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46)
346
홍민준의 레알 이적 선언이 있은지 며칠 후, 공식 오피셜이 떴다.
『세계 최고 이적료로 홍민준을 영입한 레알 마드리드』
불과 일주일전까지 세계 최대 이적료는 지난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PSG로 이적한 네이마르가 기록하고 있었다.
2027년이 아니라 2017년이다.
2017년.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 1위 기록을 지키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금액을 기록한 네이마르의 이적료는 2억 2200만 유로. 한화로 3000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이적료였다.
재밌는 건 20년이 지나 이적료 1위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이번에도 역시 바르셀로나라는 것.
다만 20년 전에는 네이마르를 팔면서 역대급 이적료 수익을 올렸지만, 이번엔 반대로 선수 영입을 위해 역대급 이적료를 퍼부었다는 점이다.
그 이적료는 2억 6500만 유로.
바르셀로나는 호르헤 가르시아 영입을 위해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게 무려 2억 6500만 유로, 한화로 3600억이란 입이 떡 벌어지는 이적료를 지불해야 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이적료 1위 기록을 갈아치우며 영입한 호르헤 가르시아를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지금의 처지를 실감한다는 양가적 반응을 보였다.
—이건 라 마시아의 몰락이야
—우리가 성적을 위해 선수를 사와야하나…? 이젠 우리의 철학을 계승하는 어린 선수들이 나오지 않아
—세계 최고의 선수를 위해서는 최고의 이적료도 아깝지 않지만… 이젠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돈을 지불해야 하는구나… 과거의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오고 싶어하던 클럽이었는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긴 했지만 몰락해가던 바르셀로나에 반등을 줄 수 있을거라 기대되는 호르헤 가르시아를 영입한 것이야 좋다.
하지만 이제 바르셀로나는 역대급 이적료로 선수를 팔아치울 수 있는 위치에서 역대급 이적료를 지불해야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클럽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아쉬울 뿐.
하지만 바르셀로나 팬들의 자기위안은 얼마가지 못했으니.
불과 4일 뒤, 호르헤 가르시아의 기록이 깨졌다.
『레알 마드리드, 사상 최대 이적료를 기록하다!!』
『홍민준 영입을 위해 뉴캐슬에 3억 유로를 지불한 레알 마드리드』
바로 홍민준이 3억 유로란 정신나간 이적료를 기록하고 만 것.
바르셀로나 팬들의 억장을 무너뜨린 건 단순히 이적료 1위 기록을 빼앗겼다는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레알 마드리드가 홍민준 영입에 쓴 3억 유로 중 2억 6500만 유로를 바르셀로나가 주었다는거다.
—보드진은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홍민준 이새끼는 우리랑 무슨 원수를 졌길래 맨날 우릴 엿먹이는건데!!
—하하… 우리 보드진은 똥이야…
—돈을 쓴 건 이해해! 하지만 마드리드 녀석들이 우릴 비웃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어!!
—쓰레기같은 아시아 원숭이새끼!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매번 우리 뒤통수나 치고! 라 마시아의 아시안은 죄다 방출해버려!!
—워워 진정해 친구. 홍은 ㅈ같지만 그는 우리 농장 출신이 아니라고
불이 난 바르셀로나 팬포럼처럼 4일 간격으로 경신된 최고 이적료 기록에 세계 축구팬들도 달아올랐다.
—ㅅㅂ… 무슨 이적료로 2억, 3억 유로가 나오냐;;
—응애 나 무서워… 이제 우리 구단 팔아도 홍민준 팔한짝도 못사는거야?
—세상이 미쳐돌아가누ㅋㅋ 3천억 4천억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아무렇게나 왔다갔다하네
—씨이벌 레알 개가튼 ㅅri끼덜 우리가 준 돈에 조금 더 붙여서 홍민준 사부렸네 쓰아벌놈들
—바르샤 허접들 이적료 기록도 개발렸쥬?ㅋ
—ㅉㅉ 계약 기간 1년 남은 선수한테 3억을 질러버리네ㅋㅋ 레알 앞날이 안봐도 뻔하다 뻔해
—앞날은 느그 매수셀로나나 걱정하시구연ㅋ
—캬~ 이것이 황족레알의 위엄이지~~
연이어 경신되는 역대급 이적료 기록도 기록이지만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를 영입하고, 레알 마드리드는 그 돈으로 새로운 에이스를 영입한다는 스토리 역시 이목을 끌긴 마찬가지.
레알팬, 바르샤팬, 그냥 기웃거리던 사람, 관심병자, 불났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달려온 어그로꾼들까지 끼어들어 씹고뜯고맛보며 화제를 키우길 또 며칠.
아무리 큰 화제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소식이 터지는 이적 시장의 흐름에 밀려 살짝 사그라들때쯤, 스페인 축구협회가 새로운 떡밥거리를 던졌다.
『라 리가 개막전 엘 클라시코로 확정!』
* * *
“어서오게!! 자네의 도착을 눈빠지게 기다렸다네.”
프리 시즌 시작에 맞춰 레알 마드리드의 전지훈련 장소인 미국에 애틀란타에 도착한 나를 환영한 건 익숙한 감독님이었다.
“로렌초! 오랜만이네요.”
“허허. 그래, 오랜만이군.”
“레알 지휘봉을 잡았단 소식은 들었지만 프리 시즌 훈련이 한창일텐데 공항까지 마중나올 줄은 몰랐는데요?”
“당연히 나와야지. 내 페르소나가 드디어 손에 들어왔는데!”
호탕하게 웃은 로렌초 감독님은 평소 점잖기로 유명한 양반이 얼마나 반가운지 대뜸 날 끌어안고 쉴새없이 입을 나불거리더니, 이내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으며—
“흐음. 역시 내 예상대야. 자네는 하얀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릴거라고 내 말하지 않았나. 자네에겐 하얀 유니폼이 딱이야.”
