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22)
322
뉴캐슬에서 벌어진 성대한 카퍼레이드는 곧장 지구 반대편까지 전해졌다.
단순히 정보가 전해진걸 떠나 카퍼레이드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수준이었으니, 진정 글로벌 시대라 할 수 있었다.
“네, 현장에 나와있는 조현기 기자입니다. 보시는바와 같이 시내는 흥분한 시민들로 가득합니다. 1시간 전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시내에 진입한 이후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는데요. 곳곳에서 들려오는 응원가와 더불어 우리 홍민준 선수를 부르는 목소리가—“
“헤이! 한국에서 왔어?”
“홍!! 사랑해요, 홍!!”
“난 한국이 좋아! 뻑킹, 존나 사랑한다고! 아시아가 최고야!!”
생중계를 이어가던 기자의 주변으로 순식간에 몰려든 시민들이 시끌시끌 떠들어댄다.
근방에 위치한 중국과 일본, 베트남 기자들에겐 시큰둥하면서 부득불 이곳에 시민들이 모여든 이유는 당연하게도 홍민준 때문.
홍민준이 인기를 얻으며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있고, 덕분에 젊은 여자 위주로 유행하던 한류가 대중화된 것도 있지만 한적하게 중계를 이어가는 다른 아시아 기자들과는 달리 이곳에만 유난스럽게 모여든 이유는—
“흠흠. 네, 이처럼 홍민준 선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 알아! 이거 한국어잖아!”
“쉣! 뻑! 리얼 한국어라고!? 완전 핫한데?”
“한국 최고! 홍민준 최고!!”
뉴캐슬 팬들에게 ‘한국어’가 너무나 친숙했기 때문이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비롯한 ‘비슷한’ 생김새의 아시아 국가들의 언어와 구별할 수 있을만큼.
이는 홍민준이 원어민 뺨치는 영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평소 한국어를 자주 써서 발생한 일.
어지간한 인터뷰 자리부터 팬서비스를 해주는 순간까지 굳이 능숙한 영어에 한국어를 섞어 쓰다보니 홍민준을 사랑하는 뉴캐슬 팬이라면 한국어 한두마디 정도는 능숙하게 구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 싸랑해여!”
“나는 바보임미다!!”
“홍민준 오뽜 너무 짤새켯어요!”
이를 증명하듯 조현기의 한국어를 알아듣고 한국 방송임을 깨달은 시민들이 몰려들자 어설픈 한국어 중구난방 터져나왔다.
심지어 분위기에 취한 젊은 여자가 이 상황에서도 꿋꿋이 중계를 이어가려는 조현기 기자의 볼에 뽀뽀를 하자,
“이제 곧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아앙~ 오파아~”
“버스가— 큽, 흡.”
기다렸다는 듯 몇 명의 여자들이 연이어 뽀뽀를 하고 지나간다.
결국 꿋꿋이 중계를 이어나가던 조현기 기자의 포커페이스가 무너지고, 숨길 수 없는 행복찐텐 웃음이 터져나올 무렵에야 화면이 스튜디오로 전환되었다.
“아, 네. 하하. 조현기 기자가 행복, 아니, 고생이 많네요.”
“그만큼 뉴캐슬에서 홍민준 선수의 인기가, 그리고 한국의 인기가 높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분위기머냐ㅋㅋ 진짜 개신나네ㅋㅋㅋ
—뉴캐슬애들 다들 약빰? 거의 제정신이 아닌데?
—그만큼 신나시다는거지ㅋㅋㅋ
—아ㅋㅋ 만년병신팀이 쿼드러플했는데 신나지 안신나겠냐고ㅋㅋ
—와 근데 현기 마인드컨트롤 지리누ㅋㅋ 저 와중에도 멘트치고있네
—방금 여자누구임? 존나예쁘네
—뉴캐슬 한국인 존나 좋아한다더만 진짠가보네ㅋㅋㅋ 뭔 다 한국어하고자빠졌냐
—코쟁이쉑 극태쥬지 K문화에 함락당했냐고www 이게 문화승리다
—씨이발~ 당장 여권챙긴다
—일단 넌 아님ㅋ
* * *
뉴캐슬의 홈구장 세인트제임스파크는 시즌이 끝났음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 박수로 환영해주십시오! 쿼드러플를 이끈 뉴캐슬의 자랑스러운 선장 로렌~”
“로렌!!”
장내 아나운서의 선창에 맞춰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는 뉴캐슬 팬들.
이어 경기장 중앙으로 로렌 보트만 감독이 걸어나온다.
“오~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장이 나왔군요!”
평소와 달리 경기장 중앙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던 장내 아나운서가 다가오는 보트만 감독을 얼싸안은 뒤 질답을 이어간다.
보트만을 시작으로,
“뉴캐슬의 캡틴! 요한!”
“요한!!”
주장 요한 바움, 사쿰 샤키, 로크 우디, 제임스 파울… 25명의 1군 선수와 코칭 스탭까지.
이름이 호명될때마다 한명씩 그라운드로 걸어나오는 선수단을 향해 열화와 같은 환호와 박수가 쏟아지고, 짧은 인터뷰가 이어진다.
“쿼드러플에 대한 소감—”
“올 시즌 가장 어려웠던 상대는?”
