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36)
036
큰일났다는 표정.
어라? 이거 진짜 뭔가 있는거 아냐?
“뭔가 아는거 있어요? 대표팀이라니.”
“아뇨아뇨아뇨. 절대.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민준 선수라면 곧 대표팀에서도 부르지 않을까~ 하고. 헤헤.”
“흐음. 대표팀에 아는 사람 있나~?”
“…히끅!”
“…진짜요?”
데굴데굴 눈알을 굴리던 여자가 푹 한숨을 내쉰다.
“으아 이놈의 입이 방정이지. 이건 진짜진짜 비밀이에요. 어디가서 말하면 안 돼요. 절대!”
“당연하죠.”
“그러니까… 우리 아빠, 아니 아버지가… U23 대표팀 수석 코치거든요.”
“아. 그럼 진짜 제가 대표팀에…?”
대표팀 수석 코치라니.
이 정도면 거의 오피셜급 아냐? 하, 역시 대표팀 코치쯤되면 내 실력을 알아보는구만.
“아직 확정은 아니에요. 제가 열심히 아빠, 아니 아버지한테 민준 선수 영상보여주면서 영입하고 있긴한데…”
그러면서 슬쩍 눈치를 본다.
어라? 이거 잘하면…?
“아이고~ 우리 쏘영님! 감사합니다!”
“헤헤. 에이~ 감사받으려고 그러는 건 아니고오~”
“어허! 고마운 건 고마운거죠. 우리 쏘영님이 촬영해준 덕에 대표팀 코치님 눈에도 들고. 와~ 은인이네, 은인.”
“에헤헤헤~”
눈치를 보다가 슬그머니 말했다.
“근데… 코치님이 뭐라고 코멘트 한 건… 없나요?”
“아… 있긴 있죠.”
“흠흠. 우리 쏘영 분석관님이 잘 좀 알려주시면~”
“부, 분석관? 제가요?”
“그럼요 분석관이죠. 제 개인 분석관?”
“아유~ 분석관이라니~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는데에~”
…뭐지? 생각보다 좋아하네?
그래서 열심히 나데나데를 해줬다.
“에헷, 에헤헤. 그러면 제가 민준 선수 분석관으로서 알려드릴게요!”
“물론이죠! 우리 쏘영 분석관님 조언이라면 얼마든지!”
“그러니까아~ 지금 올림픽 대표팀 맴버로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어요. 있는데… 본선이 중요한 거잖아요? 예선에서 아무리 활약해도 본선 맴버 못들면 나가리니까.”
“그쵸그쵸.”
“근데… 우리나라는 2선 자원이 제일 풍부하잖아요. 분명 18명 중 3명은 와일드 카드를 뽑을텐데… 아마, 2선에서 한 두명 뽑지 않겠어요?”
“그…쵸?”
“그럼 민준 선수의 자리가…”
“…아.”
확실히… 그걸 생각못했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 엔트리는 타 대회에 비해 유난히 적다. 고작해야 18명.
월드컵이 23명 체제인데 반해 무려 5자리나 적은 숫자다.
더 환장하는 건, 18명 중 3명은 골키퍼 자리라는 것. 그러니까 필드 플레이어는 고작 15명만 참여할 수 있는데… 여기서 또 3장이 와일드 카드다.
올림픽 대표팀은 다른 말로 U23 대표팀이라고 하는데, 이때 U가 뜻하는 것이 Under. 바로 23세 이하 대표팀.
즉, 올림픽 대표팀 구성은 23세 이하로 구성된다는 건데 이때 본선 진출시 주어지는 3장의 와일드 카드란 바로 나이제한을 무시하는 히든카드다.
우리나라 올림픽 대표팀의 목표가 메달 획득, 정확히는 그로인한 병역면제(정확히는 면제가 아닌 특례지만)이니 당연히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보다 노련한 선수의 실력이 좋은 바, 성적을 위해선 3장의 와일드 카드를 다 쓰기 마련.
