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4)
004
나는 체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다.
그렇다고 메시처럼 유별나게 활동량이 적은 건 아니고… 고등 리그 기준으로 평균보다 조금 부족한 정도?
체력훈련은 운동의 기본인만큼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이래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대학교의 체력훈련은 중고등학교 시절보다 훨씬 빡쌨다.
일단 중고등학교 축구부는 기껏해야 감독 하나에 코치 한 둘이 전부였지만, 호진대 축구부는 감독에 수석코치를 제외하고도 코치가 2명이나 더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훈련을 따라가기 벅찰 정도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좀 힘들지만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을 정도.
그러나 무엇보다 날 힘들게 한 건 훈련이나 선후배 관계 같은 것이 아니다.
바로 포인트.
아무리 노력하고 훈련해도 미동이 없는 상태창이 날 힘들게 만들었다.
‘젠장. 왜 포인트가 안 쌓이지?’
3주 과정의 합숙기간 중 벌써 2주가 지났다.
처음엔 주구장창 체력훈련만 하더니 저번주부턴 슬슬 전술훈련도 시작해서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우리 감독님 알고보니 ‘무리뉴’과더라.
“홍민준이! 얼른 빽업안하나!! 지금 공간 비었잖아!!”
“야! 야 이새끼야! 수비수!! 라인관리 잘 하라고 몇 번을 말해!”
“압박압박압박!! 파이널써드에선 붙어주란 말이야!!”
“트랜지션! 후딱후딱 전환하지 못하나! 역습하는데 그렇게 볼 끌고 지랄하면 상대 진형 다 갖춰지잖아!!”
주, 죽여줘.
원래부터 전술적 움직임이 좋은편이 아닌탓에 세세한 전술, 특히 수비전술을 중시하는 감독님한테 있는 욕 없는 욕 다 들어야했다.
젠장.
대체 어떤 상황에서 공간을 막고, 어떤 상황에서 사람을 막으라는거야!
그리고 씨바, 역습할때 볼 운반을 맡긴다더니 그놈의 전환은 무슨.
내가 그렇게 패스 능력이 좋고 판단력이 빨랐으면 k리그에 직행했지 왜 여기서 이러고 있겠나.
내 장점은 두세 명쯤은 가볍게 제칠 수 있는 테크닉이라고!
단단한 상대 진영에 균열을 내는 크랙이야 말로 내게 어울리는 역할인데… 크랙이라기엔 3~4학년 주전 선배들 상대로도 좀 버겁다.
그렇게 멘탈이 탈탈 털리면서 훈련에 매진하길 또 한참.
다른 선수보다도 유독 더 많은 욕을 먹는데도 감독님은 굳이 날 연습경기마다 주전팀에 포함시켰다.
아무래도 첫날 원더골이 인상깊었나.
어쩌면 감독님이 착각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지금 헤매는 건 체력이 부족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서일 뿐, 본격적으로 리그가 시작하면 첫날의 모습을 보여줄거라고.
…그건 진짜 개뽀록이었는데.
‘시발. 진짜 상태창만 제대로 작동했으면….’
그렇게 이만 부득부득갈며 연습경기를 준비할 때.
“모여라. 오늘은 팀내 청백전이라 아니라 다른 학교 초대해서 친선경기를 할거다.”
감독님이 다른 학교 사람들과 함께 나타났다.
그거 좋지.
원래 프리시즌 말미엔 친선경기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국룰이니까, 일주일 남은 지금부터 열심히 친선경기 뺑뺑이를 돌겠네.
근데 왜 여자들이…?
“자, 여기 지장대에서 특별히 응원단이 같이 왔다고하니까 다들 부끄러운 모습 보이지 말도록.”
응원단?
그런게있다고?
재빨리 스마트폰으로 ‘지장대’를 검색해보니… 이거야 원. 우리 호진대랑 또이또이 한 수준의 꼴통지잡대 아닌가.
후진대와 지잡대라.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승부구만.
그래도 이 학교 역시 입결은 낮아도 예체능은 강세인지 축구부를 검색하니 전국대회 뉴스까지 뜬다.
“와 부럽다. 저긴 여자애들이 응원도해주네.”
중얼거리는 선배의 곁에 다가가 살짝 물어봤다.
“선배. 우리 학교는 응원단 없어요?”
“있지. 있는데 우릴 응원해주지 않을 뿐이야.”
“아….”
이렇게 슬플수가.
대체 왜? 축구가 얼마나 재밌는데! 축구선수가 얼마나 멋진데!
게다가 축구선수는 스테미너도 쩐다고!
이렇게 이점이 많은데… 대체 왜!?
“왜냐고? 그야… 축구부에 잘 생긴 애가 없으니까.”
“아아….”
빌어먹을 외모지상주의에 단전 깊숙한 곳에서 육갑자 분노가 치솟는다.
좆같은 세상! 얼굴이 다냐!!
너무나 슬픈 이야기에 눈물이 앞을 가릴 무렵,
“근데 개학하면 우리도 응원 많이 받을 것 같아.”
“왜요?”
선배들이 일제히 날 쳐다본다.
뭐, 왜?
“난 이새끼 이럴때마다 존나 빡치더라.”
“리얼. 잘 생긴 새끼가 지 잘생긴거 모른 척할때 진짜 살인충동 느낀다니까.”
“씹새… 쥬지도 흑형인 씹새끼….”
그랬다.
난… 존잘이었다.
흐뭇하게 웃는데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서보니 지잡… 아니, 지장대 응원을 온 눈나들이 날 보며 수근거리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니 꺅꺅거리며 손을 흔들어주기까지.
하… 이게 존잘의 삶인가? 정말이지… 최고다.
오늘의 난 최고로 하이한 기분! 컨디션이 빨딱 선 상태!