너무도 당연한 칭찬을 날렸다.
“자, 자. 이럴게 아니라 어서 나가자고. 동료들도 자네가 오기를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네.”
“훗. 레알 선수들도 알고 있었군요. 세계 최고, 역대 최고의 선수가 드디어 베르나베우에 입성했다는 것을.”
“그래그래. 모두가 기다리고 있지. 자네의 그 재미난 입담도 포함해서 말이야. 베르나베우 입성은 좀 기다려야겠지만, 동료들이 기다리는 신고식은 바로 앞이야. 빨리 가지고.”
바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지 날 재촉하던 로렌초 감독님은 혹시나 싶은 표정으로 물어왔다.
“자네 혹시 일정 못 들었나?”
“뭔 일정이요?”
“우리 개막전 상대 말이야.”
아.
알지.
“역시 알고 있었군! 그래, 우리 개막전 상대는 바르셀로나야! 레알에서의 내 감독 데뷔전이, 그리고 자네의 레알 데뷔전이 바로 엘 클라시코란 말일세! 절대 질 수 없는 경기가 예정되어 있으니 우리 역시 준비할게 많아. 긴장되나?”
긴장?
감독님의 물음에 픽 헛웃음이 나왔다.
“감독님. 저 홍민준입니다, 홍민준. 긴장이라뇨.”
“데뷔전이 엘 클로시코임에도 말인가?”
“오히려 좋죠. 이보다 완벽한 데뷔전 상대가 어딨겠어요. 엘 클라시코에서 영웅처럼 등장하는 선수라… 팬들이 아주 좋아죽겠는데요?”
내 너스레에 감독님이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역시, 이래야 홍민준이지! 가세나. 자네를 위해 준비한 전술이 많아!”
* * *
바르셀로나 서포터에게 요 몇년간은 지옥이었다.
차라리 항상 그저그런 성적의 구단이었다면 이토록 아프진 않았겠지.
하지만 대다수의 꾸레들에겐 아직까지도 황금기의 그 찬란한 기억이 생생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근 10년 간 이어진 그 찬란했던 바르셀로나의 황금기.
시즌이 끝났을 때 우승컵이 하나면 ‘올 시즌은 부진했는걸?’ 따위의 말을 거림낌없이 내뱉던 기억이, 이제는 ‘제발 우승컵 하나만… 리그나 유럽대항전이 아니어도 좋아! 컵대회라도 좋으니 제발 우승컵 하나만!!’을 외치는 지금과 비교되어 더욱 아픈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토록 찬란했던 황금기가 저문 것도 어느덧 20년.
20년이란 시간은 황금기를 기억하는 꾸레들조차 바르셀로나의 부진… 아니, 부진을 넘어 쇠퇴를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최근의 참담함은 인내심 강한 꾸레들도 참을 수 없는 참사의 연속이었다.
영혼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게 번번히 고배를 마시는… 아니, 이제는 한수 아래 취급을 받는 것조차 익숙해졌다.
챔스 우승은커녕 리그 우승이라도 하면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것도 익숙하다.
그러나… 그러나 메시 이후 최고라는 두 선수, 홍민준과 호르헤 가르시아를 놓친 건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빌바오에서 뛰던 호르헤 영입 경쟁에서 진 건 그럴 수 있다. 레알의 돈지랄에 농락당한게 한두번도 아니고.
하지만 레알과의 경쟁 끝에 영입했던 홍민준을 놓친 건 무어라 변명할 말도 없지 않나.
사실 놓친 것도 아니다. 헐값에 풀어준거지.
바르셀로나에서 벗어난 직후 홍민준은 비상하기 시작했다.
그래프로 그리자면 프랑크푸르트 임대이적 이후 급속도록 우상향하다 못해 천장을 뚫는 형태가 될 정도로.
이것은 꾸레들에게 너무나… 정말 너무나 가슴 시린, 정말 뼈속까지 아픈 일이었으니.
어느 정도였냐하면 21세기 바르셀로나 최악의 결정 2순위로 꼽힐 만큼 뼈아픈 일이었다. 1위가 리오넬 메시를 PSG로 보낸 것이었으니, 메시가 바르셀로나에게 어떤 의미이고 상징인지를 고려하면 홍민준 방출이 얼마나 후회되는 일이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본래 약점을 더 잘 파악하는 건 라이벌이라고, 홍민준 영입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이러한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후벼팠으니.
—아ㅋㅋ 꾸레들 광광울부짖는 소리가 달달하누ㅋㅋ
—바르셀로나 탈출은 지능순이제ㅋㅋ 홍민준봐라 탈출하자마자 잘되기 시작했잖음ㅋㅋ
—그래서 페르난도도 EPL간거구나~ 성골유스도 탈출하는 바르샤 수듄
—캬~ 홍민준한테 개뚜드려맞더니 정신차렸누ㅋㅋ 개주인 라리가로오니 놀라서 호다닥 EPL로 튀었네
레알팬… 아니, 바르셀로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간만에 놀릴거리 생겼다고 달려드는 사람들까지 조롱이 빗발치니 꾸레들 역시 악에 받칠 수 밖에.
—못참겟다ㅅㅂ 3대째 꾸레 생활 중 이번처럼 빡치는 날은 없었다
—하… 황금기 선수들은 다 어디간거냐… 메시, 이니에스타, 사비, 부스케츠, 피케… 바르샤 황금기의 그 선수들은 다 어디가고 없는거야…
—홍민준홍민준 ㅅㅂ 지겨워죽겠네 우리한텐 호르헤가 있잖아! 개막전 두고보자고!
그리고 그 두고보자는 개막전이 지금 막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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