결국 내가 경쟁해야 할 올림픽 대표팀 자리는 12개에 불과하다.
공격진을 얼마나 뽑을진 모르겠지만 많아봐야 4~5명.
아마 와일드 카드로 골을 넣어줄 스코어러 한 명과 풍부한 2선 공격진 중 한 명을 뽑을터. 그리고 현 23세 이하 대표팀 에이스인 K리그 포항에서 주전으로 뛰는 22세의 젊은 측면 공격수 역시 한 자리를 차지할테니 벌써 3명이 찼다.
남은 1~2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데… 과연 뽑힐 수 있나?
유럽파에서 차출될 것이 분명한 와일드 카드와 경쟁할 순 없고… 감독의 애제자이자 현 올림픽 대표팀 에이스인 공격수도 어지간해선 붙박이 주전일테고.
잘해야 로테이션 맴버나 될까.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
“아무래도… 2선은 힘들거에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민준 선수가 조금만 보완하면 대표팀의 약점을 딱 메꿀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 말에 눈이 번쩍뜨였다.
그런게있어!?
역시 내 분석관!!
“민준 선수가 오프 더 볼이랑 패싱력만 보완하면… 대표팀의 약점으로 지목받는 플레이 메이커의 가능성을 보여주면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어요.”
“프, 플레이 메이커요? 제가?”
내 플레이 스타일이랑 완전 어울리지 않는 역할아냐.
그러나 단순한 좆문가가 아닌 대표팀 수석 코치의 측근, 그것도 최측근인 딸내미의 말 아닌가.
“음… 생각해볼게요.”
* * *
그것이 며칠 전에 있었던 일.
그리고 지금.
“주목! 우리팀에 좋은 소식이 들어왔다.”
아침부터 싱글벙글 웃으며 들어온 감독님이 깜짝 발표를 했다.
“다음주에 U23팀과 친선경기가 잡혔다. 놀랐지?”
“대, 대표팀!?”
“우리팀이랑 친선경기요!?”
분분히 놀라는 선수들 사이, 나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소영씨 얘기랑 다른데? 대표팀 차출이 아니라 친선경기라… 내 실력을 확인해보려는 건가?’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을 상시 소집할 수 없다.
선수들은 클럽팀에 속해있고, 때문에 국가대표팀은 그때그때 클럽팀에 소속된 선수들을 ‘차출’이란 방식으로 일정기간 빌리는 것에 불과하다.
좀 저렴하게 표현하자면 클럽팀은 직장이고, 국가대표팀은 명예만 있는 파견직이랄까.
당연히 선수 개인에게야 ‘국가대표’라는 것이 영광이겠지만 졸지에 국가에 선수를 빼앗긴 클럽팀 입장에선 탐탁치 않을 수밖에.
물론 입장에 따라선 국가대표 차출을 좋아하는 클럽팀도 있다.
대표적으로 위상이 낮은 팀이나 셀링클럽인 경우.
전자는 국가대표 배출을 통해 팀의 위상을 올릴 수 있고, 후자는 선수 가치를 높여 몸값을 높일 수 있으니 국가대표팀 차출에 호의적이다.
그러나 이 말은 반대로 이미 위상이 높은 팀이나 선수 판매에 큰 관심이 없는 팀은 국가대표팀 차출에 부정적이란 뜻도 된다.
그리고 이런 팀이 축구계를 선도해나가는 리딩클럽, 속칭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명문들이고.
그래서 종종 피파와 명문 클럽팀 간의 기싸움이 벌어지지 않던가.
뭐… 이런거야 어디까지나 프로팀 이야기고.
그렇다면 대학 축구팀은 어떻냐면… 당연히 좋아하는, 아니 그걸 넘어 광분한다.
애초에 대학 축구부의 목표가 무엇인가.
좋은 성적? 물론 그것도 맞겠지. 하지만 대학 축구팀이 좋은 성적을 원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바로 보다 많은 선수를 프로로 진출시키기 위함이다.
