio Santiago Bernabéu.
8만이 넘는 좌석이 가득 찬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베르나베우는 경기 시작을 앞두고 열렬한 응원가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창단 10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이후 경기 전에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100년의 찬가Himno del Centenario를 따라서 흥얼거리고 있으려니 호르헤가 다가온다.
“헤이, 홍! 기다렸다구! 왜 날 찾아오지 않은거야?”
“기다리긴 뭔…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했던가?”
내 기억엔 없는데?
기본적으로 나쁜 녀석은 아닌… 아니, 내 입장에선 엄청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녀석이지만 워낙 부담스러워야지.
내 떨떠름한 대답에 호르헤 녀석은 호들갑을 떨어댄다.
“Pendejo!! 맙소사!!”
혈통 복잡한 유럽애들이 대게 그러하듯 아르헨티나계 스페인인 녀석은 남미 지역에서나 쓰는 비속어를 내뱉으며 얼굴을 감싸쥔다.
“무슨 소리야 홍! 스페인에 왔으면 당연히 날 보러와야지! 우리 사이라면 당연한거 아냐?”
우리가 대체 언제부터 그런 사이였냐.
그렇다고 이렇게 좋다는데 매정하게 외면하기에도 마음이 여린(사실 주변에서 찍고 있는 방송국 카메라에 어떻게 비칠지 고려해) 적당히 대꾸해주고 있자니 녀석이 손짓을 한다.
“왜. 뭐.”
“헤이헤이, 따라오라고 홍.”
“뭔데.”
떨떠름하게 따라가보니 꼬마애를 안은 동양인이 좋아할 스타일의 라틴계 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홍! 오랜만이야! 반가워!”
“안녕 안젤라.”
호르헤의 아내 안젤라는 할머니가 한국인이란다.
그래서인지 나름 한국계라고 제법 한국어도 할 줄 아는데… 문화는 쌩 남미계라 그런지 만날때마다 반갑다고 볼키스 하는 건 좀 부담스러워.
…하여간 부부가 쌍으로 부담스러운 녀석들이야.
“홍! 호오옹!”
그리고 안젤라에게 안겨있던 꼬맹이, 8살난 호르헤의 딸 스텔라가 날 보며 바둥바둥거린다.
안젤라가 내려주자마자 도도도 달려와 허벅지에 찰싹 달라붙어 얼굴을 부비적거리는데…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큰일날 뻔 했다아….
“스텔라 많이 컸네?”
“진짜? 나 많이 컸어?”
자칫 애매한 각도에서 찍히면 위험한 자세를 모면하기 위해 재빨리 스텔라를 안아드니 작은 손으로 꼬옥 안겨온다.
크으… 귀여워… 이것이 딸내미 키우는 맛인가.
“나 이제 한국어 할 줄 알아! 오빠!”
“오~ 잘하는데? 똑똑해.”
“히힛. 그치? 나 똑똑해.”
으스대는 스텔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자니,
“이것도 알아! 여보!”
“……?”
“하하. 스텔라가 널 너무 좋아하나봐, 브로. 역시 내 딸이라니까.”
아니, 넌 웃으면 안 되지 임마….
“미안미안, 안젤라랑 스텔라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하던지. 언뜻보면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니까? 물론 착각이지만, 하하.”
하하하 웃는 호르헤를 보며 묵념했다.
미안하다, 호르헤. 네 아내는 몰라도 네 딸은 날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귓말로 ‘홍, 내 아빠하면 안 돼?’라고 속삭이던 스텔라를 떠올리니 그저 눈물이 앞을 가릴뿐이다.
그나마 ‘왜? 아빠 싫어?’ 물으니, ‘아니 좋아. 근데 홍이 더 좋아’라고 대답한걸보면 아빠를 좋아하는 건 맞는 것 같지만… 위로가 되진 않겠지.
“그나저나 요즘 괜찮냐? 상황 안 좋아 보이던데.”
“뭐… 힘들긴하지. 그래도 어쩌겠어. 괜찮아지겠지.”
불편한 주제를 돌리기 위해 꺼낸 말이 또다시 불편한 주제가 되고 말았다.
“흠흠. 그 레알 마드리드가 이렇게 되다니 참… 힘내라.”
