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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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선대와의 1차전 이후 2차전도 손쉽게 승리로 마무리지은 호진대는 창단 최초로 결승에 진출했고, 덕분에 학교 정문은 물론이고 인근 지역 여기저기에 플랜카드까지 붙이며 축제 분위기였다.
…학교 관계자들만.
정작 학생들이나 학교 인근 주민들은 그게 뭔데 씹덕아 식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허허. 그래요. 우리 축구부원들. 자랑스러운 호진인으로 창단 최초! 우리 지역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다니. 대단합니다. 김 이사. 옆에 우송대 최고 성적이 어떘죠?”
“무려 9년! 9년 전 8강 진출이 최곱니다.”
“어허~ 그래요? 9년! 전에 8강! 진출이 최고라니. 우송대 박 영감이 그렇게 자랑하던 성적이 고작 9년 전! 8강! 이란 말이군요.”
“하하 그러니 더 대단한 것 아니겠습니까. 폐쇄하자는 말이 많았던 축구부 아닙니까! 이사장님의 탁월한 안목과 혜안으로 존치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겁니다.”
“맞습니다. 이게 다~ 이사장님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죠. 나 감독. 이왕 결승까지 올라간 거… 우승도 기대할만 하겠지요?”
“어허허. 자자, 다들 진정합시다. 아직 우승한게 아니잖아요. 그쵸 나 감독?”
“…무, 물론입니다 이사장님. 으하하… 하하.”
그래서일까.
생전 처음 본 이사장과 임원이라는 사람들이 몰려와 덕담을 빙자한 우승 압박을 팍팍 주고 갔다.
대체 뭐하러 온 걸까, 저 인간들.
부끄럽지도 않은지 서로 얼굴에 금칠을 해대더니 쓸데없이 부담감만 주고.
비록 이사장과 쫄마니들이 방해 공작을 펼치고 갔지만 결승에 진출한만큼 팀 분위기는 최고였고, 다들 의욕적으로 자율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윤혁 선배. 라이너 패스 할때, 이렇게 차는 거 맞아요?”
“라이너 패스?”
요즘 패스에 재미가 들렸다.
패스 관련 능력치가 50을 넘어가고, 판단력이나 시야, 공간이해 등 약점으로 지적받던 다양한 부분이 개선되며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축구 지식이 비로소 이해되기 시작했달까.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롱패스, 그중에서도 속칭 라이너 패스라고 불리는 것.
미드필더라면 필수로 장착해야 할 기본 소양이라 할 수 있는 스킬로, 빠르고 낮은 롱패스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미드필더는 다양한 소양을 겸비해야 한다.
가장 압박이 심한 중앙에서 공수의 연결고리를 하는 포지션이다보니 당연하게도 공격 능력, 수비 능력을 골고루 갖추어야 한다. 물론 미드필더라도 그 역할에 따라 공수 밸런스가 극단으로 치우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우리팀 전술의 경우 미드필더, 그 중 윤혁 선배에게 특히 요구되는 것이 전환 패스와 라이너 패스.
이건 우리팀뿐만 아니라 일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윤혁 선배에게 요구했던 플레이에도 필수적인 능력이기에 최근에 맹연습 중인 부분이기도 했다.
전환이란 상대의 밀집도가 낮은 곳을 향해 크게 벌려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들면 한 쪽 측면에서 숏패스를 이어가며 상대팀을 끌어들은 뒤 반대쪽으로 크게 넘기는 것을 전환이라 부른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정확한 롱패스 능력.
그리고 롱패스 중에서도 낮고 빠른 패스를 속칭 ‘라이너 패스’라 부르는데, 이것이 역습 상황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현대 축구에서 정의하는 역습의 조건 중 하나는 ‘X초 룰’.
감독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짧으면 6초, 길면 9초 안에 역습이 이루어져야 상대의 수비 전환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이론으로 대표적으로 맨시티 감독 펩 과르디올라의 경우엔 6초, 맨유 감독 랄프 랑닉의 경우 9초로 정의하고 있다.
6초에서 9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든 공을 위협 지역인 파이널 써드까지 운반하는 일련의 작업이 역습이라 할 때, 방법은 크게 3가지.
숏패스와 드리블, 그리고 롱패스다.
이 때, 후방에서 한 번에 찔러주는 롱패스를 통한 역습일 경우를 상상해보자.
롱패스가 아무리 정확하더라도 공이 허공에서 두둥실 떠서 날아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상대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공이 허공에 체류하는 동안 수비를 정돈하고 낙하 예상 지점에 집중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롱패스가 낮고 빠르게 날아온다면?
이것이 바로 라이너 패스라 불리는 것이다.
“너 안 배웠어? 아닌데. 기본적으로 다 배우는거잖아.”
“배우긴 배웠죠. 근데 실전에서 제대로 안 나가더라구요.”
“그럼 지금까진 어떻게 했는데?”
“그냥 되는대로 찼죠. 어차피 전 롱패스 잘 안했으니까.”
“헐.”
왜, 뭐.
지금까지 어떤 감독도 나한테 롱패스 기대 안했는데 뭐.