당연히 국가대표 경력은 프로 진출에 아주아주 긍정적인 요소이고, 설혹 차출이 되지 않더라도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만해도 충분히 호재.
올림픽 대표팀이 담금질을 위해 대학 축구팀과 친선 경기를 종종 가진다지만, 아무 팀하고 경기하는 건 아니다.
한정된 소집 기간 동안 최대한 조지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대표팀 입장에선 어디 허접팀과 경기하려고 할까.
당연히 대표팀의 스파링 파트너로 선정된다는 것은 대표팀이 친선 경기 상대로 낙점할 정도로 괜찮은 팀이라는 평가와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선수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의 동기부여라는 정량화 할 수 없는 이점까지 준다.
그리고 우리팀은 올림픽 대표팀과의 경기가 확정된 이후, 잔뜩 들뜨고 의욕만땅 상태로 경기날을 고대했고… 대표팀 소집일정에 맞춰 2주의 기간 동안 맹훈련에 돌입했다.
정작 나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지만.
‘포인트를 어떻게 써야 할까.’
평소엔 포인트가 모이면 바로바로 쓰는 편이었지만… 지금만으로도 대학 리그를 씹어먹는데다 요즘 워낙 급성장을 하여 눈치도 보이고 해서 모아두던 중 풋볼인러브의 운영자 한소영과의 만남이 있었다.
문제는 한소영의 조언을 어디까지 믿을거냐는 것.
분명 단순한 좆문가라치기엔 배경도 배경이고, 당사자의 분석력도 제법이지만… 어쨌든 한소영인 엄밀히말해 부외자 아닌가.
아버지가 대표팀 수석 코치지 한소영 본인이 코친가.
수석 코치가 시시콜콜하게 다 말해주지 않을텐데. 그리고 정작 결정권자인 감독의 의중도 모르겠고.
하던대로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갈까?
아니면 한소영의 조언대로 약점으로 꼽히는 몇 몇 부분을 보완해서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능력을 갖출까.
장점을 극대화하면 과연 와일드 카드나 현 대표팀 에이스를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나? 비슷하면 기존 맴버를 쓰지 날 쓰지 않을텐데… 스탯이 70을 넘으면서 1스탯 올리는데 2포인트가 들어는데 이걸로 유럽파를 압도할 스탯을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약점을 보안한다면 무엇을?
솔직히 난 약점이 많은 선수다. 그간 장점을 극대화하여 대학 리그를 씹어먹었을 뿐, 약점을 따지면 한도 끝도 없다.
당연히 모든 걸 보완할 순 없으니 한소영의 조언대로 플레이 메이커로서 능력을 갖추려면… 이것도 한도 끝도 없잖아.
플레이 메이커가 보통 역할도 아니고.
패스 능력, 시야, 탈압박 능력, 키핑 능력… 갖춰야 할 게 한 두개가 아니다.
지금 보유 포인트로 그걸 다 갖출 수 있나? 포인트가 부족해 플레이 메이커 능력도 애매해지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답없는 질문에 고뇌하다보니 친선 경기 날이 다가왔다.
‘…에이 씨발 모르겠다. 직접 경기해보고 결정하자.’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서 몸을 푸는 대표팀 선수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중학생 땐 붙박이 주전으로 청소년 대표팀에 차출되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기나긴 부진을 겪으며 자연스레 태극마크도 멀어졌지.
예전엔 그토록 귀찮던 대표팀 소집이었는데… 태극마크를 보니 왜 이리 부러운지.
통통 공을 튀기며 예전 생각을 떠올리고 있는데, 윤혁 선배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저 선배는 대표팀 상대로도 무덤덤하네.’
코칭 스탭이 준 대표팀에 대한 전력분석표를 훑고 있는 것이 참 대단하다. 저게 축구 아이큐가 높다는건가.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양 팀 위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