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21)
321
트레블Treble.
사전적으로는 ‘3배’란 뜻을 지닌 단어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축구에 적용되면 엄청난 의미가 된다.
단일 시즌 자국의 1부 리그, 자국의 최상위 컵대회, 대륙의 최상의 클럽 대항전 모두 우승한 축구팀에게 수여되는 영광스러운 칭호로.
리그를 호령하는 강팀은 많았다.
그 중에는 내노라하는 팀들이 모인 유럽 대항전에서조차 강력함을 뽐내는 팀도 있었다.
그러나 자국 리그와 컵대회 일정에 유럽 대항전 일정까지 병행하면서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은 드물었고, 이를 뛰어넘어 병행하는 모든 메이저 대회의 우승을 차지하는 팀은 매우, 극히 드물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당 시즌 참가하는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극히’ 소수의 팀만이 트레블이란 칭호를 거머쥘 수 있음으니.
트레블이란 곧 당대 최강을 뜻한다.
그리고 유럽의 긴 축구 역사에서 ‘당대 최강’이었던 팀은 유로피언컵 시절까지 포함해서 불과 7팀으로
66/67 시즌의 셀틱 FC
71/72 시즌의 AFC 아약스
87/88 시즌의 PSV 아인트호벤
98/99 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08/09, 14/15 시즌의 FC 바르셀로나
09/10 시즌의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12/13, 19/20 시즌의 FC 바이에른 뮌헨
이상의 팀이 당대 최강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팀이 유럽 축구 역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으니.
37/38 시즌 유럽 축구계 마지막 일정인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뉴캐슬이 역대급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순간, 뉴캐슬은 명실상부 당대 최강의 팀이 되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FA컵.
리그컵.
UEFA 챔피언스 리그.
트레블을 넘어 쿼드러플이란 역사적 위업을 달성한 뉴캐슬 선수단이 뉴캐슬 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자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 * *
영화 에서는 영국인의 축구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영국에서 축구는 종교나 다름없다고.
유럽 문화권에서의 종교란 동양 문화권에서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
단순한 믿음을 넘어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는 가치관, 행동원리의 근간.
이는 사람의 삶에 가장 중요한 3요소인 의식주만 봐도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나.
동양의 식전 인사란 ‘잘 먹겠습니다’, ‘맛잇게 먹겠습니다’ 등의 음식과 이를 대접해준 이에 대한 감사인 반면 유럽에서는 ‘일용한 양식을 주셔서—’ 같이 신에게 감사를 표한다.
동양이고 서양이고, 종교고 나발이고를 떠나 결국 유럽 사람들에게 축구란 그만큼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축구는 종교나 다름없다’는 말인즉.
“우와아아아—!!”
“보트만! 보트만!!”
“지미!! 제임스 파울, 여기를 봐줘!!”
“루크! 루크 넌 진짜 멋진 놈이야!!”
“요한! 뉴캐슬의 영원한 캡틴!!”
선수단이 뉴캐슬 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환호가 터져나온다.
아무리 작은 공항이라지만 명색이 ‘국제공항’인 뉴캐슬 국제공항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인파로 가득했다.
미리 연락을 받았음에도 그 엄청난 인파와 열기에 모두가 어안벙벙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이동! 이동하세요!!”
“빨리빨리. 여기 계시면 위험해요!”
“헤이! 뭐하는거야!! 라인 제대로 만들라고!!”
아우성치는 인파와 힘겹게 사투를 벌이던 공항 경비와 경찰들이 선수단을 재촉한다.
뉴캐슬 선수단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고 귀국하는 날에 맞춰 준비된 카퍼레이드.
경찰 추산 무려 150만이 넘는 시민이 몰린, 뉴캐슬 역대 최고의 카페이드가 시작되고 있었다.
세계 축구의 중심은 두말할 것도 없이 유럽이며, 유럽에서도 최고는 바로 EPL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프로 리그 기준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EPL 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광경이었지만 뉴캐슬이 위치한 잉글랜드 북부만큼은 아니었으니.
뉴캐슬의 연고지 뉴캐슬어폰타인… 아니, 뉴캐슬어폰타인이 속한 타인위어주보다 상위인 노스이스트 잉글랜드North East England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이 나온 건 이번이 역대 최초였다.
심지어 이 지역을 연고지로 한 클럽 중 우승은커녕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해본 클럽 자체가 없었다.
바로 서쪽의 노스웨스트 잉글랜드North West England에는 잉글랜드 최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리버풀의 연고지 머지사이드가 있으며, 그 근처에는 리버풀의 영혼의 라이벌 맨유와 신흥 패자 맨시티가 있다.
그 아래 요크셔험버Yorkshire and the Humber에는 다행히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은 없었지만 준우승팀이자 그 유명한 ‘리즈 유나이티드’가 있고.
동쪽엔 바다뿐이고, 머리를 맞댄 북쪽 스코티쉬 촌놈들을 보며 위안하기엔 그 유명한 셀틱이 버티고 있지 않나. 한때 유럽을 호령하며 쿼드러플을 달성했더 바로 그 셀틱말이다.
