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5)
035
요즘들어 주변 반응이 심상치않다.
이전부터 교내 신문이나 여성지와의 인터뷰로 알음알음 알아보는 사람은 있었지만 대부분은 학교 학생이나 인근 주민들 정도.
어디까지나 ‘최근 잘나가는 학교 축구부의 에이스’라서 알아보는 것일 뿐, 시내에서도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알아보는 사람이 늘었다.
“선배. 아무래도 저 인지도 좀 높아졌나봐요. 요전에 시내나갔는데 몇 명이 알아보는거 있죠.”
“지랄을 한다 아주.”
음. 윤혁 선배도 부러워하는군.
역시 너무 잘나도 탈이야.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냥 실력과 얼굴이되니 유명해지나보다~ 하던 차, 오랜만에 하연 누나와 섹스를 끝내고 쉬고 있을 때였다.
“으… 짐승. 너랑 하고나면 힘들어 죽을거 같아. 진짜 체력 방전이야.”
“벌써? 난 아직 더 하고 싶은데.”
“아 싫어. 여기서 더 하면 진짜 내일 아무것도 못 한다고.”
“그러게 지경 누나랑 같이 오지.”
“내가 너처럼 짐승인 줄 알아? 짐승도 아니고 뭘 같이해. 난 둘이서 하는거 아니면 싫어.”
하연 누나는 격한 호흡을 몰아쉬며 침대에 엎드렸다.
모텔의 은은한 조명을 받아 땀으로 번들거리는 새하얀 등을 보니 반쯤 서있던 아들 녀석이 다시금 빳빳해진다.
은근슬쩍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니, 안 된다고 앙탈을 부리던 하연 누나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다급히 입을 열었다.
“아 맞다! 너 요즘 잘 나가더라?”
뻔한 말돌리기구만.
“당연하지. 내가 축구부 에이스라고.”
“대학 축구에서 뛰어다니든 날아다니든 누가 관심있다고.”
참 나.
관심없다는 사람이 매번 뭘그리 꼬치꼬치 캐묻는지.
처음엔 보다 즐겁게 섹스하기 위함이라 생각했다.
그야 섹스하면서 어떤게 좋냐고 자꾸 물어보는데, 질문이란게 귀두를 핥아주는게 좋냐, 빨아주는게 좋냐, 앞니로 살짝살짝 긁어주는게 좋냐, 입술로 문질러주는게 좋냐 따위였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턴가 질문의 범위가 섹스를 넘어 개인적인 부분까지 넘어오더니 이제는 아예 가족관계까지 탈탈 털렸다.
처음엔 ‘뭐지? 이 누나 나랑 결혼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했지만 그런것치곤 태도가 너무 담백하고. 그래서 다이렉트로 물어봤다. 그리고 그제야 하연 누나의 태도와 매 경기 관중석에 기웃거리는 의문의 마스크녀의 정체를 깨달았고.
알고나니 꺼림직했지만 그것도 잠시.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데 뭐라고 하기도 그래서 이제는 무시하는 중이다.
“그냥 대학 리그 선수면 그렇겠지. 근데 나는 다르잖아? 내 얼굴 보면 몰라?”
“…하여간 얼굴은 미끈해서는.”
반사적으로 얼굴을 훑어본 하연 누나가 차마 반박할 수 없는지 심통을 부렸다.
“그게 아니라 인터넷에서 말야. 너 엄청 핫하더라.”
“…인터넷? 뜬금없이 뭔 인터넷?”
“몰라?”
내 대답에 하연 누나가 토도독 핸드폰을 조작해 어떤 영상을 재생시켜준다.
“어? 이거 난데.”
“그럼 너지 누구겠냐.”
단순히 플레이 영상 모음집인 줄 알았더니 내 활약상 편집본이었다. 이를테면 선수의 하이라이트 편집본?
“오… 이건 지학대네. 이건 호송대랑 했던 경기고. 이건 우결대네.”
화려한 발재간과 현란한 드리블을 보이며 연신 돌파하는 내 모습이 이어진다.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제3자의 시선으로 영상을 보니까… 나 개쩔잖아.
“이거 누나가 만든 거야?”
“미쳤냐. 취업 준비도 힘든데 니 따라다니며 영상 찍고, 그걸 편집하고 있게.”
“그럼 누구지?”
“풋볼인러브였나. 그 채널에서 올리나봐.”
누나의 말에 따라 풋볼인러브라는 채널을 들어가자 예쁘장한 여자의 사진이 보였다.
응? 어디서 본 것 같은…
“아! 이 사람이구나.”
“뭐야. 아는 사람이야?”
“음… 뭐라고하지. 안다면 아는데…”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최근 몇 경기,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매번 찾아와 경기하는 걸 촬영하던 여자가 한 명 있었다.
고작 관객 하나 추가된 걸 어떻게 알았냐하면… 그야 대학 리그엔 관객이 없으니까.
아니. 엄밀히 말하면 관객은 있었다.
다만 그 관객이란 사람들이 내 개인 팬클럽이랍시고 우르르 몰라와 꺅꺅거리는 여대생 무리와 매번 구석탱이에서 몰래 지켜보는 의문의 마스크녀(선배들 설명에 따르면) 뿐이라 그렇지.
애초에 아무리 잘 나간다한들 고작해야 대학 축구부다.
팬이 있으면 얼마나 있고, 관중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을까. 그나마 있는 팬도 죄다 축구부원의 부모님이나 일가친척, 여자친구 같은 관계자 뿐일테지.
