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e genius is good at soccer RAW novel - Chapter (53)
053
소파에 드러누워 멍하니 TV를 보고 있는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멈춘다.
살짝 시선을 돌리니 이제 막 설거지가 끝난건지 손에 묻은 물기를 돌핀 팬츠에 문지르며 다가오는 오하린이 보였다.
몸에 착 달라붙는 하얀 나시티에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회색의 짧은 돌핀 팬츠. 언제봐도 쩌는 몸매를 자랑하며 다가온 오하린이 내가 드러누운 소파 앞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캬~ 엉덩이 쩔었다.’
나한테 등을 보이며 앉는 짧은 순간, 돌핀 팬츠가 풍만한 엉덩이를 바짝 쪼이며 팬티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상하게 그냥 팬티보는 것보다 이렇게 살짝살짝 보이는 게 더 꼴린단 말이지.
습관적으로 오하린의 귓볼을 만지작거리다 문득 가슴으로 시선이 갔다.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달라붙는 하얀 나시티는 커다란 가슴을 증명하듯 위로 솟구쳐 있었는데—
“음?”
볼록 솟은 나시티 앞에 오똑 솟은 저건… 꼭지?
설마 오하린은 지금 노브라란 말인가!?
아 이건 참을 수 없지.
재빨리 손을 뻗어 확인해봤다.
손아귀 가득차는 이 볼륨감. 말랑말랑하면서 탄력적인 이 감촉.
“역시 하린이 가슴이 최고야.”
“치워.”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내 손길에 귀찮다는 듯 짜증을 부리는 오하린이지만 난 알지.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이 감촉. 나시티 위로 뽈록 솟아오른 이건… 젖꼭지가 단단히 서있다는 것!
“귀여운 년. 오빠가 만져주길 기대했구나?”
“치우라고 했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말은 이렇게 퉁명스러워도 몸은 정직한 법이지. 재빨리 몸을 움직여 돌핀 팬츠 속으로 손을 넣었다.
“읏!?”
“에이 괜찮아괜찮아. 부끄러워하기는. 어디 우리 하린이 보지 검사해볼까?”
“치우라, 으응, 만지지마!”
“벌써 이렇게 흘려놓고 뭔 소리야.”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느낌.
손을 꺼내 손가락을 비비적거리다 떼니 점성 높은 액체가 쭉 늘어났다.
“오~ 하린이 또 하고 싶구나?”
“으… 지랄하지마.”
“이렇게 하고싶다는데 내가 또 해줘야—”
“명단 발표나 확인해!!”
아 맞다 명단!
후다닥 도망가는 녀석의 뒷태를 보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지만,
‘내 손가락을 맛봤으니 녀석은 멀리 도망가지 못 할거야!’
어차피 여긴 오하린 집이다.
쟤가 가긴 어딜가. 남은 건 이따해줘야지.
“제발… 제발!”
나는 연신 새로고침을 누르며 뚫어져라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모니터 화면에 떠있는 것은 국내 유명 축구 갤러리.
나만 관심가진 것은 아닌지 평소보다 글 리젠이 활발했다.
[오늘 갤 왤케왤케임?]—먼일있음?
ㄴㅇㅇ : 올대 발표날임ㅇㅇ
ㄴ글작성자 : 올대가뭐임?
ㄴㅇㅇ : 아ㅋㅋ 올대도 모르면서 갤질 왜 함?
ㄴ글작성자 : ㅅㅂ 좀 알려달라고
ㄴ오지고지리고렛잇고 : 올림픽 대표팀 ㅂㅅ아
ㄴ글작성자 : 아
[째깍째깍째깍 발표 10분 전]—알림열차 출발합니다 뿌뿌
ㄴㅇㅇ : ㄴㅈ
ㄴ글작성자 : 그럼 ㄲㅈ
ㄴㅇㅇ : ㅇㅈ
ㄴ글작성자 : ㅇㅈ
ㄴㅇㅇ : 유잼이라고 ㅂㅅ아
ㄴ글작서자 : 인정이라고 ㅅㅂ아
[명단 유출한다 념글 올려라]—안범기 김유현 오지우 고재범 송태욱 임영우 설형욱 강윤제 박상민 정지현 권해솔 이창기 이상 념글올려라
ㄴㅇㅇ : 서태석 ㅇㄷ?
ㄴ치리치리 : ㅈㄹㄴ
ㄴ김윾동 : 비추
오늘은 올림픽 대표팀 명단 발표날.