“그래 고맙다. 그래도 져주진 않을거야.”
“져주긴 개뿔. 승리는 내가 알아서 가져간다.”
재작년 챔피언스 리그 2연패를 달성하며 기세를 올리던 레알 마드리드는 작년에 엄청난 부진을 겪었다.
리그에선 간신히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사수하는데 그쳤으며 챔피언스 리그에선 8강 탈락했으니, 어지간한 구단에겐 훌륭한 성적표지만 3연패를 노리던 레알 마드리드에겐 부진이라 할 수 밖에 없는 성적.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는거다.
작년 부진의 원인은 선수진이었는데, 그 대단한 레알의 선수진이 이렇게 터질거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레알의 에이스는 ‘발롱도르 3연속 위너’ 호르헤 가르시아지만 선수단 핵심 3인방을 꼽으라면 여기에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자 레알의 주장 알렉스 틸리앙과 지단의 뒤를 이은 ‘제 2의 마에스트로’ 부주장 로버트 거터를 꼽을 수 있다.
문제는 뒤의 두 사람은 이미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라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두 노장이 작년 시즌 아웃의 큰 부상을 당했다는거다.
이 부상으로 알렉스 틸리앙은 그대로 은퇴, 부주장 로버트 거터가 이번 시즌 새로운 주장이 되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에 당한 큰 부상의 여파인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마에스트로’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경기력을 보이며 레알의 구멍이 된 주장 로버트 거트만해도 문제거늘, 안 될 놈은 뭘해도 안 된다고
설상가상으로 레알의 돌격대장이자 스페인 황금세대의 일원 호드리구는 새삼 브라질리언 혈통을 각성했는지 휴가가 끝나고 6~7kg나 체중이 불어 복귀하더니 아직까지 과거의 몸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고, 중원의 살림꾼 ‘에너자이저’ 미트로비치는 작년부터 이어온 혹사에 드디어 연료가 고갈된건지 메롱한 상태가 됐다.
그 두터운 레알 마드리드의 스쿼드조차 이렇게 박살나면 답이 없는지 올 시즌 역시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으나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어떻게 꾸역꾸역 리그 우승 레이스를 이어가고는 있었으니.
‘음… 내 사랑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우승을 위해 가능성없는 챔스는 빨리 떨어뜨려줘야지.’
이 얼마나 배려심 넘치는 행동이란 말인가!
역시 난 착해.
물론 레알 서포터즈의 의향을 물어볼 생각은 없고, 거절 또한 받을 생각 없다.
내가 해준다면 해주는거지.
결코 재작년 4강에서 승부차기까지 갔다 져서 그런 건 아니다.
…승부차기까지가게 조절해볼까.
* * *
입장 사인이 떨어지고, 나란히 선 레알 선수단과 뉴캐슬 선수단이 사이에 심판진을 끼고 그라운드로 향한다.
레알의 홈 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개최될때면 항상 선수들이 입장하기 전 흘러나오는 ‘레알 마드리드, 그 이상은 없네Hala Madrid y nada más’가 끝나고 드디어 흘러나오는 웅장한 음악.
챔피언스 리그 주제가Anthem 리그 데 샹피옹Ligue Des Champions.
프랑스어로 ‘챔피언스 리그’를 뜻하는, 그야말로 챔피언스 리그를 대표하는 웅장한 음악을 듣는 것도 벌써 몇년째지만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주제곡이 끝나고 자리로 흩어지는 선수들.
레알 마드리드라는 브랜드 때문인지 레알의 응원가는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지만, 오늘만큼은 더 이상 ‘레알 마드리드, 그 이상은 없네Hala Madrid y nada más’를 듣고 싶지 않다.
이 곡은 레알의 홈구장에서 레알 선수가 득점을 하면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 콜네임을 외칠 때 후렴구가 흘러나오는 곡이니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무실점 다득점으로 간다.’
오늘 레알의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깨강정처럼 박살내겠다는거지.
과거의 레알이라면 아무리 나라도 장담할 수 없었겠지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지금은 가능하다는 말씀.
—홍! 홍!
—홍은 하얀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네!
바르셀로나를 역대급으로 박살낸 이후 날 응원하는 레알 마드리드 팬들을 위해서라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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