그러니 매 경기 관중석이 텅텅비어있는 것이 당연했는데… 내가 입부하고부턴 은근히 관중이 생겼다. 내 팬클럽이랍시고 따라다니며 꺅꺅거리는 여대생 무리와 의문의 마스크녀.
마스크녀야 매번 혼자 구석탱이에서 지켜보다 갈 뿐이고, 팬클럽 애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내 관심 끌지 못해 안달인 애들답게 존재감이 압도적.
이런 상황에서 매 경기 관중석에 홀로 앉아 촬영하고 있는 여자의 모습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딱 보니까 영상이 너 위주로 편집되어 있는게 개인팬같은데 고맙다고 디엠이라도 보내보지? 왜 너 여자 좋아하잖아.”
“누나는 날 뭘로 보는거야.”
“뭐긴 섹스에 미친 짐승이지.”
“오~ 자꾸 도발한다 이거지? 그럼 진짜 짐승이 어떤지 보여줘?”
“꺅! 아 미친, 나 진짜 힘들어~ 안 되헤… 아, 안, 안 되는, 흐응, 안 되는데에… 하아앙!”
* * *
꼭 하연 누나의 말이 아니라도 그 정성이 고마워서 유튜브에 적혀 있는 이메일로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교통도 변변찮은 이 지방까지, 그것도 홈 원정 가리지 않고 따라와 직접 촬영하고 내 위주로 편집한 영상을 올려주는데 감사의 메일 정도는 보내야 도리 아니겠는가.
그렇게 감사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쓴 3분컷 메일을 발송하고 몇 시간 후, 답장이 날아왔다.
“오. 무슨 답장이… 이렇게 기냐.”
웹소설 몇 편 분량의 장문에 어질어질해진다.
꾹 참고 읽어보니 내 테크닉에 대한 칭찬, 전술적 움직임에 대한 아쉬움, 개선 방향과 조언 등이 알차게 들어있었는데… 과연 풋볼인러브라는 채널명이 아쉽지 않은 식견.
이것이 찐축덕이구나 감탄하는데 마침 말미에 지나가듯 이번 원정 경기가 있는 한수대 부근에 있다는 것이 아닌가.
고맙기도해서 답례로 커피나 사드린다고 해서 성사된 만남.
“아, 안녕하세요 홍민준 선수! 만나서 영광이에요!”
“반갑습니다.”
뭘 또 영광까지.
악수를 하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너무너무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되서 진짜진짜 영광이에요!”
“아하하. 제가 뭐 유명한 선수도 아닌데요.”
“아니에요! 홍민준 선수는 분명 유명해질거에요! 그것도 엄청!!”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의례하는 말이라 여기고 감사를 표하는데, 이 여자 눈빛이 심상치않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짜로! 이거 한 번 봐주시겠어요?”
그러면서 카페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펼치더니,
“여기 이 장면! 이때 예상하고 있으셨나요? 아니면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린건가요?”
경기 장면 중 한 부분을 재생시킨다.
일전 지학대와의 경기.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경기다.
나 스스로도 깜짝 놀랄 플레이를 펼친 것도 있고, 플레이 이후 히든 스탯인 천재성이 오르기도해서 잊을 수 없는 기억.
“아. 이땐 생각하고 자시고 겨늘이 없었어요. 여기 첫터치 부분은 그냥… 감? 이렇게해야 한다, 그런 생각밖에 없어서.”
“그렇군요! 그럼 여기는요?”
“이때는 다음 플레이 방향에 대해 생각해두긴 했죠. 어느정도 확신도 있었고.”
이후로도 직접 촬영해둔 내 플레이를 재생시키며 세세한 부분을 물어오는데… 내가 생각한 팬미팅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이게 진성 축덕과의 팬미팅인가?
처음 만났을 때의 긴장은 사라지고 순수하게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니 나까지 즐거워졌다.
하이라이트처럼 내 활약상을 모은 영상을 보는 것도 재밌고.
“역시. 민준 선수의 플레이에는 번뜩임이 있어요. 정밀한 계산보다는 본능적인 움직임?”
“제가 생각해도 전 지능적으로 경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때그때 감이나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스타일?”
“맞아요!! 그런 의미에서 여기 등번호 13번 선수와 아주 궁합이 좋아요.”
“아. 윤혁 선배요?”
“네! 이 분이 오프 더 볼이 진짜~ 엄청 좋아서, 전술의 균형을 맞추면서 민준 선수가 움직일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주거든요.”
여자는 화면에 그림판을 띄우고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봐요. 이때 민준 선수가 침투해들어가죠? 여기 보면 13번 선수가 어그로를 다 끌어주고 있잖아요.”
확실히… 그땐 몰랐는데 영상으로 보니 확연히 보인다.
“문제는 13번 선수가 없을때에요. 이 경기에서 로테이션으로 13번 선수가 빠졌을 때, 민준 선수의 파괴력이 급감했어요.”
호송대와의 경기네.
확실히…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힘들었지. 컨디션이 나쁜것도 아니고 상대 전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유독 경기가 안 풀렸던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이 여자… 뭐지?
처음엔 축덕답게 전술적 식견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
나도 감독님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했는데, 아무리 축구전문 채널 운영자라지만 이런 미시적인 부분까지 파악하다니.
“그러니까 민준 선수가 활약하기 위해선 뛰어난 오프 더 볼 능력을 가진 선수와의 조합이 필수에요. 민준 선수가 대표팀에서 선발 명단에 들기 위해선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을 개선해야—”
“응? 잠깐만요. 대표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