바다를 접한 동쪽을 제외하곤 서쪽, 남쪽, 북쪽 모두 챔피언스 리그 우승 혹은 준우승 팀을 보유했건만, 오직 노스이스트 잉글랜드만 유럽 대항전의 최고봉 챔피언스 리그에서 변변찮은 성적을 거둔 팀이 없던 것이다.
철저히 연고지 중심으로 형성된 유럽 축구 문화는 곧 축구팀의 커리어가 연고지의 자랑이나 다름없음이니, 노스이스트 잉글랜드 소속 뉴캐슬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연고지 뉴캐슬어폰타인을 넘어 잉글랜드 북동부 전체의 축제나 마찬가지였다.
“우승컵을 들고 귀국하는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노섬벌랜드에서 왔어요!”
“전 노스요크셔 출신이에요. 당연히 미들즈브러의 열렬한 서포터즈지만 오늘만큼은 뉴캐슬의 서포터가 될겁니다! 뉴캐슬은 우리 노스이스트의 자랑이니까요!!”
“전 자랑스러운 Mackems(선덜랜드 사람)로 검은 고양이The Black Cats를 응원하지만 뉴캐슬의 선전에는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겠네요. 타인-위어 더비Tyne-Wear Derby의 역사를 떠나 뉴캐슬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뉴캐슬 선수단의 귀국에 맞춰 노스이스트 잉글랜드 전역에서 축하 행렬이 몰려들었는데, 심지어 치열하기로 유명한 라이벌 선덜랜드의 서포터즈마저 뉴캐슬 선수단의 카퍼레이드에 참석할 정도였다.
인근 경찰력만으로도 부족해 각지에서 모인 경찰들이 도시 전역에 퍼레이드를 위한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사이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했다.
뉴캐슬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버스는 A167 도로를 따라 필립 로빈스 도서관과 뉴캐슬 대학, 쇼핑몰과 식당, 재래시장인 그레인저 마켓이 위치한 노섬벌랜드가로 진입하였다가 세인트제임스파크와는 반대 방향인 뉴캐슬 시티센터로 방향을 틀었다.
듀렌트 로드 너머 원형교차로에 빽빽히 서있던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뒤로하고 노섬브리아 대학을 지나 비스킷 팩토리The Biscuit Factory 박물관에서 남쪽으로 꺾어 내려오다보면 어느새 타인강이 나타난다.
강변을 따라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보이는 가장 유명한 지역 관광지인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배가 지날 수 있도록 움직이는 아름다운 도개교를 지나 나아가다보면 타인 브리지Tyne Bridge가 나온다.
뉴캐슬성Newcastle Castle을 지나 좀 더 서쪽으로 가다 레드휴이 브리지를 만나 북쪽으로 방향을 꺾어 세인트 제임스 대로를 따라가다보면 저 멀리 보이는 웅장한 경기장.
세인트제임스파크 주변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에서 몰려온 중국인들의 목청은 단연코 대단했으니,
“홍! 홍! 아시아의 자랑!!”
“홍민준 짜요!”
엄청난 인파 사이에서도 유난히 선명하게 들리는 중국인들의 응원을 듣다보면 드디어 카퍼레이드의 끝이 다가온다.
“환영하네 친구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갑군.”
시내 가득 모여든 시민들의 열광적인 함성을 배경으로 천천히 멈추는 버스.
뚜껑없는 버스에서 정신없이 사방으로 손을 흔들던 선수들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내리자 가장 먼저 환영하는 중년인이 있었다.
“감독. 고생했소.”
“감, 감사합니다 회장님!”
“음.”
뉴캐슬의 회장.
두바이의 차기 국왕.
왕세제 무함마드 라시드 알 막툼이 인자한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자 한껏 취해있던 보트만 감독이 벌벌 떨며 손을 마주 잡는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환호성과 사방에서 번쩍이는 플래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흥분과 감격에 찬 선수들이 제법 정중하게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마지막, 홍민준의 차례가 왔을 때.
“자랑스럽군. 아주 만족스러워.”
회장은 뿌듯한 동시에 아쉬운 미소를 머금고 손을 내밀었다.
“자넬 선택한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네, 홍.”
“별말씀을. 저 역시 뉴캐슬을 선택한 것에 일말의 후회도 없습니다.”
“그대는 나, 무함마드 라시드 알 막툼의 둘도 없는 형제요, 은인일지니. 그동안 즐거웠네. 잘 가게, 홍. 인 샬라إن شاء الله.”
“저 역시 당신의 호의를 기억하겠습니다. 당신 소유 구단의 선수가 아닌 친구로 언제든 불러주시길.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인 샬라.”
『영웅들의 귀환, 그 현장 분위기!』
『뉴캐슬어폰타인에서 벌어진 역대급 환영식』
『(photo 구단주 무함마드 라시드 알 막툼 왕세제와 악수하는 홍민준) 두 남자의 의미심장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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