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25)
325
세비야의 홈구장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월드컵 B조 첫경기 한국과 네덜란드전.
조 1,2위를 다툴거라 예상되는 두 팀의 매칭업이었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이나 배당은 한국의 승리로 기울어있었다.
경기에 앞서 나온 프리뷰 멘트야말로 사람들의 심정을 정확히 나타냈으니, 균형잡힌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라도 홍민준을 막지 못할거란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 양상은 사람들의 예측과 똑같이 흘러갔다.
한마디로 네덜란드가 홍민준을 막지 못했다는 뜻이다.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 선발 라인업이 참 인상적이죠?”
“선수들 위치가… 묘한데요. 사실상 측면을 버려주고 중앙에 밀집해 있어요. 언뜻 보기엔 4-3-2-1 포메이션 같거든요? 이게 뭘까요.”
“어… 이거 설마 그건가요? 크리스마스 트리 포메이션?”
“맞군요!! 2000년대 중반 카를로 안젤로티 감독이 이끄는 AC 밀란이 유럽을 호령하던 그 전술이에요!!”
경기 시작 전 한국 대표팀의 스타팅 라인업과 선발 선수들의 위치에 주목하던 사람들은 곧 경기 전 전문가의 멘트가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럴수가! 한국 압도적입니다!! 중앙에서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네덜란드를 자기 진영에 가둬버리는군요!!”
“측면에서 홀로 공을 받는 홍민준! 네덜란드 선수 3명이 에워쌓니다만… 뺏기지 않습니다! 3명 사이에서 공을 지켜내는 홍민준!! 그대로 크로스!!”
“엄청난 압박입니다! 네덜란드, 중앙에서 볼을 전개시키지 못하고 번번히 소유권을 빼앗깁니다! 다시금 한국의 공격.”
“골!! 전반 15분, 피오렌티나의 젊은 골잡이 차명근이 한국의 첫 골을 기록합니다!! 김기수 선수의 패스가 좋았어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 했지만 홍민준 선수가 톡톡히 활약했죠? 직전 장면을 보시면 좌측 측면에 홀로 있는 홍민준 선수를 견제하기 위해 2명의 네덜란드 선수가 에워싸고 있어요. 그리고 김기수 선수의 패스 순간 패널티 박스 외곽으로 더미런을 하며 차명근 선수를 마크하던 센터백 헤라르트 판 바헤닝의 시선을 끌었고요.”
“골을 넣은 차명근 선수와 좋은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기수 선수, 그리고 시선을 끌어 기회를 만들어준 홍민준 선수까지. 한국 대표팀의 멋진 합작골입니다.”
중앙밀집형 전술을 통해 네덜란드를 꽁꽁 묶고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던 한국은 전반 15만에 선제 득점을 기록하더니,
“전반 27분 추가골을 기록하는 홍민준! 대한민국의 파상공세가 결실을 맺는군요!”
“추가시간에 또다시 득점에 성공합니다! 윤혁 선수의 롱패스에 이은 홍민준의 간결한 슛팅!”
전반전이 끝나기전 3:0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모두의 예상대로 네덜란드는 홍민준을 막지 못했고, 전반전만에 3골을 내주며 패색이 역력했던 상황. 한국은 일찌감치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홍민준을 교체한 것.
그리고 이는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 여겨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홍민준 선수가 교체되는군요. 체력 안배를 위한 교체로 보여집니다.”
대한민국의 목표가 조별 예선 통과였다면 혹은 8강 정도였다면 모를까 국민들의 눈높이는 훨씬 높았으니, 국민적 기대감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수였다.
시즌 중반에 월드컵을 치루는 국내파나 아시아 리그 소속 선수들에겐 체력과 경기 감각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시기라 괜찮을지 몰라도 유럽파에겐 아니었다.
경기 감각이야 높을지 몰라도 시즌을 끝낸 직후라 체력적으로 방전에 가까운 상태.
하물며 두바이 올림픽을 위해 남들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한데다 가혹한 EPL 일정을 끝내고 온 홍민준이라면?
안 그래도 가혹하기로 유명한 EPL 일정일진데 쿼드러플이란 기록을 달성하며 참가하는 모든 대회 결승전까지 치루지 않았나.
최근이야 철강왕 기질을 보인다지만 본래 홍민준은 체력적으로 부족한 선수.
한국 대표팀의 대체할 수 없는 핵심, 대표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홍민준의 체력 관리는 월드컵을 위해 필수였다.
실제로 홍민준이 빠졌음에도 한국 대표팀은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네덜란드를 맞이하여 팽팽하게 맞섰다.
네덜란드는 하프타임을 이용해 한국의 생소한 전술에 대한 대응책과 에이스 홍민준이 빠진 것을 이용해 맹렬한 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60분이 되도록 스코어에 변동을 주지 못 했으니까.
이후 한국은 차례로 유럽파를 교체해주며 체력 안배에 들어갔고, 후반 67분 네덜란드의 추격골이 터졌지만 그럼에도 승리는 한국을 향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후반 81분.
필사적으로 이어가던 네덜란드의 공격으로 인한 작은 실수 하나가 경기를 뒤흔들었다.