얼굴에 철판을 깔고 당당히 바라보니 윤혁 선배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너도 참… 어떤 의미로 대단하다.”
“하하. 그쵸? 제가 좀 대단하죠.”
“칭찬아니다.”
“칭찬 아니었어요?”
“…….”
괜찮아 난 테크니션이니까.
근데 테크니션도 패스 잘 하지 않나?
“일단 한 번 차봐. 자세를 보자.”
신중히 공을 내려놓고, 디딤발을 짚은 뒤, 발등뼈로… 일련의 과정을 지나 공이 허공을 가른다.
30m정도 앞에 있는 목표 지점에 거의 정확히 도달하는 모습에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니,
“좀 휘네. 회전도 먹었고.”
“이 정도면 잘 찬거 아니에요?”
“응 아냐. 내가 차는거 봐봐.”
윤혁 선배가 시범을 보여주었다.
교과서적인 자세. 살짝 뒤로 눕혀진 상체와 부드럽게 이어지는 팔의 팔로우에 이어 정확한 임펙트까지.
내가 찼던 공보다 낮고 빠르게 일직선으로 목표 지점에 떨어지는 택배 패스였다.
“봤지?”
“오… 쩐다. 역시 미드필더.”
“얌마. 이건 미드필더가 아니라 축구 선수면 능숙해야지.”
“괜찮아요. 난, 공격수니까.”
“지랄하네 진짜. 니가 뭔 아론 램지야? 난 미드필더니까? 다시 차봐 임마.”
두어 번 연습하는 모습을 본 선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디딤발 폭이 너무 좁아. 폭이 좁으니 임팩트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지. 봐, 발등뼈, 이부분으로 정확히 공 아랫부분에서 중앙으로 밀어차는거야. 중요한 건 끊어차지말고, 스윙을 끝까지 이어가고.”
“이렇게요?”
“어 그렇게. 잘 차면 공에 백스핀이 걸리거든? 너무 중앙을 차면 무회전이 되고, 좌우로 쏠리면 공에 회전이 먹어서 경로가 휘어. 아래에서부터 퍼올린다는 느낌으로, 중앙까지 이어지게 이렇게 툭! 제대로 차면 백스핀을 먹어서 날아가.”
선배의 교정을 받아가며 10여 분 연습을 하다보니 얼추 비슷하게 된다.
“뭐야. 가르쳐달라더니 다 알고 있었구만 뭐.”
“그러게요. 이게 왜 이제서야 이해될까요. 배우긴 유소년 때 다 배운건데.”
“뒤늦게 문리가 트이는거 아니냐?”
윤혁 선배가 우스갯소리를 하며 껄껄 웃었지만 난 웃을 수 없었다.
‘문리? 그러니까 머리가 트인다는거지? …맞는 것 같은데!?’
최근 단점으로 지적받던 스탯에 대량으로 투자했다. 패스 능력이나 정신적인 능력치에.
‘혹시 지능에 좀 투자하면 천재되는거 아냐? 축구 천재…?’
뭔가 혹하네.
빨리 포인트 모아야지.
* * *
대학 리그 결승, 이른바 왕중왕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경기는 아니었으나 어찌됐든 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전국 대회 결승이다보니 격식을 차리긴 한다.
나름 취재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으허허. 이게 다~ 노력의 결과죠, 노오력! 우리 선수들, 모두 열심히 뛰지 않았습니까?”
“그런거치곤 15번, 홍민준 선수의 경우 경기당 활동량이 8KM에 불과한대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 거, 뭐시냐. 민준이는 항상 후반 15~20분이면 교체되지 않습니까? 그러니 풀타임 기준으로 보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말입니다. 게다가 민준이는 그, 전술적인 움직임이 있어서 또 그런것도 있고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일각에선 감독님 전술이 시대에 뒤떨어진 안티 풋볼이다라는 주장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요!? 안티 풋볼!!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응애를…!!”
“응애요?”
“아니, 음해말입니다, 음해!”
음… 우리 감독님 인기 많네.
지도자 생활하며 처음으로 언론의 주목…이래봐야 기자 4명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결승을 앞두고 감독님 인터뷰로 진행하고.
“윤혁 선수. 올림픽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소문이…”
“나진호 선수. 최근 득점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왜 상위 리그에서 더욱 활약—“
“다수의 프로팀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고지식 선수 앞으로의 진로는…”
팀원들 인터뷰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나만 빼고.
‘와 씨발. 진짜 애도 아니고 너무하네.’
결승전 진출에 성공하며 승패에 관계없이 이번 대회 MVP가 확실시되는 나다.
우승하면야 좋겠지만 준우승에 그치더라도 워낙 개인 성적이 압도적이라 경쟁 상대가 없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2개가 넘어가는데 아무렴 당연한거지.
게다가 미남으로 유명한 남배우들에 못지 않은… 아니, 내 솔직한 심정으론 미남이라는 남배우들보다 뛰어난 외모까지 갖추었으니 이 정도면 스타 탄생 아닌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대회를 씹어먹었고 외모도 이 정돈데 기자들이 들러붙어야 정상이지만…
“미안. 나 때문에 인터뷰하겠다는 사람이 없네.”
“아냐. 그게 왜 누나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