‘…어? 잠깐만.’
여자…??
그러고보니 상태창 생기자마자 합숙한다고 여자를 못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애초, 내 상태창이 어떻게 생겼던가.
꿈에서 소원을 빌라고해서… 축구의 신인지 뭔가가… 내 대답이 뭐였지?
“…섹스.”
“뭐 이새꺄?”
“이새끼 눈깔봐라. 여자보니까 아주 정신을 못 차리네.”
“처리할까요, 마스터?”
“죽여.”
윽, 억, 엑, 켁.
선배들에게 연신 얻어맞다가 감독님 지시 다 놓쳤네.
뭐… 그래도 상관없겠지?
어차피 팀적 움직임이야 지금까지 욕쳐먹으면서 배웠고… 세부적인 움직임은 감독님조차 기대하지 않을거다. 걍 그때그때 꼴리는대로 움직여야지.
무엇보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친선경기가 아니라, 저쪽에서 날보며 꺅꺅거리는 섹시한 눈나들이니까.
‘섹스… 그래, 섹스였어! 내가 포인트를 얻을 방법은 섹스뿐이야!!’
과연 내 심모원려! 이때를 위해 매력에 투자를 했구나! 장하다 과거의 나…!!
포인트를 쓸데없이 축구력에 투자했어봐, 어디 감히 섹스를 해.
과거의 내가 못 생겼다는 건 아니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모쏠아다라면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남중, 남고였던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호진대 15번 화이팅!!”
“우윳빛깔 15번!!”
“꺄악~ 여기 봤어! 어떡해!”
응원단 눈나들이 열심히 응원해주길래 씩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더니 아주 좋아 죽으려고한다.
대학교 친선경기답게 얼굴이 보일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옹기종기 모여 응원하고 있는 누나들.
다들 몸매가… 오우야.
‘과연 인싸집단!’
여기서 좋은 모습보여서 호감도 쌓아야지.
굳센 다짐을 한 순간.
뭔가 좋은게 떴다.
오 개꿀!
【기술】 【정신】 【신체】
개인기 072▲ |시야 046 |주력 059
드리블 065▲ |예측력 044 |가속력 073▲
트래핑 057 |판단력 042 |밸런스 056
숏패스 048 |집중력 056 |민첩성 059
롱패스 041 |오프더볼 047|반응속도 079
슛팅 045 |공간마크 038|파워 054
프리킥 042 |침착성 052 |점프 046
헤더 038 |리더십 040 |지구력 047
태클 032 |팀워크 039 |회복력 065
【히든】
천재성 046 | 매력 095 | 지능 028
【신장 175cm|63kg】
【보유 포인트】 0P
캬아~ 일시적이지만 이 아름다운 능력치 좀 보소.
역시 뭐니뭐니해도 축구에서 가장 화려한 건 드리블 돌파지.
어차피 3가지 능력치만 선택할 수 있는거, 어중간하게 패스나 정신적 능력치를 올려봤자다. 그럴바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게 낫지.
빨리 시작했으면.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자리에 선다.
우리팀 포메이션은 4-3-3.
한 명의 센터포워드와 그 양 옆에 좌우 측면 공격수. 그리고 미드필더 구성은 역삼각형으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전형적인 구조.
내 위치는 좌측 측면 공격수다.
전체적으로 낮은 수비라인과 우측 측면 공격수의 활발한 수비가담이 요구되는 수비지향적인 전술이지만, 난 만족한다.
왜냐하면 역습의 첨병이 바로 나거든.
바로 지금처럼.
상대팀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천천히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던 상대는 우리팀의 압박이 없자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진영까지 볼을 돌리기 시작했다.
상대팀 공격수가 첫 터치를 가져가는 순간,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 하나가 득달같이 달려든다. 파이널써드에 들어선 상대에겐 가차없는 압박을 가하라는 감독의 지시에 따른 전술적 행동.
예상했다는 듯 리턴하는 상대 공격수지만 이제 막 시작된 경기, 게다가 첫 경기이다보니 우리팀 선수들이 날이 서있었다.
약속된 압박에 맞춰 유기적으로 움직인 선수들이 순식간에 패스 경로를 차단하며 리턴되던 공을 중간에 커트, 그대로 좌측을 향해 길게 걷어낸다.
‘왔다!’
이 역시 약속된 플레이의 일환인지라 아군이 공을 커트하자마자 득달같이 달렸다.
약속된 장소보다 길게 뻗어나가는 공이었지만 이벤트로 얻은 능력치 중 하나를 가속도로 지정한 보람이 있게, 바닥을 박차는 발끝이 유난히 경쾌했다.
“막아!!”
“빠르다!”
상대팀의 진형은 4-2-3-1.
그것도 투 볼란치를 활용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는 진형인지라 백업의 속도가 빨랐다.
빠르게 다가오는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허공에 떠있는 공을 응시하며 달리다 힐끔보니 나보다 덩치가 큰 것은 확실했다.
‘몸싸움은 안 돼.’
경기 초반이지만 성향에 따라 파울을 감수하고 몸으로 밀어붙일수도 있을터. 평균보다 못한 내 몸싸움 능력으론 못 버틸지도 모른다.
이럴땐—
떨어지는 공을 지나치자 힐끔 보이는 상대편이 비웃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퉁!
발뒷꿈치에 맞은 공이 다시금 튀어올라 상대의 머리를 넘긴 순간 어린 경악 어린 표정.
그 표정을 보니 짜릿함이 올라온다.
이 맛이지!!
이게 공격수를 하는, 크랙에 환장하는 이유 아닌가!
다소곳이 내앞에 떨어진 공을 가볍게 트래핑하며 그대로 나아간다.
“씨발 막아!!”
상대팀의 최종 방어선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