“어…? 이거 뭔가요? 고창식 선수 카드… 퇴장, 퇴장입니다!!”
“공을 걷어내기 위해 휘두른 주먹이 하필 카럴 빌럼스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고 말았습니다!”
측면에서 패널티 박스 안으로 올린 높은 크로스에 모두의 시선이 쏠린 사이 사각으로 침투하던 네덜란드 공격수 카럴 빌럼스가 골키퍼가 휘두른 펀칭에 맞아 코피가 터지고 만 것.
VAR 결과 카럴 빌럼스가 먼저 공을 잡은 뒤 골키퍼의 가격이 있었기에 다이렉트 퇴장이 행해졌고, 이어 2분 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뛰는 22살의 젊은 센터백 오세현이 흥분에 못 이겨 위험한 태클을 시도하며 PK까지 내주고 말았다.
퇴장에 이은 PK에 흥분한 한국 선수들이 거친 항의를 했고, 주심은 카드로 반응했다.
후반 20분에 옐로 카드를 받았던 주장 최문태마저 퇴장당하며 졸지에 9명이 된 한국 대표팀.
순식간에 3:2까지 추격당한 스코어와 5분도 안 되어 2명이나 퇴장당한 상황.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주장 최문태와 골키퍼 고창식이 퇴장당한데다 팀의 핵심인 홍민준과 윤혁, 설요한마저 교체로 나간 젊은 대표팀은 그대로 무너지며 추가 시간 연이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게… 이게 무슨 일인가요. 추가 시간 연달아 2골을 내준 한국이 네덜란드에게 패배하고 맙니다!”
“아…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대표팀 선수들. 차명근 선수 눈물을 흘립니다.”
승리가 역력한 상황에서 연이은 퇴장에 이은 충격적인 패배.
경기를 시청하던 모두가 뒷목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전 국민이 분노로 들썩이는 가운데 이루어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또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심정은 어떤가요?”
“과정은 실망스럽지만 결과는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주장 최문태는 물론이고 대표팀 감독 박기영마저 죄인마냥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을 때, 선수단에서 유이하게 인터뷰에 참가한 홍민준만은 아무렇지 않게 충격 폭탄발언을 내던졌다.
“네? 어…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후반 중반까지 팀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위기의 순간에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웠습니다. 태극마크를 짊어진 이상, 우리는 위기에도 의연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 그렇군요. 홍민준 선수 말은 미흡한 위기 대처에 대한 실망이로군요. 그렇다면 결과가 실망스럽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첫 경기를 패배로 시작하게 되어 국민 여러분에 죄송할 뿐입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 패배하기보단 조별 예선에서 패배를 겪는게 낫지 않을까요?”
“어? 그 말씀은…?”
모두가 홍민준의 발언에 집중하느라 조용해진 인터뷰장.
홍민준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의 패배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유일한 패배가 될 겁니다. 우리는 이번 패배로 더욱 완벽해져서, 더욱 강해져서 돌아올테니까요.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시련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 이건 그저—”
나직하게 울리는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
“해프닝일 뿐입니다.”
* * *
『첫 경기 극적인 역전패를 당한 대표팀』
『최문태, 고창식 퇴장으로 다음 경기 결장!』
『위기의 대표팀! 그러나 홍민준은 마이동풍?』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홍민준의 인터뷰는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Kia~~~~ 홍민준 이새끼 또 방언터졌누~~ 제발 그만해~~~~~
—응애정신나갈것같애응애정신나갈것같애응애정신나갈것같애
—제발… 제발 입만 다물어주라…
—으으윽 손발이 오그라든다 얘 중2병은 언제 고쳐짐?
—못고침ㅋ 저 정도면 걍 중2병이랑 물아일체 상태임ㅋ
—근데 좀 멋있지 않음? 나만 멋있음?
—우리 오빠 진짜 넘멋있어ㅠ큐ㅠㅠㅠ 핵존잘
—목소리뭐야
—진짜 너무 섹시하잖아 저런 목소리로 내 이름 불러주면 얼마나 좋을까
—입만 안털면 완벽한데 진짜 스스로 깎아먹냐 쟤는ㅋㅋㅋㅋㅋㅋㅋ
1차전 패배와 주전 2명의 퇴장으로 인한 다음 경기 출장 불가.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온, 누가 생각해도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홍민준의 태연한 인터뷰는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었다.
—이상하네 첫경기부터 개발렸는데 왜 안심되지?
—나만 16강 갈거같음?
—홍민준 ㄹㅇ 든든하누ㅋㅋ
—아ㅋㅋ 16강은 기본이라고ㅋㅋ
—걍 저새끼만 풀어놓으면 16강이든 8강이든 가뿐하게 올라갈듯ㅋㅋㅋㅋ
—난 홍민준 믿어! 1패가 마지막 패배라고 믿어~!
그리고 홍민준은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킬 줄 아는 남자였다.
『대한민국 2승 1패로 16강 진출!!』
『해프닝으로 끝난 박기영호의 위기!』
『보약이 된 패배! 첫패배 후 압도적인 경기력!』
『홍민준 또다시 기록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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