원래라면 이렇게 초조하지 않았을거다. 올대와의 친선 경기에서 날아다니며 실력을 보여줬고, 대학 리그를 씹어먹으며 증명까지 했다. 게다가 대표팀 감독님이 직접 본선을 준비하란 언질까지 줬으니 뭐가 걱정이겠는가.
그러나 며칠 전부터 우후죽순 쏟아지는 기사들이 불안감을 불러왔다.
[올림픽 대표팀 명단 구성부터 난항!] [신임 감독과 축구협회 기술 이사진 갈등?] [명단 발표를 앞두고 회의실에서 벌어진 논쟁!!]전임 올림픽 대표팀 감독님이 건강 문제로 사임하고 부랴부랴 부임한 것이 지금의 공전성 감독님.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지난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대표팀을 이끌던 감독님이 사임하고 신임 감독님이 부임했으니 이런저런 난관이 많겠지.
공전성 감독님은 부임 기자회견에서 기존 올림픽 대표팀 맴버라고 자리를 보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제로도 금쪽같은 소집일에 기존 맴버가 아닌 다양한 선수를 불러 테스트를 해보지 않았던가.
‘에이… 아무리 그래도 난 뽑히겠지. 설마 대학 리그를 씹어먹은 날 외면하겠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든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 승선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달려있었으니까.
일단 국가대표가 된다는 자부심…은 솔직히 별로 없고, 세계 무대에 날 알리기 위해선 지금으로선 올림픽 무대만한게 없다. 대학 리그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도 유럽애들이 알아줄까? 국내 최상위 무대인 K리그조차 유럽 축구계 시선에서 반쯤 벗어나 있는데 대학 리그야 말할 것도 없지.
기분은 나쁘지만 이웃한 일본의 J리그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정도는 되야 유럽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K리그에서도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스카우터들의 시선을 끌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
그리고 일단 프로팀에 소속되면 유럽 진출을 하고 싶어도 멋대로 움직일 수 없다.
소속팀과의 계약에 묶여버리는 것.
이적하기 위해서는 소속팀의 허락과 선수를 원하는 팀이 적절한 이적료를 준비해야 한다. 선수와의 개인 협상은 마지막 단계에 불과하니, 축구 시장은 선수 개인이 유럽 진출을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반면 지금의 나는 대학 리거. 즉, 아마추어 신분.
대학 리거는 반쯤은 프로라 할 수 있지만 계약상 아마추어 신분이기에 이적의 선택권이 전적으로 선수에게 있다. 즉, 소속팀이란 족쇄없이 마음껏 이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적료가 없기에 팀을 구하는 것도 훨씬 쉽다.
이말은 내가 올림픽에서 활약할 수만 있다면 유럽 축구계의 이목을 끌 수 있고, 아마추어 신분을 통해 수월하게 이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거지.
‘무엇보다 병역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유럽 진출을 해도 문제다.
기본적으로 올림픽은 선수 차출 의무가 없기에 팀에서 차출 거부를 해버리면 답이 없다. 국내팀이라면 사회적 통념상 대표팀의 차출 요청을 거절하지 않겠지만 어디 유럽팀이 그렇던가.
실제로 유럽구단 혹은 해외구단의 경우 올림픽 차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았다.
당장 한국이 동메달을 획득한 런던 올림픽만해도 한국 축구의 영웅 손흥민 선수나 김민재 선수가 구단의 차출 반대로 메달 획득 기회를 놓치지 않았나.
‘그러니까 이번이 기회야. 다음 올림픽을 기다리려면 그때까지 국내리그에 남아야해.’
의미없는 걸 알면서도 연신 새로고침을 누르며 갤러리의 뻘글을 확인했다.
으으… 이제 5분 남았다. 긴장되 죽겠네.
‘아 씨. 근데 왜 내 이름은 하나도 없어.’
짜증나서 직접 글을 써봤다.
[홍민준은 어떰?]—호진대 홍민준 존나 잘함 이번에 대학 리그 씹어먹음 득점왕 도움왕 베스트11 MVP 싹쓸어갔음
당연히 차출해야 한다고 하겠지?
갤 여론이 어떻든 실제 결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겠지만 궁금하단 말이지.
새로고침 연타를 하다보니 금방 댓글이 달렸다.
ㄴㅇㅇ : 누구? 홍민준이 누고?
이 씹새가?
ㄴ글작성자 : 홍민준을 모른다고??