“선전의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한명당 짧으면 2~3분, 길어봐야 4~5분에 불과한 인터뷰지만 1군 로스터 25명에 주요 코칭 스탭을 합치면 무려 30명이 넘는 대인원이다보니 그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감독과 몇 몇 핵심 선수조차 5분 이내의 인터뷰가 이루어졌음에도 마지막 순서가 다가오기까지 2시간.
선수나 코칭 스탭과는 달리 시종일관 떠들어야 했던 장내 아나운서의 튼튼한 목청조차 슬슬 파업을 고민할 정도였건만 뉴캐슬 팬들의 열기는 그리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드디어 마지막으로 등장할 선수가—
“여러분! 힘드신가요!!”
“좋습니다! 그럼, 다 같이 마지막 선수를 불러볼까요!! 하나, 두울—”
바로 뉴캐슬의 에이스, 뉴캐슬의 성주이자 황제 홍민준이었으니까.
* * *
한편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뷰 역시 한국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제 요나스 폴 선수가 등장하는군요. 카메룬, 이탈리아, 독일 삼중국적을 지닌 22살의 기대되는 어린 선수죠. 이번 시즌 9경기 선발, 13경기 교체 투입되어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로테이션 맴버로 톡톡히 활약해준 선수입니다.”
“네, 홍민준 특집 방송 ‘왕조의 여명’ 2부를 함께 시청하고 계신데요. 벌써 4시간이나 지났죠?”
“카퍼레이드가 있었던 1부 이후 오래도록 홍민준 선수가 등장하지 않아 지친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허허, 재밌는 소식은 뉴캐슬 현장에 중국과 일본 중계진 역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지금 뉴캐슬 선수단 인터뷰가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죠?”
1부 이후 교체된 중계진이었지만 2시간에 달하는 생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피로한 표정은 숨길 수 있어도 떨어지는 텐션은 어쩔 수 없었다.
“자, 드디어 기다리던 홍민준 선수의 차례군요.”
“그렇습니다. 감독을 포함해 코칭 스탭과 1군 스쿼드 24명의 선수들 인터뷰가 끝났죠. 이제 마지막으로 뉴캐슬의 에이스, 황제라 불리는 홍민준 선수가 등장하겠습니다.”
드디어 끝이 보이는 특집 생방송에 모두가 화색을 띄고 최후의 텐션을 끌어올릴때였다.
—비상!!! 비사아아앙!!!
—큰거왔다아아아아
—???
—채팅창 왜이럼?
—속보)호르헤 이적
라이브로 진행되는 방송에 맞춰 실시간 채팅이 이루어지던 화면이 순간적인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 하고 버벅이기 시작했다.
당황한 중계진의 시선이 제작진을 향한 순간,
“어…? 속보입니다. 홍민준 선수의 라이벌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호르헤 가르시아 선수가… 공식적으로 이적 선언을 했다는 소식이—”
“어어, 중계화면에 홍민준 선수가 비춥니, 어우, 함성이… 지금 카메라 고정되어 있는거 맞나요? 화면이 막 떨리는게… 우와, 정말, 정말 대단한데요.”
* * *
“우리의 자랑! 우리의 심장! 뉴캐슬의 영원불멸한 영웅!! “The Emperor” 홍민준 선수입니다, 여러분!!”
장내 아내운서의 피를 토하는 외침과 함께 홍민준이 양복 차림으로 등장하고,
“안녕하세요. 홍민준입니다.”
—홍!! 홍!! 홍!!
—Lord Of Newcastle!! The Emperor!!!
세인트제임스파크가 울리기 시작했다.
경기장을 빼곡히 채운 관중들이 발구르는 소리가, 귀가 먹먹할 정도로 미친듯이 내지르는 함성이— 그리고 경기장 밖에 가득한 사람들의 열기가 뉴캐슬어폰타인을 뒤흔들었다.
“하하. 이렇게 환영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네요. 제가 뉴캐슬에서 이룩한 업적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고급진 정장을 입은 홍민준이 마이크를 잡자 사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뉴캐슬어폰타인에 모인 수천, 수만… 아니 수십만의 사람들 모두가 홍민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처음 뉴캐슬에 도착하였을 때, 저는 증명해야 할것이 많이 남은 동양인 유망주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월드컵 스타였지만요.”
가벼운 농담에 모두가 웃고,
“여러분이 저에게 거는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항상 노력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어요. 뉴캐슬을 위해, 절 응원하는 여러분을 위해 매 경기 모든 걸 쏟아부었습니다. 힘들었지만 감독님과 팀 동료들… 그리고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례적으로 토해내는 진솔한 감정에, 그리고 사방을 향해 한국식 절을 올리는 홍민준의 모습에 모두가 울고,
“뉴캐슬은 이제 유럽 챔피언으로 우뚝 섰습니다. 잉글랜드 최고, 유럽 최고의 팀으로 성장했죠. 더 이상 제가 없어도 잘 해나갈 수 있을만큼. 그러니, 이제 여러분에게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굳었다.
부족함 없는 재정 규모, 리그 챔피언이자 유럽 챔피언, 압도적인 팀 내 위상… 홍민준을 잡기에 모든 것이 완벽해보였다.
비록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고,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홍민준의 재계약을 의심하지 않았으니.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였다.
『(속보) 축구계 최강자들, 한날한시에 이적 선언!』
『코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그러나 모든 시선은 이적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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