ㄴㅇㅇ : 그게 누군데 ㅅㅂ
ㄴ글작성자 : 축구천재 홍민준을 어떻해 모르지? 핵축알못이네
ㄴㅇㅇ : 민준아 자라
ㄴ김윾동 : 홍민준 선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ㄴ국축좆망 : 아ㅋㅋ 어떻해 존나 거슬리네
씨발 들켰다.
“아니! 어떻게 알았지!?”
“…어휴.”
슬그머니 다가와 지켜보던 오하린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아 씨. 진짜 명단에 들어야되는데.”
초조함에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이번에 안 돼도 다음 기회도 있어.”
“다음은 너무 길어! 그동안 국내에 있어야하잖아.”
“원하면 유럽 진출해도 돼. 내가 도와줄게.”
“해외구단은 올림픽 차출 잘 안 해준다고. 게다가 한국 선수 병역도 많이 알려져서 계약 조건도 좆같아진대.”
투덜거리는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정리해주며 오하린이 말했다.
“걱정마. 계약이나 협상 같은 건 내가 도와줄테니까.”
“응? 네가?”
“그래.”
음.
뭘 도와준다는 건지는 몰라도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오하린의 손길이 너무 기분 좋아 초조함이 좀 풀리는 것 같다.
“하긴. 올림픽 대표팀이 안 되면 성인 대표팀 뽑히면 되지.”
“성인 대표팀은 병역 특례 받기 힘들잖아.”
처음엔 축구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오하린도 이제는 꽤 축잘알이 됐나보다.
“그치. 근데 나 태극마크 달아야 해.”
“왜?”
“당연히 윤다예, 그 싸가지없는년이랑 약속했으니까!”
“…윤다예?”
“엉. 아씨 생각하니 또 빡치네.”
그 망할년.
그날, 윤다예는 말했다.
“흐음. 나도 관심없어. 기껏해야 대학 리그. 아마추어 리그잖아? 거기서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아마추어지. 내년에 K리그 신인상 정도 받으면 모를까.
쯧쯧, 멍청한 년.
K리그라니. 내가 고작 국내 리그에서 뛸 재능이라 생각하는 건가.
“난 유럽갈건데.”
“유럽? 4대 리그?”
“그래.”
“어디?”
“어… 음…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는 워크퍼밋 제도로 막혀있어. 고작해야 대학 리거인 네가?”
“…그럼 이탈리아.”
“세리에는 NON-EU 정책이 가장 빡빡해. 사실상 한 시즌에 한 명의 비유럽 선수만 등록 가능하지. 설령 널 영입한다해도 1군 스쿼드 25명 중 유스 출신 4명과 이탈리아 출신 4명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규정에도 불구하고 네가 뛸 수 있을까?”
…시, 시발년.
왜 이렇게 잘 알지!? 대체 어떻게!?
하지만 이렇게 질 수 없다.
나에겐 올림픽이 있으니까.
“오, 올림픽에 나갈거다!!”
“올림픽.”
잠시 생각하던 윤다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올림픽은 가능성 있어. 좋아. 네가 올림픽에서 메달… 아니, 8강 안에 든다면 다시 생각해줄게.”
“뭘 다시 생각해?”
“우리 관계.”
순간 혹했지만 넘어가지 않았다.
“됐어. 필요없어!”
“흐응. 어쩐담. 고백 받아줄수도 있는데.”
“…진짜?”
“글쎄.”
쿡쿡 웃는 윤다예를 보고 뒤늦게 깨달았다.
이… 나쁜년!! 날 속였구나!!
“그보다 너… 얼굴에 손댔어?”
“얼굴?”
갑자기 무슨 얼굴타령… 하다가 떠올랐다.
맞다. 나 매력 올리면서 엄청 바꼈지.
‘헉!? 그럼 내 과거 아는 사람들은 어쩌지!? 큰일난거아냐??’
머리를 감싸쥐는 순간,
“응. 이상하네. 가만보니까 옛날이랑 똑같은데… 왜 낯설어보였지.”
“똑같다고? 내가?”
“똑같은데. 진짜 얼굴에 뭐했어?”
“아니! 전혀!”
“…그 반응, 이상한데. 분명 뭔가 한 반응인데… 아무리봐도 달라진 게 없어. 뭐지? 홍민준이 날 속일 수 있을리 없어. 아줌마도 별 얘기 없었고. 근데 반응이 왜 이러지?”
생각에 잠긴 윤다예가 혼자 중얼거리는 틈에 재빨리 도망쳤다.
휴 들킬뻔했네.